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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있는 남편에게 한마디.

... 조회수 : 1,387
작성일 : 2008-10-28 13:59:38
저는 딸아이 한명을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도 사실 그만하면 정말 좋은 남편이고 훌륭한 아빠라고 생각하고 사는데
가끔은 서운할 때도 있습니다.
주말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로 계속 친가에 가는데
저희는 본인이 내키지 않는다면 큰 일이 아니라면 안가도 되는 걸로 얘기를 하기 때문에
저는 계속 안갔습니다.
저희 친정은 좀 멀어서 일년에 3~4번 이상 가기 힘든데 추석 지나고도
계속 일정이 안맞아서 못가고 있었어요.
어젯밤에는 남편에게 제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딸만 키우는 부모인데 우리 딸이 나처럼 산다면 어떨까?"
"응? 무슨 이야기야?"
"요즘 주말마다 거절해도 되는 일에 그냥 계속 부모님댁에 갔잖아."
"그런데?"
"내 딸이 어른이 되어 결혼을 했는데 집이 좀 멀다는 이유로 우리 집엔 1년에
겨우 두세번 집에 오면서 시댁에는 정말 자질구레한 일로 맨날 가서
설겆이 통에 손담그고 산다면 딸가진 부모로서 기분이 어떨까 싶어."
"...."
"기분 나쁘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는 딸만 키우고 있으니
자기가 내 심정을 조금은 이런 입장에서도 생각해봐줬으면 해서 하는 이야기야."
"그러게. 내 딸이 그런다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겠다.
생각해보니 내가 요새 균형을 좀 못잡은 거 같아."
"어른들 연로하시니 자주 뵙고 싶은 마음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내가 거절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는 거 잘 알테니 삼겹살 구워먹게 모이라는
이야기쯤은 적당히 거절해줬으면 좋겠어.
내 심정이 복잡해서 안가면 나도 기분은 좀 떨떠름하고 아빠 따라가는 애도
은근히 눈치 보게 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알았어. 네 뜻 충분히 알았으니까 마음 풀어라."

네... 제가 좀 옹졸하게 군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한번쯤은 꼭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여자들이 특별한 날 외에 시댁에 갈 때 어떤 느낌인지 남편도 좀 알아야 된다 싶어서요.
다행히 딸 하나 달랑 키우고 있으니 그 느낌이 정확하진 않겠지만 미루어 짐작은 되나 봅니다.
부모도 자식에게 독립적으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는데 그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IP : 211.244.xxx.11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08.10.28 2:01 PM (117.20.xxx.60)

    저랑 똑같은 생각 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우리도 딸 하나에요.

    저도 가끔 시댁에서 부당한 대우 받는데 걍 참습니다.
    나중에 저도 터트릴려구요.
    딸래미 너~~~~~무 끔찍하게 이뻐하는 아빠거든요.

    "우리 딸이 나중에 당신같은 남자 만나서 결혼한다 그러면
    어쩔래?" 하고 함 물어볼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ㅋㅋ

  • 2. 훌륭한 대화법..
    '08.10.28 2:03 PM (203.235.xxx.19)

    세상 부부들이 요런 식으로 대화를 풀어간다면
    부부싸움 엄청 줄겠죠

    저도 좀 전 전화로 남편과 약간의 실갱이를 했는데
    대화기술 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부럽습니다.

  • 3. 남편분...
    '08.10.28 2:14 PM (124.5.xxx.155)

    두 분의 평상시 대화가 저렇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부인과 대화를 하시는 남편을 두신 님이 부럽습니다.

    부모와 자녀사이라고 하더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에 사니 매주 뭐 가지고 가라, 뭐 사왔다, 가져다 먹어라, 같이 밥먹자...
    일요일에만 그러시면 다행입니다.
    저희도 주말에는 여유있게 쉬고 싶고 나름의 계획도 있는데
    쉬고 있으면 와라, 어디 놀러가면 같이 가자, 아님 갔다와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산다는 거 참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님 백화점 가시는 길에도 매번 며느리랑 같이 가자고 하시더군요.
    쇼핑하는 시간, 아니 어머님 쇼핑하시는데 따라다니는 시간 아까워 거절했더니 이제 안부르십니다.

    이쁜 딸을 생각하는 아빠 마음이 느껴지네요.
    저도 딸을 낳아야 우리 남편이 달라질까요.

  • 4.
    '08.10.28 2:26 PM (121.139.xxx.11)

    말씀이 참 예쁘세요. 그 예쁜 말의 아내맘과 딸을 생각하는 남편분도 굳굳굳~ 입니다.
    남자들은 생각하면 모르는건 아닌데도 그냥 무심하게 치나치는게 많아서
    조근조근한 깨우침(?)이 필요해요.

  • 5. ..
    '08.10.28 5:55 PM (218.52.xxx.15)

    좋은 남편이네요 우리 남자는 뭐라는줄 아십니까?
    시집 가면 시집 귀신인데 당연히 시집 먼저지.
    우리 딸도 시집에 먼저 신경 쓰기 바래.
    이걸 확!!!!

  • 6. .....
    '08.10.28 8:48 PM (125.208.xxx.91)

    제 친구 아빠가 명절날이면 늘 당신 본가만 가고 처갓댁은 안가셨답니다.
    시구들이 본가에 인사드리고 오는길에 친구가
    "아빠! 우린 왜 외갓댁 안가요?"
    "길도 막히고해서 그렇지 뭐"
    "그래요?? 그럼 제가 결혼해서 내가 명절날 아빠보러 안가도 되겠네요?"
    그 순간 친구아빠께서 차 돌려서 외갓댁에 가셨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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