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쓰면서도
참 생뚱맞다. 싶어요.ㅎㅎ
요즘은 학교 선생님께 촌지 주는게 거의 당연함이 된
듯한 시대라죠?
전 아직 아이도 없고 아이가 있다해도 촌지 줄 능력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엔 좀 강한 성격이라
나중에도 그럴 거 같긴 하지만요.
이 시대에서 선생이 아닌 선생님을 찾는 일도 드물게 되었고요.
옛날에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장면이 갑자기 생각 났어요.
전원일기였나? 정확히 어떤 드라마인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그날이 스승의 날이었던가 봐요.
시골이지만 스승의 날이라고 친구들은 카드쓰고 선물 사고 막
계획을 하지요.
순이는 (기억이 안나서 그냥 순이로.) 형편이 어려운 집의 아이였고
무슨 날이라고 선물을 해본적도 받아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친구들은 선생님께 선물을 한다고 우쭐대니
어린 마음에 속이 상하죠. 자기도 선생님이 좋아할 선물을 꼭 하고 싶어해요.
순이가 순이엄마에게 선생님 선물 살 돈을 달라고 했던가?
세세한 기억은 안나는데 순이때문에 순이 엄마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죠.
다른 친구들처럼 순이도 좋은 선물 선생님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
적어도 친구들보다 못한 모습으로 주눅들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은 순이엄마도
간절하지만 어째요. 형편이 어렵고 돈이 없는 걸요.
순이엄마는 뒤곁에 있는 안쓰는 작은 항아리 뚜껑 하나를 가지고서는
순이 손을 잡고 들에 나가요.
지천에 피어있는 보라색 제비꽃을 하나 하나 조심스레 뿌리까지 잘 캐어내서는
그걸 항아리 뚜껑에 모아서 심지요.
하나 하나 떨어져있던 제비꽃이 한뭉쿰으로 합해서 항아리 뚜껑에 심어지니
제법 화원에서 파는 화분마냥 예뻤어요.
(그때 제가 화면으로 봤을때요.)
그 모습을 보던 순이는 뾰루뚱하죠. 달갑지가 않아요. 되려 속상하죠.
그 흔한 것을 어찌 선생님께 선물로 가져다 드릴까 너무 속상해요.
순이는 가져가고 싶지 않은데 순이 엄마는 선생님도 좋아하실 거라고 (물론 순이엄마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어요. 좀 부끄럽기도 한 거 같았고요. 선물이라고 할 게 없고
빈손으로 보내기도 뭣하여 이렇게라도 정성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혹시 선생님이 기분나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요. )
순이를 다독여서 학교에 보내게 돼요.
드디어 친구들이 선생님께 온갖 선물을 드리기 시작하죠.
순이는 까만 비닐봉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 속에 담겨진 제비꽃 화분을
선생님께 가져다 드릴 수가 없는거에요.
고개만 숙이고 그걸 만지작 거리고만 있고.
그걸 본 선생님이 뭔가 눈치를 채고 순이를 불러 가져오게 하지요.
순이는 분명 선생님이 실망하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선생님이 그걸꺼내시면서 너무 좋아하시는 거에요.
너무 예쁘다고 감탄하시고. 다른 친구들 선물은 고맙게 받기는 하셨지만
그렇게 감탄하지는 않으셨거든요.
또 순이에게 어떻게 한거냐고 묻고 순이는 엄마가 일일이 캐어 심으셔다고하니
더 더욱 감탄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자랑(?)을 해요.
물론 다른 아이들의 선물로 아주 고맙게 받으셨고요.
선생님이 너무 감탄하고 좋아하니까 친구들은 순이를 부러워하죠.
순이의 선물은 선생님 교탁위에 놓여졌고요.
순이는 집에가서 엄마에게 막 자랑을 해요.
참 생뚱맞게 오늘 그 드라마의 그 장면이 생각나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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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은 기억.
선물 조회수 : 183
작성일 : 2008-11-25 10:15:14
IP : 218.147.xxx.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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