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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귀를 ...

뺑덕어멈 조회수 : 1,027
작성일 : 2008-11-18 09:31:00
우리 남편 -47세, 새치가 많아 지저분해 보인다고 염색하기 시작한지 벌써 한 4년 되나봐요.
근데  지난 일요일 염색 좀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 제발 귀랑 얼굴에 묻히지 말고 해 달라" 고 하길래
나름 조심조심하느라 했는데
부처귀 같이 생긴 그 귀랑 귀밥에다가
살짝, 아니 쪼끔 많이 염색약을 묻히고 말았답니다.

남편 : 그 좀 조심하라니까 안 묻게
나 : 아, 괜찮아
      이따  잘 지워줄께.

그리고 저는 뭘로 닦아야 연탄장수같이 변해버린
저 두툼한 귀에 묻은 염색약을 지울까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빛의 속도로 머리를 스치는 한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매직 블럭

새로 한 장 꺼내서 귀밥이랑 귀전체를  심지어 빰까지
살살 아니 약간 힘 줘서 문질러 닦으니 다시 본래의 귀로 돌아왔습니다.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제가
아주 잘 닦였네. 표시도 없구만 뭘...^^

그런데 오늘 아침 남편이 귀를 보여주며 하는 말

"당신 그저께 귀 뭘로 닦았어?
난 첨에 귀에 때 이러나는 줄 알고 놀랐는데
가만 보니 귀에 화상을 입은 거였어."

귀밥의 피부가 다 일어나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우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어절수 없이 큰 소리로  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영양크림을 꺼내주었습니다.
잘 문질러 가며 바르라는 조언과 함께.



IP : 59.23.xxx.14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헐`
    '08.11.18 9:43 AM (219.250.xxx.64)

    혹 남편이 쪼끔 미우셨습니까? ^^

  • 2. ㅎㅎㅎ
    '08.11.18 9:44 AM (121.173.xxx.26)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재미있어요..^^

  • 3. 웃음조각^^
    '08.11.18 9:44 AM (210.97.xxx.32)

    혹시 바깥분이 심봉사??? (후다닥~)

  • 4. 저는..
    '08.11.18 9:49 AM (125.184.xxx.32)

    남편 염색해 줄 때 머리 둘레쪽 피부와 귀둘레에에 오일성분이 들어 있는 크림를 잔뜩 바르고
    염색을 해 줍니다. 그러면 나중에 염색약이 조금 묻어도 오션타월로
    살살 문지르면 잘 지워 지더라구요.
    이거 웃으면 안되는거죵 ㅋㅋㅋ

  • 5. 뜨아..
    '08.11.18 9:53 AM (122.32.xxx.149)

    매직블럭은 표면을 마모시켜서 오염을 없애는 건데요....
    에구... 매직블럭으로 귀를 문지른다고 생각하니 등이 스물스물.. 소름이 돋아요. ㅠㅠ

  • 6. 뺑덕어멈
    '08.11.18 10:16 AM (59.23.xxx.146)

    남편이 심봉사는 아닌데 눈이 좀 나빠요. ^^
    그리고 저 남편이 미운건 아니었는데
    정말 우습게 돼 버렸네요. ㅎㅎㅎ
    앞으로 '저는..' 님의 방법을 좀 따라해 봐야겠어요.

    근데 역시 지우는덴 매직블럭이 최고였어요.

  • 7. ㅎㅎ
    '08.11.18 12:03 PM (210.180.xxx.126)

    너무 웃겨서 막 웃었답니다. (죄송해요 ㅎㅎ)
    매직 블럭으로 그 여리디 여린 피부를 문지르시다니요~~~

    저도 예전에 남편 귀를 깜장귀로 가끔 만든적 있었어요.
    그 후론 오일이나 크림을 귀에 바르고 하긴 하는데 그게 또 잘못해서 귀옆 머리카락에 살짝 묻으면 그 부분이 염색이 안되더라구요, 된장!!

  • 8. ....
    '08.11.18 1:12 PM (58.227.xxx.123)

    우리남편도 이제 염색해야 할 나이가 된것 같은데 윗분들 말씀 잘새겨서
    해야 될까봐요~~~

  • 9. 크 크
    '08.11.18 4:10 PM (123.199.xxx.172)

    랩으로 귀를 감싸고 하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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