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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 교육감의 거짓말 / 김진우

리치코바 조회수 : 372
작성일 : 2008-10-10 13:20:34
[시론] 공 교육감의 거짓말 / 김진우
시론


  

  

»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공정택 교육감의 선거비용이 상당 부분 학원 관계자에게 의존하였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가 쓴 선거비용 22억원 중 무려 82%에 이르는 18억원이 학원장들에게서 빌리거나 그들의 보증으로 은행에서 대출한 것이라고 한다. 이 사실은 공 교육감이 추진해 온 정책이 사교육비를 증대시키는 내막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이제까지 짐작으로만 존재하던 인과관계의 핵심 고리가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공 교육감은 ‘아는 사람이 준 것으로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학원에 대한 지도감독의 권한이 교육청에 있으며, 교육청의 정책에 따라 학원의 흥망이 좌우된다는 기본 상식에 비추어볼 때 학원업계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금을 지원했다는 말을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만약 액면 그대로 대가성이 없다고 한다면, 무조건 자금을 지원하는 이 커넥션이야말로 얼마나 끈끈하고 대단한 관계인지를 나타내느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 관계는 공 교육감으로 대표되는 ‘주식회사 서울교육청’의 대주주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에 이르고 보면 지금까지 공 교육감이 추진했던 일련의 행보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일찍이 학원 영업시간의 연장을 추진했던 것이나, 학교 자율화를 빌미로 사설 모의고사를 허용하고, 시험 경쟁을 강화하는 것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중을 무리하게 강행한 이유가 분명해진다.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국제중이 유발할 사교육 효과를 분석하면서 국제중은 학원업계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하였는데, 보은의 답례치고는 화끈한 선물인 셈이다. 이미 국제중 효과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학원가는 벌써 국제중 대비반을 개설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고,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원업계만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하니 공 교육감은 사(私)교육감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그가 선거 기간 내세운 공약을 분석해 보면 초등학생들까지 성적 경쟁을 강화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습노동을 부과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 증가의 고통을 안겨 줄 것이 명백히 예견되었다. 그런데 공 교육감은 ‘사교육비를 확 줄이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을 서울 시내에 걸어놓음으로써 서울시민을 기만하였다. 공약을 분석한 교육전문가들은 차라리 사교육비를 늘리더라도 학력신장을 추구하겠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것이지, 경쟁을 강화하면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겉으로는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공약(空約)을 내세우면서 뒤로는 사교육업계의 돈을 받아 사교육업계의 배를 불리는 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대국민 사기극이라 할 만하다.

공 교육감은 공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의 도덕적 자격을 상실했다고 단언할 수밖에 없다.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이 공교육을 살리기보다는 사교육을 팽창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분명해졌고, 이미 나타나고 있는 각종 정책들이 그것을 증명하는 이상 그는 교육감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교육정책은 특히 국민의 신뢰가 중요하고 지도자는 정직이 필수 덕목이다. 그런데 국민을 기만하고 떳떳하지 못한 교육감이 서울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가 여전히 자리에 연연한다면 서울 교육의 앞날은 더욱 암담할 수밖에 없다. 과오를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서울 교육을 위한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출처: 한겨레신문(2008년 10월 10일자 27면)
IP : 203.142.xxx.1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서울시민이 바보
    '08.10.10 5:05 PM (58.76.xxx.10)

    교사가 학부형 한테 돈 빌린거나
    경찰서장이 조폭 한테 돈 빌린거나
    경찰이 담당관할 안마시술소 사장 한테 돈 빌린거나
    납치범이 아이 부모 한테 돈 빌린거랑
    구분 해 주세요

    법인회사 대표가 법인 돈 갖다 쓰고 나중에 채워 놓는거는 괜 찮은가
    경리가 회사돈 갖다쓰고 채워 놓아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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