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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에 대한 경험(제2글)

사랑이여 조회수 : 1,105
작성일 : 2008-10-18 11:39:32
전날밤 과음으로 세면장에서 아이를 토하게 한 다음날 아이와 그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정사,어머니에 대한 가엾은 생각,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앞으로의 결심 등.

아버지의 무차별적인 폭력을 피해 어머니가 비록 선술집을 해서 학습환경이 나쁘지만 그래도 몽둥이로 맞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에 계속 어머니가 있는 곳에서 등하교를 하고 싶다는 말도 들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제3자'로서 한 가정사에 대해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학교에서 학습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강제로 늦게까지 공부하고 귀가하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또 늦게 등교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다시 아이와 많은 대화를 했다.
여자친구와 깊은 관계까지 가졌다고 했다.

시청소속 실업 테니스 선수(당시 고3여고생)가 연습을 마치고 친구들과 어울려 '조'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청소년 단골 선술집에 들러 가볍게 한 잔하다 야간자습시간 전에 1시간이란 긴 저녁식사 시간에 어머니집에 들른 '조'가 그녀에게 반했던 모양이다.

임신에 대한 감당할 수 없는 형벌이 어떤 것인지를 그가 청소년이기에 그동안 사회에서 일어난 사례들을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늦게 등교하는 날은 계속되었다.

아침마다 등교하면서 그녀의 집 앞에서 그녀를 만나지 않고 오면 하루 공부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늘 늦는 '조'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이 또한 아무리 조언을 해도 나로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공부에 열중할 수만 있다면 '조'에게는 오히려 질낮은 당시의 학습환경으로부터 받지 못하는 안도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조'는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얼굴도 남자아이로서는 매우 미남형이며 아이들에게 매너 또한 정말 최고다.
용돈은 항상 어머니가 넉넉하게 주는 편이었다.
배고프면 뭘 사먹으라는 어머니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다.
그 돈으로 아이들에게 사주는 것을 여러번 봤기 때문이다.

당시는 학력평가시험성적과 내신이 중요했다.
이 녀석은 그런 와중에서도 내신은 9등급 중 5등급이었다.


그러던 중 해가 짧아져가는 9월 하순쯤 야간자습 전에 갖는 저녁시간에 '조'가 어머니 선술집에 들려 저녁식사를 한 뒤 그 선술집에 와서 술을 마시던 다른 학교 고3 아이와 의기투합하여  교복 안 주머니에 식칼을 숨기고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강도짓을 하기 위해서였다.



IP : 210.111.xxx.13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궁...
    '08.10.18 12:08 PM (211.187.xxx.197)

    답답하네요...십대 청소년의 전형적인 탈선..담이 궁금합니다.

  • 2. 얘기가
    '08.10.18 12:28 PM (222.112.xxx.239)

    글을 흥미롭게 잘 쓰시네요.
    주인공 청년(?)도 안타깝고..
    다음 얘기 궁금해요

  • 3. 어쩌면 좋아
    '08.10.18 1:02 PM (218.49.xxx.224)

    멀쩡하던 아이가 가정환경때문에 엇나가게 되고...
    어쩜 더 큰일?을 저지를것 같은 예감이 들면서 가슴 아프네요.

  • 4. 드라마틱
    '08.10.18 1:42 PM (121.145.xxx.173)

    하네요. ㅠ .ㅠ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에...
    기다려 지는 연속극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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