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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왕도를 공개합니다 (현 고등학생은 해당없고 어릴 수록 좋음)
이제 와서 논술을 준비하자니 해봐야 효과도 별로 없을 거 같고... 안하자니 불안하고.. 그러실 거예요.
논술 학원이나 과외가 효과가 없다는 분들이 하는 얘기가 평소에 신문 읽고 책 많이 읽고... 이런 거 강조하는데... 이런 성향의 아이들이 보통 책을 읽으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효과적으로 하기 때문에 논술도 잘합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가 또 막연하고 너무나도 당연하고 그래서 별 영양가가 없는 것 같이 들리죠.
그래서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해 볼께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 특히 엄마가 신경을 조금만 써주시면 아주 발전할 수 있어요. 이건 논술만의 문제가 아니구요. 평소 학습습관과도 관계가 깊고... 또 대학에 가더라도, 또 그 이후 사회 생활 속에서도 문제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대학생들을 접하고 가르치며 느꼈던 것이... 지식은 적어도... 별로 안똑똑해 보이는 애들도 대학에 가면 일단 체력이 대단... 그리고 차근차근 밟아서 발전하는 속도가 매우 놀라워요. 배경 지식이나 기초가 없어도 그 순간부터 한 과목의 기본을 익히고 이를 응용해나가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대학원에서도 첨엔 한국에서 박사수료하고 온 저와 비교가 안되는 학부에서 막 올라온 애들이 2-3년 코스웍 같이 듣다 보니 문제해결 능력에서 저보다 낫다고 생각될 정도로 발전을 하더라구요.
저는 이런 능력의 기본이 미국 중-고등학교 수업 방식에 있다고 생각해요. 중학교만 되어도 백과사전 그대로 적어오는 숙제는 없어요. 3R이라고 산수와 함께 읽기와 쓰기를 매우 강조를 합니다. 영어시간(걔네들 국어시간)에 좋은 책 하나를 한달 내내 읽습니다. 처음에 배경 설명 프린트를 교사가 나눠주고 안내를 해요. 그리고 차근차근 읽어요. 그러면서 교사가 나눠주는 프린트물의 안내를 따라 요약하는 훈련, 자기의 느낌을 적는 훈련, 문제거리를 찾는 훈련, 찾은 거 갖고 더 생각/토론하는 훈련을 해요. 몇주를 거쳐가며 심화학습을 하죠.
그러고서 마지막은 에세이 쓰기 입니다. 단순 독후감이 아녜요. 일종의 비평이자 자기 생각을 쓰는 거죠. 그거 첨삭해주면 한 번 더 고쳐쓰는 것까지를 해야 책 한권을 떼는 거더군요.
울 나라 학교에선 이런 거 안하죠. 교과 과정이 이런 것까지 요구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집에서 엄마가 신경을 좀 쓰셔야 해요. 어릴 때부터 조금씩요.
먼저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부터...
애들 학교가면 교과서로 공부하고 집에 오면 숙제하죠?
하루에 숙제 20분만 봐주세요.
다 해주라는 게 아니라... 숙제를 다 했는지 체크해 보고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를 물어보고 점검해 보세요. 또 선생님이 왜 이런 숙제를 내 준것 같니? 어떤게 중요한 것 같니? 이걸 익히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니? 이런 자극을 주세요. 집 청소하면서 또는 설겆이 하면서 짬짬이 물어보거나 쓰윽 보면서 체크해주시면 되어요.
그리고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1주일이면 1주일 앞두고 하루 계획표와 같은 시험준비표를 직접 써보게 하세요. (하루 산수 몇시간.. 이런 게 아니라 어떤 내용을 어떻게 준비한다.. 구체적으로.. 이런 내용을 갖고 계획표를 짜면 시험전까지 공부한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는 훈련이 되어요.) 매일 매일 스스로 체크하게 하고 엄마도 옆에서 한 번씩만 봐 주시고...
그리고 평소에 1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그날 배운 교과서를 한 번 더 읽히세요 (모든 교과서 다 읽을 필요 없고 한, 두 과목이면 충분). 그 담에 책을 덮은 후 미리 준비한 질문지에 답을 쓰게 하세요. 질문지는 맨날 똑같은 거면 되어요. 예를 들어...
뭘 설명/주장하는지를 한 문장으로 적으세요.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그게 왜 중요한 걸까요?
(글의 성격에 따라)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이유는?
뭐 대충 핵심을 요약하고 자신의 태도를 정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질문을 간단하게 매번 물어보는 거예요. 애들이 적은 거 보고 궁금한 내용있으면 또 간단히 물어보세요. 시간이 따로 없으면 그날이다 담날 밥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겠죠~
이렇게 교과서만 갖고 숙제 후 간단한 연습을 꾸준히만 해도 따로 과외 안시키고 학원 안보내도 자기가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키워집니다.
책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번 읽은 걸로 더 깊이 생각해 보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되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책 읽고서 교과서 다시 읽고 쓰기 연습과 유사한 연습을 시켜보세요. 아이가 쓴 걸 보고서 엄마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넌 어떻게 생각하니? 이렇게 물어보세요. 한 번더 생각해 보는게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학원보내기도 어렵고... 과외도 그렇고... 그럼 엄마나 아빠가 하루 20분, 거기에 일주일에 20-30분 더... 이정도만 시간 내어 꾸준히 노력해 보세요.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당장 학교셤에서 몇개 더 틀리고 이런 거보다 한 중학교 1-2학년 까지는 이런 연습이 훨씬 더 중요해요. 초등학교 6학년 즈음 되면 책을 읽고 나서 책을 덮은 채로 한 문단으로 요약하기, 그리고 그 내용을 하나 찍어 비판하기 (자기 생각 발전) 연습을 하면 좋구요.
그리고 애가 커가면서 교과서 내용을 100% 진리로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으로 보는 연습을 조금식 더 하면 좋죠. 중학교에 갈 정도가 되면 점점 무엇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하는 훈련을 해야 해요. 이 정도부터는 엄마가 뭘 어떻게 해주기가 쉽지가 않겠지만요.
학원보내봐야 대신 소화해서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는데... 스스로 글을 읽고 소화, 분석해서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까지 학원에서 해 줄수가 없거든요. 시험 잘보고 공부잘하는 애들 중에 어이없는 애들도 많습니다. 생각을 아예 하길 싫어하죠. 왜? 라고 물어보면 그냥 좋아서/싫어서 말고 뚜렷한 생각이 아예 없더군요.
또 이런 기본 학습 능력과 습관을 키우고, 사고 능력을 키워야 향후 고등학교 가서 마라톤과 같은 힘든 시기에 더 두각을 보일 수 있어요. 당장 성적에 일희일비 마시고 어릴 때부터 기본 체력과 기본 능력을 충실히 길러주세요. 이건 학원이 대신해 줄 수 없는 겁니다.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하면 좋겠지만 또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까 엄마 아빠가 옆에서 조금씩 도와만 주세요.
앞으로 점점 입시가 입학사정관이다 뭐다... 대학에서 원하는 학생들을 뽑는 쪽으로 바뀔 거예요. 대학에서 원하는 건 간단해요. 대학에서 학습/연구할 능력을 갖추었느냐... potential을 갖추었느냐거든요. 앞에서 말한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훈련이 되었느냐를 보고 싶은 거예요. 대학 학문 활동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논문 읽고 비판하고, 그걸 바탕으로 자기 이론 세우고... 수준만 아이들에 맞도록 낮추어서 유사한 훈련을 한다면 반드시 두각을 드러낼 겁니다. 이런 훈련을 한 아이들의 특징은 어떠한 문제와 상황이 주어져도 처음엔 좀 헤맬지라도 스스로 헤쳐나갈 줄을 안다는 겁니다. 셤 경향이 바뀌었다고 해도 대처능력이 뛰어난거죠.
1. ^^
'08.11.14 8:24 PM (119.207.xxx.10)즐겨찾기로 설정했어요. 울아들 꾸준히 도서관에서 책 빌려와 읽게했는데 큰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지만 고등학교가면 표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조바심 없이 꾸준히 읽게만 하고 있어요.
전 아이들 초등학교때 많이 놀게해야한다는 생각이라 아이들 학원은 큰애 주요과목 몇달 보내다 말았고, 작은애는 태권도 하나보내고 다른학원은 보내지 않았네요.
그치만 도서관은 초등1학년때부터 지금 6학년인데 꾸준히 다녔어요.
방학때 계획표 한번씩 작성해오라고 하는거 몇번했더니 이젠 시험전에 계획표를 스스로 작성해놓고 공부하더라구요.
학원안다니고 학습지국어 수학, 해법문제집들 사놓고 혼자 공부해요. 가끔씩 모르는거 알려주거나, 틀린거 해설보고 이해안가면 엄마한테 물어보라하구요.
근데 이번에 학습지 선생님이 그러네요. 욕심이 나는 아이라구요.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 더 스스로 잘 하는거 같다고 하면서 이대로 중학교가서 공부해도 잘 할거같다고..
그렇지만 전 마음으로 좀 불안하긴 하네요.
님이 알려준 방법으로 조금씩 더 신경써주면 좋을것같아서 해볼려구요. 고마워요..^^2. 원글님
'08.11.14 8:52 PM (219.248.xxx.130)정말 귀한 글이네요.
쉽진 않겟지만 울아들에게 꼭 적용해 봐야겟네요.
우리나라도 영어에만 올인하지 말고
이런 학습법이나 들여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님 이 글 학부모들이 많은 오시는 사이트에 많이 올려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소중한글 감사드려요^^3. 와!
'08.11.14 9:26 PM (122.167.xxx.56)정말 주옥같은 글입니다
한문장 한문장 잘 새기고 또 실천해 보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복받으세요 ^*******^4. 논술비법
'08.11.14 9:46 PM (147.46.xxx.79)아 물론 위에 적은 건 논술과 자기 학습 능력 습관에 대한 얘기니까 영어, 수학 공부 따로 안해도 된다는 거 아닙니다. 그런데 저런 능력을 갖춘 애들은 혼자서 수학 참고서 영어 참고서로 공부해도 (학고세대처럼) 뭐가 중요한지 파악하고 집중해 스스로 연습할 줄을 알아요.
그래도 적절한 시기에 진도를 일단 빼기 위해 학원 단기간 보내는 거는 매우 효율이 좋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영어 능력(기본적으로 언어, 국어 능력이 중요하지만)도 따로 신경써주는 것이 좋구요. 영어는 일종의 skill이니까 또 그에 맞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할 거에요. 리스닝이나 리딩은 뭐 넘쳐서 문제지만 따로 스피킹 훈련할 곳이 마땅치 않은게 문제인데.. 뭐 일단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도 많다는 이론도 있으니 열심히 영어 책도 읽고 많이 듣고 그럼 도움이 많이 되어요.
미국 생활할 때 제가 아는 아줌마가 자기 후진 발음으로도 매일 20분씩 책을 읽어주니까 아이가 학교서 영어하는 게 달라졌다고 면담할 때 선생님이 그러더래요. (아이가 킨더일 때 미국와서 1학년일때..) 그거 한동안 쉬면 선생님과 면담할 때 영어 잘한다는 얘기 못듣다가... 또 읽어주다가 면담하면 영어 많이 늘었다고 그런대요. 신기하죠? 하지만 엄마의 여건이 어렵다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만큼 학원을 활용할 수 있겠죠.
그리고 예체능 정도... 학원 보내면 좋을 거 같아요.
요는 학원에 의지하는게 아니라 학원을 능동적으로 필요에 의해 이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5. 호호...
'08.11.14 10:55 PM (218.48.xxx.116)원글님 말씀대로 아이 키운 엄마입니다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논술 학원 다니기 시작했는데
담당 선생님이 극찬을 하십니다.
이제까지 뭘 어떻게 어디에서 배웠느냐고...
그냥... 웃지요
원글님 조언대로 노력하시면 저처럼 뒤늦게 대박입니다
사족같지만...
혹시 엄마가 노력 결핍이시라면
영어 학원만이라도 꼭 저런 방식으로 가르치는 곳에 보내세요
잘 찾아보시면 그런 곳 있습니다
시험점수 올리는 데 열심인 학원,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급급한 영어 학원 보내는 건
안 보내느니만 못합니다6. 와우~
'08.11.14 11:41 PM (203.130.xxx.254)정말 좋은 글입니다.
학교에서 이런 교육을 받으면 좋을텐데요....
그리고 윗님.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영어학원이요.
귀뜸좀 해주세요. 네?7. 정말 ~
'08.11.15 2:53 AM (211.41.xxx.7)고마운 글이네요.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은 맘은 굴뚝 같은데 방법을 잘 몰라서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가뭄엔 단비가 온거 같아요..
열심히 실천 해 볼께요. 도움되는 글 좀 자주 부탁 드려요..8. 감사
'08.11.15 10:24 AM (222.98.xxx.131)인쇄해서 읽어보고 있어요.
형광펜도 필요하겠네요.
말씀하신 것
조금씩이라도 실천해 보려구요.
고맙습니다.9. 호호님
'08.11.15 11:54 AM (219.248.xxx.130)제발 자녀분께 지도하신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세요~ 부탁!! 부탁!!
교육서는 많이 읽었지만 이 방법처럼 맘에 확 와닿는 방법이
없었는데 막상 실천하려니 막막하네요.
님은 실천하셔서 성공하셨다니 염치없지만 자세한 내용 부탁좀 드릴게요.
아이를 사교육없이 가르치려고 노력중인 엄마입니다.
그런데 많이 힘드네요.
그리고 이런글 올려주셔서 다시한번 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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