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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들어 오는 날은 어김없는 남편

스카 조회수 : 2,236
작성일 : 2008-10-23 10:09:01

어제도 회식 자리에서 술 한 잔 거나하게 한 남편이 늦은 시간에 집앞에서 전화 합니다.

뭐 먹고 싶은거 없어???

꼭 술먹고 집에 오는 길에만 그런 전화를 하는지. 그리고 그시간에 뭐 또 맛있는거 판다고 ㅠㅠ

없어 그냥 들어와.. 해도 집에 들어서는 그의 손에는 검은 봉지봉지가 들려 있지요.

잠자는 애들방에 검은 봉다리 하나 넣어주고 식탁에 나 먹으라고 올려주고

어제는 호떡, 편의점에서 과자. 아이스크림. 을 사왔는데요

오늘 가만히 생각 하니 저도 어릴때 아빠가 술드시면 얼큰하게 취해서 양손에 과자 봉다리 과일

사가지고 오시면 좋았거든요.

지금이야 부족하게 먹는 법이 없어서 그때처럼 애들이 좋아 하지는 않겠지만

남자들은, 아빠들은, 남편들은 술마시고 집에 들어 오는 길이 헛헛할까요?

아침에도 잘 먹지도 안는거 돈 낭비라고 타박은 주었지만...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이런 따뜻한 마음 기억 한다면

그냥 둬 볼까 합니다.  무뚝뚝한 남편이 할수 있는 애정 표현의 한 방법이려니 하려구요..

  그덕에 어제 사온 식은 호떡 렌지에 데워 먹어야 겠네요
IP : 219.255.xxx.23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23 10:12 AM (121.159.xxx.33)

    저도 어렷을 때... 아빠가 술 드시고 가끔 먹을 걸 사갖고 오시면...
    흠... 먹을게 좋았던거 같기도 하고... 아빠의 술취해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싫기도 했고...
    복잡하네요 ^^
    그렇지만 분명한 한가지는... 그런 분들이... 정이 많으신 분들이라는 거
    아마도 아이들이... 그런 아빠 맘은 알아 줄거에요 나중에라도 ^^

  • 2. 추억
    '08.10.23 10:15 AM (72.136.xxx.2)

    어려서 가진 추억이 아닐까요~
    저희 아빠..어릴때 저희들 아프면 꼭 파인애플 깡통을 사다주셨어요~
    그때는 나름 귀했지만 지금은 사실 그냥 파인애플도 있는데 누가 통조림을 먹겠어요~
    근데요~
    결혼하고 아이들도 컸는데 어쩌다 감기가 걸려서 앓아 누우면 꼭 파인애플 통조림이 먹고싶네요~
    어려서 원글님 남편분이 그런 아버님이 계셨던게 아닐까요 ㅎㅎ

    갑자기 친정 아빠 생각이 나네요~ (자주 뵙는데도 ㅋㅋ)

  • 3. 미네랄
    '08.10.23 10:15 AM (114.200.xxx.12)

    저두 그래요.. 술을 자주(늘인가?) 드시고 들어오시면 항상 손에 뭔가를 들고 오셨고 자고 있는
    우리들을 꼭 깨워서 먹이고 재우셨네요..
    월급날 반짝반짝 백원짜리 새동전을 주시면 저는 울면서 싫다고 십원짜리달라고(백원이 더 좋은지도
    몰르고 )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울신랑말처럼 멀~~리 묵방산천 주식회사에 돈벌러 가신 울아버지가 생각나네요

  • 4. 미네랄
    '08.10.23 10:16 AM (114.200.xxx.12)

    오타 났네.. 북망산천..

  • 5. 술드시고 온게
    '08.10.23 10:22 AM (122.100.xxx.69)

    미안해서 집에 있는 식구들 뭐라도 사다주고싶은건가 봐요.

  • 6. .
    '08.10.23 10:26 AM (121.146.xxx.234)

    저는 아들들에게도 가끔 이야기 합니다.
    너네들 밖에 나갔다 들어올때 혼자입만 생각말고 좋은것 있으면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해서
    사가지고 오는 인정을 가지라고 교육 시킵니다.
    제 남편도 거나해지면 미안시럽은지 전화해서 뭐 사갈까?합니다.
    그 시간에 뭐가 있겠어 하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들고 옵니다.
    심드렁해도 안 사오는것 보다야 그 마음이 이쁩니다.^^

  • 7. 하하하
    '08.10.23 10:31 AM (220.121.xxx.88)

    언젠가 술드시고 집에오시는 길에 가게 들어가서 우리애들이 초코렛 좋아한다고, 초코렛 들어간거 다 달라고 해서 사오신 우리 아빠가 생각나네요. 그 아줌마 빼빼로까지 챙겨주셨었죠. ㅋㅋ
    술 드시면 양복 주머니에 재떨이를 넣어오시던 이상했던 버릇이 있어 엄마가 재떨이 꺼내느라 낑낑대고 우리 어린 삼남매가 그거 보면서 엄청 웃었던 기억도 나구요.
    생각해보니 그때 우리 아빠가 겨우 지금 우리 남편 나이 정도 되었었겠네요.

  • 8. ...
    '08.10.23 10:40 AM (125.132.xxx.238)

    전 전기구이 통닭.
    요즘은 치킨이지만 손잡이 있는 누런 종이봉투에서 나던 고소한 닭구이 냄새와 새콤달콤한 무.
    자다가도 일어나게 할 수 있던 참기 어려운 냄새였죠.
    셋 방 한 칸에서 한 마리로 5형제가 내복 입고 먹었는데 어떻게 나눠 먹는 게 가능했는지 미스테리예요. 지금은 치킨을 시키면 어린 두 녀석과 우리 부부도 약간 모자라는데...
    다 자라도록 2~3번 먹었을까... 어렵고 부족할수록 더 맛있었나 봅니다.

    가끔 영양센타 앞을 지나면 늦은 밤 술 한잔을 하시고 크게 인심 쓰시던 아버지와 형제들, 한 조각도 다 못 드시고 양보하시던 어머니 생각에 괜히 친근함을 느끼지요.

  • 9. 울남편
    '08.10.23 10:42 AM (121.139.xxx.11)

    그런거 없어요. 사오라고나 해야...
    어떨땐 아빠 기다리는 애들이랑 그런 재미도 보고싶은데, 눈치줘야 겨우 생각해요.

  • 10. ...
    '08.10.23 10:57 AM (124.197.xxx.129)

    결혼 전에는 먹을 거 사가지고 들어노는 거 몰랐던 남편이었지만
    결혼하고 얼르고 달래고 가르쳐서 이제는 습관(?)처럼 사옵니다.
    일식집에서 회식 마치고 쯔께다시랑 회 포장해서 들고 오기도 하고,
    회식 마치고 연예인 포장마차 떡볶이집까지 일부러 가서 떡볶이도 사 오고,
    아무것도 못 샀을 땐 집 앞 편의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홍차라떼나 카페라떼라도 사 옵니다.
    아이들 것은 당연히 챙기구요...
    새벽 3시에 떡볶이 먹으라고 식탁에 저를 앉혀 놓고는
    눈도 못 뜨는 제 입에 떡볶이 먹여 주는 남편...
    엉뚱하기도 하지만 너무 귀여워요~
    결혼 10년차구요~

  • 11. dd
    '08.10.23 11:02 AM (121.131.xxx.171)

    저도 그래서 ... 신랑 회식이나 모임있다 들어올때 맨손으로 들어오면 문을 안열어줍니다.
    맨손인가? 라고 물어 그렇다고 하면..문을 안 열어주죠..
    암호...: 사랑해 이쁜이~ 라도 외쳐야...열어줍니다.
    이런때 아니면 언제 이런 말 들어보겠습니까 -_-;

  • 12. ...
    '08.10.23 11:03 AM (116.126.xxx.220)

    저희 남편은 술을 먹으나 안먹으나 자주 손에 사들고 오는 걸 좋아해요...

    특히 *즐 아이스크림을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 거의 매일 한통씩 먹어 큰딸이

    살이 쪄서 당신 때문이라고 타박했더니 요즘은 안사오더라구요...ㅋㅋ

  • 13. 아꼬
    '08.10.23 1:19 PM (125.177.xxx.145)

    우울한 날인데 댓글까지 읽노라니 마음이 데워지는 느낌이네요.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꼭 그러셨는데... 추운 저녁 자다 일어나 먹었던 뜨거운 호빵이랑 차갑던 귤에 대한 그 맛과 감촉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지금은 그날 먹었던 그것들이 맛의 기준이 되었지요.
    남편분이 참 따뜻하신가 봐요. 아이들이 참 행복하겠어요.

  • 14. ㅡ_ㅡ
    '08.10.23 2:20 PM (121.134.xxx.53)

    우리집 남자도 그런거 일쩔~ 없다지요..
    하지만 우리 아부지는 어렸을 때 매번 퇴근할때마다 뭔가를 사 들고 오셨어요..
    엄마는 낭비라고 집에 다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하셨지만
    저희 삼남매 매일매일 아부지 퇴근시간만 기다렸어요..
    술잡숫고 오시는 날은 좀더 좋은거 예를 들면 통닭이라든가 그런거...
    그냥 퇴근해 오시는 날도 절대 빈손으로 안들어오셨어요..
    하다못해 붕어빵이라도 사 들고 오셨는데 너무너무 좋았어요..

    저 역시 그런 아부지를 닮았는지 가끔 회식하고 좀 늦게 집에 들어간다 싶으면
    꼭 애들한테 전화해서 '뭐 사갈까?'라고 물어요..
    그럼 울 남편은 제가 혼자만 살려고(?) 인기관리 하는거라고 하고.. ^^;;

    아무튼 남편분이 참 자상한가봐요..
    아이들이 자라서도 어린시절 기억이 떠올라 참 많이 좋을꺼에요..

    타박하지 마시고 맛있는거 사 달라고 매번 졸라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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