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언어에 포위된‘ 영어와 한국사회’비판
입력: 2008년 09월 22일 17:35:15
ㆍ계간 ‘비평’ 가을호 특집
한국 사회에서 영어만큼 논쟁적인 주제도 없다. ‘영어’는 삶의 다른 부분들을 포기하고서라도 습득해야 할 목표가 됐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영어몰입교육’을 시작으로 국제중 설립 논란까지 영어 문제가 다양한 형태로 불거지고 있다.
계간 ‘비평’ 가을호는 이처럼 ‘트라우마’가 된 영어를 화두로, 우리 사회의 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는 특집 ‘영어와 한국사회’를 마련했다. 송승철 한림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기고문 ‘진보의 영어론’에서 ‘이중언어’의 사용이 대세라는 문제의식 아래 우리 사회 영어담론의 문제점을 고찰했다. 송 교수는 “보수적 담론은 무능하고, 중립적 담론은 관념적이고, 진보적 담론의 경우 비판은 예리하지만 대안이 없다”고 꼬집는다.
우선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국가경쟁력 담론’은 영어를 지적 역량이나 합리적 사회질서 등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다른 요소들보다 우위에 두는 위험성이 있다고 밝힌다. ‘영어공용화론’도 ‘영어분단’이 가져올 사회적 갈등을 은폐한다는 점에서 엘리트집단의 지배욕구가 숨어있다고 비판한다. 중립지대에서 말하는 번역기계 개발 등을 통한 ‘도구적 대안론’도 언어의 기능주의적 접근일 뿐, 언어사용자의 정치·경제학적 권력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진보진영의 ‘탈식민주의담론’에도 비판을 가한다. 영어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파악하지만 정작 그 해결을 영어차원에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세계적으로 이중언어가 대세임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송 교수는 “이중언어 구사가 상당부분 진행될 때까지 영어분단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기득권은 온갖 이데올로기를 활용해 이 국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영어가 까닭없이 특권화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감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궁극적으로 분단체제 극복과 복지국가 혁명이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길 이화여대 영문학과 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가 지난 1월 발표한 ‘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이라는 문건을 살펴보니 이 문건에는 ‘왜’라는 질문이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실용영어’ ‘미국과 똑같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사회가 영어를 경제적 이해의 수단으로 보는 기능주의적 언어관에 빠져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에서의 ‘오역 소동’이 시사하듯 상대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진지한 관심 없이 장사꾼의 마음에서 배우는 도구적 언어로서의 영어는 ‘시장의 언어’로서도 기능하기 어렵다고 밝힌다.
박 교수는 “바람직한 영어교육은 영어를 ‘시장의 언어’가 아니라 ‘삶의 언어’로 배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어가 단지 경제적 수단이지 않고, 우리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고 영어권을 비롯한 세계와 선린관계를 맺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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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언어에 포위된‘ 영어와 한국사회’비판
리치코바 조회수 : 182
작성일 : 2008-09-23 16:03:55
IP : 203.142.xxx.1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리치코바
'08.9.23 4:08 PM (203.142.xxx.171)쉽게 가자구요... 자! 여러분이 유학을 갔다 칩시다! 일단, 영어권 교수가 한국말로 수업을 할 리는 만무고... 그럼 기본서(Text)를 많이 읽어가야 교수하고 디스커션할 수 있겠죠!
결국, 원서 독파력이 관건입니다! 뜻을 알든 모르든 책을 여러번 반복하여 읽으려면 빨리 읽어야 하겠죠?
따라서, "음독(音讀)--> 속독(速讀) --> 다독(多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내어 읽으면" 여러분의 뇌가 활발해진다.(Your brain is active.)"는 불변의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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