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동갑사촌이 있습니다.
그 사촌은 어려서부터 공부도 열심히 하고(그래도 항상 적당히 하는 저랑 성적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노력하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요.) 엄마 말도 잘듣고 나중에 학교졸업하자마자 연애 결혼 일찍해서 시집갈때 거의 돈든게 없고(벌은게 없으니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함.)
몸이 많이 약해 친정엄마 옆에 살면서 애들 어릴때 엄마가 다 키워주고,
남편은 워낙 아내에게나 친정에게 잘하는데다가 애들까지 키워준 장모님 여름이면 꼭 온가족 여행도 떠납니다.
그 남편이 돈도 잘벌어서 주말에 자주 찾아와서 외식도 심심치 않게 하고 선물도 잘하나 봅니다.(생신날 금붙이 같은거요.)
동갑이고 가까운곳에 살아서 어려서 하나하나 비교당하면서 살았어요.
그나마 전 늦게 결혼하니 한 10여년간 비교당할일이 없어서 참말로 좋았더랍니다.
결혼을 하고나니 친정엄마가 제 남편이 그 사촌남편처럼 할줄 아셨는지...대놓고 말씀은 안하시는데 가끔 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저희 외벌이에 200이 안됩니다. 아직 애들도 어리고요.
그런데 작년 재작년 여름에 그 사촌이 친정식구들 다 데리고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돈이 몇백 들었다더라....그 이야기를 여름부터 네번을 하십니다.
친정엄마에게 미안하지만 우린 벌이가 그렇게 안되어서 여행 못간다고 말해주었더니 막 당황하시는건지 화를 내시는건지...내가 언제 여행보내 달라고 그랬냐고 그냥 말도 못하냐고 하십니다.
그냥 지나는 말을 네번이나 해? 그랬더니 늙으면 한말 또하고 또한다고..,,
어찌 되었든 그 뒤론 그 사촌 여행가는 이야기 안듣게 되었습니다.
매번 이런 식이지요. 저나 남편이나 싹싹한 성격이 못되기도 하지만 돈으로 사람구실도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조용히 말없이 살려는데...뭐 돈으로 못하면 싹싹하게 입안의 혀처럼 굴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제가 엄마 성격이 딱이라 그런거 못합니다.(가끔 엄마가 저보고 왜그리 여자가 뻣뻣하냐고 하시면 그러는 엄마는 왜그래? 하면서 놀려줍니다.)
그 사촌 인사성도 좋아서 집안 행사에 멀다 않고 온식구 데리고 갑니다. 친정일이라고 빠지는 법이 없지요.
그런데 얼마 있으면 그 사촌 동생이 결혼을 합니다. 저희 집에서 넉넉잡아 세시간 거리이고 토요일이라서 남편은 가기 어렵습니다.(토요일도 5시까지 하고 시아버님과 같이 일해서 말씀드리기 더 거시기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린애 둘을 데리고 가려니 엄마가 전날 미리와서 친정에서 같이 가지고 하십니다.(친정까지 1시간 조금 넘고 친정에서 결혼식장까지 거리가 1시간 남짓 걸릴거라 생각됩니다.) 저야 좋지요. 아빠 차에 묻어가면 제가 운전하면서 애기들 멀미하는지 신경안써도 되고 편하고요.
그런데 며칠 있다가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시더니 남편도 못오냐고 하시네요.
토요일 일하는거 알면서 왜그러냐고 했더니 그 사촌내외는 그런일에 빠지는 법이 없다고 그 사촌엄마(제 고모지요.)도 어디 빠지는 법이 없는데 유독 제 남편만 빠지니 보기 안 좋으시다나...
그래서 내 사촌인데 나만 가면 안되냐고?....일요일이면 같이 가겠지만 꼭 토요일날 일 안하고 남편이 가줘야 하냐고 물었습니다.(엄마 나만 가는걸로는 부족해?)
시댁 고모님 딸이 결혼할때 시어머니께서 지방이니 저희는 오지 말라고 해서 안갔던 이야기도 했고요.
그랬더니 막 언짢아 하시면서 전화를 끊습니다.
물론 좋은일에 같이 가면 좋겠지요. 하지만 사정이 있으면 무리를 꼭 해야할까 싶기도 하고...내 사촌이지 남편 사촌도 아닌데 남편이 꼭 가야만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엄마 얼굴 세워주는데 제가 협조를 안해줘서 그런건가 싶기도하고...머리가 좀 복잡합니다.
지금 같아선 그 전날 친정에 가도 불편할것 같아서 못 갈것 같고요.
사촌 결혼식에 꼭 남편 데리고 가야하나요? 제가 그렇게 잘못하는걸까요?
동갑사촌이 요즘 말로 엄친딸(엄마친구딸) 이라서 평생을 이리 비교당하고 살거 생각하니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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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결혼식에 남편이 꼭 와야하나요?
비교당하는 딸 조회수 : 584
작성일 : 2008-11-26 09:53:55
IP : 222.98.xxx.17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밍
'08.11.26 10:10 AM (116.37.xxx.163)전 그냥 나쁜딸합니다.
서울도 아니고 저 먼 지방에서 하는 결혼식...
그냥 부모님 두분 다녀오면 될 일을 왜 온가족, 사위까지 데리고 가야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전 그냥 (없는)회사행사 핑계대고 안가요.
유부녀가 조직생활 하는 것 쉬운 줄 아냐고 하면서...2. 꿀꿀
'08.11.26 10:40 AM (222.109.xxx.96)저도 요번 사촌 결혼식 있는데 사촌들 서로 잘난척들 해서 핑계대고 안갈랍니다..
3. 음..
'08.11.26 2:49 PM (219.241.xxx.237)원래는 같이 가는 것이 맞지요. 허나 사정이 있으면 참석 못할 수도 있고..제 신랑도 토요일날 근무를 해서 퇴근 시간 이후나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함께 참석하는데요. 근무 시간 중에 하게 되면 참석 못합니다. 생명이 걸린 중대한 사항 아니면 반차 같은 것 내는 것 조차도 거의 힘든 직장이거든요. 저 임신 중인데, 신랑이랑 병원 딱 한 번 같이 갔어요. 그것도 여름 휴가 기간에..어쩔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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