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충북대 안상헌 교수(철학과)
서태지 신드롬
90년대 신세대 문화의 우상이었던 서태지가 돌아왔단다. 그의 앨범에는 ‘아무런 위로없이 시간과 이 시대의 속도감을 이겨온 너에게 내가 약속이 되고 이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전투적 메시지들이 가득 담겨 있다. ‘하드코어’ ‘핌프록’ 같은 대중음악 용어에 문외한일지라도 노래말을 들어보면, 왜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그토록 열광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위선과 거짓에 가득찬 탱크’ 같은, ‘날 바꾸어 놓았던 어떤 답안지’가 판치는, ‘급격한 발전을 다 해냈다’ 믿지만 ‘중책 맡은 자만 죄다 면책’ 받는, ‘허세, 가식, 탐식 깃든 약육강식’과 이를 세습한 오렌지족들이 설치는 ‘진정 어떤 나라인지 알 수 없는’ 나라; ‘잡설이 판치는’, ‘누구나 맘껏 짖어대는’, ‘침 튀기면서 무식한 억지만 늘어’ 놓는, ‘아동학대, 자학, 변태, 소녀들을 노리는 네 추태’가 판치는 인터넷 세상, ‘우린 결국 인질이 되고, 노예가 되’고 말 ‘파멸 위한 발전 또 다시 겪을 세계전’과 같은 섬뜩한 메시지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그리곤 ‘우리는 젊어, 이건 진리야’, ‘영웅이란 존재는 없어. 저 태양 아래 바로 이 날의 영웅은 바로 너야’. ‘이제부턴 진정 난 수퍼 초울트라 매니아’야, ‘네겐 서툰 새 빛조차 두렵겠지만 난 좋기만 해. 난 더 기대가 돼. 너 다시 내게 짓궃게 굴 땐 가만 안 두리라. 넌 이제 울트라의 이름의 심판 받으리라. 네 잣대로다 우릴 논하다 조만간 넌 꼭......’ 펀치를 맞을 거라고 한다.
우리 사회와 미래에 대한 자조와 항변의 목소리가 대중적 노래말에 실려 온 장안을 들뜨게 하는 지금, 이런 주제에 대해 대학의 젊은이들은 참으로 말이 없다. 이런 이야기는 억눌린 10대들의 한풀이에나 적절한 것일까? 아니면 노래방이나 춤방에서나 적절한 것일까? 이도 아니면 해마다 가을이면 벌어지는 학내 노래자랑에서나 적절한 것일까? 서태지의 토막난 노래말을 빌어 이렇게 묻고 싶다: ‘넌 소유 속의 널 믿는가?’ 그것이 ‘니 자아보다 더 값진 건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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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에 적은 글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벗어나 있지 않기에 함께 읽어보자고 올렸습니다.
특히 ‘침 튀기면서 무식한 억지만 늘어’ 놓는이란 표현에 크게 공감합니다.
현재는 돌맹이 던질 사람보다 박수 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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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신드롬
Eco 조회수 : 320
작성일 : 2008-11-03 07: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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