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5대 샤또 와인 맛이 궁금하다고 하신 분께

취미 조회수 : 696
작성일 : 2008-11-24 22:50:57
   궁금한건, 5대샤토급(샤또마고,무통, 라투르..등등) 내지는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는 값나가는 와인들
   드셔보신 분들..어떠셨나요??
   한 입 마셨을때 응축된 향이며 바디감이..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한가요? (책에 표현된 것처럼)

---------------------------------

라고 질문하셨는데요,
제가 좀 돌려서 설명할께요.

와인은 발효된 거잖아요.
이 세상의 모든 발효된 먹을거리 마실거리 등은
지역, 토양, 재료, 기후, 발효균의 종류에 따라 무한정의 다양한 풍미와 향을 만들어 냅니다.

김치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 한국사람들 대부분은 평생 김치를 먹고 살아왔기 때문에,
한 입만 먹어보면 잘 익었다, 안 익었다, 젓갈이 많이 들어갔다, 적게 들어갔다,
혹은 전라도 식이다 서울 식이다... 등으로 맛을 금방 구분하잖아요.
또 어떤 사람들은 시금시금 익은 김치를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갓 담은 김치의 싱싱한 맛을 좋아하구요.
게다가 용도에 따라 금방 만든 겉절이 혹은 담은지 몇년 된 묵은지를 구분해서 먹구요.

그렇지만 김치를 난생 처음 먹어보는 외국인들은,
그저 맵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음식이라고만 느낄 뿐,
김치 안에 깃들어있는 복잡하고 오묘하고 깊은 맛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죠.
그건 오로지 많이 자주 먹어본 사람만이 구별할 수 있는 느낌이에요.

와인도 마찬가지랍니다.
많이 자주 마시고, 생활 속에서 와인을 일상 음료로 마시는 사람들은 그 맛을 금방 구분하고
용도에 따라 입맛에 따라 예산에 따라
각각 다른 종류를 골라서 즐깁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와인 서적이나 신의 물방울 따위에 언급된 지식을 달달 외울 뿐,
정말로 일상생활 속에서 까다로운 감각으로 따져가면서 즐기는 분은 극소수입니다.

아무리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5대 샤또에서 만든 와인의 맛을 제대로 평가하고 감별해낼 수 있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요.
말이 쉬워 5대 샤또지, 포도수확한 해, 밭의 위치, 발효통의 종류에 따라 또 수많은 구분이 이루어지잖아요.
샤또 라뚜르만 하더라도 그랑뱅 샤또 라뚜르와 레 포르뜨 드 라뚜르의 맛이 확 다르지요.
또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60년대 이전의 라뚜르 와인 맛과 스텐레스 스틸 통에서 숙성시킨 그 이후의 라뚜르 와인 맛도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해요.

그러니 님이 언급하신 <한 입 마셨을때 응축된 향이며 바디감이.. 그 어마어마한 존재감>은
와인을 맛 본 사람의 감각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답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리고 와인 맛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어요.
오로지 주관적인 기준만 있을 뿐,
'내가 좋아하는 와인'은 있어도 '모두가 좋아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와인'은 있을 수가 없는 거지요.



IP : 83.78.xxx.4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인
    '08.11.24 11:21 PM (61.76.xxx.176)

    저두 윗님 말씀에 동감이요 ^^
    와인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음식과 어떤 사람들과 즐기느냐에 따라
    같은 와인이라도 맛이 틀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쇠주도 입에 단날이 있고 쓴날이 있듯이.... ^^

  • 2. 킁킁
    '08.11.24 11:44 PM (116.46.xxx.140)

    오디오 매니아들이 구입하는 고가의 오디오들,, 그 큰 가격차를 결정하는건 아주 미세한 소리의 차이이듯이
    제 코와 혀는 와인가격 팔구만원 넘어가면 다 맛있긴 한데 아 이래서 비싸구나 느끼기는 어렵더군요

  • 3. 원글
    '08.11.24 11:53 PM (83.78.xxx.49)

    맞습니다.
    가장 맛있는 술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술이지요.
    와인의 한국내 소비자가를 잘 몰라서 제가 아는 것만 적어보자면,
    10달러 짜리 와인과 30달러 짜리 와인의 차이는 큽니다. 30달러 짜리 와인과 70달러 짜리의 차이는 여전히 크지만,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니구요. 그 이상 넘어가면 상당히 미묘하고 미세해집니다.
    바로 위에 킁킁 님께서 쓰신 것과 마찬가지로, 품질이 고급해지면 질수록, 그 미세한 맛의 차이에 수백 달러가 오고 가지요.

  • 4. 아까 질문드린
    '08.11.25 2:44 AM (90.204.xxx.152)

    원글입니다^^
    저녁 해 놓고..이제야 들어왔네요.
    저 역시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나누는 와인이 제일 맛있다는덴 동감입니다.

    첫 댓글 써 주신 분처럼,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맛있게 느꼈던 와인이,
    어떤날은 그냥 밋밋하기도 하고..또, 그때 당시엔 별로였는데 딴 뒤에
    몇시간-하루정도 지난 와인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만원정도의 와인과 그 이상되는 와인이 확실히 맛이 다르다는건 알겠더군요.
    언젠가는 온 방안에 그 향이 퍼진다는^^ 정말 좋은 와인도 마셔볼 날이 오겠지요~

    세상엔 참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음악,와인,커피,맛있는 요리..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더 적고 싶은데 못 적고 갑니다~~~~ ㅠㅠ

  • 5. 원글
    '08.11.25 4:11 AM (77.57.xxx.201)

    샤또 오브리옹 99년 빈티지를 마신 적이 있습니다. 물론 98년 빈티지가 아니어서 아쉽긴 했지만, 저도 소시민인지라, 그저 그런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면서 음미했어요. 빛깔도 짙었고 체리향이 감도는 풍부하고 묵직한 맛이었지만, 단, 언, 컨, 대, 온 방안에 그 향이 퍼지진 않았습니다. 물론 그 방이 코딱지만한 다락방이라면 온 방안에 향이 퍼질수도 있겠습니다만.
    비싸고 귀한 와인이라고 해서 향이 그런 식으로 퍼지진 않지요, 그건 98년 빈티지나 2000년 빈티지도 마찬가지랍니다. ^^
    싼 와인 중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으니, 가능하면 자주 마셔 보세요. 와인좋아한다고 널리 소문내시고...
    그러면 와인시음장이나 파티같은데 초대되는 경우의 수가 아무래도 높아지구요, 안목이 달라지는 기회가 올겁니다.
    그리고 5대 샤또니 뭐니 하는 마케팅 gimmick 에 휘둘리지 마시고, 신의 물방울에 나오는 낯선 이름들에 위축되지도 마시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새로운 맛도 많이 시도해보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4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5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4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