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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구매 고군분투기

무식이 조회수 : 1,517
작성일 : 2008-11-19 12:56:42
항상 뒷북치고 사는 인생, 이번엔 정신 좀 차려볼라고 했는데 그냥 접을랍니다.

주식은 도박이야, 펀드도 밑빠진 독이지. 이런 사고방식으로 버티다
1500포인트 갈때부터 펀드 들어라는 것 들은척도 않하다 나중에 후회할까바
소액으로 적립식 펀드 넣다가 지금 땅을 치구 있습니다.
얼마안되는 돈이라 그냥 놔둬야지 하다가도 몰래조금씩 모은돈이 그리 빠져있으니.. 참. 허탈.
여튼 이런 스토리야 저 하나뿐이 아니니 여기서 접구요.

주변에서 다들 금을 사야한다기에 지난번부터 살까말까 내내 고민하다 드는 생각이
고민할때 가감히 지르자.. 펀드도 고민하다 시기 놓치고 나중에 바람타서 들었다 꼴아박으니..
금이라도 나중되면 더 후회한다 싶어서 지금 사자하고.

1단계, 금은방 시세 알아보기
어제까지 12만5천에서 8천원 선이었는데 오늘 15만 8천원선으로 올랐네요.
금은방 여러군데 전화해보시면 12만원대에서 15만원대까지 부르는 값이 다 다르네요.

2단계, 신한은행 시세 알아보기
100g, 500g, 1kg 이렇게 있구요. 100g 골드바를 부가세 포한해서 3백8십9만얼마에 살수 있다네요.
결국 100g살려면 3백9십만원이 있어야 하는거군요.

근데 다들 아시나요? 금 100g이 얼마만한지? 감이 오시나요?
금 한돈이 대략 3.2정한데요. 그럼 금반지 한돈짜리를 34,5개를 모아놔야 겨우 100g이 되는거더라구요.

저 여기서 대충 반은 포기했구요.
그래도 미련이 남아 내 수중의 돈을 계산해보기로 했어요.

언니들이랑 곗돈 남은거 100만원 즈음.. 이거 몰래 금산거 알면 맞아죽겠지만 호기라니까..
내 비상금 100여만원.. 신랑 옷한벌 사달라는거 3개월째 무시하며 모은 피같은 내돈..
펀스 환매하면.. 꼴랑 200여만원 넣었는데 환매하면 100만원 꼴아박고 남은돈 100만원,
흐흐흐흐흐.. 제 총 재산을 닥닥 긁어모아도 골드바 100g 살돈도 안되네요. 쩝.
그나마 다 내돈도 아니네요.. 언니들 돈도 있으니까...

예전에 경제신문에서 개인 재정상태 파악하고 상담해주는 코너가 있었는데 그러더라구요.
월소득이 400이 안되는 가정은 투자고 뭐고 일단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그때 그랬죠.. 그래 우리 신랑 250가져온다. 소비를 줄이라고... 에라이 c-foot.

또 예전에 투자설명하는 글 같은거 읽으면 분산투자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여기서 제대로 된 분산투자란 개념은 자산이 최하 10억 이상인 분에게 해당되는 개념이라고.
그래, 나 달랑 통장에 몇백있다. 우리는 그럼 가진돈 부여잡고 있는 수밖에 없구나 하며 투덜거리고.

그럼 닥치고 현금이라는데 천만원 정도 들어간 해지하면 4백정도 손에쥐는 보험 해약해야하나..
허허벌판 한복판에 겨우 마련한 아파트 시장한번 갈라해도 콜 불러야하는데
한달에 기름값 4만원도 않들어가는 소형차를 팔아야 하나.. 이거 팔면 삼백은 나올라나..
결혼때 해준 신랑 두냥짜리 목걸이, 맞아죽을 각오하고 몰래 들고나가 팔아야 하나..
장터에 살림살이라도 내다 팔아야 하나.. ㅋㅋㅋㅋ 오만생각이 다 떠오르네요.

다들 헷지네 뭐네 하는데 그 바람타고 금한번 사볼라다가 제 신세만 적나라해지네요.
결론은 금 포기했어요. 한동안 자다가도 뭐든 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
막상 해볼라니 제 현실을 제가 몰라도 한참 몰랐었네요....

없는돈 어찌 해볼수 없으니 현 상황에서 아끼며 최선다해 살아봐야죠. 뭐. ^^..
이제 눈 떴으니 맨날 흩어보던 경제신문도 꼼꼼히 읽고
경제공부도 하고 커가는 애들 보면서 훗날을 대비해야겠네요.


IP : 58.148.xxx.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08.11.19 1:01 PM (211.45.xxx.253)

    저두 비슷한 고미들을 했는데 조금, 먹고사는 것 밖에 없는 자들은 할게 없더군요.
    그냥 저축액이나 최대로 할밖에...

  • 2. 원글이
    '08.11.19 1:07 PM (58.148.xxx.9)

    네. ^^.. 있는것들로 잘 버티고 단 몇만원이라도 통장에 넣어가며 지내볼려구요. 그 와중에 너무 바빠 얼굴 볼 시간 없는 신랑이 감사해요. 고맙긴 한데 자꾸 옷 사달라며 비상금 풀어놓으라고 졸라대는 통에 가끔 웃겨요.

  • 3. 차라리
    '08.11.19 1:18 PM (220.75.xxx.229)

    베란다에 파나 야채 직접 길러 먹고, 건강 챙기고, 아이 있다면 애들 공부 봐줘서 사교육비 줄이는게 돈 버는겁니다.
    저도 월 수입 한달 400이하 라서요. 그저 씀씀이 줄이는게 최대 저축입니다.
    저도 남편이 반대해서 비자금으로 금 사려니 100g도 못사겠네요.

  • 4. ...
    '08.11.19 1:38 PM (59.8.xxx.254)

    다들 사는게 원글님하고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제 처음으로 소심님 글올라온거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했지요
    마침 모처럼 일찍들어온참에....다 맞는말이라고...그런데, 그런데
    우리는 나라가 망하건 어쨋건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살아야하는거라고,
    그러니 그냥 읽고 지나가라고 하대요
    솔직히 겁도나지요, 다 맞는말인거 알지요.
    그러면서 속으로 전부들 들고나가서 외화사고, 금사고 하면 나중에 어찌될까 겁도나지요
    어제 남편보고 읽어보라고 한것은 평상시처럼 니맘대로해....이걸 기대하면서 였어요
    우리집 구워먹던 손해보던 일절 관여안하거든요
    당장 현금 오백이라도 빼서 나도 뭐좀 사볼까....잔머리 굴리면서 읽어보라한거지요
    처음으로 울남편 그러대요, 우리는 그러면 안된다고...직업상, 양심상 그럼안된다고
    그러면서 쌀만 한달치라도 여유있게 준비하면서 살어 그러면 어찌되겠지
    남들 다 어려워지는데 혼자 살겠다고 할때 아니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러대요, 서울사는 처가집 식구들은 예기나해주라고...
    지금 이시간 밥먹고 아낄수 있는 형편에 감사합니다

    요즘 새벽미사를 다닙니다
    전에는 나를 , 내 가족을 위해서 기도했지만 이제는 나라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모두들 무사히 이 추운 겨울나고 다시 꽃피는 춘삼월 오면 감사하겠다구요

    행복하세요

  • 5. 내 이야기
    '08.11.19 1:58 PM (211.115.xxx.133)

    어쩜 이렇게 딱 맞는 제 이야기인지..
    근데 저 보다 많이 젊으시다는거..

    지금부터 경제공부 많이 하셔서
    10년 후에 성공기 부탁해요!
    중간중간 분투기도 기대합니다

  • 6. 긍정의힘
    '08.11.19 2:00 PM (211.49.xxx.104)

    맞아요...지극히 현실적인 지당하신 말씀...
    (그래서 더 가슴 아프다는거....ㅡㅜ)

  • 7. 에고
    '08.11.19 2:07 PM (125.252.xxx.138)

    저도 어제 비슷한 생각했습니다.
    뭐 위기에 대비하라...하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니, 뭐가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저같으면 경우엔 사방천지에 인간 지뢰가 많아요.
    괜히 헷지 한다고 덤볐다가...급하게 현금화 해야 하는데, 그 때 하필 상황이 저에게 불리하게(금이든 외환이든...)돌아가고 있으면 그냥 손해 보고 정리해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얼마 없는 것도 막 못 덤비겠습니다.

  • 8. 소심소심
    '08.11.19 2:28 PM (203.229.xxx.213)

    미네르바의 글을 꾸준히 읽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부의 삽질을, 음모를 까발리며 막는 것 위주의 문맥이었는데
    어느 시간부터는 이제 손 쓸 방도가 없다고
    알아서들 살아 남으라고 하더군요.
    일단은 살아 남으라고...
    저희집은 자영업자입니다.
    한편으로는 금융계 사정을 좀 아는...
    아무래도 월급 받고 사는 분들보다는 체감을 빨리 합니다.
    자영업자라는 것은 회사 라는 거대한 우산이 없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 3년 정도 외부 수입 없이(안 가져 나가면 다행이지요) 가정경제를 지탱해야 합니다.
    미네르바의 말 처럼 저도 국가나 정부 등등의 단어는 당분간 잊으렵니다.
    지금 상황은 종일 24시간 내내 경제 살리기, 아니 경제 박살 나는 거 막는 방법을 찾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도 모라잘 판국입니다.
    그런데 숨기고 거짓말합니다.
    수치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도 이미 다 압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모릅니다.
    한국에 대한 외부 평가가 이리도 떨어진 것은 무능한 정부탓도 큽니다.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단어는 우습게도 <신뢰-신용>입니다.
    우리같은 사람들 몇이 금 사고 외하 사 봤자 새발의 피 입니다.
    일단 살아남고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9. 비슷
    '08.11.19 2:29 PM (210.94.xxx.89)

    비슷하네요^^
    요사이 경제의 경 자도 모르던 제가 너무 유식해져버렸답니다ㅋ
    근데 안다고 멀 할 수 있는게 아니더라구요ㅋㅋ

    근데, 그래도 계속 보고 배웁니다.
    앞으로 살 날이 창창하거든요.
    10년 사이에 두 번이나 이런 꼴을 보는데 앞으로 더 할 수도 있겠져.
    지금이라도 배우고 알아야 나중에 요긴하게 써 먹을 일이 있겠다 싶습니다.

  • 10. 몰라서요
    '08.11.19 7:30 PM (59.1.xxx.13)

    ...님 남편 말에 동감이에요.
    돈 벌겟다고 펀드 들고 부동산 투자를 해 몽땅 까먹는 것만 안 하고
    절약하고 스스로 자급할 수 잇는 건 자급하며 사는 게 좋겠어요.
    사실 펀드고 주식이고 골드바고 다 자기가 뭔가를 생산해 내는 게 아니라 돈놓고 돈먹기인 건 마찬가지니까
    아주 잘하지 않는 한 어설피 하면 사람 다치고 돈 잃고 하지 않겟어요?
    어쨌든 우리는 이 나라에 살아야 한다는 말 맞구요,
    어제까지 날이 따뜻하더니 갑자기 추워져서 더욱 한기가 드네요.
    따뜻하게 드시고 든든히 내복입고 이 겨울을 지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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