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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포기하고 회사 옮깁니다.
제 아이 벌써 7개월이 되었구요,
엄마 얼굴 보고 에헤헤헤 웃어 줄 줄도 알게 되었네요.
그 때 많은 분들 글 고맙게 잘 읽었고,
고민고민 하다가 칼퇴근 가능하고 주말 근무 없는 직장으로 이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회사 옮기면 저랑 남편이랑 버는 거 합쳐도 지금 제가 버는 만큼도 되지 않을거에요.
그래도 일찍일찍 퇴근해서 아기 목욕도 제가 시키고,
잠도 일찍 재울 생각에 싱글벙글 하다가도(지금은 제가 늦게 퇴근하다 보니, 아가도 늦게 자는 게 버릇들어 버렸어요.)
제가 다시 업계의 주류에 발을 담글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정말 주말도 없이 빡세게 일하면서 벌겋게 상기된 얼굴이 자랑스럽기도 했고,
일 성공하면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여행접대도 받고,
밥도 비싸고 좋은 곳에서 많이 얻어 먹었고,
사회적 지위에 맞는 차림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옷도 좋은 걸로 장만하고,
일로 만났던 사람들이 가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면 "나 저 사람하고 일해봤어"라는 자부심도 가져봤는데
이 모든 걸 포기하는 게 쉽지많은 않네요.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아기 크는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이 더 많아요.
나중에 아기 크면 다시 예전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곳 찾아 봐야겠지요.
과연 다 늙은 아줌마 쓰겠다고 데려갈지는 의문이지만요.
저번 글에는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후회된다고 했었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자격을 갖춰놓으니까 취직할 수 있는 곳이 다양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울 딸한테도 열심히 공부하라고 해야겠네요.
아 그리고 저 이제 30대 됐어요.
저번 글 쓸때는 20대의 정말 끝에서 끝자락에 있었던 때였구요.
ps. 요즘 자게에 "개천 용" 이야기가 정말 많이 올라오던데,
제 주변에 억대 연봉 받는 개천 용 정말 많아요.
저희 회사에만도 수두룩 합니다.
1. 엄마의 역할
'08.11.26 8:44 PM (220.75.xxx.229)전 바삐 일한걸 후회해요.
엄마의 역할이란게 있더라고요. 아이에 따라 다르지만 제 아이의 경우 엄마의 빈자리가 컸다는걸 느끼게 됐어요.
그나마 아이가 9살때 그걸 깨닫고 제가 전업으로 눌러 앉게 된걸 다행으로 생각한답니다.
일도 육아와 교육도 모두 성공하신분들 부럽지만 그래도 둘 중 하나를 택하라 한다면 당연히 육아와 교육을 택해야하겠지요.
원글님도 잘 결정하신거라 생각해요.2. 외국계 회사
'08.11.26 8:55 PM (121.134.xxx.61)부사장이신 여성분이 이런애기 하더라구요. 아이가 자신을 필요로 할떄는 순간이라구요. 그래서 그분은 아이가 초등학교까지 회사근처에 집을 얻었구요. 아이가 집에서 오면 6시 칼퇴근해서 아이 공부챙겨주고 밥챙겨주고 그리고 아이자면 9시에 다시 회사와서 새벽까지 일했다구요. 아이가 엄마를 필오로 하는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답니다. 물론 아이재우고 집에서 일을 해도 되는데 그러니까 집중이 안되더래요. 그래서 회사 다시가서 일했답니다. 일도 원하고 아이도 원하면 방법을 찾아야 겠지요. 저는 정말 개인적인 능력은 바로 그런데서 온다고 봐요.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거요.
3. ..........
'08.11.26 9:02 PM (218.50.xxx.176)잘 하신거예요...저도 큰애가 초등학교 1학년들어가서...올봄에 일을 접었어요.
첨엔 사립초등학교...뭐 별생각 많이했는데...
친정엄마 돌아가시고...생각이 많아졌어요.
애들이 어릴때 같이 보내줘야한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어서...
학교 집근처 보내고...해달라는거 다해주고...하자는데로 하면서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엄청 편안해하고 좋아하네요.
요즘도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콜이 오긴하는데...
작은 애도 있어서...한 10년은...육아에 전념해야겠다....싶어요.4. 정말
'08.11.26 9:11 PM (59.8.xxx.254)잘하신겁니다
돈은 평생 벌려고 들면 벌수 있지만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때를 놓치면 나중에 돈이 남고 뭐가 남을까요
올해로 9년째 놀고 있습니다
내년엔 아이가 3학년되어서 엄마가 일해도 되겠다 생각이 들어집니다5. 늙은
'08.11.26 9:22 PM (61.255.xxx.134)아줌마 ..다시 기회가 오기도 한답니다. 하지만..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더구나 완전히 일을 놓으시는것도 아니시니..
6. ㅊㅋ
'08.11.26 9:34 PM (218.232.xxx.209)아이와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저는 원글님처럼 억대연봉 받는 사람은 못 됐지만, 그래도 인정받는 사회인 이었는데요, 아이가 많이 아프고... 아주 예민한 아이라서 아이 옆에 있기로 결정하고 벌써 몇해 지났습니다. 이것도 나름대로 행복하네요^^ 아이가 뭔가 스스로 할 수 있고, 엄마의 손이 덜 필요해지면 사회로 다시 나가려고 합니다. 원글님의 선택에 후회가 없으실꺼에요. 저는 아이가 지금 4살인데, 주변에서 천재났다고 난리도 아닙니다^^; 너무 이쁘죠^^ 참, 행복합니다^^
7. ..
'08.11.27 8:19 AM (210.94.xxx.89)잘하신거 같아요... 저도 지금 여러모로 준비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된게.. 아프면서 병원에 있을때 내가만약 죽는다면 우리 이뿐 아들이랑
같이 보낸 시간이 넘 짧아서... 너무 슬프더군요... 한치앞도 모르는 세상사...
조금 포기하고 한걸음 물러서면 더 많은걸 얻을수 있는거 같아요..
원글님의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8. ..
'08.11.27 8:43 AM (211.189.xxx.101)엄마로서의 선택엔 박수를.. 개인과 사회로서의 선택엔 안타까움을 보냅니다. 아이와 행복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