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언어영역 전문 과외샘이에요.
주로 고등학생들 하는데... 중학생도 가끔 하거든요.
약 세달 전에 중1학생 과외가 들어와서 하게 되었어요.
보통 과외 시작하고 1달-2달 정도 지나면 아이가 저한테 마음을 열고
숙제도 잘해오고... 수업시간도 화목하고 그렇거든요 ^^
전 애들한테 엄하거나 애들을 막 혼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대신 제가 애들을 좀 많이 좋아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 애들이 절 참 잘 따라주는 편이에요 ^^
과외한지 꽤 오래 됐는데 속썩이는 애들 만나본 적 없구요...
그런데 이 1중1짜리 애는 조금 힘드네요.
일단 숙제를 안해요.
제가 막 혼내고 눈을 부라리고 해야 겨우 해올까말까하는 정도...
예뻐해주면 기어오르려고 하고요.
그래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너무 헷갈려요.
작년쯤에도 중2짜리 남자애를 만나서
처음애는 좀 고생했는데... 제가 예뻐해주고 조금이라도 잘하면 칭찬해주고 하니까
애가 갑자기 확 바뀌어서 지금은 진짜 말도 잘듣고 숙제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오르고 했는데...
얘는 제가 예뻐하면 기어오르고
막 혼내면 뭐랄까... 굉장히 자존심 상해하면서 기분나빠해요.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되겠다 싶어서 과외할때마다 정신 바짝 차리면서 하는데 좀 힘들구요.
제가 파악한 거로는
일단 머리가 좋고 예민하구요. 자존심도 세고 친구도 별로 없는듯 해요.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하구요.
그래서 주변의 어른들을 다- 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아빠 엄마가 어릴 때 이혼해서
그때부터 할머니랑 결혼 안한 나이많은 고모가 키우고 계세요.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는데
아빠도 가끔만 오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사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애가 아빠가 온다고 하면
고모한테 아빠 언제 와? 언제 와? 하고 수업 중에도 막 물어보는 걸로 봐서
같이 안 사시나 싶기도 해요.
할머님이랑 고모는 예뻐는 하시는데 혼내는 거 잘 못하시구요... 예뻐는 하는데 애 버릇 잡기 위해 지능적으로(?) 혼내시거나
세심하게 신경써 주고 이런 건 잘 못하세요. 좀 귀찮아 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보기엔...
솔직히 과외샘인 제 생각엔 중학교쯤 해서 부모님이 공부습관이나 가정습관 잘 잡아 주시는게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애들이랑 아닌 애들이랑 진짜 천차만별이에요...
근데 얘는 그런 게 하나도 없구요, 할머니랑 고모한테도 막 변명하고 애교부리고 떼쓰고 해서 머리 위에 올라앉으려고 해요...
애가 숙제를 안해서 제가 고모님께 신경 써달라고 하면 고모님이 저한테 애 대신 변명을 하실 정도...
근데 애가 머리는 좋거든요. 책도 많이 보구요.
조금만 신경쓰면 공부 디게 잘할 것 같은데...
다행이 아주 잘 사는 집 아이여서 애 고모가 애를 학원으로 과외로... 항상 돌리고 있긴 한데...
근데 애는 그냥 시간 때우고 있는 식...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할려고 하고...
그냥 계속 혼내고 그럴까요?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난감해요... 제가 중학생 과외는 별로 해본 적이 없어서 -_-;
제가 막 예뻐하면서 공부 시키면 수업 시간엔 신나서 열심히 잘 하는데요
숙제를 안해요 숙제를... 숙제를 해야 실력이 늘죠;;;
확 그만둘까 싶기도 해요 가끔은... 얘보다 차라리 고등학생 하나를 더 하겠다 이런 느낌 -_-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엄마 없는 중등 1학년 아이...
과외샘 조회수 : 1,189
작성일 : 2008-11-20 16:27:04
IP : 124.54.xxx.24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만 두세요
'08.11.20 5:02 PM (61.66.xxx.98)머리 좋으면서 어른을 갖고 놀려는 아이...
대책이 없습니다.2. .
'08.11.20 5:05 PM (203.229.xxx.213)아이 고모에게 솔직히 이야기 하시고 계속 하시든가 그만 두시든가 그러셔야 할 거 같습니다.
피붙이 아니면 바로 잡기 힘드니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습니다.3. 제 경험은
'08.11.20 5:09 PM (220.75.xxx.183)그런 경우 숙제를 다 하면 연락하라고 합니다. 그전에는 수업시간 약속 안 잡아줍니다.
고모님께도 미리 말씀드리고요. 숙제를 안하면 과외수업을 안한것과 별 다를바 없다구요.
계속 숙제를 안하면 과외는 자연스럽게 끊기겠죠.
숙제 안하는 학생 가르치나 마나인거 아시죠? 왜 과외해도 성적이 안오르냐는 소리 듣기전에 그리고 결국엔 선생을 바꿔본다는 소리 듣기전에 요령껏 대처하시길 바래요.4. 아이가
'08.11.20 5:25 PM (121.162.xxx.86)학원 ,과외 ,읽고싶은책도 읽어야 되고 ,학교에가야되니 정말 시간이 없어서 숙제를 못할수있다고 생각이들어요..아이나름 스트레스도 많을수있고요..저희딸도 중1인데 수학학원3일,영어학원2일 가는데
정신을못차립니다.그리고 사춘기인지 말도 곱게않하고 속상할때가 많아요...아이하고 솔찍한대화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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