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급등… 서민 가슴 시커멓게 탄다
입력: 2008년 10월 20일 17:55:09
ㆍ정부 보조금 크게 줄어 올 30%까지 인상
ㆍ한 장에 최고 500원대… “겨울나기 두렵다”
서울 영등포역 뒤편 쪽방촌과 이어진 당산동 일대. 서울에서는 드물게 연탄 아궁이와 보일러로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곳이다. 20일 이곳에서 만난 김영복(79·당산동 8가)·전말임(78)씨 노부부는 “비싼 연탄값 때문에 겨울나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한 가정집 마당에 날씨가 추워지면 사용할 연탄이 드럼통 속에 보관돼 있다. 서성일기자
노부부는 노인연금과 전씨가 청소일로 벌어오는 품삯을 제외하면 딱히 수입이 없다. 김씨는 “겨울철에는 생활비의 절반 정도가 난방비”라며 “수입은 줄어드는데 난방비는 갈수록 올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당산동 일대는 좁은 골목길이 이어져있다. 주민 중 상당수가 노인들이어서 연탄값 이외에도 운반비와 포장비를 더 내야 한다. 서석배씨(66)는 “1장당 100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아끼려고 주민 모두가 나선 적도 있었지만 운반 과정에서 파손되는 게 많아 돈을 더 주고 전문인력을 쓴다”며 “우리 동네처럼 후미진 곳은 서민들만 몰려 살지만 배달문제 때문에 돈을 더 내야 연탄이라도 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 김모씨는 “연탄값을 절약하기 위해 최대한 아껴 땐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업체에서도 한꺼번에 주문을 받아 주문이 1000장 단위로 모일 때까지 연탄 없이 한겨울을 나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연탄값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연탄값은 생산공장과의 거리 등 지역 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30% 이상 오른 곳도 있어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1장에 280~390원대를 유지하던 경북지역 연탄 소비자 값은 현재 350~460원대로 인상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0원대 초반에서 400원대 중반으로 크게 올랐다.
비교적 많은 운반비가 들어가는 제주뿐 아니라 서울, 부산, 인천 등의 일부 고지대는 장당 가격이 500원대에 이른 곳도 많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씨(62·광주 동구 산수동)는 “그러잖아도 생활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데, 연탄값마저 턱없이 올라 겨울 날 것을 생각하면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그동안 방 2개를 써왔는데 올해는 어머니, 우리 부부, 맡아키워온 손자 2명과 함께 한 방에서 겨울을 나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순천·광양시, 고흥·보성·구례·곡성군과 경남 하동·남해군 등 남부지방 9개 시·군의 주민들은 연탄값이 인상된 상황에서 인근의 유일한 공급처였던 여수시 덕충동 연탄생산단지가 2012 여수세계박람회 시설부지로 편입되면서 폐쇄돼 월동준비가 더욱 힘들게 됐다. 이들 지역에는 앞으로 광주에서 생산한 연탄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현재 장당 400원가량인 연탄값이 수송비 추가로 60원가량 더 인상될 전망이다.
이처럼 연탄값이 급등한 것은 그동안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지급해 오던 연탄보조금(연탄공장에 직접지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당 211원이던 연탄보조금은 올해 9월 말까지 151원으로 줄었는데,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비 가정용 연탄소비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연탄수요처별 소비현황’에 따르면 올해 연탄 사용자 중 가정비율은 80%에 육박한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기초생활수급자뿐 아니라 차상계층에도 연탄지원 쿠폰을 지급하는 등 지원을 늘리고 있으나 고유가와 경제난이 겹치면서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이 난방연료를 연탄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명재·최승현·심혜리기자>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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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값 급등… 서민 가슴 시커멓게 탄다
리치코바 조회수 : 210
작성일 : 2008-10-20 20:58:17
IP : 220.72.xxx.16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빨간문어
'08.10.20 9:04 PM (118.32.xxx.94)종부세부족 세수충당하려 저소득층 연탄보조금 줄이고
저소득층 학교급식비 줄이고..
올겨울 굶머죽고 얼어죽었다는 뉴스 안나올라나 모르겠네여..헤여..어쩌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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