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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작년쯤인가요. 작년쯤인가요.
문득 엄마생각이 나서 글을 올렸었어요.
윗 내용이었지요.
찢어지게 가난한 집 장남에게 시집와서 시부모님에 어린 시동생 넷 뒷바라지에
자식들까지 낳아 키우셨던 엄마.
지금 아흔이 훨씬 넘으신 할머니(시어머니)를 모시고 사시지만
여전히 성격 꼬장꼬장 하신 할머니가 젊으셨을땐 정말 대단하셨지요.
초가집 한채가 전부인 집에 시집와서 시부모에 시동생에 애들까지 낳아 뒷바라지
하던 젊은 날의 엄마는 도대체 어떻게 그 시간들을 견디며 살았을까 싶어요.
새벽부터 밤까지 남의 집 농사일 도와 품삯겸 받은 보리,쌀로 하루 하루 끼니때우던
그런 시절인데요. 그 많은 사람들 어찌 ..
그렇게 세월흐르고 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10년.
할머니 모시고 혼자 농사 지으시는 예순하나 엄마. 여자몸으로 그 힘든 농사일을 평생
하시다보니 이젠 습관처럼 여기시는 농사일.
제발 그만하시고 좀 쉬시면서 여행도 다니시면서 건강 좀 챙기라고 해도
돈이 없어 자식들에게 주지도 못하니 농사 지은 농산물이라도 줘야하지 않겠느냐고
사다 먹으면 싼 것이라도 그래도 돈 드는 것이니 이렇게 지어 보내면 얼마나 좋으냐고
자식들 챙기는 걸 행복으로 기쁨으로 느끼고 사는 엄마.
사내아이들만 줄줄이 태어나기에 딸이 그리 갖고싶어 겨우 낳은 딸이니 아끼고 사랑만
해줬을만도 한데 결혼전이나 결혼후나 명절,때나 언제나 다 모여야 할 경우면
항상 딸부터 찾아 시키시곤 하시는 엄마. 올케언니들 생각해서 딸에게 먼저 시키고
서해번쩍 동해번쩍 새벽부터 왠만한건 다 해놓으시고 상에 차려 올리기만 하면 되게끔
다 준비해 놓으시는 엄마.
방안에 단 오분도 앉아 계시는 법이 없는 엄마. 금방 반찬 해놓으시고 밭으로 가시고
또 금방 뭐 해놓으시고 또 어디로 가시고..
오직 주무실때만 방안에서 오래 계시는 엄마.
며느리들이 고추,무, 배추 필요하다고 하는거 혼자 휘릭 밭으로 가셔서 냉큼 가져오시는 엄마
농사짓는거 아무나 못한다고 고추 따는 거 힘들어서 못하는 거라고 절대 며느리들한테
같이 가자는 소리 안하시는 엄마. 정말 배우고 싶은 행동만 하시는 엄마.
그런데도 참 안쓰러운 엄마.
없는 집에 시집와 먹고살기 얼마나 힘들겠냐며 항상 며느리들 생각해주고
김치 없다고 전화로 얘기하면 또 휘리릭 담가서 택배로 이것저것 바글바글 싸서 보내시고
그나마 가까이 사는 며느리가 가지러 온다고 전화로 필요한거 얘기하면 미리미리 챙겨놓으시는엄마.
좋은거 생기면 며느리한테 가져가라고 하고 며느리가 별로 내켜하지 않으면 그냥 가져가지 말고
필요한거 가져가라고 하는 엄마.
아들 며느리, 딸 사위랑 순대국 먹으러 가서는 필요한거 사러 간다고 잠깐 나가시더니
어느새 점심값 다 내고 기다리시는 엄마.
명절이고 제사고 아들며느리 딸 사위 다녀가면서 먹는 양이면 용돈 받아도 두둑히 받으셔야 하는데
사는게 다 고만고만 형편이 그런지라 어떤 자식은 다녀갈때마다 10만원씩 주고 어떤 자식은
때마다 좀 얼마라도 드리고 어떤 자식은 아예 십원한푼 안줘도 다 그네들 사정에
마음이라도 써주니 항상 고맙다 생각하시는 엄마.
사실 정말 받아가기만 하고 용돈 한번 안주는 아들며느리도 있는데 ( 난 좀 솔직히 얄미운데..)
엄마는 그럼에도 항상 뭐 챙겨 주시려고 신경쓰시고.
모든 농산물 다 아들며느리한테 보내주시고 김치며 밑반찬도 뭐 항상 해달라면 해주시고
때론 음식솜씨 좋은 엄마가 안쓰러울 정도인데 당신은 그게 행복인 엄마.
그저 어쩌다 명절때나 한번씩 드리는 (그것도 안주는 아들내외도 한 둘 있는 거 같고) ,어쩌다한번 드리는
10만원 용돈 아껴 모아서 손자, 손녀들 가끔 용돈 주시고 또 아끼셔서 아들며느리 딸사위 오면
맛있는거 사다가 해놓으시고.
조금이라도 좋은 거 생기면 아들며느리 , 딸사위 주려고 놔두시고 정작 당신은 안쓰시고.
제발 그러지 말라고. 이제 좀 쓰고 이제 좀 여행도 다니시면서 사시라고
하긴.. 아직도 아흔이 넘은 할머니 모시고 사시는터라 어디 놀러 가기도 힘든 엄마.
하필 딸이라고 하나 있는거 사는 곳이 4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살갑게 챙겨 드릴수도 없고.
맛있는 거 사드시고. 예쁜 옷도 사 입으시고. 봄 가을 시간내서 좋은 곳 구경도
다니시라고 그리 말해도 알았어~ 알았어~만 하시고는 항상 아끼시는 엄마.
그래서 그렇게 아껴 모으고 있는 돈 행여 어쩌다 당신 장례 치를 일 생기면 보탬이라도
되라고 모으시는 엄마. 때때로 그런 엄마가 참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너무 너무 화가 날때도 있어요.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왜 엄마는 평생 그리 일만 하시며 사시는지.
일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젠 습관처럼 하시는. 스스로 일만 하시는.
오만원짜리 옷은 비싸서 감히 안사시는 엄마. 그돈 모아서 손자 손녀 용돈주시거나
때때로 자식들 맛있는거 사다 놓으시는 엄마.
다른 엄마들은 이것저것 잘도 드시고 뭐먹으러 가자 저거 먹으라 가자 주문도 많다는데
평생 안먹어본 음식이 더 많아 먹는것도 잘 못드시는 엄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속상해서. ㅠ.ㅠ
저는 왜 하필 이리 멀리 떨어져 살게 되어서...
전화는 자주 드리려고 노력하고 그리 하고 있는데 가끔 엄마 하시는 행동보면
너무 안쓰러워서요. 당신은 좋아서 한다고는 하나 맘이 아프네요.
딸이 가까이 살면 엄마 홀가분히 놀러도 다니시게 제가 할머니라도 챙길텐데.
당신 위해서 돈 쓰는 거 못하시는 엄마가 안쓰러워 주절거렸어요. 기분이 울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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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엄마처럼 살고싶지 않아요.
ㅠ.ㅠ 조회수 : 1,152
작성일 : 2008-10-28 17:31:14
IP : 218.147.xxx.11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같은마음
'08.10.28 5:38 PM (118.220.xxx.8)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쓴 글은 아닐테고...
울엄마 이야기가 여기 왜 있지.. 싶을만큼.
저희 엄마랑 똑같으신 또한분의 어머니가 계시네요...
자식 여섯중 가까이 사는넘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이웃사촌만도 못한 자식들..
말로만 엄마를 위하는것 같아서 속상할때 많습니다...
.......2. **
'08.10.28 5:54 PM (202.136.xxx.17)참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엄마세요.
우리는 나중에 그런 엄마가 될수 있을까요?
님 어머니 건강하시길 빌어요.3. 로얄 코펜하겐
'08.10.28 6:27 PM (121.176.xxx.76)저도 우리 엄마 얘긴줄 알았어요.
장남한테 시집와 밑으로 삼촌 고모 줄줄이 다 시집보내고.. 그 삼촌 고모의 자식들까지 챙겨야 했던...
우리 어머니들은 다들 이렇게 사셨나봐요. 지독한 고생의 나날들
전에 엄마한테 옛날에 먹을것도 없고 가스도 없고 불때서 밥하던 시절에 애 대여섯 낳고
어떻게 키우면서 살았냐고 물어보니 당신은 할머니들 세대가 어떻게 사셨을지 상상도 못하겠다고 하십디다ㅋ
원시시대부터 최근까지 여자는 개고난의 시대를 살았던 거지요.
여자란 존재는 정말 불쌍합니다.
참, 근대 전 아버지를 닮았는지 남자보다 더 게으르다고 맨날 엄마한테 타박듣습니다ㅋ4. ....
'08.10.28 9:36 PM (58.227.xxx.98)고개가 절로 숙여 지네요 좋은 어머니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따님이 잘해드리세요 자주 전화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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