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적 교육행정 청산해야
'서울시교육청, 국제중 내년 3월 개교 강행', '교육청, 교장 불러 역사교과서 교체 지시', '서울시교육청, 고교 방과후학교 연장 권고 '논란'', '교원노조에 단협 해지 통보'……. 제목만 보아도 섬뜻한 교육관련 기사들을 먼 이국 땅에서 인터넷을 통해 거의 매일이다시피 접하면서, 대한민국의 앞날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암울한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음을 본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전하고 있는 내용들은 이곳 사람들에게 차마 얘기할 수도 없을 만큼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이다. 국민의 뜻이나 전문가의 견해를 짓밟고 밀어붙이는 반민주적이고 불법적인 행태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민주 공화국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대 유신시대의 긴급조치 치하에서나 있었을 법한 독선과 독재와 권위주의적인 교육행정이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의 교사와 학생들에게 20세기의 굴레를 씌우고 있다.
총칼로 권력을 장악하고 정권 유지에 급급하는 무자비한 정권이 지배하는 몇몇 후진국들을 제외하고 오늘날 그 어느 나라에서 정치권력이 학교와 교사들에게 이토록 통제의 칼을 휘두를 수 있을까? 파시즘 독재국가가 아닌 그 어떤 나라에서 교육감이 학교장들을 불러 교과서의 교체를 강요할 수 있을까? 오늘날 지구상에 있는 그 어느 나라에서 전체 교사의 1/4 이상이 가입되어 있는 교원단체를 빨갱이니 이적 단체니 하면서 적대시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해당 분야의 학자나 교육자들의 전문적인 의견을 묵살하고 집권세력의 구미에 맞는 내용들만을 담은 이른바 '교과서'를 종교적 경전처럼 달달 외울 것을 강요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의 것인가? 거의 모든 선진국들이 획일적인 교과서가 아니라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자료들을 활용해 창조적인 수업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시대에, 교사와 학생들의 의식과 상상력과 무한한 학습 의지를 한 권의 교과서 속에 가두려는 편협한 교과서 맹신주의는 또 어떤 시대착오적인 사람의 발상인가?
북유럽 핀란드 교육 성공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두말할 필요 없이 교사들을 존중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자존감과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전념하도록 지원하고 격려했던 정책이었다. 반면에, 교사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기고 성과급과 같은 금전적 이윤동기로 교사들을 요리해보려 했던 나라들에서는 교사들이 크게 상처받고 사기가 저하되어 교육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말았다.
교육의 향상을 위한 노력을 왜 교사들과 함께 하려하지 않는가? 어떻게 해야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있는지, 21세기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왜 교사들과 함께 진지하게 협의하지 않는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사를 무시하고 폄하하는 한 제대로 된 교육이 성립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교사들을 공격하거나 소외시키면서 추진한 개혁은 어김없이 실패했다. 교사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으면 어떻게 보완하고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얽히고설킨 교육문제를 풀려면 허심탄회한 자세로 교원단체와 학부모·시민단체, 학생들의 마음을 모으고 겸허하게 지혜를 구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구미에 맞게 교육을 통제하겠다는 발상과 교사를 적대시하는 정책을 포기하고, 교사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안승문/스웨덴 웁살라대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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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머리가 박혀있다면...
사랑이여 조회수 : 323
작성일 : 2008-11-24 09:31:17
IP : 210.111.xxx.13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11.24 2:45 PM (122.35.xxx.157)안승문 선생님 제가 대신 미안하다란 말씀 드릴께요.
재는 절대 남의충고 따위 듣지 않아요. 꼴통 중에 똥통 이랍니다.2. 노노
'08.11.24 6:50 PM (211.236.xxx.178)제대로 머리가 박혀있지 않기 때문에 절대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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