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애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인물적 호기심 2008/11/10 19:13 http://blog.hani.co.kr/oscar/17698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만약 장모님이 아이들 돌보는 데 도움을 주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유세를) 잘 할 수 있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아내 미셸은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나도 아마 미셸에 동의했을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한창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시점에 나온 말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 말에는 장모님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레토릭이 있을 것이다. 표현의 과장은 불가결하다. "장모님이 애 안 봐주셨으면 선거 때려쳤을 것 같다"는 내용이 된 것은 그런 과장 탓일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의 큰 공로를 장모에게 돌린 셈이다.
오바마의 장모, 즉 미셸의 어머니 매리앤 로빈슨이 백악관에 함께 입주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오바마의 두 딸 말리아와 사샤를 돌보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다. 1991년 남편을 잃고 홀로 되셨으니, 가까이 모시는 게 오바마 내외로서도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동안 살았던 시카고에서 로빈슨의 집은 오바마네 집에서 10분 거리다.
△지난해 뉴햄프셔의 유세에서 오바마의 큰 딸 말리아의 그네를 밀어주고 있는 외할머니 매리앤 로빈슨(출처 : 오바마-바이든 선거운동 홈페이지)
올해 71살로 지난해 은퇴한 말리아와 사샤의 외할머니는 엄마 미셸이 바쁠 때면 군말없이 아이들을 돌봐줬다. 학교로, 학원으로, 집으로 '싣고 다니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로빈슨 스스로도 "부모가 아닌 누군가가 돌봐야 한다면, 내가 낫지 않겠나"라고 말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맞벌이 부부의 아이를 대신 돌봐주는 할머니와 외할머니들을 수도 없이 보게 된다. 미셸이 바쁠 때만 맡으면 되는 '파트타이머' 로빈슨은 차라리 양반이다. 주중에는 '풀타임'으로 할머니·할아버지댁에 있다가, 주말이 돼서야 엄마 아빠를 보러가는 아이들도 많다. 어머니께 아이를 맡긴다는 한 친구는 "노인 학대지, 아무렴"이라면서도 "방법이 없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사위가 대통령이 된 게 로빈슨으로서는 무한한 영광일 것이다. 동네방네 자랑감이다. 조금 힘들더라도 예쁜 아이들 키우면서 사위한테 공치사 들은 것도 보람일 게다. 정든 고향 떠나는 게 아쉬울 수는 있어도 딸네 내외랑 가까이서 사는 게 좋을 수 있는 근거다.
대통령이 되지 못한 우리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육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말씀. 그러나 이제는 "어머님(혹은 장모님), 큰 일을 좀 하려고 합니다. 애를 좀 키워주시면 안 될까요. 오바마도 그랬답니다"라고 말하려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그 분들이 다 한 자리씩 하기는 힘들지 않겠나.
△오바마 부부의 1992년 결혼사진. 왼쪽은 미셸의 어머니 매리앤 로빈슨이고, 오른쪽은 오바마의 '백인 어머니' 앤 던햄. (출처: Vanity Fair)
출처: 한겨레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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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도 애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리치코바 조회수 : 500
작성일 : 2008-11-11 17: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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