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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잼없는 지리한 글일테니... 혹시 시간없으신 분은 패스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씩씩대다가 저녁도 안 먹고 작은 방에 가서 자네요.
화가 나고 삐져서 그런거지요.
다른 집 남자들도 그런가요?
유난히 몇 종류의 물건에 관심이 많습니다.
휴대폰,mp3,컴퓨터같은 기계, 좋은 옷과 구두,가방 그리고 자동차.
저는 돈욕심은 있는데 물건욕심은 그리 없는 편이라서
남편이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그냥 맞춰줍니다.
신혼때는 남편이 이해가 전혀 안 되었는데 오래 살다보니
남편의 주장이 맞다고 인정하게 된 부분도 많아서
예전처럼 싸우는 일은 드물지요.
대신에 남편은 헛돈을 안 써요.
담배도 안하고 잘난 척한다고 한턱 내고 그런 일도 없고
술은 입에도 안 댈 뿐 아니라 술집에 출입하는 자체를
금기시하고.......
남편이 자동차나 각종 물건에 내 생각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소비를 하더라도 다른 집 남편이 표 안나게 헛돈 쓰는 것에
비하면 훨 낫다 싶어서 가능하면 남편이 원하는대로 해주는
편입니다.
물론,정말 아니다 싶을때도 있지만 (형편이 힘든데도
최고가의 휴대폰을 사려고 할때... 막상 전화도 거의 쓰지
않아요.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달동안 매뉴얼보면서
참 잘 갖고 놀기는 합니다. 모든 기능을 다 파악해야하고
최고사양을 갖춰야 하지요.대신 한번 사면 고장날때까지는
안 바꿉니다.)
예를 들어서, 휴대폰메모리가 1기가가 최고 사양일때
구입해서 쓰다가 휴대폰에 끼울 수 있는 2기가 메모리 칩이
시판되었다는 뉴스가 보이면 당장 그걸 사서 끼우고 싶어합니다.
몇달만 지나도 값이 훨 떨어질텐데
음악을 많이 넣을 수 있다면서 당장 사달라고 하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 동의없이 혼자서 사지는 않아요.
남편 지갑에 10만원이 있는데 그거 갖고 1년 넘게 쓸 정도로
혼자서는 돈을 안 씁니다. 모든 경제권을 저한테 넘기고
제게 사달라고 조르지요.ㅠㅠ;;;
남편은 우리 집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통장에 얼마가
들어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종종 묻는데 대충 대답해주면
그걸로 끝... 확인도 안해요.)
그러면 같이 사러가거나 자기가 시간이 없으면
제가 혼자가서라도 당장 사오기를 바랍니다.
이때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라고 잔소리하면
오래 삐져요.
4기가 칩 나오고 또 바로 달려갔지요. 먼저 샀던
2기가 칩은 책상 서랍에 고이 보관되구요.
그 휴대폰 여전히 사용하지만, 사실 그건 전화통화만
하지.... 카메라 기능도 전혀 안 쓰고 mp3기능도 안 씁니다.
즉, 칩은 처음 사서 이것저것 실험한다고 파일 채우고
확인하는 일주일 정도만 갖고놀지 그 다음엔
쓸 일이 없어지는거지요.
자동차를 참 좋아해요.
그런데 자동차는 단위가 틀리지요. 천,억 단위이니.
신혼때는 빚까지 내서는 아니더라도, 돈이 모이면 바로
갖고 싶을 차를 사고 싶어하더니
살면서 풍파를 겪다보니 지금은 차를 살 만큼의 돈이 있어도
브로숴만 열심히 보지 사자고는 안 합니다.
얼마 전에 갖고 싶은거 안 가지면 병나는 사람인데 싶어서
가진 현금 다 털어서 갖고 싶어하는 차 중에서 그나마 싼 걸로
하나 뽑자고 권했더니 남편이 아니라고 됐다고 하더군요.
그 대답에 제가 놀랐지요. 솔직히 나보다 나이 훨 많은
남편에게 쓸 말은 아니지만 철들었구나..싶어서 마치
자식이 철든 듯이 뿌듯했습니다.
전 그 변화가 감사하지요.
형님이 부자라서 좋은 차가 많아요.
남편은 자동차는 빌려주지도 빌려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아야한다는 주의라서 형님차를 부러워만 했지
빌려쓴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형님이 남편에게 신세진 것이 있는데 그게 고마웠는지
남편이 차 좋아하는거 아니까 갖고 있는 차 중에서
새로 뽑은 벤츠를 우리 집에 갖다 놓고 갔어요.
아주 주는 것은 아니고 한달만 신나게 몰아보라고.
남편 몇번 예의상 거절하고는 요즘 신나게 몰고 다니지요.
물론,한달 지나면 칼같이 돌려줄 것입니다.
새 벤츠를 세상 누가 빌려주나요. 그것만 해도 너무 고맙지요.
덕분에 저도 매일 조수석에서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남편보니
덩달아서 기분 좋구요.
저는 그런 비싼 새차 운전할 엄두도 안나는데
남편 고집때문에 직접 2번 몰아봤네요.
확실히 좋긴 좋더군요.
풀옵션이 아니라서 메모리칩 꽂으면 바로 음악이 나오는
기능이 없고... mp3를 연결하는 잭만 있습니다.
남편이 씨디로 음악듣는 것 싫고 그 기능을 살리고 싶어하더군요.
듣는 음악이 달라지는게 아니라 씨디에 있는 음악을
mp3로 옳겨서 듣겠다는거지요.
갖고 있는 mp3를 사용하라니깐 그 mp3에는 클래식만 들어있으니
가요용으로 mp3를 구입하고 싶다고 하길래
저.......내키지 않아서 말렸습니다.ㅠㅠ;;;
하지만 mp3 구경만 하러 가겠노라고 해서
저녁에 같이 백화점에 갔어요.
왠만하면 잔소리 안 하는데 요즘 돈걱정도 있고
(불경기라서 하는 일이 적자거든요.)
보나마나 남편이 제일 비싼 걸로 살 것이라고 지레짐작되어서
짜증도 나고
이제 보름만 있으면 돌려줘야하는 남의 차 때문에
새로 mp3를 산다는게 이해가 안되고......
차 돌려주고 나면 쓸 일이 없는 물건이니...
게다가 감기몸살있어서 졸리고 피곤하고........
티를 안내려고 각오는 했지만 같이 다니면서 제가
부정적인 대답만 했나봐요. 아니 했지요.
남편이 다혈질이에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화를 버럭내고는
오래가는 성격이지요.
몇군데 돌다가 제가 "어차피 맨날 차에서 듣는
그 노래 들을거쟎아. 좋은 노래라도 따로 찾아놓고
그러지. 하도 들어도 이젠 외우겠구만" 이라고 말했더니
사람 많은 백화점에서 버럭 고함치면서 화를 내고는
지금까지 삐져서는 저러네요.
당장 사겠다는 것도 아니고 구경만 한다는데.........
그냥 싸구려 1기가 짜리 왠만한거 하나 사서
저 차모는 동안은 있는 기능 다 쓰면서 재밌고 싶었을 뿐인데....
비싸면 안 사려고했는데..............
너는 그게 아까워서 그리 잔소리를 하냐......
남편이 화내는 요지였지요.
저.....그냥 끽소리 안하고 잘못했다고 사과만 하고 있습니다.
대략 십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그래 그 돈이 뭐라고
그게 아까워서 저 사람 화를 내게 했나..... 싶어서
반성도 좀 하고 있지만
반면에 휴..........
저게 저리 심하게 화를 낼 일인지 싶어서 한심하기도 하고.
나는 부부싸움을 해도 각방 쓸 생각 안하고
항상 안방으로 들어가는데
남편은 삐지면 작은 방에서 자네요.
장점도 많은 사람이기에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돈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돈이 많으면 저리 갖고 싶은게 많은 남자
잔소리 안하고 원하는 것 다 사게 해주고 싶은데........
당장 십만원돈 없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왜 잔소리를 해서 저리 맘상하게 만들었나 싶어서
괴롭기도 하고.
둘 다 밥 굶고 이러고 있는데.......
그거 좀 덜 삐지면 안 되나 싶어서 서운하기도 하고...
멍하니 있다보니..갑자기 든 생각이
이거..엄마들이 자식한테 느끼는 심정 아닌가요?
자식이 갖고 싶어서 조를때 못사게 말리고 나서
화내고 삐진 자식보고 주로 느끼는 심정같은데.......
에구........
내가 날이 서서 비꼬듯이 말한 것이 사실이니
그건 반성하고 있네요.
말리고 싶은 심정 그 자체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는데...
왜 같은 말이라도 좋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후회.
참 사소한 일인데...... 왜 귀한 시간을
저리 맘상해하고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
그냥 주저리주저리 했습니다.
이번에 삐진 것은 제발 빨리 풀리기만 바랄 뿐......
1. 딱
'08.10.30 11:30 PM (222.234.xxx.146)우리딸이네요. 중학교 1학년 우리딸 다른건 다 관심없고 오직 전자 제품만 사고싶어해요. 지 엄마는
무서워해서 만만한(?) 지 아빠졸라 산 mp3만 4개째네요. 새로 좋은거나올때마다 사고싶어환장합니
다. 무남독녀라 지아빠가 아이에 대해서는 만사 오케이거든요.
30만원을 주고 새 mp3를 지아빠하고 사온날, 전 펑펑울었네요. 자식망치는 지름길이 부족함없이 원
하는거 다 주면서 키우는거라는데 내가 널 잘못키운거 같다고....널 망칠까봐 겁난다고... 제가 우는
걸 보더니 우리딸이 많이 놀랐나 봅니다.
한시간을 아무말 안하고 있더니 잘못했다고 자기가 생각이 짧았다고 허영심을 버리겠다고 하데요.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저나 남편이나 맘을 단단히 먹어야겠어요. 자식망치지 않을려면...2. 토닥토닥
'08.10.30 11:40 PM (116.126.xxx.203)제가 님의 마음 정말 잘 이해해요..
울 서방이 일명 얼리어답터랍니다..
정말 속에서 열불 날때가 한두번이 아니죠ㅠㅠ .
제가 한번 크게 울었어요..누구는 가지고 싶은거 없어서 이러고 사는 줄 아냐고요.
젊을때 고생하고 늙어서 편하게 살자고 이렇게 고생하는데 나 혼자 미친짓하는거냐고...
좀 반성의 기미를 보이더라구요..
그런데요...이병은 완치가 힘든가봐요..조금 차도만 보일뿐 ......ㅠㅠ3. 원글
'08.10.30 11:43 PM (119.95.xxx.49)토닥님 글보니...ㅠㅠ 위안이 되네요.
그런 남편이 또 있군요. 맞아요.차도만 있습니다.4. 원글
'08.10.30 11:44 PM (119.95.xxx.49)댓글보고 나도 울어볼까?하는 생각이 순간들었네요.ㅠㅠ;;;;
자식이면 야단이라도 칠텐데....
나이도 나보다 훨 많은 남편에게 그럴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어린애들 장난감 탐하는 것 같은 심정은 그럴려니....
받아들이겠는데.. .저리 삐지는 것은 같이 사는 사람
참 힘이 드네요.
딱님 각오에 지지를 보냅니다. 그거 나이들면 못고쳐요.
혹시 우리 남편처럼 저리 화내고 잘삐지는 분 있으면
어찌하면 빨리 풀리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그냥 삐진게 혼자 풀릴때까지 냅두거든요.ㅠㅠ;;;
내가 그런 성격이 아니니 왜 저런 일로 저리 오래 심하게
삐지는지 납득이 안되고 무서워서 피해만 다녀요.5. 삐치면 오래가는
'08.10.31 12:16 AM (115.86.xxx.91)제남편도 잘삐지고 오래 가요.
제가 보기엔 정말 별것아닌 걸로요..
혹시 우리 남편처럼 저리 화내고 잘삐지는 분 있으면
어찌하면 빨리 풀리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그냥 삐진게 혼자 풀릴때까지 냅두거든요.ㅠㅠ;;;
내가 그런 성격이 아니니 왜 저런 일로 저리 오래 심하게
삐지는지 납득이 안되고 무서워서 피해만 다녀요. <--- 정말 제 심정입니다..T.T6. ...
'08.10.31 12:32 AM (118.223.xxx.66)제가 좀 얼리아답터 기질이라...
정말 이 병은 차도만 있을 뿐 낫지는 않아요.
심드렁하다가도 나를 자극하는 물건을 보면 금새 병이 도지거든요... ㅠ_ㅠ
그래도 저는 안 사준다고 남편한테 삐지지는 않는데요.
저도 남편이 삐지면 그냥 그 부분 무시합니다. 삐지는 사람을 어떻게 달래야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7. 진정한
'08.10.31 2:26 AM (86.154.xxx.211)얼리 아답터가 되려면 파는 기술도 있어야 해요.
주변에 그런 사람 많은데 최신 기계 사고 싶으면 기존에 있던 건 바로 인터넷으로 팔더라구요.
값 안 떨어뜨린다고 비닐이나 필름 붙여 놓은 것도 안 떼고 사용해요.
어차피 고치기 어려운 기질이라면 최대한 경제적으로 이용해 보심이 어떨까요.8. ㅎㅎ
'08.10.31 12:07 PM (121.169.xxx.197)진정한 얼리 어답터는 아니지만.
모 하나 사오면 포장박스에 비닐까지 완벽히 보관하는 남편 있습니다.
네비를 맘에 들어하더니 a제품을 사오더니, 한달도 안돼서 b 제품이 맘에 든답니다.
그럼 a를 팔고 b를 사라~ 했더니. 팔고 3-5만원 손해 봤지요..
b제품 사더니..a가 더 낫더라~ 하더이다.. 으휴.. 그럼 또 팔고, 다시 a사라..
다시 팔고 a로 귀착했습니다..
먼저 팔고!! 새로 사라.. 가 정답이고. 몇만원 손해는 용돈에서 처리합니다9. ㅎㅎ
'08.10.31 12:10 PM (118.216.xxx.166)원글님 다른 방법이 없겠는데요~ ㅎㅎ
바깥양반 삐지시면 위의 댓글님처럼 한번 원?도 없이 실컷 울어버리던가 (하소연도 섞어가면서~ ^^)
아니면 삐지든 말든 평소처럼 자꾸 말도 걸고 하면서 무시를 해 버리시든가... 하는~ ㅎㅎ
근데 글 읽다보니 원글님 마음씨가 비단결이시구만요...
이런 말하면 좀 그렇지만...ㅎ 꼭 엄마가 자식 생각하듯 그러네요~ ^^;;
한가지 사족을 붙이자면... 서로 기분 좋을 때 타이밍을 골라서요~
아무리 싸우고 화가 나더라도 각방쓰는 일은 절대로 안하기...
그거 한가지만은 꼭 다짐을 받으시면 어떨까 하네요...
그러는 거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그럴 때 일수록 자꾸 부대끼고 해야
화해할 기회도 그만큼 더 많이 생기는 거 같아서요...ㅎ10. 영효
'08.10.31 10:05 PM (211.173.xxx.14)그래두 님 남편 여러모로 괜찮은 남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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