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째야 할지 혼돈스럽네요

어디다가 조회수 : 1,083
작성일 : 2008-11-15 02:46:17
20대초반부터 불교,명상쪽에 지독하게 심취해서 지냈습니다.
여기 사람들의 특징은 독신을 지향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30대 초반에 한 모임에서 6살연상의 남자를 만났습니다.
첫눈에 반했고 2년 사귀다가 제가 다니던 증권회사를 관두면서
남자의 제안으로 그가 운영하는 사무실(오피스텔)에서 일을 도와주고
급여를 받았습니다.
직원은 그와 나 뿐입니다.

남자와 저는 소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서로  잘 맞았습니다.
둘다 매우 검소하고요. 물건에 대한 욕구가 아주 많이 없습니다.

처음엔 모르고 서로 그냥 끌리고 잘 맞아서 연애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남자는 명문대출신의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고
아버지의 사망으로 건물을 유산상속 받았더라고요.
월세 수입이 (얼마인지는 알수 없으나 꽤 큰 큼액으로 추정) 들어옵니다.

오피스텔에서 일하느라 야근하고 그러면 집에 가기 귀챦아서 그냥 자기도 했습니다.
저 혼자 직원이고 남자는 집이 가까웠고 출장도 잦았으니까요.
오피스텔에는 주방,냉장고,그릇,음식이 다 완비되어 있어서 밥도 해 먹고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동거인줄도 몰랐는데 동거가 되어 있었어요.

연애 2년, 집과 오피스텔을 한동안 번갈아가며 지낸것3년, 동거 2년이 됩니다.
이런 세월동안 저는 30대후반, 남자는 40대중반이 되었습니다. (보기에는 더 젊어보입니다만)

그와 저는 처음 만날때 독신주의자였습니다.  결혼은 없다라는 전제를 제가 확실히 했지요.
그런데 저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이 더 낫다는 쪽으로 생각이 변화되었습니다.
남자는 여전히 결혼은 원하지 않는다입니다. 아이도 원하지 않고요.
그는 출가하지 않았지만 계율을 엄격히 지키는 스님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는 특정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을 존중하지만 나에게도 그일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전 일부분 이해되고 도움이 되고자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성향은 옳지 않다고 여기기에
여기에서 서로 심각한 갈등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일이라고 해도
그걸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고 하지 않을 경우에는 화내고 폭언을 퍼붓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강경하게 응대하자 화내고 폭언하는 것은 시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가치관 (마치 그에게는 종교와 다름없습니다)
을 제게 강요하니 저는 미칠 지경입니다.
제가 아무리 대화하고 제 의견을 100번이상 얘기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절대 자기를 바꿀 수 없답니다.

저는 마음의 문이 닫혔고 불륜은 아니지만 결혼하지 않고 이렇게 동거비슷하게 지내는 것도
싫습니다.

문제는 남자와 헤어지고 따로 살고 싶어
수도권에 가지고 있던 가격이 얼마안되는 아파트를 내놨는데 매매가 안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세입자가 살고 있습니다. 이걸 팔아서 서울,수도권에 전세 얻으려는데 안 팔리네요.


너무 간섭이 심해요. 한의원간다니까 어느한의원인지 의사가 여자인지를 꼭 확인합니다. 남자의사한테
침 맞으면 절대 안 된대요.
아이스크림도 먹어서는 안되고 일반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도 안되고 자기가 지정한 식당에서만 먹어야 하고
화장품도 동물실험하지 않은 회사의 제품만 사용해야 하고 옷도 실크,동물의 털은 절대 불가이고요.
안되는게 너무 많아요. 학대받는 기분이예요. 더 이상은 참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어요.

저 죽을 것만 같아요.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요.
목디스크라 치료받고 있는 중이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답니다. 일자목,일자허리라 보통사람보다 더 많이 피곤한거라네요) 우울증진단을 받았습니다. 한의원에서는 홧병,스트레스성이라고 하고요.

제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일단은 휴식과 치료를 받고 싶어요.

돈만 있다면 무엇이 걱정이겠습니까
돈 때문에 이렇게 미적대고 있습니다. 남자와 헤어지면 경제적인 곤란을 겪을 것이 두렵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어서 우울증도 생기고 디스크도 생겼는데
돈 걱정이 젤 큽니다.
아마 그가 헤어진다고 해도 얼마간은 생활비를 줄 것 같아요. 예전에도 완전히 끝내자고 하고
연락두절시키고 전화안받고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6개월간 생활비를 보내더라고요.
본인도 기회있을때마다 너하고 헤어져도 생활비는 준다라고 여러차례 얘기를 했고요.

그런데 평생 돈 주진 않을 테고 당분간이겠죠 뭐.

고졸에 사이버대학에서 심리학 전공하는 39세 여성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지 캄캄합니다.
혼자된 어머니가 농사짓고 있는 가난한 친정에서 도움받을 길은 없고요.
형제,자매들은 제가 맏이라서 도움청하고 싶지 않고요.

지금 당장 헤어지는게 맞겠지요. 자꾸 자신이 없어지네요.

IP : 61.105.xxx.1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15 3:36 AM (123.111.xxx.127)

    휴 ~~~ 경제까지 난장판이라..

    경제문제가 제일 걸리죠..저도 그러니까요..

    좀 힘드시겠지만 증권회사에서 무슨일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경리, 회계쪽이랑 친하신거(?) 같기도 한데 몇달간 참으면서 학원 다시면서 자격증 따시고,

    좀 쉬시면서 작은회사 같은데 들어가시는거 어떠세요?

    저도 고민이 많아서 남의일 같지 않습니다. 힘내시고...화이팅

  • 2. 사랑이여
    '08.11.15 9:04 AM (210.111.xxx.130)

    님의 갈등으로 점철된 구구절절을 읽으면서 님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로그인을 했습니다.

    상대가 정확하게는 무슨 성격의 단체를 이끄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님을 대하는 소소한 것들까지 간섭하는 방식을 보니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일하지 않나 하는 추측이 되는군요.

    전체 글 맥락으로 보면 상대방이 편집증적 성격에 완고함까지 갖춰진 미혼의 남자로 보입니다.
    살아온 과정이 아마도 부모로부터 따스한 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측되며 그러다보니 누군가에게 의지하여 그 부족한 정을 채우려고 끝까지 끈을 대고 싶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보입니다.(참고로 저는 현직 고교교사이며 많은 결손가정 아이들과 상담을 통하여 아이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따스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 적도 많습니다.)

    그런 그가 님의 입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그로부터 '도망'쳐 어딘가에 숨어지낸다해도 생활비를 제공해줄 정도라면 그의 편집증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님을 '스토킹적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여집니다.
    몸도 성하지 않은 님의 고통이 더 가중될 가능성이 있고 그런 갈등과 고민에 추수되어 나이를 먹어갈수록 편집증세로 인하여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는 더욱 님에게서 떨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법원에 접근금지신청을 내보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기 이전에 여성경찰에 상담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님의 건강문제이군요.
    하루라도 빨리 쾌차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들을 강구하여 건강하기에 올인하기만을 바랍니다.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님의 증상은 더욱 심해져 갈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안타깝군요.
    다시 추스리면서 꼭 건강에만 신경쓰길 바라면서...
    이만...

  • 3. ..
    '08.11.15 9:35 AM (119.95.xxx.70)

    헤어지면 깨끗하게 보내줄 사람인거죠?
    단지, 원글님이 경제적 두려움때문에 못 떠나는 것일 뿐..
    그 사람이 싫다는 원글님을 협박하면서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글구....헤어진 애인의 생활비도 도와줄 만큼 인정도 있는 사람인거구요.
    솔직히 원글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저는 그 사람이 뭐가 나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거든요.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 사실...그건 어떤 연인이건 부부이건
    다 있는 일이거든요. 특히...종교문제에서 그런 갈등 많쟎아요.
    그 사람도 자신이 하는 일이 종교나 다름없으니....끊임없이 강요하는거구....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직장생활을 해도.....월급을 받기 위해서...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관이 손상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구요.
    (수많은 서비스업종종사자들.... 인간같지도 않은 손님의 무례에도
    고개를 조아리면서 참습니다. 만일 사적인 만남이었다면
    뺨이라도 때릴 상황에서라도 참습니다...직업이니까..
    교사들.... 선생을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학생이 있어도
    짜릴까봐서....욕하거나 때리지 못하고 참습니다. 그게 교사의 본분이니깐..
    많은 기혼녀들...혹독한 시집살이....억울해도 참습니다.그게
    자식된 도리이려니...하면서.....등등..
    대부분의 생활인들이 얻는 것이 하나라면....포기해야하는 것들은
    그 이상이지요. 눈에 보이는 것을 얻기 위해서 눈에 안보이는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삽니다....
    그걸 비겁하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들 이해하니깐..
    그러지 않으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으니까...
    여기 게시판에 행복하다고 자랑하는 분들은 실제 삶에서는 극소수예요...)
    그 남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원글님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러면 원글님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직업이나 기술을
    배우는 비용을 도와달라고 하세요.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결혼여부를 떠나서...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로 여기기에 가능한 것이죠.
    정말 잠깐 즐기는 관계..언제든지 헤어질 관계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 강요 안합니다.
    죽어도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헤어지면 되는 것인데..
    원글님이 못 떠나는 것일 뿐인거구요.
    그 남자를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더 화병이 깊어질 뿐이니깐....

  • 4. 경제적 자립 우선
    '08.11.15 10:01 AM (121.131.xxx.127)


    님상황은
    결혼해서 이혼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흔히 학대받아 이혼하려는 여성분들에게
    경제적인 자립을 먼저 권하는데
    님도 마찬가지지요

    남자분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하셨는데
    헤어지시면 어떤 일을 하시려는지요
    그 문제 먼저 결정되면
    당장 거주지는
    아파트가 아닌 방 한 칸 세라도 큰 문제는 안될겁니다.

    그리고,,,
    함부로 다른 남자를 평하는 건 그렇지만
    더 낳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개인을 존중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이상을 사랑하는 것이지
    그 이상 자체를 사랑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는
    자신과 이상 자체가 맞는 사람을 구해야겠지요

    당분간 생활비를 준다는 말에
    불확실한 미래를 걸지 마시고
    하실 수 있는 일을 먼저 알아보세요

    그러나
    그 일이 결정난 후에 남자에게 통보하는 건
    좀 위험할 수 있는 결정이니
    서서히 관계 정리도 시작하시구요


    꼭 헤어져야겠는데
    걱정은 경제적인 문제일 뿐이다
    일 경우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미련이 남으신다면..
    또 달리 생각해보셔야겠지요.

  • 5. 원글이
    '08.11.15 12:54 PM (61.105.xxx.12)

    위에 댓글주신분 모두 도움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특히 점두개님
    너.무.나.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세요. 님의 식견에 놀라워요.

    남자는 특정가치관을 강요하는 것 외에는 너무나도 잘해줍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관계가 유지되었던 것이고요.
    특정한 가치관은 균형잡힌 시각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쳐서
    생활을 살아야 하기에 본인이 그리 사는 것은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제에게 강요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모든 장점을 다 엎을만큼 중대한 일이니까요.

    남자는 저에게 직업을 갖지 말라고 합니다.
    스스로 책읽고 공부하고 원하는 일을 하는 인생을 살라고 합니다만
    제가 원해서 사이버대에서 상담학을 즐겁게 공부하고 있는데
    쓸데없이 대학은 왜 가냐고 그냥 책읽는 게 낫지 배울거 없다고 합니다.
    (본인은 고교때 회장출신이고 명문대 수석합격했고 대학교 전과목 성적이 A입니다. 에혀 그런데 왜 말귀도 잘 못알아듣고 멍청한지 모르겠어요)

    국비지원 교육도 해봐야 겠다고 했더니 못하게 합니다.
    앞으론 그에게 말하지 말고 관심을 갖고 살펴보야 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약간의 재산이 있는 데 그걸 처분해서
    당분간은 책읽고 가벼운 여행하면서 쉬는 쪽으로 방향을 마련하려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80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7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3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5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8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9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6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5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1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3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3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3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2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2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1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7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