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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패션인가?

예비 학부모 조회수 : 1,637
작성일 : 2008-11-16 16:32:31
경제를 살리겠다던 대통령 덕분에 영어에 미친 나라가 되어 가고 있는거 같네요.
내년에 초등학교 보내야 하는 예비 학부모로써 씁쓸합니다.

둘째 유치원 학부모 간담회에 갔었는데,
꽤 유명한 사립 일반 유치원입니다.
원장님의 교육관도 확실하고 무엇보다 유치원 시기에 맞는
교육을 고집하고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충실하기에 전 나름 만족하면서 보내고 있는데,
엄마들 모두 영어 방과후 수업이라도 더 늘여달라.
영어유치원화 시키면 안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걸 보면서 너무 씁쓸했습니다.

그 원장님이 유아발달에 맞는 교육이 중요하고
유치원 시기에 가장 중요한것은 아이를 잘 관찰하는 교사이지 영어가 아니라고 해도
그야말로 듣지도 않는 학부모들의 열렬한 영어사랑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왜 이렇게 영어에 열광해야 하나요?
왜요?

영어학원 안보내고 초등입학 시킨다는 제가 원시인이 될 정도인가요?
저 영어 좀 합니다.
대학때 영어학원 한달 다닌게 다이구요. 외국에 파견 근무 가서 영어가 급했기에
그때 좀 몰입해서 영어 열심히 배우고 (그땐 제가  필요했고 배우고도 싶었고 동기가 있었기에..)
하니 금방 늘더라구요.
그렇다고 고급 영어를 구사하거나 하진 않지만, 지금도
왠만한 대화는 됩니다.


하지만, 그 영어 써먹을 기회 파견근무 끝나니 별로 없었구요.


왜 이렇게 영어에 매달려야 하나요?
5살 6살 아이들까지?
어느 나라가 이런 나라가 있나요?


자꾸 글로벌 시대니 뭐니 하는데,
글로벌 시대에 중요한건 편견없는 마인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길러주는게 더 필요한거 아닌가요?
저희 아이들 유치원에 일주일에 3번 오시는 원어민 교사가 흑인이라고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했다고 하더라구요.
영어가 문제가 아니고 흑인이 왔다고 반발하는 그런 부모의 편견된 사고가
글로버시대에 역행하는 거 아닌가요?


정말 솔직히 말해서 영어로 아이 잡기 전에
아이에게 하는 말이나 문장에 좀 더 신경쓰는 부모가 되어야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히 말잘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는 아이들 부모 보면
부모의 말이 논리정연하고 정련된 어법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더군요.
평소에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국어에 더 신경을 써서 말하는 것이 아이의 사고나 논리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것이라고 생각해요.




영어또한 사고의 논리력이 갖추어진 다음에 표현되어지는것이니까요.
그야말로 영어는 표현수단 아닐까요?
내 사고를 표현하는 수단.



영어가 패션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정말 우려스럽고,
저또한 내년에 학교를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씁쓸합니다.



IP : 124.49.xxx.8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16 4:38 PM (123.111.xxx.170)

    그러게요..영어몰입이니 어쩌니하고설치는 미친넘하나땜에 거기에 덩달아서 안절부절못하는 엄마들도 안타깝구요..
    좋은 대학 나와도 정규직에 몇%나 취업해 있는데 목숨걸고 난리인지....
    경제도 이모양이고 교육도 비정상적이고....이민가고싶습니다

  • 2. 예비 학부모
    '08.11.16 4:44 PM (124.49.xxx.85)

    생각보다 엄마들 영어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솔직히 많이 놀랐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이유도 책의 재미를 알게 해주려고가 아니라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공부잘한다고 하면서 책읽기를 강요하는 엄마들도 많고.
    책읽기는 공부와 상관없이 생활속 습관인데도 요즘 독서에 대한 붐도 책많이 읽은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논술도 잘하고... 책읽기가 목적 그 자체가 아니고 공부와 논술과 대학을 위한 수단이더군요.

    제가 너무 세상과 담쌓고 지냈나봐요.ㅠㅠ

  • 3. 개인적으로
    '08.11.16 4:53 PM (220.86.xxx.153)

    영어의 끝을 나름 본 아줌마들이 덜하고.. 잘 모르시는 분이 더 한 것 같기도 하고..

    저와 남편도 외국에서 공부하고 외국인 회사에 근무했지요.. ;-) 하지만 어릴적 영어교육에는 별로.. 왜냐구요.. 어릴적에는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을 공부할 시기라는 것이지요... 전 명박이가 국가 경쟁력 저화를 위해서 다른 나라에서 보낸 첩자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시간과 재화가 일정한데... 이렇게 영어에 몰빵을 하면.. 아이들의 특기는 어떻게 길러지나요?

  • 4. 영어는
    '08.11.16 4:58 PM (58.120.xxx.245)

    요즘시대엔 사장 큰 돈벌이주 하나입니다
    각가정당 영어땜에 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규모가 짐작도 안되지요
    먹는것 줄이고 아빠들 담배끊더라도 영어학원은 보내야 하는사회분위기
    잘번다는사람들도 1-2년이라도 영어연수 보내야 해서 심적으로 긴장하게 만드는 분위기
    그놈의영어때문에 애들 놀지도 못하고 ,,
    부모들은 허리띠 졸라매고 학원비 벌어야하고
    그중에 몇%가 그덕보고 살런지 몰라도
    사회악 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ㅠㅠ

  • 5. 맞아요
    '08.11.16 5:03 PM (125.128.xxx.39)

    입학 전 아이들이 배우는 대부분의 것들을 성적을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지요.
    줄넘기까지 배우고 가서 점수 잘 받자는 엄마..
    초등학교 입학전 단기미술 속성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이렇게 다들 영어 잘하고 성적 잘 나오는 아이들이 자라서 만든 세상은 어떤 세상일런지 궁금하네요.

  • 6. ㅋㅋㅋ
    '08.11.16 5:06 PM (116.126.xxx.236)

    대개 무조건 영어에 목매다는 엄마일수록 본인이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절대동감합니다.

    전 명박이가 국가 경쟁력 저화를 위해서 다른 나라에서 보낸 첩자라고 생각해요..........란 윗분.
    너무 재미있어요.

  • 7. 그러니까요..
    '08.11.16 5:10 PM (211.35.xxx.123)

    대학을 나와도 영어를 잘 못한다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게끔
    영어교육정책을 펴겠다는 저 높은 사람들 얘기를 듣고 시껍했어요.
    왜 그래야 되죠? 우리나라 사람이 왜 모두 그렇게 영어를 잘해야된다고 생각들하는지 정말정말
    이해가 안되요.
    아주 잘못되도 한참 많이 잘못됐다니까요...

  • 8. 일각
    '08.11.16 5:11 PM (121.144.xxx.13)

    쥐새끼가 나라를 망치고 있는건 사실 입니다

    꼭 영어가 아니라도 외국어 하나정도는 좋겟지요

  • 9. 동감
    '08.11.16 5:15 PM (123.99.xxx.44)

    저도 영어랑 친구한지 대학때부터 10년이 넘었는데 왜 그렇게 목 매다는지 모르겠어요 조금 천천히 해도 될 것 같은데 아무리 잘하더라도 사실 교포를 따라가긴 힘든게 현실이고 그저 언어일 뿐이고 그저 부모들이 회화가 좀 되면 아이들은 생활속에서 잘 따라 하드라구요 영어 유치원은 저도 별로 찬성하지 않아요

  • 10. 산낙지
    '08.11.16 5:45 PM (122.100.xxx.166)

    저는 거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학원업자들한테 돈뜯기는 거죠.
    20년 지나서 생각많큼 자녀들에게 돌아가지 않을겁니다.

  • 11. 패션에 비유
    '08.11.16 5:48 PM (122.37.xxx.197)

    적절한 비유 같아요...
    요즘 애들이 잘하기는 하겟지만 많이 과하단 생각이...

  • 12. ㅡㅡ
    '08.11.16 6:31 PM (124.170.xxx.246)

    영어가 아니라 국어 몰입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사촌 중에 어릴 때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혼나던 애가 있었어요.. 밥상머리에서도 읽고 밤새서도 읽고.. 그 덕인지 국어 시험은 공부 안해도 항상 잘 보고, 글짓기 대회 나가 상타고, 중고등학교 내내 국어선생님들이 얘를 기억할 정도로 국어실력만큼은 특출났어요. 허나 영어는 중 1 들어갈 때까지 그야말로 hello도 몰랐죠. 그리곤 그 상태에서 고 2때 미국 유학을 보냈는데... 영어 느는 속도가 무섭더이다. 처음엔 영어학교에서 기초부터 배우고, ESL조금 하다가 현지 고등학교 차석으로 졸업, 그리곤 대학 들어가더니 인문학 쪽 글쓰는 과목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더라구요. 걔 말에 따르면 자기가 국어를 잘해서 영어도 쉽게 배웠답니다.. 이젠 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까지 합니다. 국어를 잘하면 일단 사고력, 통찰력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언어력 자체가 향상되는 것 같아요. 요즘 애들은 국어를 못하니 사고의 저변 자체가 좁죠..

  • 13. 저는
    '08.11.16 8:09 PM (121.129.xxx.100)

    전 저도 영어가 젬병인데 아이(7살)에게도 영어 안시키고 있어요(유치원에서 배우는정도...)
    대신 제가 좋아하는 팝송은 자주 틀어놓습니다...(친숙해지라고...) 아이들 좋아라 하네요
    쒈라쒈라 장난치며 따라부릅니다....이것도 나중에 도움이 되는 부분일지는 미지수네요
    저도 윗분과 생각이 같습니다.... 국어가 바탕이 되어야된다고 합니다.
    이해력이 좋으면 수학과 영어도 어느정도 먹고 들어간다고들 합니다... (선배엄마들말씀)
    전 그리고 개인적으로 앞으로 영어도 좋지만 중국어나 일어 시키려구요....
    그래야 사는데 도움된다고 남편이 강력이 주장하네요

  • 14. 저도 살짝..
    '08.11.16 8:15 PM (221.138.xxx.225)

    저는 이제 35살이지만, 먹고사느라 자녀교육에 대해 신경쓸 여유는 없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다보니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처음 알파벳을 접했었어요. 당연히 알파벳 대소문자,필기체
    발음기호 등등은 기본으로 알고있을거라 믿고 수업을 진행하신 영어선생님 때문에
    처음에 무척 당황하고 허둥댔었지요. 그래도 금세 따라잡고 기본적으로 '우'이상의
    점수를 받을수 있었던건 집이 서점을 했었기때문에 책을 많이 읽어서였던것 같아요.
    국어를 기본으로한 언어능력이 발달하면 영어든 일어든 중국어든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 15. 저도 한 몫
    '08.11.16 8:52 PM (220.122.xxx.155)

    저의 아이 유치원 원장님이랑 같은 생각을 가진 곳에 보내시군요. 아주 훌륭한 유치원이예요.
    며칠전 학부모 나들이가면서 원장 선생님이 제 옆에 앉으셔서 같이 대화를 좀 했는데...
    원장선생님도 요즘 유치원영어교육에 열광하는것 땜에 통탄해 하시더라구요.
    실지 영어유치원선생님들(한인) 자신이 스스로 말하길 존재감을 잃어버린것 같다 하는군요.
    이방 저방 모는 역할 밖에 안 한다고,,, 첨엔 회의를 느끼다가 나중엔 무감각해져 유아교육에 대해선 스스로 포기해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냥 월급 나오는데 만족한다며....
    저도 유아영어교육까지 강조해야하는 이 상황 정말 미쳤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 16. ,,
    '08.11.16 10:55 PM (59.18.xxx.32)

    思考가 있어야 언어가 보인다고 하지요. 正義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의'는 물론 justice라는 단어 보이지 않겠지요. 定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definition 죽었다 깨도 보이지 않겠지요.
    이런 추상적 어휘에 대해서는 도통 무관심하고 apple이나 sky, street와 같은 구체명사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엄마들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구체명사 차원에서 유창하기만 해도 영어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추상화의 수준'일 터이고, 추상화의 수준이야말로 학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것일 텐데요.
    언어에 대한 태도가, 사고가 아닌 감각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 문제인 듯합니다.
    국어에 몰입하는 것, 모국어를 통한 추상화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부동의 기초가 되어준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사고의 수준, 그 추상화의 수준이 높은 학생이라면 외국어 습득의 기초 튼튼하게 닦아 놓은 것이 되겠지요.

  • 17. 저도
    '08.11.17 1:51 AM (121.170.xxx.96)

    제가 영어가 좀 된다면 (speaking) 아이 영어 교육에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하진 않았을 거에요.
    그리고 주위에 괜찮은 일반 유치원이라도 있으면 또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을거구요.
    영어 유치원 고민한다고 하면... 한심하게 봅니다.
    네가 가르키면 되지..뭘..그런데 쓸데 없이 보내냐고 하죠..
    문제는 그럴 의지가 별로 없다는데 있겠지요.



    영어를 못하진 않았지만.. 주입식 영어라 그런지 정말 말 그대로 점수만 잘 나왔어요.
    어느분이 쉬는 시간에 성문영어 봤다고 하시던데요.
    저도... 다른 과목 공부하다가 머리 지끈거리면 만만한.. 영어 문제지 풀었어요
    그러면 뭘합니까?
    외국인과 얘기 할때도 완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머리속에
    문법과 단어를 배치시키느라 어버버..말이 잘 나오지도 않구요..
    발음이 후진지.. 외국인이 잘 알아 듣지 못할때는...진짜 쥐구멍에 머리 박고 싶어요.
    이젠 영어 놓은지 오래 되니 그마저도 상실입니다. 단어를 써놓고도 긴가 민가 합니다.



    제가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느냐 마느냐 고민하는 이유는.
    영어공부만을 위한게 아니라.... 생활수준의 언어를 어릴때부터 습득해 두면 모국어 만큼은
    아니라도... 저처럼 어버버..하지는 않겠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또 입시 전쟁인 이 상황에서....한 과목이라도 수월해지면.. 나중에 다른 취약 과목에 집중할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영어 공부만을 위한다면..중학교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은거죠.
    정의에 대한 단어... 그걸 5,6세가 압니까? 한글로도 잘 모르죠.
    제가 원하는 것은..지금 6세정도가 아는 우리말 수준을 영어로도 알았으면 하는겁니다.
    우리말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면... 엄마가 수준을 조금씩 높여 줘야
    아이의 우리말 수준도 점점 높아지더군요. 책도 많이 읽어 줘야 하구요.
    엄마 수준이 정말 웬만큼 된다면 아이의 영어도 한국말처럼 끌어줄수 있겠지요.
    근데 그게 안되는 저는... 조바심이 납니다.



    그리고 영어 유치원 안 보내는 엄마들...
    다들.. dvd 틀어주고 테이프 틀어주고 학원에 보내고...
    현 입시 상황에서....
    몇프로의 엄마가 과연 자유로울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흑인이라서 안된다는 말은...
    유구무언입니다..

  • 18. 영어샘이 흑인이어서
    '08.11.17 8:59 AM (75.12.xxx.24)

    이제
    미국대통령도 흑인시대인데.....인종편견을 영어교육에서도 갖다니... 그 반발했다는 학부모들
    정말 한심합니다.

    우리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이제 흑인이어서

    그런미국에 좌지우지 당하냐고
    정부에 반발하지 않을까 싶네요.ㅡ.ㅡ

  • 19. 차이는
    '08.11.17 11:56 AM (123.99.xxx.44)

    내가 좋아서 하는 거랑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은 차이가 납니다 전 좋아서 했고 잘하지만 아이가 싫어한다면 그렇게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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