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잘나가는 캐리어 우먼입니다
남들 다부러워하는 직장에 어렵게 시험쳐 들어갔지요
많진 않지만 남편이랑 같은 연봉받으면서
회사에서 방귀께나 끼며 지난 10여년을 보냈습니다
남자들뿐인 직장
그 풋내기 시절 온갖 눈총과 차별 이겨내며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정말 이 악물고 며칠 밤이고 새가면서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하다
좀 안정된듯하여 어느 덧 애둘낳고 복귀해보니
찬밥이 되어있네요 ㅠㅠㅠ
오늘 인사개편에서 쌩쌩한 남자후배들에게 밀리며
'넌 둘이 벌잖니', '넌 인생에서 어려움이 없었잖니'라는 얘기속에
모든 불합리를 감수해야하고
후배가 더 나이 많으니
애나 좀 더 키우라내요
월급은 나오니까 ㅡㅡㅡㅡ
열심히 앞줄에 서서 일하다
이젠 맨뒷줄에 서라하니
참 오늘 제가 한심해서
못먹는 맥주한캔 비우고 여기저기
문자질로 화풀이하다가
똘망똘망 이쁜 두 딸아이보면서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겠기에
흑마늘을 원샷했습니다
너네가 크면 엄마보다 더 능력있는 사람이 되어라
그떄까지 엄마가 잘 버텨주마....
라고 속으로 되뇌이며
남들보다(군대다녀온 남자들보다) 좀 일찍 출발한 사회생활
난 애낳는 더 보람있는 일을 했다 생각하며
이제 더 열심히 뛰어볼려구요
용기 좀더 얻어볼라구 글 써봅니다
저도 사실을 저의 여자니까 더 잘나가야한다는 특권의식보단
같은 떡이면 가장인 남자들이 먼저 먹어야 한다는 것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몇번을 양보하고 나니
내앞에 남은 떡이 다 없어진 것 같아
오늘 넘 우울합니다
그들의 자랑이 되고 싶었던
여자후배들은
은근 나처럼 되지 않으려고 슬슬 피하는게 보이고
하 지 만
눈물로 마시는 맥주보단
그래도 아직은 내게 카드가 한장은 더 남았으리라 생각하며
흑마늘 마셔봅니다
달달하니 먹기 좋네요 ㅠㅠ
좀떠 썼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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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겠기에 흑마늘즙을 원샷했슴다(위로 좀 )
그래도 조회수 : 2,947
작성일 : 2008-11-03 23:04:56
IP : 58.120.xxx.5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꼬옥~
'08.11.3 11:19 PM (211.192.xxx.174)말없이.. 그리고 힘있게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요...
저도 남자많은 곳에 거진 유일무이한 녀자로. 참 더러운꼴 많이 봅니다.
눈물안보이려고 화장실에 쪼르르 달려가 입에 주먹물고 눈물흘린 기억도 있고.
앞으로도 그 많은 더러운 꼴 보아야하지만... 우리가 힘내자구요.. 다음에 올 우리 딸들, 아가들을위해
님.. 홧튕!!입니다.2. 원글
'08.11.3 11:23 PM (58.120.xxx.52)님~~~~ 억울해 잠못자고 있다 님도 그렇다 하니 힘이 납니다
저도 요즘 애낳고 더 센치해져서 인지
조금만 서러움이 밀려와도 코가 다 빨개져서
참 민망했거든요
그럴때마다 화장실달려가 흑흑거리고 왔는데
님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3. 가늘고 길게
'08.11.3 11:39 PM (72.136.xxx.2)직장생활 길게 보세요~
모난 돌이 정맞게 되어 있구요~
뒤에서 뒷심 기르세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주면서 월급도 주니 좋다 마인드 컨트롤도 좀 하시고~
가늘고 길게가 저의 모토입니다 ㅎㅎ4. 감히
'08.11.4 12:04 AM (124.53.xxx.193)원글님 넘 멋져서 감히 위로 못하겠어요..ㅎㅎㅎ
멋진분이네요 이런 언니 있었으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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