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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세에 대하여....지인홈피 펌..

알자 조회수 : 405
작성일 : 2008-11-02 16:41:08
요즘은 정신 건강을 위해서 100분 토론 같은 것은 보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 너무 볼 게 없어서 채널 돌리다가 잠깐 보게 되었는데, 그 한나라당 이한구 양반이 하는 말씀이 "(맞은 편에 반박하며) 지난 정권에서 세금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지난 5년간 매년 세수가 증가하지 않았습니까!!" (맞은 편) "그렇죠" "그러면서 어떻게 세금이 안 올랐다고 합니까??" (맞은편) "그거야 국민 총 생산이 늘었으니 따라 증가한 거지 어디 세금 비율이 오른 겁니까." "그래도 오른 건 오른 거 아닙니까!!"



이쯤 되면 대화가 불가능하다. 아 역시 채널 돌리지조차 말았어야 했는데.



요즘 부가세를 놓고 말이 많다. 부가세는 간접세라서 보통 사람들(사업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주부나 학생, 소비자, 회사원 등)은 별로 개념이 없이 내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 소비되는 거의 모든 공산품에는, 책이나 야채 같은 공공성이 강한 몇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부가세가 10% 꼬박꼬박 붙는다.

돈 벌면 번다고 소득세 내고, 모으면 모은다고 또 세금을 내면서, 쓰면 쓰는대로 또 무조건 세금을 10% 내야 하는 것이다. 부가세를 두고 생각한다면, 모든 사람들은 세금 징수당한 나머지 수입에서 10%만큼의 차액을 미리 상정해 놓고 소비를 해야 하는 셈이다. 200만 원을 가지고 있어도 180만 원 어치밖에 못 사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반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개념이 없다. 정가가 그러려니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부가세가 아주 사람 피를 바싹바싹 말린다. 왜냐하면, 정당하고 투명하게 신고한다면, 매 년 버는 돈의 10%는 세금으로 무조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간에 거래할 때도 소비자 거래처럼 부가세를 함께 준다. 500만원 짜리 물건을 사면 부가세도 50만 원이다. 500만 원짜리 일을 따면 50만 원을 더 얹어서 550만 원을 받는 셈이다.

그러면 미리 세금을 더 받는데 뭐가 걱정이냐 하겠지만 그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선 미리 받는다는 데 진짜 문제가 있다. 50만 원을 미리 받아서 가지고 있다가 1년에 두번 국세청에 그걸 모아서 내야 한다. 그런데 돈 벌려면 신용카드 없애라고 하는 것처럼, 통장에 돈이 있는데 그것을 고이 가지고 있을 수가 없다.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면 당연히 그 돈도 함께 쓰게 된다. 그냥 고이 간직하고 있는 일이라면 애당초 나라에서 하지 왜 그 돈을 사람들 손에 쥐어 주는가? 배고픈 사람 손에 떡 쥐어 준 다음에 절대로 먹지 말고 참고 있다가 한 시간 후에 돌려 달라고 하는 격이다. 염장 지르냐? 그러려면 그냥 쥐어 주지 말라고.



게다가 요즘처럼 경기가 나쁘면 더 장난이 아니다. 상대가 '아이 좀 깎아 주세요', 해서 450만 원으로 10%를 깎였다고 하자. 그래도 부가세는 45만 원을 내야 한다. 돈 주는 사람 입자에서는 550만 원에서 495만 원으로 무려 65만 원이나 깎았지만, 깎인 사람 입장에서는 여전히 5만 원밖에 안 준 45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당연히 엄청나게 이익분이 줄어든다.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경쟁 입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우리 나라에서 대기업이나 국가는 너나 할 것 없이 값을 깎고 든다. 정부에서는 일을 주면서 천연덕스럽게 이렇게 말한다, 아니 이익을 한 20% 잡았는데, 10%로 줄이시죠. 그 남기는 10%라는 것이 결국은 부가세다. 그러니까 정부부터가 국민들이 한 푼이라도 남기는 것을 못 보아 주는 것이다. 그러면 니가 하세요란 말이다. 정가 개념이 이상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 안에 10%의 세금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처럼 깎으려고 드는데. 일을 받는 사람으로서는 그렇게 깎이고도 핏덩이같은 10%의 세금을 뜯겨야 하는 것이니.



사업자가 다시 다른 곳에 일을 줄 때 또 부가세를 부가해서 떠넘기면 부가세 부담은 줄어든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돈을 많이 벌었다면 부가세를 많이 내야 하지만, 그만큼 일하는 데 원가를 많이 쓰면, 그 때마다 부가세를 쓰는 것이 되어서, 세금으로 내야 할 부가세가 줄어든다는 것이 원칙이다. 모든 거래를 투명하게 세금계산서로 주고받으면 부가세 부담은 줄어들 거라고 국세청에서는 광고한다. 썩을, 과연 그럴까.

일하면서 일에 쓰는 돈, 예를 들면 몇 장의 종이를 사거나 볼펜을 사거나, 또 야근 하면서 먹는 것, 교통비, 회의하느라고 마신 커피, 이런 것들 모두에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런 부가세는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대기업이라면 맥심 커피 납품 업체와 도매로 계약맺고 세금계산서를 끊고 구입해서 부가세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마트에서 카드로 커피를 이백 개 삼백 개 사는 것은 부가세 줄이는 데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영업자들은,

1. 일을 따서 돈을 받으면 부가세를 내야 하고

2. 돈 벌었다고 소득세도 내야 하고

3. 돈 쓴 물건들에 부가세를 내면서 돌려 받지도 못하고

뭐 이런 거다.



쉽게 비유하자면, 한 그릇에 3천 원짜리 국밥을 파는 국밥 가게가 하나 있다. 가게 임대료는 월 50만 원이라고 하자. 그리고 그 가게 건물 주인이 2층에 산다. 이 주인이 '이거 뭐 얼마나 한다고... 한 국자 더 퍼면 되는 거잖아...' 하면서 끼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김에 찾아와서 한 그릇씩, 어떨 때는 친구까지 두 그릇씩 국밥을 얻어 먹는다. 처음에는 국밥 가게에서도 인심을 생각하며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솔찬히 60끼니를 해결해 놓고서는 월말에 집세도 고스란히 받는, 그런 주인을 상상하면 된다. 3천 원 * 60하면 18만 원. 주인은 68만 원을 버는 것이다. 이러니 국세청에서 부가세를 줄일 리가 없다, 절대로 안 줄인다.  



부가세가 사람 피를 말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 가공할 만한 %에 있다. 동네에 아무리 작아도 직원 너댓 있는 가게나 식당, 사무실, 병원이나 미용실을 생각해 보자. 그 곳이 돌아가려면 임대료와 직원 월급, 진행비와 잡비 등을 생각해 보면 매 달 이삼 천만원이 소모됨을 예상할 수 있다. 그래 보았자 사장이 가져 가는 돈이 몇백 만원 되겠나. 그런데 이삼천 만원의 10%면 이삼백 만원이다. 일 년을 모으면 곧 이삼천 만원 부가세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주변에, 그런 규모의 사무실들이, 세금을 매년 삼천 만원씩 내고 있다면 이해가 가는가? 같은 10%라고 해도 천 원을 내는 것이야 부담이 가지 않지만, 천만 원이 되면 상황이 다르다. 장난이 아니다.  우리 나라처럼 전세계적으로도 자영업자 비율이 많은 나라, 대기업에 소속된 회사원의 비율이 적은 나라에서 부가세는 완전 국세청의 노다지 상품이다.

유령 업체를 내세워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서라도 부가세를 줄이는(마치 어디엔가 큰 돈을 쓴 것처럼 만드는) 그런 한심한 작태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거다.



이 숨이 턱턱 막히는 부가세 참사를 겪으면서, 나는 주변의 모든 독립하려는 사람들에게 왠만하면 사업자등록은 내지 말라고 권유 또 권유를 한다. 그냥 알바로 하고, 3.3%의 원천징수만 당하면 깔끔한 것이다.



역시나 이번 국회에서 한나라당은 부가세를 건드리지 않았다.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날수록 걷히는 부가세는 기염을 토하도록 높아진다. 한나라당은 툭하면 이런 말을 한다. "세금을 내야 줄여 주지, 서민들은 세금도 안 내는데 뭘 줄이란 말인가."

웃기지 마시라.

모든 국민들은 어마어마한 부가세를 다들 내고 있다. 전 세계에 부가세가 없는 나라가 훨씬 많거든?? 나라에서는 마치 우리가 세금도 안 내는 서민인 것처럼, 미안한 마음이 들도록, 속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이한구라는 작자가, 소득이 늘어 세수도 늘어난 것을 세금이 오른 것처럼 말바꾸기를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IP : 58.143.xxx.22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2 9:11 PM (220.122.xxx.155)

    우리지역구우원인데... 난 안 찍었는데. ...
    또 열받네요.

  • 2. ..
    '08.11.2 10:30 PM (61.101.xxx.119)

    아시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소득세를 높이고 부가세를 줄여야 한다고.
    요는, 월1000을 버는 사람도 100을 버는 사람도 우유 500ml를 구입하기 위해선 같은 가격을 지불해야된다는 거였지요.

    어렸을 적에, 왜 나랑 동생이랑 용돈이 똑같애! 라고 반항한 말에,
    니 동생도 슈퍼에서 빵사먹으려면 너랑 똑같이 300원이야. 하시던 엄마 말씀이 생각나더이다.ㅡㅡ;;


    딴나라당 애들은.. 외계에서 왔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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