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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이명박 정부의 패턴

공부하는 아짐 조회수 : 246
작성일 : 2008-09-27 19:02:46
글쓴이는 윤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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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를 둘러싼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에서 어떤 패턴을 발견해 내는 것은 경이롭고 아름다운 일이다. 패턴이란 조화로움과 규칙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간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서 발견되는 패턴은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보여준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나 행태를 보면 몇 가지 공통되는 패턴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23일에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한 학원비 종합대책은 이명박 정부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살인적인 사교육비가 서민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출산율 저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중요한 점은 이런 현상이 왜 벌어졌냐하는 점이다.
전 정권의 무능과 정책실패에 더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영어몰입 교육, 자사고, 국제중 설립 등 사교육 시장의 화염에 기름을 붓는 정책이 연이어 제시된 형국에서 부모의 불안심리를 이용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학원들이 활개를 치지 않는다면, 그 학원의 경영자들은 사업적 감각이 없는 무능한 자선가일 것이다.
그들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과 그것이 미칠 영향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이명박 정부가 거시적으로 사교육 폭등을 조장하는 시장구조는 다 만들어 놓고 생뚱맞게 그 개별적이고 파생적인 결과물인 학원비를 관리하겠다고 나오는 것은 일종의 코메디가 아닌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 패턴이 이제까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환율 및 잘못된 거시경제 정책으로 물가폭등을 부추겨놓고 개별적인 50개 생필품을 관리하겠다고 난리를 쳤던 것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런 정책은 효과도 없을 뿐더러 시장과 경제 개별 주체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해 국력만 낭비시킨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는 늘 그랬듯이 슬그머니 정책을 철회하고 또 다른 ‘저탄소 녹색성장’과 같은 생뚱맞은 정책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허탈하게 분산시킨다.  



그렇다면 왜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일까.
이것을 밝히기 위해 몇 가지 다른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친기업이라는 모토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정책이 무엇인가?
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무리한 통신비 인하 정책, 금융기관의 중요한 자산이 신용불량자 기록 삭제정책 추진, 사면권을 손에 쥐고 재벌기업에게 투자를 종용하는 행태 등. 이 모든 것은 친기업적이라는 가면조차 무색케 할 정도로 반시장적, 반기업적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이해하고 있는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고 부족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일천하다보니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거나 잘못된 문제의식을 통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자신이 공약한 정책마저 뒤엎는 무원칙하고 투기친화적인 부동산 정책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문제는 시장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4월 방미때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 통일부와는 아무런 협의없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것도 얼마나 남북문제에 문외한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출범 초기부터 비핵이라는 정책 목표를 협상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반면 ‘비핵 개방 3000’이라는 선언적인 대북정책 외에 어떠한 비전과 방법론도 제시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게 북한은 대화에 나서야할 어떠한 유인책도 가지지 못했다.
이런 북한에게 아무런 협상안이나 물밑 접촉 없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했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거시적인 남북관계는 다 헝클어놓고 연락사무소와 같은 개별적인 사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이명박 정권의 패턴의 또 다른 전형일 뿐이다.
그 후 대북지원에 대해 인색한 태도를 보이다가 국제사회의 지원이 계속되고 국내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대북지원책을 발표하고 이마저 북한에게 거절당하는 모습은 처연할 정도다.  



이러한 모습은 ‘9월 위기설’을 둘러싼 정부의 대응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외국인은 물론 국내 투자자들도 정부의 정책과 위기 관리 능력에 회의를 가지고 있는 형국에서 벌어진 이 위기설에 잔뜩 긴장한 이명박 정부는 9월 위기설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뺏다.
그리고 채권만기 도래일에 파국이 생기지 않는 당연한 사실에 스스로 자축하다가 곧이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되었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인수시도, 외평채 발행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이명박 정부가 글로벌 경제시장에 대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함을 방증한다.
그리고 이마저도 9월 11일 기획재정부가 외평채 발행을 시도하기 전날 산업은행이 리먼인수 포기를 발표하는 등 정부부처 내 정책조정기능 마저 부재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른 예들도 많지만 동일한 패턴의 예일 뿐이니 이제 결론을 말하도록 하겠다. 전문성과 비전이 없는 이명박 정부에게 건전한 시장질서와 사회제도를 설계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다보니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근원에서 파생된 지엽적인 문제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왜곡된 정책에 의해 야기된 문제에 대처하기 일쑤다.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정부는 자기자신과 싸우는 정부이다. 자기가 실수하고 자기가 주워담고…(주워담진 못하지만) 그
사이에 국민들은 아무도 믿지 못한 채 자기생존이라는 처절한 각개전투에 내동댕이 쳐져 주식과 부동산, 사교육이라는 광풍(狂風)에 휘말려 각개격파 당할 뿐이다.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파생적인 문제에 잘못된 해결책으로 대응하다가 이것이 (필연적으로)잘못된 결과를 초래해 국민적 반발에 부딪치면 철회하던지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철회한 이유와 책임을 자신의 역량부족이나 정책실패라는 통제 가능한 내생변수에서 찾아 개선하기보다 유가급등과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통제 불가능한 외생변수에 돌려버린다.
그리고 마치 문제가 야기된 것과 자신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마냥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80년대식 주술을 반복한 뒤 슬그머니 다른 이슈로 옮겨가 버린다.
그리고 옮겨간 이슈에서 이와 같은 상황은 똑같이 반복된다.
이 악순환의 패턴이 앞으로 5년간 계속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건 나의 과민함 탓일까.
IP : 203.229.xxx.21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Eco
    '08.9.27 10:42 PM (121.174.xxx.64)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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