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누가알아

나를 조회수 : 992
작성일 : 2008-11-22 02:06:20
저녁늦게 커피를 마셨더니 잠이 안온다... 사실 지금도 한잔 더 하고 싶은 생각도 들고...

결혼한지 1년이 이제 막 지났고, 뱃속에 4개월이 갓지난 아기도 있다.

남편은  고맙게도, 열심히 회사를 다녀서 월급을 가져다 준다.

나는 전업주부다.  아이가 아니었더라도, 현재 무직이었을 확률이 90% 일것이다.

스트레스가 심하면서 보상은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직장에 다녔기에, 결국 그만두었다.

쉴만큼 쉬었으니, 이제 직장을 다녀야겠지...

남편과 다투는것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때는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말다툼이 방향을

잃기 시작하고 원점으로 돌아갈때다...

그 과정을 몇번 되풀이하고 나니... 이젠 그만두고 싶어졌다.

아침마다 출근하는일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참아가면서 시간이 묶인 상태로

있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일인지... 자세히 말해준다...

발단은  내가 산책시키고 온 강아지의 발을 닦아주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본인이 전업이고, 와이프인 내가 일을 한다면,  즐겁게 모든 집안일을 감당하겠노라고...

강아지 발 닦는거... 그랬다..

사실 하기 귀찮아서 게임하고 있는 그에게 시켰다...

어쨋든.. 그 일에서부터...여러가지 말들이 블라블라...오고간다...

[확하고, 주관이 확고하고, 원하는것이 분명한 남편 당신이 항상 부러워..
본인이 뭘해야 행복한지 분명한당신이 너무 부러워...]

남편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부러워한다. 잘해주라고.. 이유는 아마 내가 전업인것이 가장 클것이다.

내가 원하는것은... 30분이다... 나와 함께 뭐든지 함께 할 수 있는 30분...

그는 평소에 6시 35분이면  시계처럼 집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 7시부터 1시까지 게임을 하고
1시에서 2시까지는 게임을 더 하거나 티브이를 보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엔 8시 20분에 일어나면 차려놓은 아침을 한술 정도 뜨고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8시 25분에 겨우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을 먹지 못하고 출근한다.

토요일에는... 더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일요일에는 늦은 오후에 일어나서 게임을 하곤 한다.

그리고 게임이 끝났을때, 행복한 미소와 함께 정말로 해맑게 " 자기야 나는 너무 행복해" 라고 한다..

안타깝게 한숨을 쉬며 ...30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그는 나와 함께 할 수 있는게 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게임을 하는 시간만큼은 자기에게 뭐든지 집안일 관련해선

시키지 말라고 한다....

  그래..나도 그러고 싶어졌다..

너무 행복해 하는 남편의 말과 미소에 나는 몹시 눈물이 났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은것같다고 아직도 싱글인것같다고 역시 해맑게 웃으며 말한다..

당연하지... 결혼전 생활을 그대로 하고 있는데... 당연히 그렇겠지..

그럼..그냥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내가 돈을 벌지 않는다는게 그에겐 모든 면죄부가  되는것같다.

덕분에 아이를 낳고 나선 뭔가 job 스러운 job을 잡아야 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30" 분같은것은 없는 것이다.

내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여러가지로 고마운 남편...
난 평소에 당신에게 너무 감사하단다.

너를 만나서 얼마나 행운인지..
좋은 시부모님을 만나서 얼마나 감사한지..
늘 행복한 네 옆에서 나도 같이 행복해지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는데...
일년이....지났다...

이젠 정말 ...그만한다...

IP : 118.91.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분..
    '08.11.22 2:10 AM (125.184.xxx.193)

    참 이기적이시네요... 제가 눈물이 다 납니다..

  • 2. 남편분이
    '08.11.22 2:17 AM (59.3.xxx.117)

    결혼은 하셔서 아이를 가질 정도로 몸은 성장하셨지만 정신은 아직 유아기에 머물고 있는듯 합니다 .... 어떻게든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셔야 할텐데.....

  • 3. ...
    '08.11.22 2:20 AM (122.32.xxx.89)

    결혼 4년차에...
    아이가 3살인데 게임 문제로 정말 피터지게 싸웠고 아직도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저도 똑같아요..
    전업에....
    게임때문에 싸우기도 엄청나게 싸우고 울어도 보고 화도 내 보고 집도 나가 봤어요.
    아이 우유가 급해서 우유 사러 내 보냈더니 그길로 게임방에 가서 2시간을 있다가 오데요.
    그래서 제가 미친듯이 뭐라 그러니 자기를 옳아 맨다고 정말 쥐랄 쥐랄...

    지금은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저 혼자서도 감당이 되면서 이젠 신랑이 차라리 늦게 들어 오는게 더 좋아서 그냥 적당히 하는건 봐 줍니다.
    근데 한창 아이도 어리고 저도 육아란것이 익숙치 않아서 너무 힘들때 게임에 빠져서 미친듯이 게임하고 있는 남편보면 속에서 불이 나다 못해 정말 살인충동이라는것 까지 느낄정도로 힘들더라구요..
    애가 울어도 게임에 미쳐 있으면 애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죠...

    그냥 솔직히 남편분...
    변하실것 같지도 않은 분 같고 아이를 낳으면 정말 더 하면 더 했지 덜할 사람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원글님 맘 단단히 먹으세요...
    글읽으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정말 불보듯 뻔해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저요..
    이런 남편하고 애키우면서 살면서 매일밤 혼자 술마시는 버릇 해서 지금은 거의 반 술꾼에...
    우울증도 굉장히 심하게 와서 엄청 고생했고 지금도 고생 중입니다...
    이런 남편..
    뭔가에 하나 중독 되어 있는 남편...
    정말 힘들어요...

  • 4. ㅜㅜ
    '08.11.22 2:27 AM (121.169.xxx.210)

    토닥토닥..

  • 5. .
    '08.11.22 2:30 AM (59.9.xxx.13)

    정신적으로 가정을 가질만한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는 남자분과 결혼하셨군요..
    해맑게 웃는다에 소름이 다 돋아버렸네요..
    뭐라 위로를 드려야할 지..

  • 6. ..
    '08.11.22 10:47 AM (202.30.xxx.243)

    그런 애 같은 넘은 뻥 차버리시고
    진짜 남자랑 새로 시작하세요

  • 7. 저도
    '08.11.22 11:05 AM (116.41.xxx.180)

    원글님이랑 똑같은 신혼을 보냈지요..ㅋㅋ 전 신랑이 직장에서 일이 자유로운때라 더더욱 게임에 매진하더이다..저도 늦게까지 놀다가 자고..아침에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대충 챙겨주고..설명하기 힘든 모랄까 우울함이 몰려오더라구요..이게 몬가..난 이렇게 살아야하나보다..ㅋㅋ 애 낳고도 그랬어요..내가 애기재울테니깐 새벽에 애기 깨면 우유만 한번 먹여달라해도 애를 울리더라구요..물론 옆에서 자고 있던 제가 깨서 애 우유먹였죠..그러다 집안에 큰일이 생겼는데 여러가지고 제가 폭발했어요..못살겠다고..지금 생각하면 원인은 남편이었죠..애가 점점 커가면서 정신차려보니 제가 우울증 증세가 있었더라구요..
    한동안 엄청나게 남편 갈궜습니다. 남편이 괴로워서 집도 한번 나갔었죠..말 다했죠??
    하지만 분이 안풀렸어요..신혼때부터 주말은 온통 저를 위해 써줬었고..밥하기 싫다하면 다 외식해줬고 애기 봐달라고 하면 잘 봐줬고..오로지 게임문제빼고는 완벽했는데도 전 우울했었어요..ㅋㅋㅋ
    남편은 나아닌 다른 여자랑 살아도 잘 살았을꺼같았어요..게임하면서
    시간이 점점 흐르고 제가 늘 얘기했던 게임관련부분도 본인이 슬슬 인정하면서 많이 정리됬구요..
    무엇보다 애가 커가면서 아빠랑 자는게 익숙치 않아서 아빠가 옆에서 자면 싫어하는거에요..
    전 옆에서 한마디 하죠..쯧쯧..내가 말했지..이래가면서요..자기도 몬가 느끼더라구요..

    확실히 남자는 여자보다 늦게 어른이 되나봐요..전 저보다 어른인줄알고 결혼했는데 알고보니..쩝..애커가면서 남자는 어른이 되고 또 저도 애 키우면서 어른이 되었구요..
    원글님도 남편한테 너무 기대지 마시고 자신 생활만 열심히 하세요..애기 없으신거 같은데 많이 배우러 다니시고 남편한테 게임때문에 힘드니깐 주말엔 좋은데 가보자고..스케쥴도 짜보시고 정보도 주시고..지금 행복하다고 남편이 말한거 보니 남편에겐 님 맘을 전혀 보여주지 않은듯하네요..그러지 마세요..표현은 개개인의 능력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해야 함꼐 결혼생활을 하지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저도 한동안 많이 힘들어봐서 아는데요..결론은 남편분이 아내가 싫어하는게 몬지 알아야하구요..이부분으로 싸워도 보고 함께 대책도 마련해야한다고봐요..서로 양보해야죠..
    주말에는 꼭 함께 외출하기..이런 규칙을 세워보세요.

  • 8. 글쓴사람
    '08.11.22 11:32 AM (118.91.xxx.218)

    답글써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밤에 감정이너무 격해져서 글 올렸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어요.
    임신중인데 우울함이 심해질것같아서 걱정이네요. 그리고 몇번이고 남편이 게임만 그렇게 하면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지 그래서 흰머리가 좀 많이 났거든요..이야기해도 잘 모르는것같네요..회사에서 일만해야 하는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하는것에 대해서 모라고 한다고 생각해요남편은.. 신랑 다른부분들 성격이나 됨됨이는 정말 사랑하고 좋지만..게임때문에 망가지네요...
    저두 너무 지쳐서...남편과 정서적인 교류가 전혀 없어요...정말 하숙생 한명하고 사는 기분...걍..그렇게 하숙생처럼 살게 해주려구요... 제가 남편한테 뭔가 말 할 수 있는 권리는 직장을 나가서 돈을 벌어와야 생긴다고 생각하는것 같은데... 직장 댕길땐 더 심하게 우울해서 살기 싫을정도였어요... 제가 일찍 나가고 제가 더 늦게 들어오는데... 정말 신혼1주일부터... 저 혼자서 잠들어야 해서 게임도 같이 해봣는데... 그것도 체력이 안되어서 못하겟더라구요.. 나만의 일(job?) 을 꼭 찾을랍니다.
    댓글.. 위로 되었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4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5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4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