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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딸 찾아 시작한 이발봉사..20년만에 감격상봉

지성이면 감천 조회수 : 1,918
작성일 : 2008-10-11 19:26:32

실종 딸 찾아 시작한 이발봉사..20년만에 감격상봉
20년만에 잃어버린 딸 찾은 이발사 신종섭 씨

부산CBS 장규석 기자



20년 전 잃어버린 두 딸을 찾아 부산 곳곳의 아동시설과 보육원을 돌며 이발봉사를 해온 이발사가 있다.

정성이 통했는지 최근 이 이발사가 잃어버린 두 딸을 꼭 20년만에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구내이발소를 운영하는 신종섭 씨는 매달 둘째주 토요일이면 부산진구 당감동의 한 쇼파공장에 작은 이발소를 연다.

지역의 어르신과 저소득 가정을 위해 무료이발을 해 온 신 씨는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신 씨는 20년 가까이 꾸준히 부산지역 각지의 보육원과 아동시설, 양로원 등을 돌며 이발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부산시장 모범선행시민상과 장애인공예협회장 감사장 등 이발소 벽에 주욱 걸려있는 상장과 감사장이 그의 봉사활동 이력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그의 꾸준한 봉사활동의 이면에는 신 씨의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신 씨 가족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1988년의 어느 봄 날, 신 씨가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간 사이 할머니와 함께 어린이대공원에 놀러간 두 딸이 실종된 것이었다.

◈딸 찾아 시작한 아동시설 이발봉사, 보육원 안 가본데 없어

그때부터 혹시라도 잃어버린 딸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신 씨는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놓아버렸던 이발가방을 다시들고 부산지역의 아동시설과 보육원을 하나하나 찾아 다니며 봉사를 하기시작했다.

신 씨는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었다"며 "이들을 찾기위해 부산의 보육시설은 다 가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봉사를 시작한지 20년째, 부산지역의 아동시설이라는 곳은 다 돌아다녀봤지만 딸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봉사의 가위를 놓지는 않고 지금까지 꾸준히 이발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년 꾸준한 봉사활동의 정성이 통한 것일까. 신 씨는 지난 8월 꿈에 그리던 딸들을 만나게 됐다.

명절때마다 눈물로 지새는 신 씨를 보다 못한 아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 경찰이 실종전담팀 운영을 시작하던 시기여서 수소문 끝에 소재를 알아낸 것이었다.

◈잃어버린 딸과 20년만에 감격적인 해후

부산지역 보육시설을 하나하나 훑어가며 찾았던 신 씨의 딸들은 의외로 서울에 살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서울에서 내려온지 얼마안 된 시기에 딸들이 실종돼, 딸들이 서울말을 쓰고 있으니까 서울에 있는 시설로 보낸 것이었어요. 그런 시절이었죠" 신 씨의 얼굴에 잠시 그늘이 졌다.

지난 8월 22일 서울역에서의 극적인 상봉. 이미 스물여덟, 스물일곱이 돼 버린 신 씨의 딸들은 결혼을 해서 자녀까지 두고 있었지만, 신 씨는 한눈에 '내 딸이다'하고 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신 씨의 지난 추석은 갑자기 사위 둘과 외손주 셋까지 식구 일곱이 더 불어나 생애에서 가장 떠들썩 하고 분주한 명절이었다.

20년을 꾸준히, 잃어버린 딸들을 찾기위한 봉사활동을 해 온 신 씨는 결국 그 목적을 이뤘지만, 그의 아름다운 봉사활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신 씨는 딸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에 더 마음이 쓰였던지 인터뷰 말미에 한마디를 바램을 남겼다.

"제 사연이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찰통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 8월까지만 6517건의 아동이 실종됐고, 이 가운데 42명은 여전히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



hahoi@cbs.co.kr

IP : 119.196.xxx.1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11 7:42 PM (59.11.xxx.135)

    가슴이 뭉클...지성이면 감천이라고..아마 그렇게 봉사활동을 많이 하셔서 하늘에서 감복하셨나 봐요..읽는내내...가슴이 그야말로 뭉클합니다.

  • 2. 원문
    '08.10.11 7:48 PM (119.196.xxx.17)

    http://bs.local.cbs.co.kr/Nocut/Show.asp?LocalCD=10201020&NewsCD=956838

  • 3. 홍이
    '08.10.11 10:35 PM (211.49.xxx.193)

    지성이면 감천이란말이 맞네요...
    정말 대단한 아버지 사랑입니다...

  • 4. 아!아버지
    '08.10.12 12:29 AM (222.238.xxx.229)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가 아주 어릴때 돌아가셔서 아버지에 대한 아무기억도 없는 저
    아버지는 돌아가시기전에 내 저거 불쌍해서 어쩌노 하셨다는 울 아버지

    정말 지성이면 감천인가 봅니다.

  • 5. tjsgod
    '08.10.12 12:58 AM (121.169.xxx.32)

    선행을 많이 베푸셔서 신께서
    선물을 주셨나봐요.
    그 아버지..참 복많이 쌓으시고 행복하시길..

  • 6. 그 딸들은
    '08.10.12 12:21 PM (220.75.xxx.230)

    고아로 자란 딸뜰이 많이 고생했겠네요.
    모두들 이젠 행복하시길..

  • 7. 나는
    '08.10.12 6:34 PM (121.128.xxx.151)

    이 감동적인 글을 읽으면서 화가 치미네요.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왜 이정도밖에 안된답니까.
    아이들이 말도 할 줄 아는데 왜 못찾아주냐고요. 그리고 보육원하는 사람들
    정부 보조금이 두당 얼마로 나오니까 아이들찾는데
    비협조적이라는데 정말 그런 인간들은 쳐 맞아야 합니다.

  • 8. ....
    '08.10.12 6:44 PM (58.227.xxx.98)

    이런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버지의 부정도 모정만큼 큰것 같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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