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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조카가 유치원 친구한테 돈을 갖다 줬대요.

이런일이.. 조회수 : 676
작성일 : 2008-11-11 23:57:12

언니네는 맞벌이고 아이들 할머니가 집에서 오가시며 아이들 봐 주고 계세요. 큰애는 초등 5학년, 둘째는 일곱살.
둘째는 막 태어났을 때 부터 할머니가 키워서 쪼금 버릇없으리만큼 예뻐하시면서 키우셨고..
한참 커서까지도 어린이집 안보내다가 할머니 힘드시다고 작년 가을부턴가 유치원에 다녀요.

애가 종종 유치원 가기 싫다고, 그냥 할머니랑 집에서 놀면 안되냐고 떼를 쓰긴 했었는데
그냥 아이들 마음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어르고 달래서 보내곤 했었구요..
그런데 어제는 유치원 다녀와서 한참 시무룩하게 있길래 할머니가 어디 아프냐 물어보시니,
조카가 대뜸 말하기를.. "엄마랑 아빠한테 비밀로 해 주면 말 할께요. 나도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그러더래요.
할머니 생각에는 애가 유치원에서 뭘 잘못해서 야단 좀 맞았나 보다 하고 웃으시며 그래 말해봐라 했더니,
조카가.. "실은 어제 엄마 지갑에서 돈을 꺼냈어요." 그러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요지는.. 유치원 친구중에 어떤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자주 돈 가져와라, 안가져오면 죽이겠다,
원장선생님이나 엄마한테 말하면 자로 그어서 너 팔을 잘라 버리겠다. . . 이랬대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자기 돈으로 몇백원, 몇천원 줬는데, 어제는 엄마 지갑에서 꺼내서 2만원을 줬다고...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가 혼비백산 하셔서 언니한테, 형부한테 전화해서 퇴근하고 곧장 집으로 오라 하셔서
자초지종 얘기 하시고 언니네는 오늘 오전 출근 미루고 유치원 찾아가서 원장선생님하고 면담했구요.

유치원에서도 그 아이가 도벽이 있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돈까지 받은건 몰랐다고,
조카한테 물어보니 저희 조카 말고도 같은 반 아이들 몇몇이 비슷하게 당하고 있었나 봐요.
그 아이 부모님이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시는 맞벌이를 하시는데 위로 좀 큰 형, 누나가 있대고..
종종 다른 아이 물건을 손대서 그 부모님과 면담 좀 해보려고 해도 여의치가 않았다고..
잘 해결되도록 하겠으니 일을 크게 만들지 말아달라 했다네요.

제가 초등학교 다니는 큰 조카 공부를 봐 주는데 마침 오늘이 만나는 날이어서
저녁 때 언니네 집에 갔다가 왠일로 언니 형부가 일찍 와 있네 했더니 그런 일이 있었더라구요.
할머니는 당장 유치원 그만 두고 입학할 때까지 그냥 집에 있게해라 하시고,
언니 부부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 어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어요.
그 아이 부모님과 한번 만나볼까도 하는데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연락도 잘 안된다고 하네요.

어휴.. 이제 예닐곱 먹은 유치원아이가 그랬다는 것도 놀랍고, 점점 커진 돈의 액수에도 놀랍고..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요.. 정말 조카 친할머니 말씀처럼 유치원을 안 보내는게 방법일지..
제 자식이 아니라 정면에 나설 수는 없지만 조용히 처리하기에는 너무 큰 일 아닐까요..
언니도 형부도 회사일이 보통 바쁜 사람들이 아니라 차근차근 잘 해결할 여력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한편으론 저도 지금 맞벌이 중이고 내년 초에 첫 아이가 태어나는데,
요즘 하도 주변에서 잘 안된 경우가 맞벌이 부모 아이들인 경우가 많아서인지..
육아에만 전념해야 할지.. 그럼에도 회사일을 계속 해야 할지.. 다시 한번 갈등되네요.
물론 전업주부인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 어긋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지만
이리 저리 봐도 집에서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이 확실히 좀 더 안정적인 것 같아서..

아이구 아이구.. 어쩌면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IP : 220.71.xxx.19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12 12:43 AM (119.95.xxx.88)

    저같으면...유치원에 원비낸거 있으면 환불해달라고 요구해서..
    당장 다른 유치원으로 일단 옮기고 볼 것 같네요.
    그 아이의 품성 문제는 유치원측과 그 아이의 부모가 해결할
    문제이구.... 일단은 그 아이에게서 조카를 벗어나게 해야지
    애가 정서적으로 편해지지 않겠어요?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는게 여의치 않으면...
    유치원 역활을 하는 미술학원같은 곳으로라도
    옮길 것 같아요.

  • 2. dd
    '08.11.12 5:07 AM (121.131.xxx.92)

    이건...뉴스에 날 일이예요
    너무 놀랍네요
    추후에 어찌 하셨는지도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그 원장의 반응두요
    이건 맞벌이 부부의문제라기보다는 그 아이 (가해자..?)부모의 문제인데요

    저라면..당장 유치원 옮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문제를 공론화 시킬 거구요.

    근데..돈뺏는 아이...정신과라도 보내야하는 거 아닐까요.. ㅠㅠ

  • 3. .......
    '08.11.12 11:04 AM (125.186.xxx.3)

    그건 조용히 해결할 문제가 아닌데요.
    그 문제아를 내쫓아서 유치원에서 빨리 해결하든지, 아니면 이제껏 낸 원비 다 돌려받고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든지 하셔야죠.
    조용히 해결하자는 걸 보니 그 원장도 글러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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