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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좋아하세요?

조회수 : 1,276
작성일 : 2008-11-25 00:12:44

밑에 와인 얘기 보다가 생각나서 써요..

전 커피를 엄청 좋아하는데요,
원랜 그냥저냥, 좀 맛난 커피 마시고 하면 기분 좋고,
달달한 거 먹고 싶을 땐 카페 모카도 먹고,

그러다가 자바 시티가 생겼는데
거기는 오늘의 커피를 카운터에 설명해놓은 팻말 같은 게 있떠라구요
한창 친구랑 커피숍에서 수다 떨 때라 그곳에 정붙이고 커피를 마셨는데

어느날 과테말라 안티구아,인가 콜롬비아 슈프리모인가..를 먹는데
어제 먹은 거랑 다르구나..이게 더 맛있다,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 전까지 커피는 그냥 쓴 맛나는 맑은 거/우유 든 거/ 크림과 초코시럽까지 든 거..그런 분류가 전 다였거든요.
그때 커피에 대한 생각이 좀 변했더랬죠..

그러면서 좀 유명한 곳이다, 하는 곳도 이곳저곳 가보고(대구 커피명가, 서울 전광수커피, 등등)
난 커피를 좋아하는 구나,하고 생각하면서 집에서 어설프게 핸드드립도 하고 그랬죠..

그러다 집 주변에 생두도 직접 수입하는 로스터리샵이 생긴 거예요.
그때까지 제가 먹어본 원두는 그냥 흔한 거,
예가체프, 케냐aa, 블루마운틴(그냥 균형잡힌 맛이네, 생각했더랬죠),탄자니아, 브라질 산토스
만델링, 그 정도였거든요.  
근데 거긴 원두 종류도 정말 많고 첨 보는 것도 넘나 많고..그렇더군요.
거기 다니면서 틈틈히 커피 한잔씩 하기 시작했는데

또 어느날, 예멘 마타리를 마시고 커피에 퐁당 빠졌어요..;;
그저 커피콩을 볶아서 간 것에 통과시킨 물에서 그런 엄청난 맛과 향이 있다니!! 하고요.
신의 물방울에서 주인공들이 그런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와인 한 잔에 세계관이 변하고..하는 거
이해가 되더라구요.

캔커피, 믹스커피도 음료의 하나로 즐기지만,
제대로 된 원두커피란 사실, 그것과 같은 커피라는 범주로 묶기에는 너무나 훌륭한 거,란 생각이 들어요.

얼마 전엔 케냐 카그모이니란 커피를 먹고 한 삼십분 동안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은
고양된 감정을 느끼기도 했구요..

아, 이렇게 줄줄 쓰다보니 커피덕후 같네요 ㅠㅠ
82에도 분명 저처럼, 혹은 저보다 훨씬 더 지식을 갖추시고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서
올려봐요
IP : 123.213.xxx.8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25 1:00 AM (211.186.xxx.49)

    커피 맛을 아는 순간 저주의 길로 들어서는 겁니다. ㅋㅋ
    (돈이... ㅠㅠ)

    저는 요즘 모카포트 사서 커피 마시는데 재미들렸어요.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도 불의 온도나 끓이는 시간, 커피 양에 따라 매번 미묘하게 다른 맛이 나요.

  • 2. ...
    '08.11.25 1:22 AM (61.98.xxx.151)

    전요........
    여행을 가면 수퍼나 백화점을 뒤지는 습관이 생겨서 친구들이 지청구를 딥다 합니다.
    외화낭비 한다구요.
    커피를 찾느라 지하 식품매장을 주로 애용하고 일본을 가면 UCC커피 잔뜩 사고...
    생두는 아직 안 사봤지만 여행가방에 커피원두 깡통이 그득해서 귀국하면 숨기느라
    고심좀 해요. 남편이 째려볼까봐요. ㅋ
    지금도 일리커피 더블샷 내려서 얼음 둥둥 띄워서 홀짝대며 ....
    창고에 일리커피 두 박스 들여놓고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일요일에 사이판에서 들어 왔는데 거기서도 사냥을 다녔지요.
    하와이커피가 많은데 내 입엔 맞지 않고 폴저스가 있길래 들고 왔어요. - 맛이 궁금해.
    커피 추출하려고 모카포트며 머신까지....... 다방 차리고 싶어요.
    내가 내린 커피 정말 환상일 때가 있거든요.

  • 3. 커피 = 돈 먹는
    '08.11.25 1:51 AM (125.137.xxx.171)

    하마지요..
    커피 하면 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처음엔 모카포트 하나면 충분하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진짜 커피의 세계로 접어들면 접어들수록 돈줄이ㅠ.ㅠ 어찌어찌해서 가정용 로스터기까진 접수했는데..
    머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40만원대 머신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중고면 20만원대에 살 수 있는데).. 업소용과 가장 가깝다는 고가의 반자동 가정용 머신만 눈에 들어옵니다..
    남편이 집사면 사준다고 했는데.. 아마 3-4년은 더 기다려야 될 듯하네요.. 과연 3-4년 만에 집을 살 날이 올지 암울하다는 ㅠ.ㅠ
    다행히 네스프레소는 잠깐 유혹의 손길이 미쳤다가(남편이 반자동 머신보다 네스프레소 사라고 했거든요-당장 반자동 머신의 가격이 높으니까 ㅠ.ㅠ) 질린다는 분도 계셔서 지름신을 물리쳤구요

  • 4.
    '08.11.25 1:59 AM (125.178.xxx.5)

    그래도 관심 많으신가봐요. 저는 아직까진 모카포트 하나로도 즐거워하는 사람 ㅋ
    드립이 또 먹어보면 좋다고 하는데, 그쪽은 그냥 아예 접어두고 거의 라떼로 만들어먹어요.
    인스턴트 먹을때도 설탕은 안넣고 프림만 넣고 먹었는데 ㅋ
    요즘도 거의 까페라떼네요.
    인도네시아만델링, 과테말라 안티구아 .. 음 그래도 얼추 먹어는 봤는데
    전 항상 시작은 얼리어답터인데 깊이 나가질 못해서 ㅋㅋㅋ
    늘 라바짜 일리 정도면 오케이라는 ㅋㅋ

    회사다닐때 길건너에 허형만의 커피볶는 집이 생겼는데 허름하고 간판도 촌스럽길래 ㅋ
    친구랑 ' 야 이런데도 장사되냐' 하고 호기심만 갖고 말았더니..
    회사관두고 신문보는데 그 집이 나오더라구요... 기회있을때 좀 드나들어볼껄
    아.. 커피마시고 싶다.. ㅠ.ㅠ 지금 새벽 두신데

  • 5. ,,
    '08.11.25 5:40 AM (221.162.xxx.15)

    한 때는 커피에 빠져서, 헤어나질 못했던 적도 있었는데,
    에스프레소 진~~하게 마시고 싶을 뿐이네요,,

  • 6. 하마
    '08.11.25 7:38 AM (86.154.xxx.171)

    여러 마리 키워요. 저 말고 신랑이요^^;

    하는 일이 커피와 좀 관련이 있어서 커피 농장도 직접 다니고 그래요.
    비알레띠 모카포트에서 라파보니까지 에스프레소 메이커도 두루 갖추고
    생두도 사다가 로스팅 해먹는데 전 솔직히 로스팅은 집에서 안했으면 해요.
    갈 때는 향이 정말 좋은데 왜 볶을 때는 그리 텁텁한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다시 드립커피에 빠져 있네요. 정말로 좋은 커피는 에스프레소로 마시긴 아깝다구요.

    덕분에 커피는 정말 다양하게 마셔봤는데 앞의 와인 글처럼 커피맛도 정말 미묘한 것 같아요.
    그날그날 기분이나 몸 상태에 따라 마시고 싶은 커피 종류나 추출 방법도 달라지고
    같은 종류의 커피라도 로스팅 방법이나 로스팅하는 시간 등에 따라 맛도 달라지구요.

    얼마전 단골 가게에서 정말 좋은 블루마운틴을 구했다 해서 조금 사왔는데
    부드럽게 향이 퍼지면서도 묵직한 보디가 느껴지면서 정말 신의 물방울 생각이 나더라구요.
    워낙 비싼지라 평소에는 '그래봤자 네가 커피지...' 하면서 외면했었는데
    막상 먹어보고 나니 자꾸 생각나는 게 이래서 사람들이 그리 찾나보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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