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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실수 많이 하는 사람 또 있을까요?

조회수 : 4,704
작성일 : 2008-11-19 21:41:26
남편은 성격이 결벽증이 약간 의심될 정도로 완벽주의자입니다.
아주 꼼꼼하고 부지런하고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것 못 견디구....
저는......정반대죠....

아까 마트에서 사고는
계산하다가....계산원이 잔돈있냐고 물어서
제가 동전지갑에서 동전을 꺼내는데
하필이면 동전이 꽉꽉 차 있어서 그중에서
두개만 꺼내려다보니....
우루루~~~~~동전이 계산대 위로 왕창 다 쏟아졌네요.

반들반들한 스뎅 계산대에 흩어진 10원짜리 100원짜리
참 쉽게 안 주워지더군요.

전...별로 창피한 것 못 느껴요.
그냥.....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실수도 하는거지......라고
편하게 여기는데
같이 있는 남편은 못견딥니다.
계산원이나 줄 서 있는 타인들이 얼마나 멍청하게 보며
비웃겠냐구..... 자기는 자기 마누라 남들에게 우습게
보이는거싫다구.......

어릴때부터 실수가 잦은 편이에요.
덜렁덜렁......
나름대로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참 조심하고 긴장하는데
사람이 항상 긴장할 수는 없쟎아요.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사건사고로 이어집니다.

지금 계속 되뇌이고 있어요.
앞으론 동전지갑 꽉 채우지 말자....
동전 몇개는 미리 빼놓자...

실제..전 택시타고 목적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택시비 꺼내서 맞추면서 돈낼 준비하지요.
ㅎㅎㅎ.... 택시비 내다가 버벅대고 실수할까봐서....
돈을 엉뚱하게 준다던지...동전을 놓친다던지.....

마트에서 병조림같은거 올려놓은 코너 쪽에 가면
저는 초긴장 모드에요.
이것저것 집어들어서 설명서읽고 확인하고 비교하는 일...
안 한지 오래되었습니다.

조심한다고 해두.... 병이 우루루 쏟아지는 대형사고가
종종 발생하거든요.
다행히..아직 깨진 적은 없네요.

옆에 있는 남편은 기절하려고 하지요.

한 가지에 조심하고 긴장하면....엉뚱한데서 실수를 해요.
얼마 전에는
택시타다가 문틀에 머리 박아서 쿵~~~소리냈지요.
그 전에 사소한 실수를 해서 남편이 짜증이 난 것을
인지했기 때문에 굉장히 긴장한 상태였거든요.
긴장하면....상상도 못한 것을 또 실수를 해요.


벽면이 유리로 잔뜩 도배가 된 가게에 들어가서
벽인줄 모르고 걸어가서 벽에 부딪히기도 종종해서
유리가 많은 곳에 가면 자동으로 긴장해요.

잘 잊어버리기도 해요.
전자렌지에 뭐 데우려고 넣어놓으면....참 자주 잊어버립니다.
약 챙겨먹는 것을 가장 잘 못하지요.

문을 열쇠로 여는 것도...항상 긴장해요.
열쇠 돌리는게 왜 이리 어려운지...
아마 자물쇠를 고장낸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아...한달 전에는 열쇠가 아예 휘어서 부러진 일이
있었네요.
나도 나 자신에게 경기가 날 지경입니다.
다행히 그때는 남편이 같이 없었지요.
곁에 있었다면....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짜증내고
화냈겠지요.

물 따르다가 쏟는 것도 참 잦았는데
이건 많이 고친 것 같아요.
물병만 잡으면 아주 조심하거든요.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잘 깨요...
그래서 설겆이할때도 긴장하고....
한꺼번에 이것저것 못합니다.
그랬다간 대형사고 일어나니......
그래서 일이 남보다 느리지요.

기계 만지는 것도 굉장히 겁나요.
고장낼까봐서........

내 부엌살림 중요도 1위는 냉장고...2위는 타이머입니다.
뭐든지....불 위에 올리면 타이머를 맞춰요.
타이머 없으면 태우기도 잘해요.

내가 생각해도....타인이 날 보면 참 웃기겠구나...
싶기는 합니다.
생긴거는 멀쩡한 여자가...어린애같은 실수를 달고 사니.

넘어지기도 곧잘 하구.....
부딪혀서 다치기도 잘 하고......
락스같은거 사용하는 청소할때는 옷 버릴게 너무 분명하니
꼭 허드레 옷으로 갈아입고 해야하구요.

남편하고 같이 살기 전에는.....
나는 내가 똑똑한 사람인줄 알았었지요.
그래도 공부도 잘 했고...어렵다는 자격증도
남들 몇년 걸릴 것을 몇달 집중해서 매달려서 따기도 했구요.
  주변 사람 모두가...'너 참 머리 좋다..''너 참 똑똑하다'
그렇게 칭찬해줘서 정말 그런 줄 알고 살았지요.

주변에서....내 실수에.......그렇게 화내는 사람도 없었거든요.
다들 그럴려니... 넌 덜렁대니깐....넌 꼼꼼하지 않으니깐....
이라고 이해해줬던 것 같아요.

남편 지금 차려놓은 밥도 안 먹고 말 한마디 안하고
찬바람 쌩쌩 불면서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군요.
무서워서 전 근처도 못가요.ㅎㅎㅎㅎ;;;;
전 성격도 왕소심이거든요..

내가 실수만 안 했으면 지금 밥 잘 먹고...재밌게 같이
테레비젼보면서 웃고있겠지요.

예전같으면 큰 소리로 버럭버럭 화를 냈을텐데
얼마 전에...제가 이게 바로 나니깐..이런 내가 못 견디겠으면
헤어지자고....진심으로 말했었어요.
나도 최선을 다해서 바보짓 안하려고 애쓰지만
당신 기대에는 못 따라가겠다구....
항상 긴장해야하는게 못 견디겠다구...
나하고 사는게 당신에게는 지옥일테니...
맘이 아프다구...
  나도 사랑하는 사람 괴롭히는 것 싫다구....

그 후로는 버럭버럭 고함치는 것은 현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봐서는 헤어지고 싶지는 않나봐요.후후....

아니...남편 왈....나중에 화 가라앉고 화해모드일때
하는 말은 ...헤어지는 것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저 없으면 못살겠대요.
자기는 아무리 화가 나도 헤어지는 것은 상상도 안 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런 소리를 입 밖으로 내냐고....
서운하다고 하더군요.
근데...제 바보같은 실수는 이해도 안되고
못 견디겠다는군요.

남편은 그런 실수라고는 정말 안하는 사람이거든요.
머리가 너무 좋고.... 꼼꼼하고 정확해요.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거지요.
내가 조심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방만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항상 다그치지요.

저는 남편을 사랑합니다.
같이 살기에 참 까다롭고 비위맞추기 힘든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결벽증 있고 다혈질에 화 잘내는 성격이 힘들때가 많지요.
저는....그게 저 사람의 일부니깐...
그냥 힘들어도 내색 안하고 비위맞추면서 받아줘요.

하지만 저 사람은 나를 사랑하긴 하는데
(그건 진심인게 믿어져요..)
내 단점을 못 견디네요.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내가 건성이라서 그런 실수 연발이라고
믿어요.
자기를 조금이라도 위한다면....노력하고
집중해서라도 실수를 안하면 될텐데
내가 아무런 노력하지 않고 방만하기에
그렇다고 여기지요.

하지만..전 긴장하고 살거든요.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결리다가도
남편이 잠 잘때 혼자서 한두시간 가만히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갖고 놀면....아픈 몸이 낫기도 해요.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거지요.

하루라도 실수 안하고 넘어가는 날이 없네요.후후......

더 조심하고 긴장하고 살아야지...라고 다짐할 밖에는....

남편은 그 다짐조차도 이해를 못하겠다네요.ㅋㅋ...
왜?? 당연히 사람이면 숨을 쉬듯이 자연스레 하는 일을
저능아마냥...못하냐구....
아예 내가 저능이라면 화가 안날거라구......
다른데는 멀쩡한데 왜 그런 당연한 일을 못하냐구........

나도 그 이유를 어케 아냐구요.
어렵고 힘든걸.
열쇠 돌리면 문이 잘 안 열리는 걸......

얼마전에 현관문 열쇠를 바꿨는데
제대로 못 잠궈서 한참을 헤매니 역시 남편이
기가 막히는지 말은 안하는데 얼굴이 벌개져서
화를 내더군요.

저....혼자서 계속 중얼거리면서 몇일을 외웠네요
열때는 오른쪽으로 한바퀴 돌리고 제자리에서 빼기...
잠글때는 왼쪽으로 반바퀴 돌리고 제자리에서 빼기..

남들은 쉽게 하는거지만...난 어렵구
신경 안 쓰면 안 열리거나 안 잠기구 고장까지 내는걸.....

참 괴롭네요.
어떻게해야지 실수 안하고 살 수 있을지...
매사 척척 야무지게 잘 할지.....

무조건 미리 준비하고..외우고...긴장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치면....
실수를 하네요...

IP : 119.95.xxx.9
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요
    '08.11.19 9:44 PM (121.131.xxx.127)

    전 오늘
    귀차니즘을 이기고
    김밥을 준비했습니다.

    달걀도 부쳐놓고
    시금치도 무쳤습니다.
    고부도 길게 조리고
    단무지도 얌전히 썰었습니다.

    사다놓은 햄은
    이미 아들놈이 훔쳐(?) 먹어 치웠길래
    샌드위치용 햄도 데쳐서 알맞게 갈라놓고
    밥도 지었습니다.

    싸기 좋게 늘어놓고
    다용도실에 가보니
    김밥김이 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나는 겁니다.

    그래도 오늘은 다치진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ㅠㅠㅠㅠㅠ

  • 2. 아 덧붙여서요
    '08.11.19 9:47 PM (121.131.xxx.127)

    남편분이 포기하라고 하세요

    저희 ㄴ마편은
    제가 자다가 느닷없이 없으면
    응급실에 간 줄 압니다.

    오밤에 추워서 차 마시겠다고 끓이다가 데이고
    낮에 미룬 설겆이 밤에 혼자 하다가 손 베어서 꼬매고(꽤 많이 꼬맸죠)
    위경련 일으켜서 가고 그러거든요

  • 3. ㅎㅎ
    '08.11.19 9:57 PM (211.232.xxx.148)

    글을 읽어 내려 가면서
    귀여워서 웃었습니다.
    "남편 지금 차려놓은 밥도 안 먹고 말 한마디 안하고
    찬바람 쌩쌩 불면서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군요.
    무서워서 전 근처도 못가요.ㅎㅎㅎㅎ;;;;
    전 성격도 왕소심이거든요.."

    긴장을 너무 해서 더 실수를 하는 건 아닌지
    '뭐 이 까짓껏' 하고 느긋하게 생각을 하고
    찬찬히 하세요.

    헤어지자는 말.하면 안 돼요.
    그냥 뱉는 말들이 팔자가 되거든요.
    실수가 많아도
    그렇게 귀여운 님이 한없이 사랑 스러워서 사는가 봅니다.남편분은...
    빙그레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세상에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스에 뭘 얹어 놓고
    타이머 맞추는 것 잊어서 태은 사람도 부지기스니까요.

    마음 차분히 먹고,긴장하지 말고
    그렇게 실수를 줄여나가세요.

  • 4. 원글
    '08.11.19 9:58 PM (119.95.xxx.9)

    저요님..위로해주셔서 감사해요...
    저 전에 생선 굽다가...심하게 팔이 데여서...난리가 났었어요.
    생선굽다가...팔에 한뼘이나 화상입는 여자가 세상에 어딨을까요.ㅠㅠ....
    저요님은 저보다는 훨 나으실거예요... 그래도 하소연 누가 들어주고
    위로해주니... 맘이 훨 낫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서글퍼요.

  • 5. 원글
    '08.11.19 9:59 PM (119.95.xxx.9)

    ㅎㅎ님도 감사합니다. 참 힘드네요. 좀 똑똑해지면 좋겠어요...

  • 6. 제 남편은
    '08.11.19 10:06 PM (203.238.xxx.24)

    저를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라고 부릅니다...ㅡ.ㅡ';;;
    3초만 조용하면 불안하다구요

    사실 실수를 자꾸하는 것은 긴장하기때문에 더 그런 것도 있거든요
    남편이 자꾸 지적하고 못 견뎌하니까요...
    남들도 다 이러고 산다..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 7. 마치
    '08.11.19 10:11 PM (123.248.xxx.42)

    게시판 글이 아닌 한편의 인상적인 긴 소설을 읽고 난 기분이예요.
    원글님이 실수는 많이 하시는 지 몰라도 자기 마음의 느낌과 생각을 아주 쉽고 울림있는 글로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계시네요.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한 분인 듯.
    저도 제 딸아이의 실수나 생각없어 보이는 행동에 님의 남편 분 처럼 행동하지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 8. 쨍그랑
    '08.11.19 10:15 PM (222.233.xxx.3)

    저도 원글님 못지않게 실수많이해요 어떤때는 남편얼굴보기도 부끄러울정도로 ㅜㅜ 다행히 남편성격이 느긋한편이라 왠만하면 참고 넘어가주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죠 그냥 삽니다 이혼해도 이나이에 지가 별여자 만나겠나하고^^

  • 9. 저도
    '08.11.19 10:16 PM (121.166.xxx.169)

    저고 그래요...저희 남편은...전문직인데,
    그쪽에서도 매우 꼼꼼해야 하는 분야...거기 사람들도 저희 남편보고 철저하고 꼼꼼하다고 할 정도죠.
    남편은 제가 하는 일이 마음에 안든데요.
    저희 남편은 아예 모든 것을 "불신"에서 출발합니다. 사람은 매우 긍정적인데, 일처리에서는 그래요.

    예를들면, 저는 여행갈때 여권 비행기표 열차표 같은건 구경도 못합니다.
    저를 줬다가 잃어버리면 완전 대박 피박이라고 아예 자기가 딱 간수합니다.
    한번은 같이 미국 가는데, 공항에서 제 여권이며 비행기표를 남편이 다 들고,
    직원한데 다 제출하고, 대답 알아서 다 하니까,
    입국직원이 남편한테
    당신이 왜 부인여권까지 들고 있느냐, 그녀의 패스포드니 그녀가 들고있게 하라며
    주의를 주더군요... 남편 흠짓 놀래며 잠시 저를 줬다가 입국대 나오자 마자 다시 압수...-.-+

    외국 가서도, 제가 길 잃어버릴까봐 혼자 안다니면 안되겠냐고, 그냥 하루 종일 호텔방에 있다가
    자기 일 끝나면 같이 다니자고 합니다. 누가 보면 부인 끔~찍하게 챙기는걸로 보이는데,
    그게 아니라 절 못믿고, 헤메다 자기까지 망신당할까봐 걱정되서 그러는 거에요...

    그런데요...제가 남편보다 영어도 잘하고, 일본어도 잘하고,
    대학때 답사서클 팀장 출신이라 남편보다 지도도 잘보고, 길눈도 좋아요.
    친구들 사이에서 "네비" (네비게이션)으로 불렸어요. 여행코스 일정짜는거 척척이고요.
    제가 책 출판편집 쪽에서 일했기에 꼼꼼하기로도 알아주고요..
    이런 제가 남편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집니다..
    긴장하니까 더 실수하고요.
    몇번 대박 실수를 한 뒤 그냥 남편이 알아서 하게 두고 있어요. ㅠㅠ

    가끔 "나도 꼼꼼한 사람이야~ 정말 왜 이래~~" 하면
    남편이 한쪽 입만 올라가는 "나이키" 웃음을 지어요..(비웃음이죠)

  • 10. 결혼하고
    '08.11.19 10:16 PM (121.181.xxx.189)

    나서 시댁 접시나 그릇 반은 제가 다 깼어요
    소개팅하러 나갔다가 바닥이 어항인 레스토랑에서
    발이 빠지고(옆에 틈이 조금 있두만요)
    놀이터 철봉밑 벤치에서 밤에 데이트
    하다 일어서면서 머리 박아 기절할뻔 한 적도 있어요
    몇달전에는 칫솔이 낡아서 세면기 닦으면 좋겠다 싶어
    양치질 끝나고 세면대 틈새 닦고 치우는 걸 잊어서
    담날 그걸로 양치질 한적도 우웩!!! 있어요-.-;;
    제 실수담 건망증 책을 써도 될 지경인데
    원글님때문에 위안을 받아요.

  • 11. 윗님...
    '08.11.19 10:16 PM (119.71.xxx.209)

    말이 맞아요.
    누군가 의식하기 시작하면 더더욱 일이 꼬이지 않나요?
    저도 늘 지적하는 남편앞에 스트레스 받았던 적이 많았는데요.
    정말 괴로웠어요.그래도 사랑하신다니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듯...
    전 이제 제가 반대로 남편 지적하니 미칠려고 하더군요.

  • 12. 문 여는 것도
    '08.11.19 10:19 PM (218.38.xxx.186)

    못 하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삼십중반이 다 되었는데 지금도 몸이 먼저 나가서 부딪히는 일이 왕왕 있구요... 몸에는 어디에서 다쳤는지 기억도 안 나는 멍이 기본 3개는 있어요.

  • 13. 저희 집은
    '08.11.19 10:29 PM (118.222.xxx.2)

    남편과 딸이 모두 대단한 손을 가졌습니다.
    남편의 손이 가는 것마다 망가지고 부숴지고,
    딸아이 역시 사고뭉치
    아빠는 딸아이의 실수를 볼 때면 "네가 그렇지 뭐~~~" 하면서 성장과정에서 자기를 보는 듯 한가 봅니다.
    딸아이는 실수가 거듭될때마다 '저는 아빠를 닮아서 그래요' ~~~ 안경도 1년이면 서너개는 기본,
    물 엎지르고, 깨트리고, 망가지고
    저희집은 아주 불안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것도 꽤 있어요.
    님 글 읽어보고 딸아이한테 물었습니다.
    "실수할 때 누구 눈치를 가장 많이 보게 되느냐고..."
    딸 아이 하는 말이 - 아빠 눈치를 가장 많이 본다고 하네요.
    이제부터라도 실수끝에 다그치지 말아야 겠네요.
    님 남편분께 말씀드리세요.
    그래도 우리집은 나 하나 아니냐구요?

  • 14. ㅠㅠ
    '08.11.19 10:34 PM (58.120.xxx.245)

    저어릴때 제동생이 그래서 이상하다 그랫는데
    지금 제딸이 그러네요 ㅠㅠ
    방금도 사고큰것 하나쳐서 ㅜㅜ
    정말 맘먹고장만한 살림살이를 덜어드려 부셔놨어요
    가격도비싸지만 구하기도힘든건데 흑흑
    제딸이 남들 말하기로동화속에서나온애 같다고 ,,,정말 온순하고 얌전한 앤데
    손에 뭐가 달렸나 부시고 떨어뜨리고 흘리고 그것도아니면 자기가 자빠지고
    저 성격급해서설겆이 해도 물 튀기면서 그릇 던지는 수준으로 막해도 정말 그릇한개도 안깨지던데
    우리 애 왜 그러나요?? ㅠㅠ
    원글님껜 죄송한데 주변사람 힘들긴 힘들어요 ㅠㅠ

  • 15. carmen
    '08.11.19 10:35 PM (122.46.xxx.34)

    원글님 아무 잘못 없습니다. 그런 소소한 실수(사실 실수랄 것도 없어요. 이런 걸 뭐라하나?) 를 가지고 불같이 화내는 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 정도 덜렁대는 것 다른 남편은 다 귀엽게 봐주고 , 차 타다가 머리 찧으면 놀라서 걱정해 줄 망정 그렇게 부인을 바보 취급하지 않습니다. 방금 산 날 시퍼렇게 선 독일제 식칼로 고기 썰다가 자기 손가락도 고기로 착각해서 왼손 검지 손톱 부분 3분의 1 잘라버린 사람도 봤습니다. 부인의 사소한 부주의를 어찌 면전에서 그리 핀잔을 줄 수 있나요. 님이 그런 귀여운 실수를 하는 이유는 님의 마음씨가 그악스럽지 못하고 순하며 사물을 보는 눈이 평화스럽기 때문입니다. 남편에게 절대 기죽지 마세요 그 정도 실수 안하고 사는 사람 별로 없어요. 님의 남편은 그런 실수 안 한다니까 그 별로 없는 축에 끼는군요. 사소한 실수 하나 없이 조금도 덜렁거림 없이 , 얼음 같은 사람이 바로 증류수예요. 증류수 마셔보세요. 바로 설사 좍좍 하게 됩니다.

  • 16. 원글
    '08.11.19 10:53 PM (119.95.xxx.9)

    와...잠시 나갔다 왔더니...댓글이 많아져서 깜짝 놀랬어요.
    다들 감사합니다. 제가 쓴 글...제가 한번 읽어보니...ㅠㅠ;;;
    한심하기도 하고....다른 분들 걱정에 비하면 어찌보면
    참 사소한 것갖고 하소연하는 듯 보여서 부끄럽기도 하고...그렇네요.
    남편을 사랑하긴 하지만..... 무서울 때도 많아요.
    사는게 무겁다고 느껴질때도 많아요.
    계속 혼나고...야단맞고...눈치보고 ......반성하고 .....
    아마 평생 이러고 살아야겠지...싶으면 ..갑갑하지요.
    너무 심하게 주눅들때는 소리치고 대들고 그러고 싶기도 하구...
    아까 잘 차려놓은 밥상 그대로 치울때는 동전 쏟은게 그리
    화낼 일인가 싶어서 순간 울컥 화가 치밀어서
    머리 속으로 밥그릇을 바닥에
    내팽개치면서 '나도 힘들어'라고 비명지르는 내 모습이 보여서
    화들짝 놀랐네요. 물론, 실제로는 극소심이라....혹시라도
    더 화낼까봐 무서워서 얼른 조용히 밥상 치웠지만요.
    실수.....정말 안 하고 야무지게 살고 싶어요.
    그런데 아무리 조심하고 다짐해도 왜 그리 고장내고 깨고
    망가뜨리고 부딪히고 잊어버리구......
    남편은 내게 항상 정신이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그러는데....
    내가 멍하게 넋을 빼는 습관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지요.
    일부는 인정해요.
    남편에게 서운한 것 참 많지요. 날 조금 이해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배려는 작은 사람이거든요.
    내가 계속 더 변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겠지요.
    상대 원망해봐야...바뀌는 것 없고 화병만 생기니깐..
    그냥 내가 부족하고 모자라니.....더 노력해야지...라고
    계속 되뇌여요. 남편이 조금만 느긋하면 참 좋겠는데.......
    내가 빠릿해지는게 상대를 바꾸는 것보다는 쉽고 빠르겠지요.
    노력하면 할 수록....더 긴장해서 엉뚱하고 새로운 실수가
    개발되구...후후..악순환이네요.
    위에 분들.....다들 이해심 있는 남편 하고 사는게 부럽네요.
    그래도 기분이 한결 풀렸어요.
    나같은 사람이 있구나.. 다들 그래도 가정 잘 꾸리고
    잘 사는구나.... 나도 잘 살 수 있지....하는 위안주셔서
    감사합니다.

  • 17. 원글
    '08.11.19 10:57 PM (119.95.xxx.9)

    글구....제 편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남편이 못된 것도 사실이구..나도 지나치게 실수하는
    것도 사실이니 자기 낯에 침뱉기라서...아는 사람에겐
    말하기가 힘들어요.고맙습니다.
    저도 힘들구....남편도 힘들구..어찌 이리 안 맞는 사람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을까요. 연애할때는 정말 몰랐네요.ㅎㅎ...

  • 18. carmen
    '08.11.19 11:10 PM (122.46.xxx.34)

    원 글 님의 마지막 글 읽어보니 남편의 정도가 심각하군요. 제가 보기에는 원글님 참 양순하고 착해보이는데 그 값어치를 몰라주네요. 그대로는 힘드실 것 같네요. 남편분의 문제가 너무 커요.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마시고... 남편분 설득해서 정신과 모시고 가서 상담 받아보세요. 다른 보통 남편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부부가 같이 외출했다 돌아와서 키 가진 부인이 아파트 문을 연다 . 그런데 그 문을 못 열어 끙끙 댄다 . 남편 빙긋이 웃으며 내가 해 볼께. 쉽게 열린다. 남편이 웃으면서 말한다. 나 따라서 복창해." 나 , 자기 없으면 못 살아요 " 둘이 깔깔 거리며 웃는다. 필부 필부들은 대개 이러고 삽니다.

  • 19. 가로수
    '08.11.19 11:14 PM (221.148.xxx.132)

    나와 다른점 때문에 사랑하여 결혼하지만 그점때문에 싸우고 헤어진다고해요, 저도 비슷한 구도로 산답니다 특히 시댁식구들은 모든것이 철저한 사람들이라서 늘 모범생앞의 열등생같은 느낌으로 살았여요 아주 오랜세월동안. 그런데 마음에 대한 공부도 하고 성찰도 하면서 나의 부족한 점이 열등한것도 모자란 것도 아니란 생각을 했어요 다른것뿐이라구요 강박적인 시어머니에 비하여 낙천적이고 헐렁한 내성격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몰라요 이제는. 두분이 대화를 많이 나누세요 그리고 내게는 쉬운것이 상대방에게는 참 어려운 것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면 많이 달라지실거예요.MBTI검사나 에니어그램을 부부가 함께 한다면 다른 너와 나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하게 되더라구요
    주눅들지 마세요, 나의 기본 성향중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실수연발할 수 밖에 없는 무엇이 있는건데 그건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심해질거예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남편도 그렇게 봐줄 수 있도록 나를 많이 표현하세요 다른 얼마나 많은 좋은 점을 가지고 계신대요.

  • 20. 인생 공부
    '08.11.19 11:34 PM (124.254.xxx.127)

    82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세상 사람들의 다양성에 대해 알게 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오늘도 공부 하나 하고 갑니다.
    내게는너무나 당연한 어떤 일이 다른 사라메게는 힘든 일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런 일이 내 눈앞에서 일어났을 때 화내지 않기.
    잘 기억해두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생각하게 해주신 원글님인데요...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실수하시더라도 다치지는 마세요.^^ 긴장하지도 마시구요.^^

  • 21. 음..
    '08.11.19 11:34 PM (124.54.xxx.18)

    원글님이 실수를 자주 하시는게 아니라 그저 남편과의 코드가 다를 뿐인 것 같아요.
    그걸 배려하고 조금씩 이해해주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
    누군갈 의식하면 더 긴장해서 실수하게 되는 거 맞아요.
    남편분 조금만 느긋이 기다려 주시고 이해해주면 더 좋을껀데..
    밖에서도 아니고 집에서 이렇게 긴장하고 계신 거 정말 힘들쟎아요.

  • 22. ...
    '08.11.19 11:53 PM (118.223.xxx.66)

    와. 우리 남편과 같은 분이 계시군요. 반가워요.. ㅠ_ㅠ

    상대방 입장에서 열불이 나는건 사실이랍니다. 그래도 같이 살아야 하니 실수했을때 얼른얼른 대처하는 꼼수도 늘어나더군요. 얼른 동전 같이 줍기, 티슈로 얼른 닦아주기, 현관문 대신 열기 등등....

    저도 처음에 화를 엄청 냈었거든요. 이해가 안되서요. 그런데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정말 못해서 그런거라는걸 알게 된 다음에는 아들 키운다 생각하고 삽니다.
    남편분도 딸 키운다... 생각하시고 사시면 좋을텐데... 힘내세요!

  • 23. 저희남편
    '08.11.20 12:50 AM (58.225.xxx.228)

    그런 제가 너무 웃기다는데요..귀엽다고..
    그래서 저보고 맨날 아이같다하구 ..초딩..
    저는 너무 당당히..나 그런줄 몰랐어?ㅋㅋ
    뻔뻔하죠?
    그냥 그러려니 해주는데..
    아예 제가 실수할것같은건 자기가 미리 챙기고..
    그래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남편이 제게 너무 잘하는것 같다그래요..
    ㅋㅋ 원글님처럼 저두 주변에선 똑똑하고 야무진줄 알거든요..
    그런데 제가 모든일 완벽하게 해내도 남편이 지금처럼 저를 잘도와줄까싶어요..
    전 그래서 실수하는거 일부러는 아니래도 신경은 안써요..
    너무 완벽하면 매력 없다고 위로하면서..ㅋㅋ
    대신 원글님이 다짐하시듯..
    동전지갑이나 유리병은 왠만하면 손안대고..
    계산은 꼭 카드로...안열리는 유리병..남편 퇴근때까지 못 연적도 있어요..
    잘안열리는데 너무 힘주다 깨질까봐..
    ㅋㅋ그래서인지 남편 퇴근하면 집에 일찍오고 집안일도 잘도와주고
    쇼핑가서도 위험한건 자기가 미리 알아서 하고..
    그냥 그런 본인을 인정받으세요..
    그거 큰 잘못아닌데..사람이 어딘가는 부족할수도 있고 그런거잖아요..
    참 남편 왈"다만 아이만 어디 두고오지말라고.."

  • 24. 추가
    '08.11.20 12:54 AM (58.225.xxx.228)

    저도 다림질하다 종아리 10센티 넘게 디어서 여름엔 맨다리로 못다녀요..
    저희 시엄니" 넌 뭔 다림질은 그렇게 많이 하길래 그렇게 많이 디었냐?"
    ㅜㅜ!저 한달에 한두번..
    그담부터 남편이 다려입어요...

  • 25. 으하핫
    '08.11.20 1:08 AM (222.123.xxx.192)

    완전 저의 모습을 그대로 써놓은거네요 ^^ㅋㅋ
    저는 신랑이 마트가면 깨지는것이 진열되어 있는 곳은 가지 말라고 해요 ㅠ.ㅠ
    항상 마트가면 제 뒤를 따라오는 신랑은 그래두 저 귀엽다구 웃어줘여 ~~ㅋㅋ
    잔돈 안받아오는건 뭐..워낙 자주 있는 실수랍니다 !!
    근데 신기하게도 다시 가서 달라그러면 주셔여~~계산원들 기억력이 좋은듯 !!

  • 26. 그정도는
    '08.11.20 1:41 AM (24.20.xxx.32)

    그정도 실수는 누구나 하지 않나요. 저도 맨날 덜렁대고 여기저기 잘 부딪히고 잘떨어뜨리고
    뭐든지 어설프지만 한번도 그런걸로 남편이 화를 낸적은 없어요.
    동전 좀 쏟아졌다고 화가 나서 집에 와서 식사도 안하다니 남편분이 좀 많이 심하세요.
    정신과 치료를 좀 받으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항상 긴장해서 사시다가 원글님 병 나요.
    실수를 가끔 하는건 정상이고 그 실수에 님 남편분처럼 심하게 반응하는게 비정상이예요.
    님도 문제지만,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가 정말 많이 힘들거예요.

  • 27. 그녀
    '08.11.20 1:55 AM (210.105.xxx.42)

    그정도 쯤이야...
    만약 나 같은 여자 델꼬 살았음 진짜 헤어지자고 했을 분이네요 남편분 ㅋㅋㅋㅋ
    전 님보다 더더더한데
    하나하나 다 까발기면 부끄러워서 그냥 참을께요
    제 남편은 저를 사고뭉치 귀염둥이 딸래미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결혼 6년동안 차 비상 깜빡이 켜고 응급실 날아간게 벌써 몇번인지~
    그 모든게 실수로 베이고 찍히고 다치는 ㅋㅋ
    요즘은 아예 원천 봉쇄를 합니다
    가령 베란다 창이 스르륵 잘 열려 끝까지 열리면
    제가 두개 겹치는 부분에 손가락 넣고 부러뜨리기 때문에 ㅋㅋ
    끝 부분까지 안열리게 장치 해두는 정도
    이렇게 사소한 부분들에 신랑이 스스로 신경쓰더군요
    아마 님 남편도 언젠가는 스스로 맞춰나갈꺼예요
    님 엄청 귀엽자나요!!^^

  • 28. 사람마다 다 다름이
    '08.11.20 2:00 AM (124.49.xxx.204)

    있는데.
    자신의 잣대만 원글님께 요구하는 남편분이 .. 좀 그렇네요.
    왜냐면.. 원글님이 흔들리거든요.
    원래대로라면 원글님은 어리숙한 행동을 하며 살더라도 스스로의 인생은 충분히 완성도 있게 성취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본인의 의사대로 잘 살고 있는데
    간혹 어리숙한 행동을 함에 있어서 남편분이 분노하고 질타를 하니
    나는 잘못 된 것일까. 고쳐야하는 것일까.. 자존감이 흔들리잖아요.
    그게 안타깝군요.
    남편분은 원글님이 자신과 다른 사람이란 걸 인정하고 이해하면 좋겠어요.
    자신의 잣대로 원글님을 재면 본인도 힘들고 원글님도 힘들고.
    원글님에게서 나올 본인에대한 애정도 어그러지겠군요.
    남편분 성격에.. 원글님의 실수가 힘들기야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원글님 너무 작아지지 마세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에요. 그러거나 말거나 어쩌란건데..라고 사시면 안될까요.
    윽박지르거나 화내거나 삐치는 거에 너무 상처받지 마시면 좋겠습니다.
    경우가 된다면 에니어그램이나 mbti 혹은 .. 뭐라도 좋으니 인간이 여러 군상이 있고 상대방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나도 변하고 상대도 변해야지 내 잣대로 상대에게만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고 이뤄지기 어렵다는 걸 남편분이 이해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물론 이론과 이해는 다르겠지요. 하지만 이론도 접하다보면 머리도 따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고..
    덤으로. 원글님 글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글재주가 좋으시네요. 또 오른쪽왼쪽 열쇠돌리는 모습의 표현도 어찌그리 귀여우신지요..
    음.. 또.... 담에 열받으시면 상도 확 뒤집어 엎어버리십시요^^
    행동의 의외성이 있어야 사는 맛이 나지요. 남편분도 좀 달라지실 겁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원글님의 속을 확 뚫어 드릴 겁니다. 성격적으로 윽박지르거나 큰 소리로 화내는 것에 움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번 그 끝을 뚫고 치솟을 만큼의 화를 내 보시면 원글님도 지금처럼 점점 소심해지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자꾸 작아지지마세요. 원글님은 충분히 괜찮은 분입니다. 그걸 못 알아보고 자신의 잣대로 답답해하시는 남편분의 시야만 넓어지면 됩니다. 힘내세요.

  • 29. 달달한 생활
    '08.11.20 4:58 AM (61.77.xxx.40)

    와아~ 예상외로 모두들 원글님편이네요. 전 남편분쪽이 더 이해가 되지만서도 역시 원글님의 글을 읽곤 귀엽다, 사랑스럽다라는 생각도.....
    제 경우엔 결혼해서 남편과 그의 형제들의 실수들을 경험하고 어쩔 수 없이 뒷처리를 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예사로이 여길 일이 아니다 싶어지던 케이스입니다.
    시누이인 저희 형님은 대외적으론 똑똑하고 무슨 일에나 열심인데 생활면에선 사소하면서도 방치하면 위험할 실수가 연발이었어요. 출근해서 집으로 전화해서 아무래도 대문에 열쇠꽂아놓고 온거 같다 한번 가봐달라..차한잔마실려고 물을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나온듯 싶다.. 애 놀이방시간을 깜박했다.. 암튼 부지기수였죠. 제 남편도 만만찮게 야무지지 못해 처음에 상처하나 없던 몸이 지금은 꽤나 흉한 상처들이 잔뜩 늘어나 버렸습니다. 정말 안생겨도 될 흉터여서 볼때마다 속으로 혀를 차곤 합니다. 그쯤되니 쳐다보고 있으나 안보고 있을때나 상상이 되고 불안해서 신경이 잔뜩 곤두서서 잔소리를 절로 하게 되더군요.
    아, 제가 하고픈 말은 원글님의 남편께선 원글님의 작은 실수하나하나를 트집잡고싶어 화내시는 건 아닐거라는 겁니다. 그 작은 실수라는 것이 행여 큰 위험이라 것의 도화선이 되지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어서라고 보여집니다만........그런데 웃기는 건 우리 형님은 여자여서 그런지 실수가 줄어드는데 울 남편은 나이먹으면서 실수가 계속 늘어가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여자의 신경세포는 발달한다로 결론을 내리고 원글님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 원글님 남편분께도 동지로서 위로를 ㅠㅠ)

  • 30. ㅎㅎ
    '08.11.20 5:17 AM (96.21.xxx.220)

    원글님과 저, 원글님 남편과 제 남편,
    거의 똑같습니다. 신기하네요~
    전 원래 소심한 성격은 아닌데, 그렇게 매번 지적하고 화내는 남편과 살다보니 소심해졌습니다.
    연애할땐 계속 부딪히고 떨어뜨리고 하는거 귀엽다 했는데,
    살면서 10년넘게 그래버리니 질려하는거 같습니다.
    멀쩡히 잘 하던 것도 남편만 옆에 있으면 잘 못하고
    내내 잘 두던걸 한번 잘못 둔 날 남편이 급하게 그걸 찿고, 뭐 그런 일의 연속입니다.
    나중에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지만 당시엔 정말 땀이 나죠.
    잔소리 듣기 싫어서 뭔갈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는 모습이 문득 화가 나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다 타고난 건데..
    그런 사람 특징이 또 자기 성격때문에 와이프가 당황하고 있는거 보는거 싫어하쟎아요.
    근데 또 저는 당황한걸 도저히 감출 수 있는 스탈이 못되고.
    원글님, 그래도 좀 다행인건요,
    나이드니 좀 나아집니다. 저야 특별히 나아질건 없고요 ㅎㅎ
    남편 말입니다. 본인은 여전히 눈감아주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조금 느슨해지는게 보여요.
    서로 기분 좋을때 원글님도 이러저러해서 내가 맘이 이렇다 하는걸 남편분에게 말씀해 보세요.
    자꾸 얘길 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게 필요합니다.
    빨리 반응이 오진 않아도 세월이 가니 반응이 있긴 합니다.

  • 31. DD
    '08.11.20 9:16 AM (211.189.xxx.101)

    넘 귀여우신것 같애요. 솔직히 제 주위에 그런 친구 있으면 진짜 귀여울 듯. 병 다 깨고 그러면 좀 위험하긴 하겠는데..
    드라마 보면 재벌2세랑 결혼하는 캐릭터들은 다 그런 스탈..농담이구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실수 하지 말아야 겠다.너무 긴장하니까 더 그럴수 있잖아요.. 남편이 더 많이 사랑해 주시고 감싸주셨으면 좋겠네요.

  • 32. ㅎㅎㅎ
    '08.11.20 10:09 AM (211.210.xxx.30)

    순정만화 주인공 스타일이신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딱 저희 남편 같으세요.
    뭐든지 손만 대면 깨고 엎어지고 뭔가 불안한.
    저도 맨날 뭐라고 타박하는데 그게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군요.
    하기 싫어서 그런줄 알았어요.
    타박을 줄여야겠군요.

  • 33. 반가워요
    '08.11.20 11:35 AM (58.229.xxx.27)

    저같은 분이 계셔서 반갑습니다.

    저는 주방일이 3d업종입니다.
    걸핏하면 화상입고... 화상을 입어도 꼭 손가락 관절부위에 입습니다.
    설겆이 하다가도 손을 베는데요. 언제 베었는지도 몰라요.
    주전자 냄비 태워먹는건 주특기구요.
    도마에서 썰다가 도마가 발가락쪽으로 떨어져
    상처입어 한달 정도 고생했었습니다.
    약사분이 떨어지면 좀 피하시지 그랬냐고~ 그러시더군요.

    글고...잘 넘어집니다.
    고등학교때 수학문제 풀러 칠판 나가서 자리로 돌아올 때마다 넘어졌구요.
    지금도 시멘트바닥에서 자주 넘어집니다.
    어른이 되서 넘어지니
    참 ㅡㅜ 쪽팔리더군요.(지송, 더이상 적절하고 교양있는 표현이 생각이 안나서요)

    언젠가 한번은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계단에서 넘어졌는데요.
    그 순간에도 필사적으로 음식쓰레기를 보호하려고
    무리를 하다가 무릎이 무지 깨졌습니다. 그 무릎 정말 몇주 갔었어요.

    그외에도 무궁무진합니다.

    남들에게 주로 듣는 말은 "차분해 보인다""참하게 생겼다""살림 잘할거 같다"입니다.
    실제로 차분해보이는 외모때문인지 차분하다고 아예 믿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나저나
    원글님,
    그런 문제로 힘드시면 부부 상담 받아보자고 남편 꼬셔보세요.
    아마 전문가 입장에서도 정신적으로 건강한 건 아내쪽일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쉬미다)

  • 34. 제얘기
    '08.11.20 11:48 AM (59.29.xxx.101)

    원글님 글 읽다가 답글 달려고 로그인했네요. 원글님의 실수에 남편분이 화를 낸다는 것도 저희집과 똑같습니다. 주눅든다는 것도 똑같구요. 글을 읽다가 갑자기 서러워져서 눈물이 울컥...ㅜㅜ 저희도 제가 밖에서 실수하면 화를냅니다. 욱~!하고 올라오는게 보이죠. 그리고 무슨일이 잘못되도 다 제탓을합니다.전 억울하지만 같이 댓거리 안하고 시선회피하고 아무말안해요. 속으로는 왜 다 내탓이래!!하고 고래고래소리지르고 싶지만 그러면 아주아주 큰싸움이 날까봐 얼굴만 벌개진체로 입꼭다물고 가만히 있어요...그런게 가슴속에 멍울이 맺혀서 가끔 혼자있을때 느닷없이 울음이 터집니다...저희 남편도 제가 실수로 뭘 떨어뜨리면 또그러냐, 너 꼭 그럴줄 알았다 그럽니다. 베란다 창을 닫다가 힘조절이 안되 오래된 잠금장치가 떨어지면 암튼 너때문에 남아나는게 없다고 하면서 화를 냅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저희집 분위기가 냉랭해지지요. 사실 밖에 나가서는 꼼꼼한편에 드는데 집안에서는 남편앞에서 긴장하느라 더욱 실수를 해요...하지만 제가 하는 실수는 보통 많이 하시는 분들의 반의 반도 안되는 실수얘요...그런데도 저희 남편은 항상 제탓을 하고 화를 내고 전 속으로 가슴에 멍이 들어요...

  • 35.
    '08.11.20 12:35 PM (210.123.xxx.170)

    눈물 나려고 해요.

    저요, 밖에 나가면 저처럼 똑똑한 사람 없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꼼꼼하고 차분하다고 해요. 살림 잘한다는 말도 많이 듣고요. 집도 반짝반짝, 음식도 열심히 하고 빨래도 새하얗게 하고 욕실에 늘 보송보송한 수건 꽉꽉 채워놓구요.

    그런데 남편 앞에만 가면 주눅이 들어요. 제가 뭐 하다가 자주 부딪쳐서 멍들고 피 나고 하거든요. 며칠 전에는 남편이 아끼던 물건을 하나 깨뜨렸는데 제가 울음을 터뜨렸다니까요.

    그 주눅들고 소심해지는 심정 너무 이해가요.

  • 36. 저희도 비슷...
    '08.11.20 5:22 PM (119.192.xxx.125)

    지난 토요일 남편이 차에서 내려주고 저는 약속이 있었는데,
    남편이 다시 와서 저를 픽업하겠대요.
    '아까 내린 그자리에 았어'하는데 머리속이 하얘지는 거예요.
    당근 그런건 기억 못하죠. 다시 물어보니, 아까 그자리. 그래도 몰라?
    30 분쯤 그 장소를 찾아 헤매고 남편은 더 상세한 설명은 없이
    바보냐?고 호통치고, 긴장해서 더욱 헤매는...
    저희도 그래요. 남편이 조금만 편안히 대해주면 더 잘할텐데,
    항상 이런식이예요. 저도 제 얼굴보면 누구든 '야물딱지게 생겼다.
    차분해보인다. 분위기있어 보인다...' 그런데 실제는 남편 앞에 주눅든...
    대외적으로는 남편보다 직위도 높고 통솔하는 입장인데 집에서는 늘 그래요.

  • 37. 원글
    '08.11.20 5:38 PM (119.95.xxx.148)

    지금 저 당황했어요.ㅠㅠ;;; 댓글이 더 있네요. 하나씩 읽어보니
    고마운 조언들이나 충고,위로가 가득이네요.
    어제 밤에 마지막으로 댓글들 읽고나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었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참 뒤로 밀려서 읽는 사람도 없을 글에 다시 감사하다는 댓글을
    다는게 의미가 있나?하고 생각을 하다가.... 댓글들 하나하나가
    너무 정성스럽고 길어서.... 조금이라도 고마운 마음을 그냥 표현하고
    싶어서 주책스럽게.... 더 적어요.
    (제가 오지랍이 넓고 주책스러운 것도 남편이 질색하는 부분이지요.
    감정과잉이라구.....)
    남편에게 상담을 권해보라는 조언들이 많았는데......
    솔직히 그건 제게는 불가능해요. 왜냐면 저는 그 뒷감당을 떠올리니
    벌써 심장이 두근두근 무섭거든요.
    하지만...역시 감사한게...서서히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는 열등감에
    빠져서..종종 혼자서 울기도 하구....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이 너무
    많아졌어요. 자존감이 사라지고 있었나봐요.
    그러면 그럴 수록 주눅들어서 더 실수하게되구....
    근데....내가 잘한 것은 아니지만, 남편도 완전히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인 조언으로 들으니...왠지 좀 씩씩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같은 상황에서....'내가 맘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니 당신이 그러는거
    너그럽게 보듬어줄께.....당신도 부족하니깐....'이라고 남편이 화를 내도
    좀 편안한 마음으로 대하려구요. 그냥 낙천적으로 헤헤~~ 거리면서요.
    글구....같은 심정이라고 자기 이야기 해주신 분들 고마워요.
    저도 작은 실수하고나서...특히..남편이 화낼거라고 예상되면
    어린애처럼 그 자리에서 울기도 해요. 겁이나서...ㅠㅠ...
    남편이 나한테 폭력을 쓰지는 않지만....그냥 심하게 화를 내는
    모습이 참 무섭거든요. 마치 보이지 않는 주먹으로 마음을
    얻어맞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요.
    전혀 내 잘못이 아닌데....남편이 지레짐작하고 내가 또 실수했으려니
    하면서 막 심하게 화부터 낼때도 사실 잦아요.
    참 억울하고..속으론 대들고 싶지만..그냥 싸우는게 싫어서 저도
    시선피하구 그냥 입다물고 묵묵히 있어요. 남편이 화낼때
    내가 맞대응하면 말대답한다고 더 화내니깐.......
    그래도....아직은 남편이 많이 좋으니깐..참 다행같아요.
    제 특징이....안 좋은 기억은 정말 금방 잊거든요.
    분명히 몇일 전에 억울하게 오해받아서 심하게 혼났는데.....도대체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기억이 안나네요.
    우리 남편은 컴퓨터처럼 모조리 내 실수를 기억하는데...;;;;
    나는 왜 남편이 잘못한건 기억이 안날까요?
    이러니...실수가 잦은건가..싶기도 합니다.
    어떤 분 말씀처럼 세월이 흘러가면 서로 조금씩 나아져서
    편안해지면 좋겠어요.
    제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셔서..댓글 달아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구...울 남편 문제많다고 해주신 분들에겐 특히나.....더 감사...
    남편 이해한다고 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해요.
    자존감도 참구....움추려들지말구...주눅들지말구..그냥
    원래 성격처럼 헤헤~~ 거리고 뻔뻔하게 대하구...
    그러면서도 남편이 얼마나 괴로울지 떠올리면서
    웃으면서 노력하구..... 이래야겠어요.
    웃으면서 노력하면 긴장해서 더 실수하는건 없어지지 않을까요?
    다들 넘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하나 다 복사해서 일기장에 저장해놨어요.

  • 38. 오리아짐
    '08.11.20 5:39 PM (118.42.xxx.27)

    원글님/
    저도 님과같은 과입니다.
    지금 5학년 갓 넘었는데요.
    아직도 그릇 잘깨고 잘 넘어지고 잘 데고 사고칩니다.
    (어렸을때부터 엄니가 "넌 손에 까시가 달렸냐? 왜 네손에만 가면 그렇게 깨지냐"라는 말씀까지들었답니다.)
    얼마전에 산에 갔다가 넘어져서 갈빗대 네대가 나가는 대형사고까지.....

    전 제 마음을 바꿨답니다.
    그냥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하고.
    해서 그릇은 잘 깨지지 않는 코렐로 전부 바꾸구요.
    유리 그릇은 될수있으면 사용을 안하는 편이구요.
    (아직도 유리로 된 찬통은 평균 일주일에 하나씩은 이가 빠집니다.)
    냄비 자주 태우구요. (손잡이까지 녹아내릴 정도로.....)

    헌데 예전에 어른들께 들은 말씀으로는
    손에 살기가 있는 사람이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하시거든요.
    어쩌겠어요. 제 팔자가 그런걸......

    각설하고 사람이 긴장을 과도하게하면 더 실수가 잦아지거든요.
    남편과 조근 조근 그런 얘기를 하시고(당신때문에 너무 긴장이되서 더 실수를 한다라고.)
    남편 분도 원글님을 조금 이해를 하셔야겠고
    원글님은 마음 편히가지셔야겠어요.

    남편분의 이해로 더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바랍니다.

  • 39. 아저씨가
    '08.11.20 5:47 PM (218.237.xxx.106)

    아저씨가 굉장히 못됐습니다.
    그런 사람 신경쓰지 말고 사세요.

  • 40. 원글님 파이팅!
    '08.11.20 5:56 PM (121.131.xxx.2)

    원글님, 저도 비슷해요.근데 원글님 남편이 방에 쳐박혀 있다는거 보니까, 슬프네요. 남편분이 나빠요.
    저 애기 업거나 안고 택시타면서 애기 머리 맨날 부딪힙니다.
    임신했을때는 애기 잃어버릴까봐 참 걱정됬었어요. 그리고 저희 남편도 짜증 좀 내는데요, 가끔 저도 화 버럭 내줍니다. '어쩌라구!' '그럼 오빠가 좀 해줘봐, 멀찍이 서서 짜증만 내지말고, 내가 당신 부인이지 남이야? 하고요. 솔직히 본인이 생각하기도 배려가 너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리고요, 그런거 그냥 넘기세요. 저도 옛날엔 아~ 챙피해 하기도 했는데요, 이젠 그냥 제 살림이니까 "부러지면 고치면 되고~" 생각합니다. "부서지면 사면 되고~" "이것들은 다 소비재인겨.." 라고 생각해요..원글님도 '이까이꺼~' 정신으로!

  • 41. 저희도 비슷...
    '08.11.20 5:59 PM (119.192.xxx.125)

    저도 원글님 같은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어느날 더 이상 남편을 일방적으로 이해하고 싶지는 않아졌어요.
    참고 참았던 분노가 어느날 폭발했고요.
    그후 일방적으로 저만 문제가 많은 줄 알았는데 어느날 남편의 자격지심과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니 남편에게 주눅들지 마세요.
    답은 없네요, 쓰고보니...
    제 경우는 일에 늘 몰입하는 편이고, 집중하는 것 외에는 신경을 안써요.
    책읽다 정거장 2-3 구역 더 가는건 부지기수이고, 다시 타고도 또 2-3 구역 더 가서
    왔다갔다하기 예사죠. 남들 다 하는 걸 못하는 게 많아요.
    혼자 머리감는 것도 중2 정도 되서야 했고, 성냥도 못켜고, 계란도 무서워서(깨질까봐)
    못 깨고, 개있을까봐 지금도 길에 다닐 때 조심하구요. 장독대도 못 올라가고,
    연필도 못깍고. 그런데, 하나씩 극복해왔고, 주의력 조차 신경쓰면 조금씩은 좋아지더군요.
    조금씩 신경써서 고쳐보세요.

  • 42. 공감해요.
    '08.11.20 6:06 PM (211.169.xxx.125)

    원글님~ 다른 분들 웃으면서 힘내라 덧글달았는데요.
    저는 그 답답함이 느껴지고 뭔지 아니까 참 맘이 그렇네요.
    저는 님의 마음을 너무나도 이해한답니다. 저랑 똑같습니다.
    저두 한 인간을 만나기전까진 제가 똑똑하다고 느꼈고, 늘 자신감 있고 밝았어요.
    물건 잘 잃어버리고 흘리고 깨지고, 비록 그로인애 제 손발이 고생하고 돈이들고 스스로 한심하단 생각 가끔씩 했었어도 다른 부분에서 뛰어나고 이런건 대수롭지 않다 여겼죠.
    그치만 그걸 이해해주는사람만 만나다가 가장 가까워야할 사람이 그걸 이해못하고 절 나무라니..
    정말 힘듭디다. 첨엔 스트레스만 받았는데....나중엔 막 겁나고 그 상황자체가 힘들었어요.
    내가 왜 저사람때문에 아무것두 아닌 이런걸루 이런생각까지해야하나...?

    이런거 말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게 왜 아무것두 아니냐?
    니가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면 이렇게까지 화나지 않는다.
    나를 무시하는거 아니냐? 니 태도에 더 화가난다..이런 싸늘한 대답..ㅜㅜ
    전 아무렇지 않은 말도 그사람은 기분나빠하고 화내구요. 그사람이 아무렇지 않은말은 제가 화나요.
    내물건 내가 잃어버리는데 니가왜? 일일히 간섭하냐.싶다가도..욕먹기 싫으니 긴장하죠.

    그래두 님은 거짓말은 안하시네요.
    전 제 맘대로 하고는 싶고....욕은먹기 싫고....거짓말도 많이 했어요.
    몰래몰래 행동하고 그럴땐 휴...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맘한구석 불편하죠.

    책하나 추천합니다.
    " 남편의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
    저희랑 같은 문제 있었떤 부부 이야기에요. 정말 또~~옥같아서 저 막 울었어요.
    남편한테 불량품취급받는 나름 똑똑한 여인 이야기.
    그런부인이 답답하고 미칠것같은 남편이야기..
    여자는 이대출신 활발한 대학교수구요. 남자는 서울대나온 범생이 스타일 꼼꼼사업랍니다.
    거의 결혼 20년되었구요.

    전 제가 이책보고 그 책보여줬답니다.
    천마디 대화.편지보다 훨씬 효과좋았어요.
    힘내세요.

  • 43. 여기 또 한명
    '08.11.20 6:25 PM (116.120.xxx.13)

    저도 손 번쩍 듭니다....저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남편 성격 치밀하다...마누라 없으면 못산다...지 기분 좋을 때는 마누라 쫗아 죽는다...
    그러나 성격이 정말 지랄맞아서...마누라가 자기 말의 의도파악을 바로 못 하거나, 시키는 일에
    실수가 있을시에는 정말 강에 뛰어들어서 죽고 싶게 만든다...

    저는 저희 남편이나 원글님 남편에게 문제가 정확히 50%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남편이 원하는 대로 꼼꼼하게 못하는 마누라에게 나머지 50%의 문제가 있겠지요.

    태어나면서 그래도 남들에게 똑똑하다는 소리만 듣고 자랐고, 버릴 거 하나 없다는 소리 듣고 살아온
    저에게는 정말 자존감이란 것 자체를 무력화 시켜서 이런 대접을 받고 사느니 강으로 뛰어들고 싶은
    생각밖에 안들게 만듭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남편을 향한 마음의 문이 꽤 많이 다친 상태입니다.
    오죽하면 핸폰 메모장에다 항상 적어놓고 다니네요. "남편 앞에서는 한마디 한마디 조심하자..."
    저희 남편은 아마 제 마음이 닫힌걸 상상도 못할겁니다.
    맨날 저한테 세상에 마누라를 이렇게 이뻐하는 남편이 어디 있냐고 생색(-_-) 이죠.

    뭐...자기 옷은 싼거 사 입어도 외출도 잘 안하는 마누라는 비싼 옷 사주고 싶어하는걸 보니
    마누라가 좋기는 좋나 봅니다.(그러면 그 지랄맞은 성질머리 좀 고치라구 !!!!!!!!!!)

    남편을 상담에 데려가려면 원글님이 겪어야 한다는 과정도 저는 너무나 생생히 이해가 갑니다.
    앓느니 차라리 그냥 죽지요! ㅡㅡ;;;

    남자가 50살이 넘으면 여성 호르몬이 강해져서 까칠함과 성질이 많이 줄어든대요.
    원글님, 우리 조금만 더 참아보자구요...ㅡㅡ;;;

    원글님, 절대로 원글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남편이 유별나신 거고, 원글님은 그 덕에 안 할 실수들도 더 하시는 거예요.
    그냥 멍~한(???) 남자 만났으면 그러려니...하고 실수가 일상이려니 하고 넘어갔을 일들이죠.
    하지만 어쩝니까...내 손으로 내 눈을 찌른걸...

  • 44. 엉엉엉
    '08.11.20 6:54 PM (203.237.xxx.223)

    저랑 똑같네요.
    남편이 그러는 것도 똑같구...

    근데요 정말 서러워요.
    친구들은 덜렁거리는 것도 귀엽다고 해주고
    해주고, 챙겨주고 주로 그러거나
    아니면 똑같이 내 과이거나 그런데

    가장 이해해줘야 할 사람인 남편이
    그런 걸 싫어하니 말이죠.
    그래서 남편은 제가 밥하는 것 조차 싫어해요.
    잔뜩 어질러놓구 이리저리 왔다리갔다리
    복잡하고 시끄러워지고 짜증난다고 시켜먹재요.

    어쨌거나. 그래서... 전 4학년인데
    가급적 남편이랑 같이 안다녀요.
    원글님처럼 좀 뭔가 불편한 구석이 있거든요.
    실수하고 깜빡 잊고 잃어버리고 내내 그러구 다니는데
    같이 있으면 내내 그런 거를 못마땅해하는 기운이 느껴져서..
    울 남편은 대놓구 화를 내거나 하지는 않지만요.
    화가 난 게 느껴져요.
    완전 무표정에 실수할 때마다 무안하게 만드는 무시라고나 할까...

    암튼 그러면서도 꼭 어딜 같이 가자구 하니.
    이핑계 저핑계.. 매일 아프지도 않을 델 만들어낸답니다.
    팔자에요.

    전 마음편한게 좋아요.
    나를 있는대로 대해주고 마음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꽤나 원망스러워졌지만 4학년이 되고보니 그냥 혼자인 것이
    편하다 이겁니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전 기대를 안하고 피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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