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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풀고 잊을래요..

에흥 조회수 : 1,459
작성일 : 2008-09-23 22:51:52
아기낳고 삼칠일 지난 산모예요..
아기낳고 남편이 저한테 잘해준다고.. 시어머니한테 괴롭힘 당하고..

그냥 잊어야지 했는데..

오늘일은 그동안 겪은 일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여기에 말해서 풀고 잊을랍니다..

오늘 시이모랑 밥을 사주시겠다고 뭐 먹고 싶냐고 전화가 왔어요..
남편이 저보고 뭐 먹고싶냐고 하길래..
집에서 시켜먹는거 내가 먹을 수 있는게 뭐 있냐고.. 그냥 아무거나 먹자고 해서..
남편이 시어머니한테 **(저) 먹고싶은거 없대요 그랬더니.. (자꾸 시어머니 전화해서 잔소리 하니까 남편도 짜증나서 그랬던거 같아요..)
시어머니.. "내가 가는게 그렇게 싫으냐??"
그래서 제가 전화해서.. 보쌈 먹고싶다고 그랬더니.. 보쌈은 이모가 싫어한다고...
그래서 젖먹이는 제가 시켜먹는거 먹을 수 있는거 있냐고 그랬더니.. 탕수육 울면 이런거 먹으면 된다고 그래서..
알았다고 중국요리 사달라고 했답니다..

오시는데.. 남편 먹을 반찬만 바리바리 싸오시고.. (이건 이해됩니다.. 당신 아들이 눈에 밟히셨겠죠..)
저 먹을 반찬이라고 정말 큰 반찬통 주시는데.. 정말 거짓말 아니고 정말 큰 반찬통에 이름 모를 나물이 들어있는데.. 반찬통 크기의 10분의 1정도 되는 양..
아들 먹일건 꾹 눌러담아 오시고..

암튼 탕수육외 중국요리 시키고..
전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전 정말 20일동안 하루에 미역국 5그릇씩 먹는데 정말 미역국이 젤 맛나요.)
그냥 먹었습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 니가 탕수육 먹고싶다고 시켰잖니.. 이거 다 먹어라..
사실 돼지고기며 밀가루며 단 탕수육 소스며 별로 땡기지도 않았답니다..
그래도 사주신 시이모 생각해서 먹었지요..
양장피 매워서 안 먹는다고 했더니 이게 뭐가맵냐고..

남편이 자장면 먹길래 고춧가루 꺼내다 주려는데..
김치좀 썰어와라 하시더군요... 남편이 일어나서 김치 꺼내주려 했나봐요... 시어머니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리네요. "넌 가만히 있어"
은근 서럽더라구요..
고춧가루 가져왔는데.. 고춧가루 보시고.. "이 고춧가루 어디서 샀냐.. 이런걸 어찌 먹냐.. 버려라 내가 줄께.."
그 고춧가루 어디서 얻었는지 샀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제가 좀 성질이 나서.. 어머니께 그랬어요..
"이거 어머니가 주신거잖아요.."

아기낳고.. 남편이 저한테 잘해주는거 아시고.. 계속 저 괴롭히시는데 저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산후우울증이 이래서 생기는 구나 싶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집에 오는 날.. 오셔서는.. 집에서 한시간넘게 불경 읽고 가셨는데.. 그 옆에서 젖먹이던 저 정말 베란다 문열고 뛰어내리고 싶었어요..
"관세음보살 젖이 적어서 걱정입니다 부처님 젖좀 늘게 해주세요" 이 말을 반복해서 백번은 하신거 같아요..
저 젖 안부족하거든요..

산부인과에서도 시어머니가 친정엄마 따라다니며 잔소리해서 친정 엄마 스트레스 무지 받으시고..

아기가 우네요.. 요기서 그만하고.. 여기다가 글 쓰고 잊을랍니다.
IP : 118.32.xxx.19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08.9.23 10:58 PM (121.188.xxx.77)

    잊지 않으시면 곤란할 정도의 시어머니이시네요

  • 2. 참...
    '08.9.23 11:06 PM (58.73.xxx.180)

    이상하지요?
    도대체 이상한 시어머니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걸까요?
    말한마디에 천냥빚도 갚는다는데...
    뭐 먹고싶은걸 사준다면서 이건 이래서 안되고
    (이유도 산모먹으면 안좋다가 아니라 시이모가 싫어한다라니...)
    먹고싶은거 별로 없다니 내가가는게 싫으냐니..
    도대체 그말을 해서 본인생색이 나는것도 아니고
    순전히 며느리속만 긁을 말씀을 왜 하시는건지...
    저도 결혼한지 근 20년이 다되고 지금은 심지어
    시어머니가 가끔 안되보이기도 하구요
    가능한한 잘해드리려고 하죠 물심양면으로요..
    근데 그옛날 제마음에 대못박았던건 하나도 안잊혀져요
    그 기억력은 없어지는게 아니라고봐요
    시어머니 한참 잘못생각하시는거예요...
    갓시집왔을때...애낳고 고생할때...조금만 살갑게 해주시면
    평생 효도받으실텐데...
    원글님, 몸조리 잘하시구요..한번 안아드릴께요. 맘푸세요...

  • 3. 1
    '08.9.23 11:06 PM (218.238.xxx.181)

    산모 정신 사나울까봐 더 심한 제 시어머니 이야기는 못하겠습니다만
    잊지 않음 내몸 망가집니다

  • 4. 도대체
    '08.9.23 11:10 PM (222.234.xxx.146)

    시어머니라는 존재는 어느 세계사람들 일까요?
    82cook에서 자게를 읽다보면 시어머니에 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읽을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사람이 가장 무섭고 잔인하다 입니다.
    같은사람들끼리 왜 그렇게 상처를 주고 할퀴고 가슴에 대못을 박는지....
    며느리를 맞았다면 당연 자식도 있을터... 내자식 소중한줄알면 남의자식 소중한줄도 알아야 할텐데..
    우리 시누가 시어머니와 싸우면서 그럽디다. 엄마는 "맛있는거 있으면 친구와 나눠먹지 말고 꼭 혼자 몰래 먹어라 " 그렇게 자식 교육시켰다구. 자식교육 잘못시켰다구... 자식낳아 키워보니 알겠다구...
    앞으로 시어머니가 될 우리들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반복되는 고부갈등을 대물림하는 그런 고리를 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남의 자식도 소중히 해줍시다 내자식과 차별말고... 며느리든 사위든...

  • 5.
    '08.9.23 11:15 PM (211.192.xxx.23)

    아는 분이 원글님 시어머님이신가봐요,,다른건 모르겟고 관세음보살 젖이 적어 ...똑같군요

  • 6. 에혀
    '08.9.24 12:14 AM (125.186.xxx.26)

    관세음보살님 바쁘시겠어요.....ㅡ.ㅡ 전 아들이 없지만.. 과연 나도 . 시어머니가 되면 그리 될까요?

    사람일 장담은 못하지만... 평소고상하고 사리 밝으신분도 왜 며느리앞에선 속내보이는 그런분이 되는지..

  • 7. 제가 왠만하면
    '08.9.24 12:55 AM (119.64.xxx.39)

    댓글로 노인네 욕하는거 거들어 드리지 않습니다.
    범죄자도 변호하는 세상인데, 노인네편이 하나라도 있어야한다는 이름모를 사명감이 불타올라서...
    그런데 참 이분은..
    제 사명감을 무색하게 만드시는분입니다.

    어느 악랄한 시어머니보다 더 나쁜 시어머니예요.
    광고 CF에 이런게 있는데, 생각납니다.
    "소리없이 강하다"
    이 분이 딱 그런 스타일입니다. 소리없이 사람 옥죄면서 괴롭히는...
    저도 기도드립니다.
    "관세음보살님. 이 시어머니 사람 먼저되게 해 주세요. 관세음보살님 이 시어머니 현명해지게 도와주세요"

  • 8. ㅠㅠ
    '08.9.24 2:00 AM (125.187.xxx.75)

    스트레스 받으시면 예쁜아가한테 갈 젖이 안 좋아집니다. 아가한테 한번 더 웃어줄 수 있을것이 줄어듭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돌까지 시집살이로 아가 키웠습니다. 분가해서 낳은 둘째가 방긋방긋 잘 웃는데 매일 무표정했던 첫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나봐요.

  • 9. 처자
    '08.9.24 3:07 AM (218.145.xxx.104)

    이런 글 자꾸 보면서
    자꾸자꾸 결혼하기 싫어집니다... 에휴.

    남편 고르는 것만큼이나
    시어머님 될 분도 힘들게 고르고(?) 봐야 하나요?

    충고 좀 해 주세요.
    남편감이 아주아주 괜찮은데
    (이런 사람 아주 드물다! 최고다! 싶은 그런 사람.
    물질적이고 정신적이고 따질 것도 없이 아주 그냥 모두요.
    물론 나를 매우 사랑한다는 것은 기본 조건.)
    시어머니 될 분이 너무나 영~ 아니면
    (이런 어머니 밑에서 괜찮은 자식 나오기 힘들긴 하겠지만
    뭐 없는 일은 아니니까요)

    어떡하시겠어요? 이미 결혼한 선배님들.

    충고+조언+이랬을 것이다, 하는 가정,
    모두 부탁드립니다.

  • 10. 바로 윗글님
    '08.9.24 3:19 AM (118.37.xxx.93)

    그 남자가 효자면 걍 포기하세요 ㅋ~

  • 11. 처자님
    '08.9.24 6:12 AM (99.229.xxx.122)

    1) 나쁜 며느리로 산다.
    2) 가슴속에 시커먼 응어리를 안고 산다.
    3) 안산다.

  • 12. 휴~
    '08.9.24 8:29 AM (121.177.xxx.216)

    남일같지 않네요..
    저도 출산일이 오늘 내일 하는 만삭임산부인데요..
    님 글 읽으니까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그래도..신랑만 보고 사세요..
    우리가 언제 시어머니 시누들 보고 결혼한 거 아니잖아요
    저도 말하자면 날밤 샐 얘기들 많지만..
    신랑만 보고 삽니다..
    딱 신랑만..

  • 13. 처자님
    '08.9.24 8:40 AM (121.188.xxx.77)

    신랑 되실 분이 좋으면 결혼해야죠...

  • 14.
    '08.9.24 9:56 AM (211.170.xxx.98)

    시모한테 싫은 소리 대놓고 하세요. 며느리 무서운 줄 알아야죠.

  • 15. 말만들어도
    '08.9.24 10:07 AM (116.126.xxx.216)

    미치겠네요. 옆에서 뭔 불경까지나 외우신답니까.

    같은여자면서 어찌 여자맘을그리 모르는지..

    제가 아들이 없어서 그런가.. 아들며느리에게 질투도 날까요? -_-

  • 16. bb
    '08.9.24 10:10 AM (211.228.xxx.148)

    어머님 불경외우실때 옆에서 같은모습으로 속으로만
    관세음보살 울시어머님 (이러저러하게-원글님이 바라시는) 되게 해주세요 하고
    같이 기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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