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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깡통계좌 되셨다고 쓴 이입니다.

걱정 조회수 : 3,438
작성일 : 2008-10-25 07:46:22
많은 분들의 댓글을 보고 프린트해가지고, 어제 주식시장이 끝나자마자 아버지를 만났더랬습니다.
어제 오후에 장이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바람에 주식을 아직 완전히 다 팔아치우진 못하신것 같아요.
말씀으로는 이미 그저께밤에 마음을 다 정리하셨다 하시네요.
엄마가 가신 이후 아버지 인생은 이미 끝났고 나머지는 덤이었다 하시면서.
원래 가져야 할 것보다 많이 누리고 살았는데,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이제 주식은 절대 안 하시고(뭐 부동산 팔리기 전엔 하실 돈도 없으시죠) 등산 다니고 그러시겠대요.

조심스럽게 82님들의 댓글을 보여 드리며 많은 분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으셨고 혼자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우신 문제이니 가족들과 같이 상의해서 잘 버텨 나가시자 말씀 드렸어요. 생활비는 당분간 제가 도와드리겠다고요.
아비가 자식한테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고 하시며 부동산 매매되면 갚아주마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내가 이제 가진 것도 별로 없으니 지금 만나는 분도 떠나겠다면 보내드려야지 하면서 가시는데, 어찌나 불쌍하게 느껴지는지 집에 돌어가서도 계속 눈물이 나서 혼났네요.

계속 걱정이 되어서 저녁에 8시쯤 전화를 드려보니, 만나시는 분과 소주 한잔 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그분을 바꿔주시더라구요.
근데 그분께서 아버님 잘 돌봐드릴테니 하나도 걱정하지 말라고, 아버지를 진심으로 좋아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지 안 그랬으면 예전에 이미 관계를 정리했을 거라고 하시네요. 내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괜히 자식들 걱정시키지 말고 한 1-2년만 우리 둘이 마음을 모아 이 어려운 때를 넘기자 두분이 다짐하셨다고요.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서 아버지를 교회로 인도하시겠대요. 그분은 매일 아버지를 위해 새벽기도하시던 독실한 신자이신데, 아버지는 그간 주식에 빠져서 신앙생활 하실 생각을 안 하셧거든요. 저 너무 마음이 놓이고 고마와서 펑펑 울었답니다. 사실 본인의 전 금융재산을 아버지를 믿고 맡겨 버린 그분도 내심 원망했었거든요.
아직 모든 위기가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좋으신 분이 곁에 계신 것이 많이 위안이 되네요.

82님들 조언 모두 감사합니다. 원글은 내릴께요.



IP : 58.120.xxx.14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 !
    '08.10.25 8:11 AM (121.145.xxx.173)

    기쁜 소식이네요..
    아버님이 그래도 인복이 있으신분이세요. 좋은 따님과 어려울때 옆에 있어줄 좋은 사람도 계시고...
    자신의 돈이 증권에 물려서 손해가 났다면 당장 안면몰수할 사람들 많을텐데...
    아버님이랑 좋은 관계로 계속되길 빌께요.
    원글님도 이제 걱정 다 떨치고 행복하게 생활하셔도 될것 같습니다. 화이팅 !

  • 2. ,,
    '08.10.25 8:21 AM (121.131.xxx.162)

    아...
    다행이네요.....

  • 3. @@
    '08.10.25 8:25 AM (125.187.xxx.189)

    아버님이 좋은분을 만나셨네요.
    부러워요 솔직히
    저의 친정엄마는 지금 미칠것 같다고 계속 전화 하세요
    여기 안계시고 미국에서 사시는데
    그곳에 가셨어도 주식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날마다 증권사 직원이랑 통화 하면서 얼마나 많이도 사셨던지 참 나

    우리 엄마야 말로 IMF 이전에 주식으로 재산 다 날리고
    이제 그나마 남아 있던 노후에 써야할 돈 까지 없어졌어요.
    요며칠 패닉 상태에 빠져서 이 딸 저 딸 에게 전화 해서 돈 좀 달라고 야단이시네요.
    너무 너무 속상해요.

  • 4. **
    '08.10.25 9:09 AM (117.123.xxx.72)

    올해78세 우리 아버지도 엄마 가시고 10년만에 재혼 하셔서 10년째 잘 살고 계시네요
    나이 들어서는 자식 보다 옆에 있는 반쪽이 훨씬 필요 한것 같아요
    원글님 아버님도 그런 인생의 동반자가 계셔서 참 다행이네요

  • 5. 가족간에
    '08.10.25 9:47 AM (60.197.xxx.3)

    평소에 대화가 많고 잘 들어주는 좋은 관계였기때문에 어려운 와중에도 일이 잘 풀리는것 같네요.
    저희집 생각하면 자식들 말은 절대 들어주지 않는, 들을 생각도 않는 외고집 아버지 계신데..
    부럽습니다.

  • 6. 너무
    '08.10.25 9:54 AM (218.235.xxx.59)

    다행이예요.^^ 아버님이 인복이 있으신가봐요. 너무 좋은 분을 만나셨네요.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사시길 기도합니다.^^

  • 7. 부러워요..
    '08.10.25 9:55 AM (125.188.xxx.194)

    저희 아버지도 옆에 믿을만한 분 의지할만한분 빨리 만나셨으면 좋겟는데....

  • 8. 눈물이
    '08.10.25 12:15 PM (220.75.xxx.239)

    원글님과 그리고 친정아버지 모두들 잘 극복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친정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원글님의 아버지가 남의 아버지 같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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