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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변했는데 왜 억울한 맘이 들까요?

억울한 맘 조회수 : 3,464
작성일 : 2008-10-20 15:16:20
지난 16년동안 남편과 사이가 별로 안 좋았어요
한 집에 살면서도 오랫동안 잠자리도 따로 하고 살 정도로..

제가 맏며느리인데 결혼 후 따로 살았지만 시댁 대소사 다 챙기고
물질적으로도 우리 형편에서는 최선을 다 했어요
결혼할 때 시댁 형편이 어려워 500만원 해 준 게 전부구요

저희는 그동안 시댁에 들어간 돈만 천만원이 넘어요
우리보다 재산이 훨씬 많은 시댁에요
퇴직금 일시불로 받아 하고픈 거 다 하시느라  다 쓰시고 이젠 집 가진 것 밖에 없이
병원비도 없어 챙겨드리고 있네요
남편이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전 전업주부구요

특히 시모는 저 몰래 남편에게 어찌나 제 흉을 보았는지..
남편에게 저는 아주 몹쓸 며느리로 인식되어 그동안 엄청 다투고
맘고생 하면서 남편과도 남남처럼 대화 없이 의무적으로 살아왔어요

그 결과 제가 우울증도 앓으면서  큰 아이에게 상처도 주었구요
남편은 임신한 제게 손지검하려고도 했었고 아이 어릴때
집안 물건 부수고, 욕하고 위협하는 등 과격하고 살벌한 행동을 해서
아이가 불안하고 우울증세도 보였어요

그런데 남편이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변화되는 기미가 보이더니
두 달 전 실직되고 아주 겸손해져서 절 위해 주고..
비로소 자기 부모를 객관적으로 보더군요.

남편이 고맙긴 하면서도 그 오랜세월 힘들게 맘 아파했던 생각이 나면서
시부모에게 냉정해지네요 남편은 저더러 지난 날 잊어버리고 잘 섬기자 하지만..그럴 마음이 안 생겨요
아직도 시부모의 그런 유교적사고방식이 남아 있기도 하고..하여튼 억울한 마음이
자꾸 드네요. 남편에게도 사과도 받고 싶고요.

남편은 인정은 하면서도 부모님 탓으로만 돌리네요
저의 지난 16년의 세월은 저 혼자 묻어 두고 가야 하는 걸까요?
실직한 남편에게 상처 안 주려고 조심하지만 가끔씩 화가 치밀 때가 있어요
 
IP : 222.106.xxx.201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20 3:22 PM (58.102.xxx.38)

    억울하실거 같아요.
    그냥 맘가는 대로 몸가는대로 하고픈만큼만 하세요.
    이제 더 잘하라고 남편이 화내진 않으실테니 그정도만 하세요..
    이제와서 시부모를 갖다 버릴수도 없고..
    그분들은 살가운 고부관계를 가질 복이 날아가 버리신걸로 벌받으시는 거에요..
    갈수록 맏며느리힘이 더 쎄질텐데 이젠 아들도 원글님편이잖아요.
    그리고 곧 돌아가실거에요..
    괴롭힌 시부모가 죽으면 눈물이 더 난다더라는 말 들었답니다..회한이겠지만...

  • 2.
    '08.10.20 3:39 PM (59.6.xxx.66)

    같으면, 여우짓을 해서라도 사과 받고 말거 같아요. 남편한테는.....
    왜 남자들은 그렇게 늦게 철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그렇게 안생기는지 원
    원글님, 넘 화가 치밀땐 가끔 풀어요. 남편한테
    맥주라도 한잔 하시면서.....(혼자 끓지 마세요)
    그게 정신건강상 좋데요.

  • 3.
    '08.10.20 3:53 PM (121.138.xxx.212)

    저도 제일 싫은 일이 당할 만큼 당했는데 이젠 잊고 잘 하자는 겁니다.
    왜 그래야 하는 건대요?
    진심으로 사과해도 마음이 풀리는 것은 내 마음인데
    생각만 해도 속터집니다.

    저도 남편이 과거는 다 잊고 시부모님께 잘해드리자고 하더군요.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시부모님이 어른이시니 말로 사과하기는 힘드시겠지만
    앞으로 나에게 행동하시는 게 진심으로 잘하시면 잊고 잘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더 나이드시니 더하셨음 더하셨지 나아지시지 않더라구요.

    저는 남편이 좀 잘해주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편이 저에게 잘해주면, 저는 남편이 제 편이 되어 날 이해해준다고 믿을테고
    남편생각은 저에게 잘해주었으니 이제 제가 부모님에게 잘하겠거니 하고 생각한다면
    동상이몽으로 관계의 악순환이라구요.
    저에게 잘해줄 땐 완전히 제 편을 들어주는 것이어야지
    부모님 위해서 저 이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하던 남편도 차츰 제 앞에서라도 절 이해하려 노력했고
    그 마음이 진실이라는 걸 느꼈고
    아들이 이상한 듯 하니 부모님도 좀 변하셨고
    그래서 저도 잘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억울하지 않게 순리대로 되어가는 방식입니다.

  • 4. ...
    '08.10.20 3:58 PM (211.210.xxx.30)

    아. 원글님 심정 공감이 가요.
    저도 10년을 잘했는데. 물론 나름대로지만,

    그래도 남편이 실직하고 기가 꺾여 숨통이 좀 트일만 하니
    시어른들에 대한 섭섭하고 원망스런 맘이 스믈스믈 기어나오네요.

    전 차라리 그간의 10년은 그걸로 된거고
    남은 세월은 기피고 살자로 맘 굳혔어요.

  • 5. 원글
    '08.10.20 4:01 PM (222.106.xxx.201)

    저도 남편이 말로만이 아니라 무릎꿇고 눈물 흘리며 참회라도 해야 긴 세월의 한이
    풀릴것 같아요. 제 아픔과 고통을 가해자로서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제 밤 누워서 지나온 날들의 제 고통을 얘기했더니 자기는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하더라구요
    더 얄미웠어요. 시부모님 땜에 아내에게 폭언,위협등 죽일듯이 대해놓구서는..이제와서 기억이 안난다니요
    실직한 상태라서 제가 심하겐 말 안 하는데.. 억울한 맘 솟구칩니다
    입원 중이라 내려가서 병원비100만원 드리니 그저 좋아라 하는 시부모도 그렇고..
    저 앞으로 시부모 절대 안 모실겁니다

  • 6.
    '08.10.20 4:31 PM (121.151.xxx.149)

    저또한 요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자신이 변햇으니 그동안한것은 잊어버리라고요
    그런데 잊혀지지않습니다
    그래서 혼자있다보면 눈물이 흐르네요

    저도 무릎끓고 용서를 빌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지
    평생 제앞에서 죄인처럼 살든지 해야지만
    저는 용서가 될것같은데
    아직도 큰소리치는것을 보면 가슴에서 화가 치밀어오릅니다

    물론 옛날처럼 안합니다
    그렇다고 여지껏 한짓을 내가 잊어야합니다 그냥 받아들여야하나고요

    정말 너무 억울해서 밤마다 미칠것같습니다
    통곡하다가 지쳐서 잡니다

  • 7. 남자들이
    '08.10.20 4:33 PM (221.140.xxx.175)

    그걸 모르는거 같애요 남편과의관계가 좋고 남편이 잘 해주면 덩달아 시댁에도 며눌들이 잘하게된다는걸요 지나간 세월이라 치부하지 마시고 정식으로 꼭 사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가지 실직하셨는데 겸손해지고 좋은쪽으로 변화하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남자들이란 정말 희한한 동물이라서 자기들이 실직하면 외려 더 자존심챙기고 별것도 아닌일에 발끈하고 평상시에 했떤 말들도 무시한다고 난리난리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옛날일에만 너무 매달리지 마시고요 이렇게 좋게 변한것 이런걸로 많이 위안 삼으셨으면 좋겠어요

  • 8. 원글님
    '08.10.20 9:22 PM (121.131.xxx.127)

    억울한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사과를 받으시는 것도
    두 분 관계에 좋을 듯 하지만,

    현재 남편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이라면
    먼저 남편이 완전히 내 사람이 된 다음에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우과가 유리하다지 않습니까?

    남편분 분위기 봐서
    언제쯤 말을 꺼낼지 결정하세요^^

  • 9. 억지로
    '08.10.20 10:35 PM (220.122.xxx.20)

    잊으려고 하지 마시고요
    그렇지만 자꾸 반복해서 생각하지도 마세요
    자꾸자꾸 생각하면(물론 너무나 분해서 그런거지만)
    그 생각을 기억하는 내 뇌신경세포들이 점점 강화되는 것같아요

    생각할 때마다 치가 떨리는 거 무슨 쾌감도 아니고...너무 힘들어서 저는
    생각이 떠오르면 다른 쪽으로 생각을 돌렸어요

    속는 셈 치시고 한동안 해보시면...좋겠습니다...

  • 10. 제 경험
    '08.10.20 11:33 PM (203.235.xxx.19)

    남편의 잘못 중에서
    도저히 용서가 안되어 뼈 속 깊이 사무치는 것은
    앞으로 살 날을 생각해서라도 풀고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달라졌다고 하셨는데
    날 잡고 짚어 보세요
    이 때, 날 잘 잡으셔야해요
    남편이 내 말을 들을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야 하겠죠
    (저희 집은 남편이 좋아하는 안주와 와인을 챙겨놓고 시작합니다)

    대화에 익숙치 않으면 되려 큰 싸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듣고 싶은 말 유도하기 위해
    최대한 내 마음의 상처를 얘기하시고, 남편을 질책하진 마세요
    남편도 자신의 잘못된 과거의 핑계를 찾으려고 하게 되니까요

    상대에게 최소한의 품위를 보장해주어야
    진심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 11. ..
    '08.10.21 12:27 PM (121.129.xxx.49)

    다시 취직되면 예전모습으로 돌아가는건 아닐지...?

  • 12. 음..
    '08.10.21 12:41 PM (218.235.xxx.59)

    남편분이 얼마나 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원글님 마음에 사무치는게 있다면 그걸 먼저 남편 분이 풀어주는게 순서인것같고, 그리고 그게 잘 안풀어준다면.. 풀어질때까지 남편분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시는게 진짜 변한거고, 진정한 사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랜 시간동안 응어리진게 어느 한 순간 상대방이 그동안 미안, 이제 잘할께 이렇게 해서 풀어질수 있을까요? 그걸 바라는 상대방이 이기적인거죠..
    남편분께는 조근 조근..당신이 잘해줘서 고맙긴한데 난 아직도 마음이 무겁고..그 마음이 가벼워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얘기해주시구요.
    시부모님께는 잘해드리거는 원글님이 행동하실게 아니라 노력은 남편분께서 하시되 그 공은 다 원글님, 즉, 부인 덕으로 돌려서 원글님 마음도 위로 받게해주시고 그럼 조금 괜찮을것같구요..
    결국은 남편분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실지 원글님이 지켜보셔야 할것같아요..
    시간을 좀 갖고 지켜보세요..

  • 13. 당연히
    '08.10.21 12:52 PM (218.153.xxx.165)

    억울한건 맞구요
    남편이 변한 타이밍이 참 .....실직하자 겸손이라니 ....
    글로 봐서 남편분 정말 이기적으로 느껴지네요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려면 원글님이 계속 참아야겠지만 그러면 홧병 날듯 ...
    남편이 달라졌다지만 사람이 한번에 확 달라지는건 어렵거든요
    그러니 원글님 속에 맺힌걸 지금 다 풀어 놓는다해도 남편분이 진심으로 공감을 느낄수 있을런지 ..

    그래도 지금부터가 남편 길들이기 좋은 타이밍인거 같으니 화나심은 일단 접어두시고
    남편을 완전히 원글님 편으로 만들면서 ( 이게 쉽지는 않겟죠 )
    무슨 말을 해도 받아줄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때에 풀어 놓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

  • 14. .
    '08.10.21 12:54 PM (219.240.xxx.40)

    다시 취직되면 예전모습으로 돌아가는건 아닐지...? 22222222
    제 느낌엔 실직 때문에 맘이 약해져서 일시적으로 변하신 듯.. 철이 든 게 아니라..

  • 15. ..
    '08.10.21 1:14 PM (122.2.xxx.100)

    용서는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지요.
    이혼하실 생각 있으세요?
    그게 아니라면...(있었으면 예전에 하셨겠지요...)
    어차피 평생 같이 살아야하는데....
    지금 억울하고 화난다고 해서 그거 표현하지 마세요.
    남편분이 가식인지 진심인지..여하간 원글님이 보기에도
    많이 달라지셨다면.......
    그 방향으로 계속 좋게 나가는게 원글님에게도 좋쟎아요.
    지금....퍼붓기 시작하면....다시 옛날로 돌아갑니다.
    불효하던 아들이 있었는데....너무 막 나가서
    도저히 말도 안 통해서 포기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이놈이 "엄마 잘못했어. 앞으론 잘 할께"라고
    말하고는 지 딴에는 잘하려고 한다고 쳐요.
    이때..이제 좀 말이 먹히니....말을 해도 예전처럼
    깽판부리지 않으니.... 작정을 하고
    예전에 니가 어쩌면 그럴 수가 있었니...
    낳아주고 길러준 엄마한테 그럴 수가 있었니......
    잔소리와 하소연을 했다고 쳐요.
    그 아들이 처음엔 받아주겠지요.
    잘못했다고..... 글구 변명하겠지요.
    자기 그러기 싫었는데 친구들이 꼬셔서 그랬다고.....
    그럼.......엄마는 도저히 그정도 사과로는
    지난 상처가 아물지 않지만 억울하지만
    그 아들하고 의절할거 아니라면
    그 쯤에도 받아줘야합니다.ㅠㅠ....
    그게 사과냐?고 계속 울고불고 아들을 잡고 늘어지면
    그 아들.......역시 효도는 나와는 거리가 멀구나.
    효도 하려고 해도 안 받아주네?
    예전에 불효할때는 그나마 무서워서라도 이렇게
    사람 진빠지게는 안 하더니??라고 느끼고는
    더 독하게 변합니다.
    원글님...마찬가지예요.
    남편이 예전처럼 원글님에게 정없이 대하기를 바라세요?
    그게 아니라면.......풀지마세요.

  • 16. 원글
    '08.10.21 1:44 PM (222.106.xxx.201)

    댓글들 보니 마음이 많이 풀리네요
    남편이 고맙다가도 조금 제 마음에 거슬리면 옛 감정까지 보태서
    나도 모르게 가시 섞인 말이 나가더라구요
    어제는 둘째 딸이 설사한 걸 얘기하니 딸이 저더러 부끄럽게 왜 말하냐기에
    그래 알았어 했더니 남편이 제게 아이에게 무릎꿇고 사과하라고 하더라구요
    순간 화가 나서 그만한 일에 사과하라면 당신은 나에게 백배 천 배 더 용서를 구해야 된다고
    했더니 자기도 섭섭한지 뭐라 하더라구요

  • 17. 세시리아
    '08.10.21 2:20 PM (125.185.xxx.160)

    남자는 여자가 무언가를 요구하고 지시하려하면 더욱 빗나가는 것 같아요 근본적인 우월주의적인 사고가 있어서인지 오히려 반항하며 역으로 나가는 것 같아요...직접적으로 사과를 받아야 겠다고 말하지 말고.... 그때...너무 힘들었다...물론 자기는 몰랐겠지만 때로는 몰라주는 것이 더욱 상처가 됬다느니 당신하나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많이 아팠다.....하며...조금씩 신금을 울리며 반성하게 만드는게 더욱 효과적일때가 있더라구요....스스로 반성하게 만들어 보세요..시어른들 잘못된것 말씀할때도..물론 나이드시고 살아온 세월이 달라서 그러시겠지만..하면 전제를 두고 ..알면서도 나도 사람인지라 참 힘들더라...어른들도 조금 내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는데...그게 힘든가보네....하며..우회적으로 말씀해 보세요...남편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면 구지 긁어 부스럼만들 필요가 없어요....이제 시작인것 같아요..충분히 반성할 기회를 주세요^^

  • 18. 남편께서
    '08.10.21 2:56 PM (118.217.xxx.197)

    변하셨다는 말씀만 들어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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