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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의 해외기업사냥(폄)

... 조회수 : 1,114
작성일 : 2008-11-23 09:33:56
하늘이 준 찬스’… 거침없는 M&A

탄력붙은 해외 기업 사냥



일본 금융계는 최근의 금융 위기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라며 M&A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의 화학 업체인 미쓰비시레이욘은 아크릴수지 세계 1위 업체인 영국의 루사이트인터내셔널을 최근 인수하기로 했다. 매수 금액은 약 1500억 엔(약 2조 원)에 달한다. 미쓰비시레이욘은 아크릴수지 부문 세계 4위 업체로 루사이트를 인수하면 2위와의 격차를 훨씬 벌리며 세계 최대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미쓰비시레이욘은 의류용 아크릴섬유와 아크릴수지를 주로 생산하는 화학 업체다. 지난해 순이익은 142억 엔을 기록했다. 가용 자금은 지난 9월 말 현재 188억 엔에 불과하지만 인수 자금은 은행 차입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미쓰비시레이욘은 엔고의 찬스를 활용해 외국의 경쟁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성장 전망이 밝은 아크릴수지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사냥이 그칠 줄 모른다. 글로벌 주가 폭락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해외 알짜 기업들을 비교적 재무 상태가 좋은 일본 기업들이 마구 사들이고 있다. 최근의 엔고는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일본 기업들에게 더할 수 없는 무기이기도 하다.

실제 올 들어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M&A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M&A 조사·중개 회사인 레코프에 따르면 금년 1~10월 중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M&A 누계 액수는 6조6700억 엔(약 86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3.7배에 달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M&A가 가장 활발했던 때는 2006년으로 당시 총 거래 금액은 8조6100억 엔.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금년 M&A 실적이 2006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기간에 미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M&A가 작년 동기 대비 67%, 영국 기업은 66% 각각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파문 이후 신용 경색으로 돈줄이 말라 M&A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서브프라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건실한 실적을 통해 축적한 현금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천재일우의 기회 놓칠 수 없어

올해 일본 기업의 최대 M&A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이 미국 모건스탠리에 9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미쓰비시UFJ의 출자 규모는 일본 금융사들의 역대 해외 M&A 중 가장 큰 규모다. 구로야나기 노부오 미쓰비시UFJ 사장은 이번 출자를 놓고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말했다. 일본의 금융사들은 1980년대에도 엔고를 배경으로 미국에 적극 진출했다. 미쓰비시은행은 뱅크오브캘리포니아를 인수했고, 스미토모은행은 골드만삭스에 출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선 상황이 역전됐다.미국에 진출했던 일본 금융사들은 줄줄이 철수한 데 그치지 않고 미국에 매각되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 월가의 금융 위기로 상황이 다시 바뀐 것이다.

1990년대 금융 위기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일본의 ‘빅3’ 은행들은 해외 출자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올해 초 메릴린치에 1300억 엔을 출자했던 미즈호은행은 최근 인도의 최대 은행인 인도스테이트은행과 자본 제휴를 체결했고 스웨덴홀딩스에도 1100억 엔의 협력 융자를 제공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쓰비시UFJ은행도 중국 현지법인과 인도네시아영업소 등을 잇달아 설치하며 아시아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은행들이 그동안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많이 털어낸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덕에 자금력에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해외 기업 인수가 활발하다. 최근 이뤄진 일본 기업의 대형 해외 M&A는 자기기록장치 제조 기업 TDK가 독일의 휴대전화 회사 에프코스를 지난 7월 18억7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 앞서 한 달 전인 6월에는 제약 업체 다이이치산쿄가 인도의 제약사를 46억 달러에 사들였다. JEF스틸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3개 국가를 대상으로 총투자액 5000억 엔 규모의 용광로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이토추상사는 브라질 철광 업체 내쇼날미네리오스 지분 40%(31억 달러)를 매입했다.

일본 식품 회사들의 해외 M&A 시도도 눈에 띈다. 일본 최대 맥주회사인 기린은 호주 유가공 회사 데어리파머스를 840억 엔(약 815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기린은 작년 11월에도 호주 음료 업체 내셔널푸드를 2940억 엔에 인수했다. 1년도 채 안 된 사이 호주의 대형 식품 회사 두 곳을 손아귀에 넣은 셈이다.

신중한 태도로 가치있는 기업만 매수

일본의 3위 주류 업체인 산토리맥주는 뉴질랜드의 프루코 음료에 대한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는 8억 달러 규모다.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오츠카제약도 지난 5월 프랑스의 대형 음료 회사인 아루마의 주식 49%를 1200억 엔에 인수했다. 삿포로맥주는 최근 캐나다 3위 맥주 업체인 슬리먼을 300억 엔에 인수했고, 조미료 업체인 아지노모토는 프랑스 다농의 중국 공장을 273억 엔에 사들였다.

일본 기업들이 외국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는 것은 내수 시장 정체로 인한 성장 한계를 해외시장 개척으로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거품) 경제 때도 해외 기업 등 자산 인수에 열을 올렸다. 당시 일본은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 골프장과 뉴욕의 록펠러센터 등 미국의 알짜 부동산을 싹쓸이했다. 미국 내부에서 ‘일본 경계론’이 나올 정도였다. 지금의 해외 기업 M&A도 당시와 연결해 ‘거품 경제’ 붕괴로 퇴장했던 일본 기업들이 다시 두둑해진 지갑을 들고 외국의 기업 사냥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해외 기업 인수는 당시와 패턴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일본 기업의 최근 해외 M&A엔 자금 여유가 많은 종합상사와 내수 시장 축소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제약사와 식품 회사들이 활발히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영국의 한 자산운용 담당자는 “과거 일본은 해외 유명 빌딩 등 상징적인 자산을 사들이는 데 열중했다면 지금은 시장 개척이나 수익 창출이란 관점에서 기업을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의 이와사와 세이이치로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은 거품 경제 시절의 실패를 기억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신중한 태도로 가치 있는 기업만 매수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 등을 겨냥한 해외 기업 M&A 시도를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쓰이물산의 마쓰모토 준이치 부사장은 “최근 해외 기업 M&A는 투자 목적의 머니게임이 아니라 실질적 사업성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가가 쉽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내년에도 해외 기업 M&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신흥시장 의존도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신흥시장의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해외 진출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상위 제조 업체 50개사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북미 시장에서 전체의 19%가 나온데 비해 신흥시장에선 23%가 창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차병석·한국경제 도쿄 특파원 chabs@hankyung.com

IP : 116.39.xxx.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23 9:35 AM (116.39.xxx.70)

    일본기업들은 중국의 탄소배출권도 사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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