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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우리 친정 엄마 덕분에 그래도 한때나마 실컷 쓰고 살았네요.

그냥, 조회수 : 2,695
작성일 : 2008-10-24 22:31:51
전, IMF 터질때 대학 입학해서 졸업하고 무난하게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왔어요.

직장생활 2년 반동안 2천 모았더니 - 그땐 소비를 몰랐죠. 또 직장에 대학 선배님이 많아 돈쓸일이 없었구요.

친정엄마가 이젠 돈 안모아도 된다고 여자는 어차피 결혼하면 돈 못쓰고 산다고

결혼할때 추가 되는 돈은 엄마 아빠가 부담해주신다고....

니가 버는 범위내에선 쓰고 싶은 대로 쓰고 살라 해서 그때부터

정말 사고 싶은거 사고, 놀고 싶은대로 원없이 즐겁게 한 4년 지내고 결혼했어요.

결혼하니 정말 돈 쓰기가 어렵더라구요. 결혼하고 산 신발이 2켤레이고 머리는 거의 1년에 두번?

처녀때는 신발은 철에 두세개, 머리는 강남 유명샵에서 한두달에 한번 정도 였거든요..


양가 모두 살만하시지만 도움없이 전세금 6천으로 시작해서 결혼 만 3년 만에 순자산 2억5천이 되었네요.
(이중 1억 2천은 아파트값 상승분이구요^^ 허수죠 ^^)

맞벌이로 많지 않은 월급 모아서 그래도 기반은 잡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님들이 보시기엔 한참 부족할지 모르겠지만요.

석달전 남편이 전문직(하는 일은 같으나 활동영역이 틀려져서..)으로 이직했어요.

그래서 연봉이 이전 직장에 비해 4배가 뛰었고, 해고당할 위험도 없고
(특수 분야라 이쪽일 할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요...)

아.. 이제 좀 살만하겠구나. 3살 딸램이 넘 이뻐 한동안 휴직하며 아이랑 지내볼까 하는 욕심을 내었는데,

이런 위기가 닥치네요.

매월 들어오는 수입이 적지 않지만 아직 대출도 있고 해서, 정말 마음이 갑갑해요.

오늘 저녁먹고 뉴스 보면서 신용카드 다 잘랐어요. 요사이 정신 못차리고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젠 정말 현금으로 살려구요.  

결혼하고 나서 항상 했던 생각이지만, 요즘 더 많이 드는 생각이

제가 생각하기에 나름 현명한 엄마 덕분에 그래도 한때라도 원없이 쓰고 원없이 놀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 언제쯤 그냥 너무 너무 풍족하진 않더라도

그냥 벌면 버는대로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마음 편히 살 수 있을까요.

언제쯤 그냥, 뉴스 나오면 나오는 대로 보고

그냥, 와.. 주식이 오르네 나도 한번 해볼까?(실제로는 못하겠지만) 하는 생각이나 하고

그냥, 오늘 저녁은 뭘 해먹지 궁리하고

그냥, 날이 쌀쌀해졌네.. 코트 입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나도 언젠가 이쁜 집에 꾸미고 싶은대로 꾸미고 살수도 있겠지하고

  꿈을 그리는 평범한 일상이 될까요.


문득, 추운 겨울이 오는데 이쁜 아이들과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도움이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되네요.

너무 마음이 심난해서, 끄적거려 봤어요.
IP : 121.88.xxx.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결혼전에
    '08.10.25 12:01 AM (60.197.xxx.3)

    잘쓰고 살았다는거 좋은 경험인거 같아요. 친정엄마가 현명하셨네요.
    다행히 원글님도 그 패턴 몸에 익어서 결혼후 낭비생활하지도 않으셨고.
    결혼전에도 알뜰했는데 결혼후 더 알뜰히 살아야 한다면 넘 슬플거 같아요.
    결혼전에 배낭메고 세계를 돌아다녔던 친구는 결혼후 여건이 안되어 아무 여행 못다녀도 아쉬움이 없더라구요. 저는 못가봐서. 결혼하고도 못가는 현실이 힘드네요.

  • 2. 솔이아빠
    '08.10.25 1:28 AM (59.25.xxx.21)

    은근..... 자랑모드

    좋으시겠어요. 소비다운 소비도 해보시고, 고액 연봉 남편에 예쁜아이도 있으시고
    정말 행복이 묻어나네요.

    다만...

    오늘같은 날에는 ......

  • 3. ?
    '08.10.25 10:17 AM (124.28.xxx.176)

    언제쯤...?
    꿈을 그리는 평범한 일상...?
    이미 누리고 계신데요. 모르시나봐요.

  • 4. 자랑?
    '08.10.25 11:20 AM (211.104.xxx.124)

    죄송합니다. 원글님 의도와는 다르게 ...
    저 역시 마음 곱게 들리지 않네요 ^^;

    원글님 이미 남들이 꿈에 그리는 평범한 일상 이세요.

  • 5. ..
    '08.10.25 1:58 PM (120.73.xxx.62)

    부럽네요.....전 절약이 몸에 배서그런지.(일명 짠순이) .......사고싶어도 못써요.....손떨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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