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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집에 모셔야하나..
평생을 술에 쩔어서 살다가 93년 위암으로 수술 받으시고 몇년간 완전 끊으셨는데 다시 드시고 이후 몇년간 폭음을 하셨더랬죠.
젏어서도 엄마속을 엄청 썩히셨습니다. 도박, 바람, 지긋지긋한 술주정.. 엄마는 두달전까지 보험회사 외판원을 하면서 힘들게 살림을 꾸려오셨구요. 아빠는 술에 쩔어서 살더니 몸과 맘이 완전 상해서 거동도 불편해지고 정신도 흐려지시고.. 결국 90넘으신 할머니가 넘어져서 다치는 바람에 수술도 못하고 산송장처럼 누워 계시게 되는 바람에 엄마가 아빠 할머니 둘다 수발하기가 너무 힘들어져서 작년에 요양병원에 모셨습니다.
저는 서울에 살고 있고 친정은 충청도구요. 여동생도 친정집에서 자동차로 15분거리에 살고 있는데 셋째를 낳고 휴직하다가 두달전에 복직하면서 할머니마저 요양병원에 모시고 엄마가 여동생집에 들어가서 살림하고 애봐주면서 20년 훨씬 넘게 다닌 보험회사를 그만두고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며칠전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저를 비롯한 온식구가 다녀왔는데 너무 상태가 안좋아져서 가족도 못알아보고 미음과 수액으로 버텨가고 있었어요. 솔직히 저 아버지 원망도 많이하고 미워했습니다. 저 어렸을적을 추억하노라면 술먹고 주정하는 아버지의 모습만이 떠오릅니다. 이제 한 인간으로써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제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병원에서 또 연락이 와서 가보니 손발도 차갑고 먹은것도 토하고 혈압도 낮다고..
오는길에 장례식장에 들러서 알아보고 왔다더군요. 준비를 해야 할것 같다고.. 갈사람 빨리 가는게 낫다고..더이상 자식들 애먹이지 말고..
남편이 난리입니다. 얼른 친정집으로 모시라구요..무슨 콩가루 집안도 아니고 임종이라도 집에서 지켜봐야 하지 않냐고.. 갑자기 가시면 어떡하냐고.. 동생네 애들 핑계대는건 말도 안된다고..
남편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맘도 상황도 그렇지가 않네요. 그냥 돌아가셔도 할수 없지..하는 생각뿐입니다.
오늘 남편이 병원으로 전화하니 좀 나아지셨다는데 집으로 모셨다가 또 갑자기 안좋아져서 아무런 처치도 못하는 상황이 되는것도 두렵구요.
제가 엄마보고 집으로 모셔라 명령할 수 있는것도 아니구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1. 부인과
'08.11.27 1:28 PM (219.250.xxx.64)딸... 직계 가족의 판단, 마음 이런게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요? 아버지 문제는 남편보다는
님의 판단대로 하세요. 님 마음 가는대로. 남편에게 단호하게 말씀하세요.'당신은 이해 못하는
우리만의 가족사가 있으니, 우리 식대로 보내겠다'고. 혹 원글님 남편도 아버지와 같은 성향을 갖고
있어서 무의식적으로라도 동병상련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긍 할 겁니다.2. ..
'08.11.27 1:36 PM (219.240.xxx.111)몇일이라도 모시는게 어떨까요. 미운정도 미운정이지만 가시는 길에
딸의 보살핌 받게 해 드리세요....
앞으로 살면서 혹시나 하는 후회도 없을 거 같고... 그냥 그런 생각이 드네요.3. 그런데
'08.11.27 1:56 PM (61.66.xxx.98)돌아가시기 직전에는 일부러라도 병원으로 모시던데요.
응급처치 문제도 있지만,
사망진단서,영결식장 같은 문제때문에요.
원글님 마음 끌리시는대로 하시는게 좋겠죠.4. ..
'08.11.27 2:03 PM (118.32.xxx.210)원글님..
돌아가시고 나면 아버님에 대한 생각이 원글님이 아버님께 잘 못한 부분만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힐겁니다...(저와 비슷한 경우시라...)
후회란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시면 아버님이 떠나신 이후라도 가족분들 맘이 편해지실 겁니다..
용서하세요...5. 그런데
'08.11.27 2:06 PM (61.66.xxx.98)남편이 계속 난리를 치면
원글님 댁으로 모시세요.
생각해보니 남편은 왜 동생집으로 보내라하고
자기가 모시겠다는 말은 안하나요?
뭡니까?효심있는 인간이란 자부심은 혼자 다 느끼고
고생은 하나도 안하겠다는 심보같아서 얄밉네요.
동생이나 원글님이나 둘다 딸인데,
남편이 부득부득 콩가루 집안 운운하면서 친정에 모셔야 한다고 하면
원글님네서 모신다고 하세요.
글을 보니 동생네가 모실 형편은 전혀 안되는데요.6. 원글
'08.11.27 2:15 PM (119.65.xxx.10)지리적으로 전 서울..친정집은 충청도..동생집은 친정집에서 차로 15분거리..병원은 친정집에서 1시간거리의 다른군지역입니다.남편말은 동생네 육아와 살림은 어떻게든 해결하고 아버지를 친정집으로 모셔와서 엄마가 곁에 계셔야한다는거죠. 엄마가 안되면 저라도 가 있으라네요.
7. ....
'08.11.27 2:18 PM (211.187.xxx.53)그런데님 글을 제대로 파악하시고 댓글을 다시지 원글님 엄마가 동생네 살림봐주며 함께사신다잖아요 .엄마를두고 내집으로모시자?것도 억지지요
그런데 원글님 그냥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결국 그건 내맘편하자고 하는거지
이제 뭐 아버지한테 뭔도움이 얼마나 되기나 하나요
그리고 새삼스레 상태무거운 환자분 집에모셔 돌아가시면 그집이 한동안 적응안됩니다.8. 그런데
'08.11.27 2:23 PM (61.66.xxx.98)엄마가 여동생 집에 들어가셔서 살림을 봐주신다고 하셔서요.
엄마가 동생네서 나오시면 가실곳이 없는 줄 알았죠.
원래 사시던 곳을 세주시고 들어가셨을 수도 있구요.9. 며눌
'08.11.27 2:32 PM (210.180.xxx.126)남자들 이럴때 보면 철 없어요.
자기가 노인 수발 안하고, 자기집에 안 모시니까 저런 소릴 하죠.
요즘 집에서 모시다가도 갑자기 편찮으심 일부러 병원에 모시는가는데,
남자들은 남의집 얘기들을 안들어서인지 참 어처구니 없는 얘기 합디다.10. 어머니의견
'08.11.27 2:41 PM (211.40.xxx.42)여기서 제일 중요한 결정권자는 어머니입니다.
누구든 그 결정을 따라야 하지만 아니라면 다른 결정을 하는 사람이
그 결과에 책임을 질수 있어야 하겠지요11. 남의일 같지않아
'08.11.27 3:12 PM (203.142.xxx.241)제 아버지도 이제 65세인데도.. 평생 님 아버지처럼 사셨네요.
그나마 술에 쩔어살았는데도 어디 아픈데는 없으신데요.
냉정한 말씀인지 몰라도 저라면 그냥 요양소에 놔두겠습니다. 제 아버지.. 돌아가시면 저도 후회할지 모르겠지만요. 지금 마음은 적어도 그러네요.12. ..
'08.11.27 3:24 PM (211.229.xxx.53)원글님 집으로 모실것아니면 남편분이 친정집으로 모시자고 우길것은 아닌것 같네요.
친정엄마가 그럴생각이 전혀 없으시잖아요.13. .
'08.11.27 4:02 PM (122.34.xxx.11)남편분..혹시 시어른들 그렇게 되면 모셔올 수도 있겠네요.근데 본인이 수발 들 것도 아니면서
콩가루니..하는거 너무 오바하는거 아닌가요?가만보면 남자들..본인이 수발 직접 안하면서 말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관념에 빠져있는 분 들 너무 많은 듯 해요.직접 해보면 그런 소리 쉽게
안나올텐데 말이지요.14. 그게
'08.11.27 5:31 PM (121.169.xxx.32)말만으로 쉬운거 절 대 아닙니다.
저희도 비슷한 처지였는데, 주변 친인척들이 뒤로 수군대더군요.
그러나 자기네들도 자식들한테 그리 대접 받지도 못하면서
(젊은애들은 우리보다 더 이기적으로 행동하지요)
이론적으로 어른들 직접 모시지는 않더군요.
님남편도 상황을 경험해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을 하는걸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막상 며칠만이라도 부딪쳐보면 달라질겁니다.
말만 그럴듯하게 혼자 효도하는 척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가장 가까운 배우자나 자식들이 그렇게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건데,
그럼에도 님이 돌아가신후로 후회하고 싶지 않으면 ,
다른 피붙이들한테 님남편말 전하지 말고 조용히 님댁으로 모셔오든지
친정집에 님이 직접 모셔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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