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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 위로해주세요..

워킹맘 조회수 : 1,399
작성일 : 2008-10-28 13:35:30
4살 아들 둔 워킹맘입니다.
오늘 너무 힘들고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폭발해버리네요. 회사에서 지금 남몰래 눈물이 흐릅니다..

남편은 해외에 단기파견 나가있어요.
저는 친정근처 동네에 살면서(수도권) 서울로 출퇴근을 합니다.
아이 데리고 7시쯤 집을 나와서, 친정에 가서 애를 맡긴후, 저는 회사로 출근을 합니다. 저녁에는 8시쯤 친정에 도착해서 애를 데리고 와서 저희집에서 잠을 자고요.
원래도 애 맡기고 다시 데려오고 하는 것은 남편이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직장도 더 멀고, 근무시간도 더 기니까요. 그래서 남편이 해외파견 나가게 되도 괜찮으려니 했어요.

근데요...남편이 없으니까..제 일상에는 사실 달라진게 별로 없는건데...괜히 서럽고 더 힘들고 그러네요.
육아는 완전히 제 책임이고, 남편은 홀가분하게 회사일만 해도 되는것도 왠지 억울하구요.

아침부터 밤중까지...하루종일 동동동....아침에도 항상 급한 마음에 애를 다그치게 되고. 오늘아침에도 꿈지럭거리는 애때문에 열이 뻗쳐서 아침부터 애한테 소리소리 지르고 한바탕 하고 출근했네요. 하루종일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아요.

펀드로 수백 손해보고...집값은 급락하고. 대출은 1억2천이나 있구요. 그래봤자 내 집마련한게 수도권이라...이제 다시는 서울로 못들어갈것같구요. 그럼 언제까지나 이렇게 출퇴근 먼 거리에서 힘들게 살아야하나 싶고.

나이 마흔 가까와오는데, 뭐하나 제대로 해놓은게 없이 힘들게만 사는것같아요.

타지에 나가 고생하는 남편,위로는 제대로 못해줄망정 남편한테 악다구니만 쏟아부었네요. 메신저로요.

남편이 좀 무심한 편이에요. 자기 회사일이 많을 때는 내가 메신저로 말 걸어도 대답도 없을 때도 많구요.
저는 한국에서 혼자 동동거리는데...자기는 지금 골프를 배우네 어쩌네 하는것도 꼴보기 싫으네요.
미친듯이 치솟는 환율이랑 외환송금 수수료때문에 남편이 현지에서 쓰는 용돈 부쳐주는 것도 엄청 손해를 보게 생겼어요.

암튼 ...이러저러 답답한 사정때문에...제가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는지...오늘 아침에 애를 너무 심하게 혼낸것같아요. 아직 4살이면 자기 옷 자기가 빨리빨리 입을 수 없는 나이인데...옷 빨리 안입는다고, 너때문에 엄마 또 아침도 굶고 가야하지않느냐고 애를 잡았네요.

저는 친정에서 아침 저녁을 주시니까 다른 워킹맘들에 비하면 좀 나은 형편일텐데요..그런데도 정말 일상이 너무 힘드네요.친정같은 82쿡에서 하소연 좀 해봤습니다. 이런 이야기 어디 할데도 없네요. 흑

IP : 218.152.xxx.10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
    '08.10.28 1:43 PM (221.148.xxx.13)

    힘든거 이해가요.
    저는 아이가 12살이에요.
    남편한테 아이 어릴 때 얘기하다 보면 꼭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미친년 널 뛰듯이 발 동동 구르면서 살았다고 하죠. ^ ^
    남자를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철이 좀 늦게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살다보면 그래 그 때 힘들었어도 열심히 살길 잘 했어 하실겁니다.
    응원 보냅니다.
    화이팅!

  • 2. ..
    '08.10.28 1:46 PM (219.248.xxx.12)

    힘드시겠네요
    애기도 아직은 어리고 아침에 출퇴근하면서 애기 챙기기
    혼자 힘으로는 많이 벅차잖아요..
    그래도 나중에 아기랑 엄마랑 더 관계가 끈끈해지지 않을까요
    그땐 왠지 남편분께서 섭섭해 하실수도 있구요..

    힘내세요 ^^

  • 3. 기운
    '08.10.28 1:53 PM (72.136.xxx.2)

    내세요~ 저도 그런시절이 있었는데요~ 돌이켜보니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아이한테 화내지 마시고~
    신랑한테도 이번이 기회니 골프 배우라고 다독여 주시구요~
    나중에 오면 많이 도와달라고 좋게 얘기해보세요~
    저희 신랑도 해외 출장 밥먹듯 해서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지나고보니 신랑 커리어에는 많이 도움이 되서 지금은 그 덕보고 삽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시고 힘드셔서 그런거니 자신을 위해서 아주 쬐금 투자해보세요~
    머리를 하신다거나 작은 스카프라도 한장 사신다거나
    아니면 오후 휴가 같은거 내고 서점가서 책도 좀 보시고 분위기 근사한 카페서 차한잔 마셔도 좋구요~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별로 알아주지 않아요~
    나부터 나를 사랑하고 챙겨야 하더라구요~

    기운내세요!!

  • 4. 가끔
    '08.10.28 2:03 PM (59.5.xxx.126)

    일주일에 한,두번씩 친정에서 주무시면 안되나요?

  • 5. 남편도
    '08.10.28 2:08 PM (211.192.xxx.23)

    없고 어차피 애도 봐주시는데 잠시라도 친정에 게세요,,
    가을이고 햇볕 못보면 우울해져요,,그 화풀이가 애한테 가는게 안타까운데 사실 거의 그렇게 되잖아요,,
    딸하고 손주 생각하시면 조금 봐주시리라 생각됩니다.

  • 6. 워킹맘
    '08.10.28 2:10 PM (218.152.xxx.104)

    답글 주신 분들...고맙습니다. 눈물이 더 나네요.

    예쁜 구두라도 한켤레 사야겠습니다. 맞아요.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알아주지 않지요...하물며 가장 가까운 부모님도 잘 모르시던데요 뭐...

    친정에서 자는건 제가 더 불편하더라구요. 잠도 자꾸 깨게 되고...친정부모님도 저랑 아이가 자고 가면 싫어하세요. 불편하다고요.

    오늘 오후에 기분전환을 좀 해서 내일부터는 새로운 기분으로 살아야할텐데요.
    저녁에 촛불켜놓고 아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볼까봐요. 한겨레에 오늘 기사가 나왔던데...촛불몇개 켜놓고 아이랑 노래도 부르고 조분조분 이야기하면 가족간 화목에 많이 좋다네요.

  • 7. 저도 워킹맘
    '08.10.28 2:11 PM (203.142.xxx.230)

    에이 ~~
    님 말씀처럼 님은 친정에서 식사라도 해결 되자 나요.
    저는 완전 '스스로' 해야하는 상황인데요.
    아이는 3. 6세 둘이구요.
    가끔은 미친듯이 애들에게 화를 내고 출근하는데요
    하루종일 얼마나 괴로운데요.
    직접 만들어 주지도 못하고 파는 반찬 사다 먹이며 키우면서....ㅠㅠ
    님도 어려우신거 맞는데 속상하신거 맞는데
    더 한 워킹맘들도 있어요 ~~~

  • 8. 4살 아이 엄마
    '08.10.28 2:21 PM (124.5.xxx.155)

    저는 일하는 엄마가 아니지만 원글님의 아픈 마음이 느껴집니다.
    4살 아이들이 사실 그 시간에 일어나서 옷 입고 준비하고 나가는 거 힙듭니다.
    다 힘든 상황입니다.
    원글님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고, 친정 부모님도 아이 보느라 힘드시고...
    기운내세요.
    이쁘 아이 생각하시고 기운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 웃는 얼굴 생각하시면 기운이 나잖아요.

  • 9. 저도 워킹맘
    '08.10.28 2:31 PM (203.248.xxx.79)

    님 글.. 백배 공감입니다. 애 생각해서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그림같은 전업주부로 남고 싶지만 상황이 안따라주고.. 저도 그렇거든요.
    근데 님 글중 "너때문에 엄마 또 아침도 굶고 가야하지않느냐"는 대목에서는 왜이리 맘이 아픈지요..
    아이가 넘 불쌍해서요 ㅠㅠㅠ
    저는 제 속에 들어가는것보다 저는 굶더라도 아이 먼저 챙기는데요. 아이가 먹으면 제가 배불러요.
    저는 늘 아침 굶고 회사와서 간식으로 때웁니다. 아. 물론 저처럼 하라는게 아니라..
    그냥 그 소리 들으면서 그 새벽에 주섬주섬 옷 챙겨입는 아이가 넘 불쌍하네요. 휴.. 그넘의 돈이 뭔지.

  • 10. 사랑이여
    '08.10.28 2:34 PM (210.111.xxx.130)

    님의 글을 보면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아내가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기면서 아이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울고불고 했던지 기억이 나서요.

    아이에게 어른 생각으로 큰 소리치면 이성적으로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이지요.

    힘든 것이 부모님 싫어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래도 부모님댁에서 주무시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식사를 차려주는 것이 더 힘든 일일 텐데요.
    그렇다면 주무시면서 식사를 준비해주시면 괜찮지 않을까요?

    물론 부군 생각하면 얄미운 생각이 들겠지요?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크다보니 부모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더군요.
    그 보람을 위하여 오늘도 힘들 워킹맘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힘내시고 원망하지 말고 오늘도 묵묵히 엄마 역할에 올인! 하기 알죠?^^

    한겨레를 보시는군요.
    저는 한겨레 주주거든요. 고교교사이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땅에서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를 아는 부모들끼리 아자아자 힘내기!^^

  • 11. 저도 4세 워킹맘
    '08.10.28 2:45 PM (211.35.xxx.146)

    저는 아이 어린이집 보내요.
    도움 안되는 글이지만 먹는 거라도 해결되면 정말 좋겠어요.
    다행히도 요즘에는 아침을 어린이집에서 간단하게 챙겨주셔서 그나마 나아요.
    첨에는 정말 먹거리도 먹거리지만 너무 오래 먹어서 힘들었었거든요.
    성격이 도우미 도움 받고 싶진 않구요.
    그냥 금방 지나간다 생각하고 살고 있네요.

  • 12. 로기
    '08.10.28 2:59 PM (210.111.xxx.162)

    토닥토닥....
    에긍....많이 힘드시군요..
    큰아이(남) 5,6세를 지나면서 4살때가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요...
    아이는 영문도 모르고 겁먹습니다..
    큰아이 4살때 출근때 울고불고 할때 지각할까봐 후다닥 뒤돌아 출근하느라 바빴는데,,후회됩니다.
    5분 늦더래도 한번 안아주고 달래줄걸.....
    둘째(여)때는 가능한 안아주고 설명해주고 했더니 그래서인가,,,정서적인면이 첫째와 조금 다릅니다.
    저는 6세5세 남매에 주말부부 5년차 직장맘입니다.
    아는사람 하나 없는 낯선곳에서 그시절을 어찌 살아냈는지,,,가끔 혼자서 눈물이 주르륵....
    남편은 죽었다깨도 모를거에요..얘기해줘도 모르지요..
    밤잠을 푹잔게 이제 한 1년 되었나...
    결혼하고 나니 왜 모든게 다 내 몫인지..억울 억울...
    그래도 친정에서 그나마 도와주시니 부럽습니다....

  • 13. ㅠㅠ
    '08.10.28 5:30 PM (210.104.xxx.2)

    저도 3세아이를 둔 직장맘이라 맘이 넘 아프네요.
    근데 4살아이가 벌써 혼자 옷을 입나요? 놀랍네요..ㅠㅠ
    원글님 힘든 상황 너무 동감됩니다. 전 남편이 도와줘도 가끔씩 눈물나던데..ㅠㅠ
    그래도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고 아이한테는 절대 짜증내지 말아주세요.
    아이들 새벽에 일어나기 힘들어요. 많이 안아주시고 옷입는것도 도와주세요.

  • 14. 영효
    '08.10.29 1:42 PM (211.173.xxx.18)

    아이데리고 직장생활 만만치않죠. 더욱이 남편은 혼자 몸만 빠져나간 상태라서
    나만 혼자 모든걸 책임져야하는 것같구 남편이라두 내 심정 알아주면 좋으련만
    자기는 골프치고 여가생활하구...돈두 모이는것 같지 않구...
    저두 그심정 백번 이해가네요....
    하지만 시간은 지나가는 법이랍니다.
    저두 그랬거든요...아이들 2-3년만 크면 많이 나아지구요 또 친정덕두 좀 보세요.
    그래두 엄마손이 더 많이 가겠지만...
    그래두 남편에게 하소연 하면 쌈만 돼더라구요.
    에구~~~도움도 못돼서 죄송...

  • 15. 완전 같아요...
    '08.12.15 12:42 PM (124.139.xxx.130)

    저희랑 어쩜 그리 같으신지요...
    저희 신랑도 해외장기출장 4개월다녀오더니, 오자 마자 지방장기출장 2달...일년의 반을 나가 있네요.
    저희 딸래미도 4살 , 저도 일해서 7시30분에 나가고 6시쯤 집에 오죠..정말 힘들어요...근데 나가있는 신랑 자기도 힘들다구 잠깐 주말에 오거나 하면 집안일 손하나 까딱 안할때는 진짜....가슴속에서 울컥 할때가 있어요...하두 신랑이 피곤한 척 힘든척 하길래 그럼 회사관두고 애보라구 했어요.....
    애가 아플때 어린이집에 맡기며 눈물을 흘려보길 했나..징징거리는 애땜에 지각할까 발을 동동구르기를 했나......그죠....남자들이 이런 것까지 몰라주면 맘이 너무 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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