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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신고용"인가?

리치코바 조회수 : 362
작성일 : 2008-10-24 17:38:08
원문: 퍼시픽 프렌드(영문판: '94년 2월호)
번역: 리치코바


오노 아키라 의 프로필: 1934년생. 히토츠바시 대학교에서 노동경제학으로 박사학위(1962년) 취득 후, 카나가와, 츄오와 세이카이 대학을 거쳐 1979년에 현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였음. 정부에서 노동관련 자문역 겸임.

P. F: 최근 각 회사들에 골치 덩어리인 초과 고용의 형태를 띠고 있는 잠재적 실업이 많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불황이 계속됨에 따라 수많은 중년, 노령 근로자들이 직업 안정에 대하여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노: 지금까지는 일본의 실업률이 유럽과 미국에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낮았습니다. 현재 일본의 평균 실업률은 2.5%('93년 7월 기준)이고 유럽은 10.6%('93년 6월 기준)이죠. 과거에도 일본의 실업률이 너무 낮아서 몇몇 학자들은 일본의 실업율의 정의(definition)를 회의적으로 보았죠. 그러나 어떻게 정의하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P. F: 그럼 일본의 실업률이 낮은 원인이 된 특별한 요인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오노: 첫 번째 요인은 불경기에도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의 감원을 꺼려해 온 "종신고용제도"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요인은 강제로 구조조정을 할 순간에도 노동부의 고용조정 보조금으로 계속 근로자의 봉급을 지급할 수 가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야 말로 일본 정부가 종신고용을 정책수단으로 삼은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가 소위, "근로의욕 감퇴효과"입니다. 이것은 흔히 파트타임 여성 근로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불경기로 인해 실직된 후, 특별히 좋은 조건도 아닌 새로운 취직을 포기하는 경우입니다. 실업의 정의는 "실직 상태에서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로 표현하기 때문에 이런 여성 근로자들이 통계에서 빠진 겁니다.

P. F: 파트타임 여성들이 퇴직이 오히려 잘된 일로 생각하신다는 것인가요?

오노: 그들은 종신고용제도 하에서 남편들이 계속 고정 수입을 벌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느긋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겁니다.

P. F: 어떤 사람들은 요즘 종신고용제가 전환될 시점에 도달했다고 얘기합니다. 초과고용의 결과로, 회사들마다 고임금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중, 장년 근로자들을 계열사, 합병회사로 순환보직이라든가, 조기퇴직제를 도입하는 등, 처절히 감량 경영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오노: 1980년대 후반 거품경제에 편승한 기업들이 과도한 시설투자와 엄청나게 많은 근로자를 고용했습니다. 그러자 거품이 걷히고 경제는 하루아침에 예측불허의 하락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생산과잉이라고 하더라도, 그리 쉽게 해고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초과고용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던 것이죠. 하지만 흥미롭게도, 1973년에 맞은 1차 오일쇼크의 불경기 속에서도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불과 5%의 인력을 순전히 자발적으로 조기퇴직을 유도하여 해고했습니다. 이것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수치입니다. 또 당시 해고된 근로자들은 서비스업이 급속도로 상승세에 있기에 자연스레 흡수되었습니다. 그 때에도, 날마다 언론매체는 오늘처럼 불경기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악의 보도하였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언론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신고용이라는 관습이 여전히 유지되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P. F: 처음으로 일본 기업계에 종신고용을 채택한 계기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오노: 러시아 혁명직후, 일본도 마르크시즘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죠. 따라서 민주주의가 사회주의로 전복되지 않으려면 노년층의 생계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목소리를 높였죠. 그러니까 이미 1920년대에 종신고용의 조짐이 명확해졌습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 대공황이 끝날 무렵인 1929년 초, 일본에서도 많은 근로자들이 해고되었습니다. 사실, 종신고용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제도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시에는 통제경제였기 때문에, 노동자의 고용, 급료와 대우 등 모두가 정부의 손아귀에 있었죠. 전후에서야 강한 "평등'을 지향하는 색채와 더불어 이 제도의 요체가 가전회사와 다른 회사에 도입된 겁니다. 즉, 급료가 연공과 가족 인원수에 비례하여 결정되었습니다. 전후에 일본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노동운동이 격렬해졌습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종신고용제도는 점차 중요성을 띄게 되고 근로자를 토지나 공장설비와 같은 투자요소가 아니라 인격체로 대우하는 개념이 서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종신고용제도는 신뢰를 바탕으로 노동관계를 확립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인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P. F: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일본의 종신고용제도가 정착된 지 40년이 훨씬 넘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최근에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을 무사히 종신고용을 마친 "1세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노: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많은 노동자들이 많은 계열사로 재고용되고 있죠. 엄밀히 말해서, 실제 퇴직한 숫자는 훨씬 적을 겁니다.

P. F: 종신고용제도 때문에 일본의 근로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고 하는데요. 반면에, 어떤 부작용도 있지 않을 까요?

오노: 2차대전 직후 미국에서 귀국한 노동 자문단이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책정은 잘못된 것이라는 일부 지적이 있었죠. 또 국내의 일부 전문가들도 종신고용제도와 연공서열이 회사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젊은 근로자의 부족 현상이 나타났죠. 그 결과가 상대적으로 나이 많은 노동자들의 더욱 높은 급료를 받게 된 것이죠. 결국, 연공의 중요성은 봉급 결정요소에서 중요치 않습니다.

P. F: 어쨌든, 일본에서 종신고용제도는 노사간에 당연히 공인된 제도로 확립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제도에 대한 어떤 매우 긍정적인 뭔가가 있겠군요.

오노: 많은 기업주들이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도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견해는 현실과 동 떨어진 겁니다. 사실, 노동자를 채용하는 것 못지않게 해고하는 것도 비용이 듭니다. 또 새로 채용한 근로자를 교육시키는 것도 비용입니다. 회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직원을 해고한다는 것은 그 회사가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바람직한 회사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점에서도 비논리적입니다. 또한, 노동자들은 소위 그들을 채용한 회사를 위해서 사용될 수 있는 그들이 획득한 그들만의 독특한 전문분야의 능력을 제각기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근로자들이 오랫동안 같은 회사에 근무해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관계가 정립될 수 있습니다. 또 그렇게 해야 노사간의 대화가 원활해 질 수 있죠. 그 결과, 노사관계가 더욱 부드러워지고 조직의 효율성이 더욱 증대됩니다. 이러한 신뢰를 토대로 한 노사관계는 오직 장기적인 고용을 통해서 만이 성숙될 수 있는 겁니다.

P. F: 종신고용과 장기고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오노: 과거에는 근로자들에게 종신고용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졸업 직후 바로 취직을 하여 퇴직할 때 까지 계속 그 회사에 다녀야 했습니다. 예전에 내가 그러한 구조가 어떻게 작용할까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주요 도시은행의 사례를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행정부서의 과장 이상의 간부 중 99.9%가 입사 후 계속 근무하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에도, 도중에 회사를 바꾸고도 사장이 되고 또 탁월한 업적을 남기는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는 퇴직 때까지 계속 그 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예상한 대로, 또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지, 또는 계속 그 회사에 남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한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회사들이 어떤 것이 회사에 효율의 중요성을 가져다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종신고용의 중요성 때문에 이것이 감소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몇몇 유럽국가에서 일본과 거의 같은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종신고용으로 인한 신뢰관계 구축의 중요성이 일본에서처럼 수용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P. F: 종신고용이든, 장기고용이든 간에, 더욱 중요한 것은 회사가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생산과정에 로봇이 도입되고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는, 소위 일본기업의 공동화가 정말 걱정입니다.

오노: 엔고에 의하여 타격을 받은 1986년의 불경기에도 방송매체가 그와 똑같은 우려를 외쳐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번에도 불경기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반드시 갖고 있습니다.(RW)

출처: 오마이뉴스
IP : 220.72.xxx.16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소
    '08.10.24 5:51 PM (211.32.xxx.40)

    좀 기사가 어렵네요..ㅋㅋㅋㅋ 종신고용의 개념이 우리도 정착 되면 좋을거 같긴 한데... 사실 업무에 종사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흠..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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