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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한국교육이 변할 수 없는 이유
시사 2008/10/21 05:42 http://blog.hani.co.kr/yytpss/15359 ..
인터넷에 독일교육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댓글과 여기저기서 오는 적지 않은 메일로 교육이 변하기를 바라는 한국인들의 간절한 염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예전에는 내가 몰랐던 한 가지를 더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교육이 왜 그 많은 사람들의 땀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고 있는지 알 것 같다.
나는 교육전문가도 아니고 전교조의 교육이념을 추앙하는 부류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독일교육의 장점에 관한 글을 쓰다보니 어쩔 수 없이 교육의 평준화와 중하위권 위주의 평범한 다수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를 묘사하게 된다.
그런 글을 올릴 때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그 때마다 평범한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과는 달리 우리나라 교육은 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독일교육 모델이 사교육을 없애고 지나친 경쟁력으로 인한 폐해를 치유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 중의 하나라는 의견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신의 아이가 이미 성적이 우수한 부모들은 의외로 변화에 동조하지 않는다.
‘그동안 내가 우리 아이 1등을 만들기 위해 들인 정성과 돈이 얼만데 변하다니, 천만의 말씀!’이라는 생각, 혹은 ‘공부도 못하는 것들의 푸념이란, 너희들은 짖어라 나는 시킬란다’라든가,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내 글에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사람과 몇 번의 답글이 오가다 보면 바로 그가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만일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면 나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지선다형 찍기 공부에 아주 잘 어울리는 뇌구조를 가진, 명문대 나온 남편의 명석한 머리와 명문대를 실패한 엄마의 적당한 열등감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 아이도 아마 한국에서도 공부라면 꽤 잘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꽤 잘하게 되기까지 내가 들여야 할 돈과 열정을 계산하면, 그 십분의 일도 투자하지 않고도 두 아이를 거뜬히 잘 키우고 있는 지금 그 상상은 아찔할 뿐이다. 하지만 만일 그렇게 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누군가 내 앞에서 ‘이 교육은 완전 잘못 되었으니 바꾸어야 한다.’고 들이댄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나는 그저 평범한 한국사람 평범한 한국 엄마다. 내가 본래 진보적 교육관과 사고를 가진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이곳의 환경이 10년이라는 세월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을 바라보는 내 시각을 안타깝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얼마 전 어떤 분의 추천으로 이름 석자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조선일보 편집위원이라는 사람의 교육에 관한 흥미로운 칼럼을 읽었다.
‘앞서 가는 사람, 뒤처지는 사람이 각각 분수에 맞게 윈-윈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지, 앞선 사람을 끌어내려 뒤처진 사람에 맞추는 것은 양쪽 다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 이 글은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극명히 보여준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논리로 포장된 듯 하지만 눈을 뜨고 있고 귀가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그 시커먼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나는 계속 잘 먹고 잘 살테니 너희들은 내 자리를 넘볼 생각일랑 말고 안분지족하고 거기 있거라!’는 준엄한 명령처럼 들리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 아니라고 본다.
그는 언론인이라 어쩔 수 없이 속내를 글로 묘사했기 때문에 들키고 말았지만 우리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대다수 기득권의 견해도 이와 많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자리를 서민들은 감히 올려다 볼 수 없는 독존의 위치로 끌어올리려고 지금 이 정도의 경쟁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육을 더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끌고 가려는 끝없는 욕망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더-더, 저들이 감히 바라 볼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곳으로’말이다. 그 곳이 천길 지옥이 된다 하더라도 나만 살 수 있다면 가보자는 식이다. 특히 이 정권의 교육정책들에서 그 썩은 냄새가 풍겨나는 것은 내 코가 너무 민감하기 때문인 것 같지는 않다.
수만 수천 서민들이 하루 종일 질러대는 함성도 힘 있는 단 한 사람이 무심코 내 뱉는 한 마디만 못할 때가 많다. 내 것을 내어주고 모두를 살리려는 그 힘 있는 한 사람이 없는 슬픈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진정 국가나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내가 가진 것들과 내 자식의 앞날이 더 중요한 대다수 기득권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 한, 아무리 변화를 외처 보았자, 공기를 가르고 사라져 버리는 외마디 비명일 뿐이라는 느낌이 든다
http://blog.hani.co.kr/yytpss/15359
1. 이반
'08.10.21 11:42 PM (58.78.xxx.52)2. ...
'08.10.22 12:12 AM (121.138.xxx.209)앞선 사람을 끌어 내린다고요?
80년대처럼 과외금지하면 모를까 앞선 사람은 끌어내려지지 않습니다.
그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국제중.**고....하는 특수 그룹을 형성하고 싶은거겠죠.
한가지 더 있네요. 원하는 타이틀은 소수의 것이란 사실을 모르고 싸움터에 끼어드는 부모들의 돈을 노리는 자들이요.
돈이 문제네요.
요즘은 권력도 돈에서 나오니까.
원하는 타이틀 걸머쥐어봤자, 귀족출신 아니면 안되는 판인데3. 저는
'08.10.22 12:40 AM (122.34.xxx.197)지나친 경쟁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애들 닦달해서 결국 바보 만들기 딱 좋은...
하지만 또 독일의 경우을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 싶네요.
영국도 이미 신분 사회가 수백년 동안 뿌리내려서... 그러한데...
독일의 경우 교육제도 상 아이들의 장래가 초등학교 고학년 나이면 이미 정해지지요.
직업학교로 갈 것이냐...
계속 공부만 해서 호흐 슐레나 김나지움으로 가서 대학을 갈 것이냐...
여기에 아이의 재능과 의욕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대다수는 걍 자연스럽게 직업학교, 공부 계속으로 갈리죠.
물론 직업 학교 나와서 기술자 되어도 마이스터로서 대접받을 수 있는 독일만의 분위기가 있지만...
아무래도 사회를 이끌어 가는 계층은 아니죠.
전 이렇게 너무 어린 나이에 미래를 결정하는 독일의 교육제도와 사회 분위기가 우리 나라에 잘 들어맞을 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더 좋은 학교로 경쟁을 강요하는 지금의 모습도 영 아니구요. 아무래도 무슨 제도를 갖다 놓아도 유교적 출세주의 때문에 변질이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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