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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부동산 매매의 시대
[머니위크 커버스토리]거래 공황 속 '집 팔기' 백태
부동산 매기가 끊겨 집을 팔기 어려워지면서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나고 있다.
긴급히 집을 팔아야 하는 매도자만 힘든 게 아니다.
부동산 중개업소, 이사업체, 인테리어업체, 세입자 등 그 파장이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진짜 급매는 중개업자 수첩에 있다.
급매보다 더 싼 매물이 널렸다. 요즘 부동산 중개업자의 수첩에는 전시용으로 내건 매물보다
더 싼 알짜 매물들이 적지 않다.
"추석 직전에 나온 24평형(80㎡)이 2억7000만원까지 내렸어요.
집주인이 금리압박에 못이겨 더 낮추고 무조건 팔아만 달래요."
성북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 가격보다 3000만원가량 싼 아파트가 있다며
수첩을 꺼내들었다. 지난달에도 급매로 비슷한 물건이 있었지만 그때 가격은 3억원이었음을 강조한다.
이른바 급급매다.
별도로 보관하는 수첩 속에는 '별'표시가 있는 매물들이 대여섯개 있었다.
매도자가 특별히 부탁한 물건들이었다.
외부에서 보이는 시세표에는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의 시세가 2억9000만원으로 게시돼 있었다.
왜 밖에 적혀있는 가격은 이보다 비싸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외부에 소문나면 집주인이 곤란해진다. 주변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와 각 포털의 부동산 가격정보를 통해 이 아파트의 시세를 확인한 결과
3억3000만원으로 나와 있었다.
사당역 인근에 120㎡(40평형)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강종필(가명ㆍ39) 씨도
어쩔 수 없이 급급매를 선택한 케이스다. 2주택자인 강씨는 전세금을 빼달라는 세입자의 요구에
아파트 매각 이외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환금성이 뛰어난 아파트라 싸게 내놓으면 잘 나갈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강 씨는 "세입자는 자꾸 조르고, 집은 매매가를 몇차례 낮춰 내놓아도 구경하는 사람이 없으니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의 역세권 아파트가 이정도니 수도권 신도시와 광역시, 지방 대도시에서는
상황이 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급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주택수요는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신현희 목동팰리스공인 대표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0~12단지의 경우 27평(89㎡)형이
호가 6억5000만원이지만 급매 형태로 4억8000만~5억원에 겨우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한때 7억5000만원까지 갔던 매물이 지금은 5억원 이하로 떨어졌고,
그나마 거래는 단지당 한달에 한두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값을 낮출 만큼 낮췄지만 그래도 거래는 '하늘의 별'을 딸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고개를 내민 엉터리 매물표
부동산 거래가 장기간 끊기자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엉터리 매물표의 등장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엉터리 매물표는
중개업소 외부에 시세보다 값 싼 매물을 전시해 고객을 끄는 눈속임용 시세표다.
강남구를 비롯해 몇몇 자치단체들은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
시세를 외부에 노출하는 행위를 규제해 왔다.
고객 유치경쟁이 불붙으면서 시세표를 허위로 작성해 모객한 뒤 다른 매물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중개업을 운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단속을 벌이게 된 것.
강남구는 광고물 규제와 정비에 대한 조치로 2200개 중개업소에 대해 광고단속을 벌였다.
만약 강남구 내의 중개업소에서 외부 게시물을 통해 광고행위를 지속하면
옥외광고물관리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지난 2006년 이후 점차 사라지던 엉터리 매물표가 또 다시 고개를 내민 것은
거래가 급감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너도나도 부동산에 뛰어들던 때는 과열경쟁으로 휩싸여
엉터리 매물표를 전시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가혹하리만치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서 한줄기 희망이 빛이라도 될까 싶어서
매물표 전시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동대문구 재개발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 거래를 통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데
지금은 거의 손가락만 빨고 있다"며 "전시용 시세표를 내걸지 않다가 시세표를 보면 혹시나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어 4월부터 다시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거래는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개업소 폐업 속출 "투잡으로 생활"
거래가 없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중개업소들은 사무공간을 쪼개 세를 줄이거나
‘투잡’을 통해 위기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장충동의 한 중개업소는 거래가 뚝 끊긴 지난해 말 사무실의 절반을 페인트 공사 사무실로 리모델링했다.
이 중개업소에 매도를 요청하거나 세를 놓는 집주인에게 자연스레 페인트 공사를 권유하며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중개업소의 본연의 업무를 뒤로 미루고 아예 담뱃가게로 전락한 경우도 빈번하다.
중개업소의 거래수수료보다 담배를 팔아 얻는 수익이 더 커졌기 때문.
이외에 잉크 충전소나 택배 보관소 등 소일거리로 수입을 보전하는 곳도 많다.
그나마 업소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상황이 좋은 편이다.
매수 침체로 거래가 없자 부동산 중개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는 9월25일 하루에만 중개업소를 양도하겠다는 글이 200여개나 올라왔다.
소개글에는 '목 좋은 자리이고 거래도 꾸준하다'며 양수인을 찾고 있지만
거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개업소 매물이 중개업소에 나온 셈이다.
전금옥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북지회 사무장은 “강북지역에서 중개업소의 폐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었다. 올 초 1주일에 한 두건이던 폐업 문의가 지금은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예전과 달리 양수자가 없어 권리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무실을 내놓기도 한다”며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복비 '더블' 부르고, 수수료는 '양타' 포기하고
2007 년 초,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한 박태정(가명ㆍ45) 씨는 두달째 '달맞이꽃' 상태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새로운 집주인이다.
송파에 중형 아파트를 절반가량 돈을 빌려 구입했지만 가격은 1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매달 지출하는 금융비용 탓에 살림살이는 쪼들려가고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의 매도를 결심하고 벌써 두달이 지났지만
중개업소에서 집을 보러 오겠다는 소식은 감감하다. 가격을 낮춘 지도 벌써 세번째다.
가격을 낮출 때마다 변두리의 노후한 아파트로 이사 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2004년에 지어진 새 아파트라고 좋아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괜한 욕심을 부렸다가 화만 부풀린 꼴이 됐다.
금액을 낮춰도 찾는 사람이 없다. 고민 끝에 박씨는 중개업자에게 '더블'을 외쳤다.
거래를 성사시키면 구매자의 수수료까지 내겠다는 것. 매수세가 완전히 꺾인 거래시장에서
박씨가 취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지만 매매의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중개업소 입장에서도 양타(매수 매도인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집구하는 사람이 '임금'이다 보니 중개수수료를 할인하거나
매도자에게 일괄 부담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조성한다.
각고의 노력에도 시장은 여전히 시들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실수요자들은 아직도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격매수로 '깡통'을 찰 수 있다며
경계심 어린 눈초리로 관망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아직 매수 타이밍을 잡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IMF 때도 이 정도 아니었다"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이사업체도 울상이다. 추석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았지만
예전과 같은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간간이 있는
전ㆍ월세 이동으로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한 이사전문업체 관계자는 "지금 이맘때가 한창 차량이 모자라 차량확보에 열을 올릴 시기인데
올해는 놀고 있는 차량이 널렸다"면서 "예년에 비해 이사 건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힘들기는 인테리어업체도 마찬가지다. 이사 견적 문의가 줄어든 탓에 도배지에
풀칠을 못하면서 입에도 풀칠하기 힘들어졌다. 한 아파트 인테리어 전문업체 관계자의
긴 한숨에서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엿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물가상승에 경제침체 때문에 주택 이주 수요가 더 급감한 것 같다"면서
"개인사업장이나 사무실 인테리어 등 닥치는 대로 공사를 긁어모으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70%의 매출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 침체기에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심리적 위축을 가져와
이주 수요도 얼어붙게 만든다"면서 "수수료 등 이사비용이라도 아끼려는 생각에
전세 재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개업소를 20여년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시기는 처음이다.
IMF 사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대부분의 부동산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부동산 침체기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1. 모닝커피
'08.10.14 8:21 AM (211.55.xxx.147)http://wealth.moneytoday.co.kr/view/mtview.php?no=2008092613402289314&type=2&...
2. ..
'08.10.14 8:46 AM (203.248.xxx.77)이럴때 여유자금만 있음 하나 사둘텐데...아쉽다
3. 모닝커피
'08.10.14 8:58 AM (211.55.xxx.147)그걸 자녀분께 가르치세요.
성실히 일하며 아끼고 기회를 기다리는 지혜 말이죠^^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4. ...
'08.10.14 9:20 AM (123.215.xxx.2)대출 받아서 집 산 사람들이 다 한탕을 노린 것도 아닌데...
지금 집 값 내리길 기다리는 사람들만 성실히 일하며 기회를 기다린 것 같이 말씀하시네요. -_-;
집 값 떨어지거나 정체되면 죽어나는건 대출 받은 1가구 1주택들이에요.
투기 목적으로 산 1가구 2주택 이상 가진 사람들이 아니고요.
그리고 요새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던데요.
부동산 매매가 정지되다시피 하면 전셋값 월셋값만 오르는데 그것 역시 서민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요.
제가 유독 까칠한 반응을 보이는거라면 할 말 없습니다만,
서민의 한 사람으로써, 원글님의 두 번째 댓글이 씁쓸한건 사실이네요.5. 모닝커피
'08.10.14 9:24 AM (211.55.xxx.147)...님 오해없으셨으면 해요.
절대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이렇게 될 걸 미리 예상하실 순 있었어요.
사실 경고는 너무 많았거든요.6. 단절
'08.10.14 10:44 AM (58.140.xxx.194)윗님. 전셋값이 오른다구요? 집값이 떨어지는데 전세만 올라갈수 있다니....
7. 모닝커피
'08.10.14 11:31 AM (211.55.xxx.147)전세값...전에 없는 하락세입니다.
http://news.moneytoday.co.kr/view/mtview.php?no=2008101023175938668&type=28. ...
'08.10.14 11:56 AM (123.215.xxx.2)제 주변 사람들 모두 전셋가 올랐다고 한숨쉽니다.
실제로 저희 부모님 전세 놓으신 집(경기도에 거품이라고 난리치는 동네입니다.)도 전셋가가 올랐구요. (저희 부모님은 직장 문제로 원래 집을 전세 놓으시고 전세 사십니다.) 저희 살고 있는 집도 전세가 올랐고요. 다들 전세 올랐다고 난리던데요. 물론 잠실처럼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나온 동네는 전세가 내렸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9. ...
'08.10.14 11:58 AM (123.215.xxx.2)그리고 제가 위에 언급한, 입주 물량 많이 나온 동네(강동, 송파)는 원래 전셋가도 비쌉니다.
(33평에 2-3억 넘지 않나요.)
그냥 일반 사람들이 사는 전세(2억 안쪽 동네)는 조금씩 오른 추세인 것 같습니다.
링크해주신 주소에 나온 기사 내용도 대략 그 내용 아닌가요.10. ,
'08.10.14 12:01 PM (203.237.xxx.223)작은 평수, 다가구 주택 등 비교적 저렴한 전세들이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몇천 가지고 이젠 서울에서 살아볼 도리가 없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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