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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노약자석 앉았다가 머리채 휘어잡힌 적 있었어요

저요... 조회수 : 1,856
작성일 : 2008-09-28 21:28:08
제목만 저렇게 보시면 제가 무슨 노인들, 장애인분들 줄줄이 서 계신데 파렴치하게 노약자 석에 앉아서 놀고 있었나 싶겠지만, 절대 그런 거 아니었구요...

많이 지난 일인데도 지금 이 글 쓰면서 생각하니까 울컥 하네요.

지하철 종점역에서 차를 탔거든요.

그럼 차가 출발하기 전에 한참 서 있잖아요...

제가 탔을 때는, 그 칸 안에 노약자석이 아닌 자리는 사람들이 다 앉아 있었구요,

노약자 석에는 할머니 한 분만 앉아 계시고, 그 반대편 노약자 석에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 계시고 이런 상황이었어요.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노약자석에 버젓이 앉기는 좀 그래서 - 것도 노인분이 한 분도 안 계셨으면 앉았을텐데, 한 분이라도 앉아 계시니까 좀 그렇더라구요 -

그냥 그 근처 문에 서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 할머니께서 제 옷을 잡아당기면서 계속 앉으라구, 괜찮다구, 사람들도 없는데 서서 가지 말라고 그러시는거예요.

처음엔 거절했는데... 할머니께서 절 손녀같이 보시고 그러는건지, 너무 계속 권하시구, 나중엔 근처에 앉은 사람들도 좀 쳐다보구 그러는데 계속 거절할 수가 없어서 할머니 옆에 가서 앉았거든요.

그런데 앉고나서 잠시 후에 문자가 와서 답장을 쓰고 있는데,

제 폰이 폴더인데, 갑자기 폰이 확 닫기는 거예요. 전 휴대폰 화면만 보고 있었으니 무슨 일인지 모르고 얼떨떨해서 고개를 들었는데,

알고 보니 반대편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이 쪽으로 달려 오셔서 제 휴대폰을 손으로 쳐서 닫으신거...

그때까지도 상황 파악이 안 됐거든요.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손에 휴대폰 잡은 채로 할아버지를 올려다 봤는데,

머리채를 휘어잡고 흔들면서 젊은X이 노약자 석에 앉아서 휴대폰질 한다고 막 야단을 치시는 거예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황당한 일이라 뭐라 상황 파악 할 정신도 없었고 대꾸 할 정신도 없었죠.

옆에 할머니는 내가 앉으라고 했는데, 지금 자리 남아서 가는데 뭐가 문제냐고 막 뭐라고 하시고...

그땐 진짜 어찌 할 바를 몰라서 그냥 확 내려버렸거든요. 그리고 좀 있다 지하철은 떠나구...

다음 전차 기다리면서 생각해 보니 너무 분하구, 억울하구...

자리가 없어서 서 있는 노인분이 계셨던 것도 아니구,

그 칸에서 저 혼자 서 있으니까 할머니가 계속 옆에 앉으라고 해서 앉았던 건데...

그때가 그 사건이 있었던 때였어요. 어떤 고등학생이, 지하철에서 할아버지가 자리 안 비킨다고 심하게 뭐라고 해서, 지하철 내리고 나서 뒤에서 발로 찼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기억하는 분이 계신가 모르겠어요.

tv에서 그 사건만 들었을 때는, 어린애가 너무 했다고 생각했었는데(상식적인 상황만 생각했었죠 어린애가 노인분 계신데 그냥 자리 앉아있고, 노인분이 점잖게 한마디 하시는)

혹시 저런 할아버지였다면, 어린애가 욱 하는 성질에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어요. 물론 그러면 안 되는거지만요...
IP : 82.61.xxx.43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친*
    '08.9.28 9:42 PM (125.178.xxx.31)

    가끔 미친 사람 많아요.
    저도 만삭때 큰애 대리고 만원버스 탄적 있는데
    (제 차가 있었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서 그냥 버스 탔어요)
    여고생 옆에 서 있었고 그다지 힘들지 않았어요.
    뭐 누가 앉으란 말도 안했지만...

    그런데 갑자기 어떤 40대 아저씨가 앞에 있는 여학생에게
    욕을 해대며 비키라고...
    그 아저씨 의협심에서 한 행동 아니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 꼬투리 잡아서
    밟아대는 인간류였지요. 행색도 초라했고..
    보다못해 저는 괜찮습니다. 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택시탔어요.
    여학생 울고 불고..기억은 안나지만 아저씨가 때린것도 같고..
    너무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제가 보기에도 그 아저씨 미친*

  • 2. ..
    '08.9.28 9:47 PM (220.91.xxx.142)

    너무 어이 없네요.
    세상이 왜 이러는지...

  • 3. 원글이
    '08.9.28 9:54 PM (82.61.xxx.43)

    그러니깐요. 제 생각엔 어린 여자애니까 만만하다 싶어서 더 그러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저때 정말... 황당했죠 ㅠ 할아버지도 반대편에 앉아서 할머니가 저보고 앉으라고 하는 거 다 보고 계셨을텐데 말예요.

  • 4. ..
    '08.9.28 9:54 PM (220.126.xxx.186)

    노약자석이라는게 일반인이 전혀 앉지 못하는건 아니지 않나요?
    앉아있다가..........노인 약한 몸을 가지신 분 보면 벌떡 일어나면 되지요....

    노약자석이...노인만 위한 자석도 아니고 몸 약한 사람도 앉을 수 있어요
    임산부.....그리고 몸 불편하신분들..팔다리가 후덜덜 떨리시는 분들~~
    등등.........

    양보 안 했다고 뭐라 하시는 분들...두눈 뜨고 양보 안 하면 좀 그렇지만
    자고 있는데 깨우고 그런 분 보면 참........요지경 세상속이라는걸 실감하지요..

    노약자석인데.......

  • 5. ...
    '08.9.28 9:57 PM (121.131.xxx.61)

    요즘...할아버지들 너무 무서워요
    왜들 그러신지 피해의식도 많으시구요 아직 그럭저럭 건강하시긴 한데 경제력은 안따르고..어디 취업도 안돼고 또한 자식들로부터도 홀대받는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이 많으신 것 같고..그러다보니 엄한 젊은 여자들한테 화풀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더군요. 한마디로 만만해 보이는거죠. 예의범절을 이유로 엄한사람 잡는거...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와서 화풀이..

    남대문 태워먹은 할아버지도 70이라고 그러셨죠. 자식들도 못말린다고 남대문 태운 이유가..토지보상을 제대로 안해주고 동사무소에서 자기말 잘 안 듣어줘서라죠?

    할아버지들..무섭습니다.

  • 6. 참내
    '08.9.28 10:03 PM (211.187.xxx.197)

    무슨 그 자리를 전세라도 냈답니까?
    임산부 노약자석이라고 써있는데 난독증인지 임산부가 앉아 있어도 누군 애 안가져봤냐고 비키라고
    GR하던 아줌마부터 완전 개념 없는 사람들 가득하네요
    어이구.. 정말 추잡스럽게 늙지 말아야지..

  • 7. 그런거
    '08.9.28 10:19 PM (211.244.xxx.118)

    홍보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자리는 노인석이 아니라 노약자석이라구요.
    노인을 비롯하여 약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라고 홍보라도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때는 펄펄 나는 노인들이 어째 그 자리만 보면 그리 늙음을 강조하는 지 원....

  • 8. ..
    '08.9.28 11:08 PM (121.134.xxx.222)

    맞아요...등산화에 등산복 빼입고 저보다 훨씬건강해보이는 분들,
    노약자석 아닌데도, 눈치주구..
    밤샘작업하다가 5분이상 서있기 힘든상태로 사무실가는데 너무 싫더군요.

  • 9. ...
    '08.9.28 11:14 PM (117.20.xxx.48)

    저도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건데
    세상에 참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대접 받을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 노인들 보고
    "양아치 노인"이라고 하더군요.
    맞는 말 같아요.

    젊었을때도 안하무인격으로 아무나 보고
    욕하고 쌈박질이나 해대는 인간들이
    나이들면 그렇게 되더군요.

  • 10. 헉..
    '08.9.29 12:40 AM (121.129.xxx.47)

    저도 큰일날뻔 했네요..거의 전철을 안타는데..며칠전에 탔다가 노약자석이 비어있길래 그냥 앉아서 4정거장이나 갔는데.. 그런 할아버지 만났음 어쩔뻔 했을까요..
    생각만해도..헉입니다.. 앞으로는 절대 앉지 말아야겠어요..

  • 11. 나이먹었다고
    '08.9.29 1:12 AM (222.238.xxx.238)

    다 어른이 아니라는것 깨우쳐주네요.

    나이 곱게 쳐먹지라는말이 절로 나오네요.

    몇일전 강아지데리고 (물런목줄하고)세탁소 다녀오느라 횡단보도 건너는데 술 먹은 영감님 지나가면서 자기는 개키우는 여자들이 제일 싫다나.....한두번도 아니고 여러번 속으로 미친*소리가 절로 나더군요.

  • 12. 조심조심
    '08.9.29 1:16 AM (121.144.xxx.137)

    정말 무서운 세상입니다.
    원글님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요즘 매서운 눈짓, 행동,말하는 어르신들 너무 많아요. 물론 좋은 신분들도 계시지만~
    평소 맘에 담아둔걸 어떤 대상이 나타나면 바로...폭언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듯한 ~
    여러번 목격하고 정말 남자 어르신 곁은 피해갑니다.

  • 13. 아휴
    '08.9.29 1:21 AM (220.85.xxx.58)

    정말 왜그렇게 이상한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오래전이라도 쉽게 안잊혀질텐데 맘고생하셨겠네요
    속많이 상하셨죠 토닥토닥 하고 갑니다.

  • 14. 쟈크라깡
    '08.9.29 9:59 AM (119.192.xxx.185)

    좋게 말로 양보해 달라면 될 것을 남의 핸드폰을 확 닫아버리는 것은
    정말 예의가 없는 행동이네요.
    자다 날벼락 당하는 격이라 많이 놀라셨겠어요.
    전 이런 사람을 무식한 사람이라 칭합니다.
    많이 배우고 안배우고가 아니라 기본이 안되어 있는 사람말예요.
    님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 사람은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는 사람이예요.

  • 15. 음.. 전
    '08.9.29 10:33 AM (121.149.xxx.53)

    저도 그런 경우 서너번 당했는데, 한번 빼고는 눈 부라리며 욕 합니다. 어른한테 예의 갖추는 건 정말 어른한테나 갖추는 거지. 그런 양아치들한테는 해당사항 없지요. 맞대응 안한 그 한번은 임신 중이었을 때였죠. 험한 소리하기 싫어서 참았는데... 별소리를 다 듣고 울며 내렸답니다.

    아.. 저 평소에는 어른들한테 잘해요. 자리양보도 잘하고, 길에서도 뭐 물어보시면 친절하게 하구요. 집안 어른들에게도 깍듯합니다. 지나친 오해는 사양이예요.

  • 16. 그런인간형
    '08.9.29 11:05 AM (222.238.xxx.82)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겐 한없이 약한 그런유형들..
    말로만 들어도 혐오증이 일어납니다.

  • 17.
    '08.9.29 11:52 AM (61.106.xxx.91)

    뺨맞았었어요...
    노약자석..노인만 앉는거 아니잖아요.'약'자도 앉는 자리죠..
    당시 투병중으로 병원 다닐때고 상태가 정말 심각한 상태였는데 그날따라 같이 가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병원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자리도 많고 아무 생각없이 앉은 곳이 노약자석이었나봐요...
    잠깐 졸고있었는데 갑자기 뺨에서 불이 나더군요..
    그 할아버지한테 끌려서 일어나 다른 자리고 가다가 제가 쓰러지고 난리가 났었어요....

  • 18. 윗분
    '08.9.29 2:06 PM (58.120.xxx.59)

    몸도 힘든데 너무 놀라셨겠어요..

  • 19. 예전에
    '08.9.29 3:07 PM (59.7.xxx.102)

    예전에 우리애 9개월땐가..애델고 지하철 탄적이 있었어요
    어린아이가 있으니 당연히 러시아워 시간 피해서 한적한 10-11시에 탔었고
    아이가 하도 의자위에 올라가 창문을 보려고하길래
    텅텅 비어있긴했지만 일반인들이 앉는 긴 좌석엔 한두사람이라도 피해를 줄거같아서
    양쪽모두 비어있는 노약자석중 한곳에 저희 친정엄마랑 애기랑 저랑 탔었어요
    지하철이 칸칸이 빈좌석 투성이였는데 왠 할아버지가 뒷짐지고 어슬렁거리고 다니다
    일부러 저랑 눈 마주치면서 헛기침 하며 마주보이는 노약자석에 앉더군요
    삿대질을 해가며 요즘 젊은것들 운운하는데 너무 기분 나빴어요
    요즘 지하철엔 노인,장애인,영유아동반자,임산부 좌석이라고 크게 씌여있더군요
    그래도 안앉아요 치사해서

  • 20. 지하철 역에서
    '08.9.29 9:58 PM (211.36.xxx.227)

    전철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웬 할아버지가 자기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끝으로 제 종아리를 치는 거예요.
    뭥미? 하고 쳐다보니 자기 앉게 비키라구요. 자기가 오는 길 직선거리였거든요. 바로 옆자리도 비어있는 데요. 참 웃겨서리... 이런 사람들 상대방 나이 안따져요. 전 50대 아줌맙니다.

  • 21. 원글이
    '08.9.29 11:27 PM (82.61.xxx.43)

    헉... 하루 지나 들어오니 저 뿐 아니고 정말 억울하게 당하신(?) 분들 사연이 많네요 ;;
    위로까진 생각지도 않고 그냥 그런 일 있었다고 얘기나 해 보자고 글 썼는데 위로해주신 분들 계셔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 따뜻한 82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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