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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요...

휴... 조회수 : 560
작성일 : 2008-11-06 02:39:36
남편 사업이 망하고 집 날리고 한푼 남은게 없습니다
저랑 아이는 친정에 와 있고 남편은 조그만 회사에 취직해 사우나 고시원을 전전하는 모양이에요
한달에 한두번 만나는데 이 생활이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처음 계획은 친정 근처에서 취직해 돈을 좀 모아볼 요령이었어요
그런 마음이 30%고 이혼하고싶은 마음이 70%였어요
사업이 기울어지자 저에게 폭언을 일삼고 툭하면 술먹고 들어와 죽네사네
급기야 집 밖에서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자 그 사람이 자기한테 욕하는것 같다며
칼을 들고 그사람한테 달려나가기도 했구요
술에 잔뜩 취해 인사불성이 되면 다같이 죽자며 근처에 주유소를 찾는 시늉을 하는 둥
정말 같이 살고싶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도 별거 아닌일로 매를 들기도하구요(엉덩이 한대였지만 제가보기에 지극히 감정적)

하루종일 일하고 집에가면 아침부터 저 올때까지 쫄쫄 굶고 있는 모습도 꼴보기 싫었어요
다 큰 성인이 자기 밥하나 못 챙겨먹고 물먹은 솜이 되어 퇴근한 제가 아침먹은 설겆이부터
저녁상에 아이 급식 도시락까지 설겆이 하고 빨래해서 널고 개고...
그 와중에도 퇴근후에 집안일 하고 잠자기 바쁘다며 자기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지않는다고
이혼하자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정말 이꼴저꼴 안보고 맘편히 살고싶은 생각에 이 길을 택했는데
친정에 와서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리 미운 남편도 사우나를 전전하며 추운날 일하겠다고 다니는거 보니 안쓰럽고
아이도 예전 어린이집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고..이 동네 새로 어린이집을 다녀봐도 그다지..탐탁지않고
전에 직장에 팀장님은 자꾸 전화하셔서 혹시 일할 의향없는지 물어보시고...

마음이 자꾸 예전 동네로 돌아가서 모든걸 원위치하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남편의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모습을 어찌 견디고 살려고 이러는지
집에 언제 갈거냐고 묻는 아이한테 미안하고..
친정엄마한테 도움을 좀 얻어 그근처에 집을 얻어볼까 싶기도 합니다
남편도 작은 회사지만 어쨌든 다니고 있고 저도 일하면 어찌어찌 살아볼수도 있을거같은데
예전에 남편이 했던 폭언들과 욱하는 성미..그리고 오롯이 내 몫이 될 힘든 가사일
이곳에 있는게 몸은 편한데 정신적으로 황폐해지는듯해요
예전동네에서 신혼부터 7년정도 살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힘듭니다
제가 멍청이같애요
속은 썩어들어가도 겉보기엔 남들에게 책잡힐거 하나 없던 그시절이 더 좋았던거같기도하고
아이는 할일이 없어서 5살짜리가 기탄문제집을 하루에 한권씩 풀어대는데 미안해서 미치겠어요
하루종일 예전 어린이집 원가 부르고 다니고....
IP : 121.139.xxx.15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더 아래를 보세요
    '08.11.6 4:14 AM (121.169.xxx.92)

    깊은 밤에 우연히 읽은 님의 글이 뇌리를 떠나지 않아 자려다 말고 다시 인터넷을 켰어요.
    얼마나 힘이 드세요...
    지금 너무나 힘이 드시겠지만 더 나쁜 상황, 굳이 예를 들자면 사랑스런 자녀가 장애를 가졌다든 지, 심각한 건강악화라든 지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든 지...그런 데 비기시라면 제가 얄팍할런 지요?

    제가 지난 해에 가까운 친척분의 오랜 설득과 권유로 상품권에 투자했다 알토란같던 제 비상금,제겐 크나 큰 액수를 축냈던 적이 있었어요.
    인터넷으로 알게 된 채권자모임에 참여했는데, 저는 새 발의 피이더군요. 온 일가 친척, 친구들의재산까지 올인했던 몇 몇 분들이 경우 각각 2억이다, 5억이다 심지어는 15억까지 잃게 돼서 거의 정신들을 잃을 지경이셨는데...그 분들 아마 평생을 고통 속에 갚아도 다 못 갚을 큰 돈을 잃으신 거 놀랍고 안됐고 믿어지지 않는 그 와중에서도 내게 큰 돈이긴하지만 그나마 난 그 돈 없어도 그럭저럭 살 수 있을 정도는 되니 참 다행이야 스스로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었습니다.
    괴테가 이런 말을 했대요.
    영원히 여성적인것이 우리를 천상의세계로 인도한다.
    부드러움,따스함, 여성적인 것,모성적인 것이 세상을 , 고통에 빠진 영혼을 구원한다라는 믿음은 남자들 뿐 아니라 여자인 저도 굳게 믿어 지는 진실입니다. 남편분께서 자괴감에 빠져 계시는 것 같은데,
    불같은 과격함은 있어도 천성이 나쁜 분은 아닌 것 같아요. 자신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몸부림치는 것 같은데, 평소 말 한마디라도 정성스럽게, 따스하게 드리시고 어느 날 조용히 술 한잔 , 차 한잔 두고 앞으로 살아 갈 각오와 다시 일어 설 희망을 대화로 나눠 보셨으면 합니다. 아내가 자신을 끝까지 믿어 주고 어떤 경우에라도 함께 해 줄 사람이라는 것을 아시게 될 때 남편분은 백 배 용기를 얻으실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영민하고 귀여워 보이는데, 더 큰 슬픔을 주셔선 안되겠지요?

  • 2. 그저
    '08.11.6 10:16 AM (59.11.xxx.175)

    토닥토닥....
    많이 힘드시겠네요...
    아이때문에 마음이 더 아프시겠구요...

    그래도 살아야죠.
    언젠가는 좋은날이 올거예요..그런 희망이라도 가지셔야죠....
    용기를 내보자구요...!!!!!!

  • 3. ...
    '08.11.6 10:17 AM (121.138.xxx.233)

    뭐라 할 말이 없네요.
    남자들은 성숙한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러나 20년을 살아보니, 조금이지만, 남편도 나도 변하는 것이 있더라구요
    힘내세요

  • 4. 원글님
    '08.11.6 10:57 AM (211.53.xxx.253)

    마음이 그러시다면
    먼저 남편분과 대화를 해보세요..
    다시 잘 시작해볼 마음이 있냐고.. 전같은 폭언은 못견딘다고...
    남편분이 새로운 마음으로 잘해보겟다고 한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가져보세요..

    제대로 정신이 들은거 같으면 다시 시작하시고
    아니라면 좀 더 시간을 두고 보세요.. 그래도 아니면 서로 각자 갈길을 가야지요..

  • 5. 영효
    '08.11.6 11:01 PM (211.173.xxx.14)

    오늘 하루종일 님들이 올리신 글들 읽고만 지나가다
    님의 글에 마음이 아파 댓글 다네요
    얼마나 힘드시고 지옥같으실지...
    답답하고 길은 보이지않고...조금 알것같은데요
    저두 몇년전에 남편이 사업아닌 조그만 가게를 열었는데 열달만에 정말 들인돈 한푼도 못찾아오고
    집에서 놀구 있던적 있었어요
    그나마 제가 직장은 있었지만 남편의 무기력하고 열등감에서 오는듯한
    말투들이 얼마나 싫었던지요
    그래서 저두 힘들었었는데 몇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왜 그때 그 사람의 입장에서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했을까입니다.
    그래두 남편 지금 심정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 힘들텐데
    다시 일터로 나가 계시니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시고 님두 힘내세요
    지금 견디기 힘들어도 살다보면 좋은날두 올꺼라 여기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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