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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벗어나고파

시월드의 힘 조회수 : 652
작성일 : 2008-09-22 15:48:40
명절 전후로 확실히 시월드 얘기가 많네요.

저도 시월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사람... 외며느리에 맏며느리예요.
이번 추석은 몸 상태가 도저히 따라주지 않아 시댁에 안갔었는데요, 처음 안가본 거라서 그런지 명절 전부터 밥만 먹으면 토하더라구요. 새가슴이라 그런가보다 했죠. 혹시나 시월드에서 전쟁을 선포할까봐요.

다행히 아무말 없이 지나갔어요. 몸이 어떠냐고 연락도 없는 걸 보니 단단히 화나셔서 벼르고 계시지 않나 싶어요.
저희 시댁, 큰집, 손윗 시누 셋, 고명아들인 저희 신랑, 시월드 마인드로 똘똘 뭉친 시누 셋과 시어머니... 절 잡아 먹지 못해 안달이시니까요.

그런데 전 가을만 되면 몸이 더 아프고 시댁증후군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 그도 그럴것이 음력 8월 1일이 시아버님 생신이시고, 추석 2틀 전에 제사가 있어요. 그리고 추석 차례 지내고 나면 딱 20일 뒤에 또 제사, 거기서 또 20일 후엔 시어머니 생신이세요.

정말 가을이 오는 신호가 오는 날부터 이미 머리가 띵하고 아파와요. 명절 지나고 나면 좀 괜찮아지려니 했는데 아직도 밥만 먹으면 구토하고... 회사에서 눈치보며 자리에 앉아 쉬느라 이것도 엄청 스트레스네요.

병원에서는 정상적인 생활 하기도 힘들거라는데 버티고 직장다니며 아이키우는 제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심스럽기도 하고...그래도 직작 외에 저녁에 하는 부업을 그만 뒀더니 몸은 좀 추스리기 쉬운것 같아요.

다음 주에 신장검사랑 빈혈 검사랑 다시 하는데 최악이 아니길 바라고 있어요. 지난달에 너무 최악의 상태까지 얘기를 들어서요, "대학병원으로 옮기세요, 저희가 손쓸 수 있는게 별로 없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종합병원다녀요) 지금같이 이렇게 구토가 계속되면 좋은 결과 들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제사도 안가고 시어머니 생신도 안챙긴다라고 제 자신에게 내 몸만 챙기자라고 말하면서도 마음이 안놓이는지 밥도 소화 못시키는 제가 한심스럽네요.

제가 어릴때부터 워낙 당차게 커서 누구 눈치라는걸 안보고 자랐는데... 친정엄마께서 그 당당하던 우리딸 어디갔냐며 속상해 하시는데... 왜 시월드에게는 이렇게 못난이에 눈치만 살피는 제가 됬는지 모르겠어요. 속상해요.ㅠㅠ
IP : 210.217.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음의짐
    '08.9.22 3:53 PM (121.152.xxx.137)

    스스로..자책하지 마세요...이래이래야한다는 완벽주의도 버리세요.
    할수있는 거기까지가 본인의 최선이예요.

    제사도 중하지만 ..살아있는 살아가야하는 원글님의 인생이 더 소중해요.
    거기가지라고...누가 뭐래도 쪼금만 뻔뻔해지세요.

    남편이 뭐라면 걍..내 능력이 거기까지다.
    시월드 총력전 펼치면...날잡아잡수...

    내공 키우시고..아프지 마세요.
    시월드 아니더라도
    내자식 내남편땜시 가슴치고 아플일 많아요.
    강해지세요.

  • 2. 부활민주
    '08.9.22 6:03 PM (58.121.xxx.168)

    당당하게 하실 일은 다 하시구요,
    그래야 어디서든 당당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봐요,
    피한다고
    그게 편할 거 같으면
    피하시구요,

    우리 올케도 무슨 일이 있어서 명절에 못왔는데
    안부 전화도 못합니다.
    혹시 안왔다고 책망하려는 전화라고 오해할까봐요.

    결국
    모든 선택은 내가 하는 거고요
    그 선택에 따른 결과도 내가 갖는 거라고 봐요,

    늘 시댁으로 향하는 길은 힘든 길이지만,
    내가 최선을 다하다 보니
    나에대한 시선이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지고
    그러다 보니
    그게 내 자리가 되어있더이다.
    이젠 친정보다 시댁에 있는 내가 더
    떳떳하고, 편하고
    든든하더이다.

  • 3. 부활민주
    '08.9.22 6:05 PM (58.121.xxx.168)

    그리고 몸 상태를 시댁식구들에게도 모두 알리세요,
    원글님이 그런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그들도 남편도
    정말 고마워 할 거예요.

  • 4. 월글이
    '08.9.22 8:12 PM (211.177.xxx.21)

    결혼 10년차인데 설마 시댁에서 제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르시겠어요? 작년에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쓰러져서 119까지 오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회사 6주 쉬었는데 저희 시어머니 매일 전화 오셔서 그동안 직장 생활 한거 생색내느라고 아프냐며 염장을 지르시더군요. 그리고 덩치는 산만한게 덩치값도 못한다시는데 눈도 못뜰 정도로 아픈 제게 당신 아들 밥은 꼭 해먹여서 출근 시키라시더군요.

    연애 4년, 결혼 9년될 때까지 시댁에서 하는일 다 제가 얼마나 힘들게 돈 들이고 마음 다쳐가며 꾸렸는데요. 그런데 아프기 시작하니까 생색내냐구요? 그건 아니지요.

    신장병으로 병으로 연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댁 일은 항상 다 제 몫이더라구요. 몸이 힘들어서 밥도 못먹은 제가 그래도 시댁이니까 꿈틀 꿈틀 움직여 시댁 식구들 먹은 밥상을 치우려 하니 말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결국 제가 당신네들 먹은 설거지 다 하고, 시누는 옆에 서서 아프면 회사 그만두고 집팔아라 얘기만 하더군요.

    제가 시댁에 소홀해서 제 자기가 없다는 얘기신가요? 10년 살아온 지금 신랑은 몸도 마음도 다 엉망이 되버린 제게 미안하다며 할말이 없다며 시댁에 혼자 갑니다. 지난달 담당의사꼐서 이렇게 엉망이면 투석 각오하세요 라고 심하게 얘기했거든요.

    그런데도 저희 시어머니 저보고 젊은게 왜 약 먹고 그러느냐고 그러시더군요. 당신은 젊어서 고생해서 당뇨에 고혈압있으신거 당연하고 40줄 바라보는 며느리가 고국이지만 타국생활인 한국생활 하느라 15년 동안 죽어라 일하고 아픈거는 아무것도 아니시라네요.

    고마워 하길 기대하는 마음은 버린지 오래입니다. 그냥 더 이상 제가 마음 다치지 않길 바랄뿐이죠.

  • 5. 참내
    '08.9.22 9:23 PM (125.143.xxx.34)

    어이가 없네...
    친정보다 시집이 더 좋은 사람은 자기만 가면 되지 지금 이 글을 보고 저런 댓글 달고 싶을까?
    뜬금 없이 웬 훈계?
    원글님 다른 무엇보다 아이를 생각하세요.
    건강 더 나빠지면 가장 불행해지는 것은 아이입니다.
    엄마가 건강해야지요. 엄마가 아프면 아이가 불안해집니다.
    내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힘들면 남편만 보내세요.
    다행히 남편이 상황을 이해하시니 계속 협조를 구하시고요.

  • 6. 적반하장
    '08.9.22 10:13 PM (116.44.xxx.196)

    원글님이 결혼전의 자신감 있고 당당하던 하나의 인격체로 회복될 때까지
    시집식구들을 안 보는게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다고 시집식구들이 불행해지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그러지 않으면 원글님은 거의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될 것 같고
    원글님 가정은 무지 불행해질 수 밖에 없잖아요.
    그 불행의 원인제공자는 전적으로 시집식구들과 님의 남편이지요.

    며느리와 시집식구들 사이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관들이 엄청나서
    원글님도 부당한 피해를 입으면서도 오히려 미안해하고 죄스러워 하니
    이건 마치 전 사회가 약자를 공격하는 꼴이네요.

    어쨋든 저는 님의 남편이 상황판단을 분명하게 하셔서
    현명하게 행동으로 옮기시길 빌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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