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한테 얘기해 봤자 친정 흉이나 될까봐 여기다 그냥 하소연해요.
큰 외삼촌이 같은 동네에 사세요. 위로 저희 엄마 포함 누나가 다섯이고 작은 외삼촌 계시구요.
삼촌은 은행 다니다 퇴직하셨고 그 퇴직금으로 가게를 좀 하시다가 잘 안됐고,
그 다음에 또 다른 가게를 차리셨는데 그것도 잘 안됐고, 지금은 어디 출퇴근은 하시는데
마땅한 수입이 들어오는 일자리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다행히 외숙모 아버지 되시는.. 그러니까 제 사촌 아이들의 외할아버지께서 유공자셔서
아이들 학비는 안드니까 다달이 큰 돈이 들어가지는 않아요.
외숙모는 딱히 무슨 일을 하지는 않으시지만 간간히 아르바이트 같은 거 하시고...
그런데 삼촌이 총각 때나 은행 다닐 때 씀씀이도 좀 컸고, 꾸미는 것도 좀 좋아하시고 그랬어요. 자존심도 세고..
제가 대학 다닐 무렵에 은행 그만두시고 사업 시작하실 때 저희 엄마 이름으로 2천쯤 대출을 받아서 더했어요.
엄마가 교사이셨거든요. 올해 초에 퇴직하셨구요. 몇년 째 대출 이자 납입일 넘겨서 엄마 핸드폰으로
은행에서 문자오고 전화도 오고, 엄마가 상당히 껄끄러워 하시고 어떨 땐 화도 내시고 했지요.
그러다가 저는 몰랐는데 이번에 친정갔더니 엄마가 한숨 쉬면서 얘기 하시기를..
엄마 퇴직금으로 그 대출 원금 까지 그냥 다 갚아 줬다고, 그거 해 줬으면 됐지 또 뭘 바라는지.. 하시더라구요.
들어보니까 삼촌이 지난 주에 엄마한테 직접 전화로도 아니고 핸드폰 문자로,
법원에 개인 회생 등록해서 돈 넣고 있는데 몇 달 돈 안내서 이달 말까지 200만원을 내지 않으면
신용 불량자가 되어 사회 생활하기가 힘들다. 누님, 죄송합니다. 딱 이렇게만 보내셨더라구요.
이러저러해서 돈 좀 융통해 달라도 아니고, 그냥 본인 상황 얘기하시고 죄송하다 그것만요.
아마도 돈을 해 달라고 말하긴 그렇고 이렇게 말하면 알아서 200 주겠거니 생각하셨나 보지요.
엄마는 며칠을 생각하시다가 삼촌, 숙모께 전화해서 그 만큼 해 줬으면 됐지 더는 못 해주겠다 하셨대요.
그 후로 같은 동네 사는 삼촌에게도, 숙모에게서도 아무 연락도 없고 같은 교회 다니시는데 교회에서도
못 보셨다네요. 엄마 마음이 한편 시원하시면서도 또 친동생 일이라 아프기도 하고 그러시나 봐요.
제가 화가 나는건요, 사실 다른 이모들이 참 부유하게 사시거든요. 강남 어느어느 동네 살면서
거의 저희 집값에 해당하는 만큼의 종부세를 내고 사시지요. 이모부들도 잘 나가던 분들이셨고.
그런데 제 기억에 외삼촌은 항상 저희 엄마에게만 손을 벌렸고, 다른 이모들 만나면 잘 사는 척하셨다는 거..
단지 가까이 살고, 공무원이라 대출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늘 셋째 누나인 엄마에게 의지하셨다는 거..
어릴 때 삼촌이 장가가기 전에 저희랑 같이 살기도 해서 작은 삼촌보다 더 정이 든것도 사실이지만
저도 이렇게 커서 나름대로 가정을 꾸리고 경제 생활을 하다보니 삼촌께 좀 서운하기도 해요.
그렇게 사람 좋아하고 내세우기 좋아하는 삼촌이 하는 일마다 잘 안되서 기운 빠져 지내지는것도 안쓰럽지만..
엄마 나이 환갑 훌쩍 넘으시고, 삼촌 나이 벌써 쉰 몇이신데.. 언제까지 이런 일이 되풀이 되야 하는지..
엄마랑 삼촌 사이 일을 좀 철들면서 부터 지켜본 저는, 늘 신랑에게 말하곤 해요.
우리는 열심히 살아서 누나들이나 친척 어른들한테 기대지 말자, 행여 나중에 조카들 커서 흠잡히게 살지 말자..
모르는 남의 집 일도 아니고 내 외삼촌 일이라 성질도 나면서
누나한테 거절당한 삼촌 마음은 또 어떨까 생각해 보면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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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자꾸 돈 얘기 하시는 외삼촌..
삼촌도 안됐고.. 조회수 : 1,094
작성일 : 2008-09-29 17:45:11
IP : 220.71.xxx.19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호안석
'08.9.29 6:03 PM (122.42.xxx.133)안 됐지만,,,, 기대려고 하는 거 저도 그런 경험있고 그런 사람 봤어요...
그 삼촌(대체로)이 잘 못 이에요.2. ..
'08.9.29 7:47 PM (125.177.xxx.36)우리도 이모나 삼촌이 가끔 그래요
저도 몇번 빌려줬는데 나중에 거절하니 결국 서운하단소리 하더군요
어차피 평생 도와줄거 아님 언젠가는 사이 나빠져요3. 하다못해..
'08.9.30 1:14 PM (210.218.xxx.242)저희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들어온 부조금에 까지 욕심내는 삼촌..정말 안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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