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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결혼한 지 이십년이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콩깍지가 안 벗겨졌나봅니다.
제가 어느 여자를 보고 예쁘다고 하면
펄쩍 뛰면서 당신이 더 예쁘다고 합니다.
도저히 더 예쁘다는 소리가 안 나오면
젊을 때 당신은 저 여자보다 더 예뻤다고 하지요.
집 근처에 산이 있어요.
남편과 같이 올라갔지요.
세수도 안하고 집에서 입던 추리닝바람으로.
계곡 물에 세수를 하려는데 남편이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 사진을 동창사이트에 올린거에요.
사진 밑에 선녀라고 했다나요.
남편 친구가 댓글 달았더군요.
"나무꾼 같은데..."
그 얘기를 전하길래 제가 그랬죠.
제발 밖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이렇게 말하면 남편이 되게 잘해줄 거같죠?
말로 다 떼우고 집안일 하나도 안해요.
돈도 못 벌고.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고 그렇죠, 뭐.
한때는 저렇게 말로만 예쁘다, 사랑한다 그래서 입만 까졌다고 미워하기도 했는데
못생겼다 하지 않으니 고맙다고 여길려구요.
본인도 자기 최면 중일지도 모르죠.
저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요.
내가 이 나이에, 이 얼굴에, 이 몸매에 어디 가서 서방을 또 구하겠냐?
성에 안 차지만 있는 서방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어서 델꼬 살아야지.
1. 알콩달콩
'08.11.5 7:36 AM (116.37.xxx.141)ㅎㅎㅎㅎ
알콩달콩 사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2. 부럽삼
'08.11.5 7:53 AM (72.136.xxx.2)립서비스도 없고 집안일도 안도와주는 신랑도 있는데요 머...
저도 그런 소리 한번 들어봤음 좋겠어요 ㅎㅎ3. ㅋㅋ
'08.11.5 8:34 AM (121.134.xxx.150)역시 여자들은 '말'에 약해요..그쵸?
저도 평생 그렇게 말해주는 남편 있으면 좋겠어요 ㅠㅠ4. 사랑이여
'08.11.5 9:29 AM (210.111.xxx.130)<결혼한 지 이십년이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콩깍지가 안 벗겨졌나봅니다.>
<자랑>이라는 아이디 님...
남자로서 솔직히 세상에는 그런 남자도 있음에 한편으로는 놀랍습니다.
아내를 그렇게 끔찍하게 사랑하는 마음이 20년이 넘게도 이어지는 것을 보니 정말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듯이 부군이 정도 많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고,
아내를 향한 그 지고지순한 사랑이 넘쳐흐를 때 그의 모든 사랑을 그대로 다 받아들여주시옵소서~.
다들 부럽다잖아요~^^
내 경우는 아내가 발령받아 아이들과 서울에서 지내고 나는 지방에서 생활하면서 한 달에 2주마다 한번씩 만나는데 서로 애틋한 정을 갖고 지냅답니다.
님은 서로 '붙어'지내면서도 부군이 님에 대한 애틋한 정을 갖고 있음에 정말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밖엔 없습니다.5. 우리 남편이랑
'08.11.5 10:05 AM (58.29.xxx.50)비슷한 분 또 있었네요.^^
저희도 립서비스 죽입니다.
이쁘다는 건 기본이고 귀여워 죽겠다도 자주 합니다.
제가 낼모레면 50인데 귀엽긴? 하면
자기 눈엔 그냥 넘 귀엽다 합니다.
헛소리려니 하면서도
기분이 업되는 건 맞고요.
제 생각엔 이런 남편들이 좀 꾀쟁이 인거 같아요.
말만으로 넘 점수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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