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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으로 인한 착각
휘나리 2008-09-19 09:24:21 181
노무현으로 인한 착각 그리고 민주주의2.0
September 18th, 2008 · 3 Comments · Thoughts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나는 잠깐동안 착각 속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가 탄핵의 소용돌이를 헤쳐나오면서, 경제가 나름대로 안정되어 가고,
비록 더뎠지만 조금씩 상식이 회복되어 간다는 사실을 느꼈을 때,
그때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이제 조금씩 살만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구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시작했구나,
이런 자부심을 가졌었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도 우리나라의 걸출한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 자랑을 했었고, 2차대전 이후
제3세계 국가 중에 한국만큼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나라가 어디있냐며 떠벌였었다.
그때 내 주위에 있던 여러 외국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노무현이 물러나고, 수구들이 다시 권력을 차지해버리자 나라는 6개월도 안되어서 휘청거렸다.
민주주의는 다시 70년대 독재의 시절로 후퇴해버렸고, 경제는 거덜나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성취했다는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너무나 뿌리가 약했다.
그 성취들은 수구신문들의 저주와 아파트 한채에 인생을 걸어버린
그 천한 이기심을 극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니,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던 것은 기적이었고,
참여정부 시절 2~3년은 우리 역사상 극히 예외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멀리 볼것도 없이 한 100여년의 역사만을 살펴봐도 어느 때도 민중이 이기고 권력을 쟁취한 적이 없었다.
민중들이 아주 짧은 순간 승리한 적은 있지만, 궁극적으로 권력을 틀어쥔 적이 없었다.
동학혁명 때도 1년도 안되어 일본군에게 수십만 명의 농민들이 사살당하고,
전봉준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었다.
일제 치하 36년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독립운동은 중국과 만주 정도에서 명맥을 잇는 수준 아니었던가.
해방 이후 미국에 달라 붙은 이승만 정권의 무능과 부패가 판을 쳤고, 김구는 암살당했다.
419혁명은 516 군부 쿠데타로 성공하지 못했고, 이후 박정희 군사 독재 18년.
1980년 민주화의 봄은 전두환 일당의 군홧발에 짓밟혔다.
87년에 610항쟁으로 직선제를 쟁취하긴 했지만, 그 결과로 노태우와 김영삼이 연이어 대통령이 되었다.
결국 한차례 나라가 망하고서야 김대중이 정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그때도 박정희의 졸개였던 김종필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외환 위기로 나라를 거덜낸 수구정당을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여전히 친일과 독재 부역으로 부를 쌓았던 수구 언론들이 위세를 떨쳤고,
나라를 거덜낸 인간들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다녔다.
이런 열악한 여건에서 노무현 정부의 탄생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그 기적도 오래 갈 수는 없었다.
수구들과 주류들은 노무현을 탄핵했고, 결국 노무현도 무너지는듯 했다.
그가 다시 돌아오고, 그 순간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최소한의 상식에 근거해 움직이던 순간이었다.
찬란한(?) 5천년 역사 중에 단 2년 정도 비주류가 정권을 잡아서 상식과 원칙을 외쳤다.
그 순간이 너무 감격스러웠는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착각 속에 빠졌었다.
나는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역사적 당위로 우리 앞에 나타났고, 권력을 잡았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이런 거지같이 초라하고 비루하고 비겁한 역사 속에서
“상식”과 “원칙”을 내세운 노무현은 비정상이었고, 왕따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나라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과분했다.
김영삼의 뒤를 이어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친일파가 여전히 판을 치고, 군부독재 세력이 여전히 득세하는 나라,
거짓말과 사기의 일인자들이 집권하는 나라,
중소기업들은 무너져 내리고, 비정규직은 거리로 내몰리는 나라, 종부세 대상자들이 서민이라고 우기는 나라,
역사적으로 볼때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나라다.
내가 노무현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이런 파렴치하고 비겁한 역사 속에서 단 한 순간
“상식”을 부여잡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초지일관 초심을 잃지 않는 단심을 가졌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자기의 “이익”보다는 “대의명분”을 위해 싸웠던 그리고 이겼던 유일한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 노무현이 다시 민주주의 2.0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대통령에서 물러나서도 여전히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기에 우리는 그래도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1.0도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한 이 나라에 민주주의 2.0은 너무 과분한 이름이자 목표인지 모른다.
그러나, 인터넷은 우리들의 유일한 무기이자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이며,
우리가 저들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우리는 인터넷 상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수준 높은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수준의 논의가 민주주의 0.1의 현실에 어떻게 이어지게 하느냐는 점이다.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정당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당원들이 주인이되고, 결정권을 갖는 그런 인터넷 기반의 정당을 만들어서 실제로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
기술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지만, 과연 누가 그것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노무현, 아니 그가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노선을 계승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민주주의 2.0이 성숙한 논의를 토대로 제대로된 정당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노무현,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축복이다.
원문 http://www.soyoyoo.com/archives/405
1. 그러길바랍니다
'08.9.20 1:50 PM (58.226.xxx.207)전 노빠도 뭣도 아니지만 민주2.0싸이트가 그 어떤 수구세력에도 방해받지 않는 제2의 아고라같은 토론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어 새로운 대안세력을 재창조할 수 있는 인터넷세력정당이길 바랍니다. 가능할까요? 민주사이트에 가서 회원가입하고 왔답니다. ^ ^
2. 노무현이
'08.9.20 1:55 PM (61.75.xxx.12)축복이 될라면 한미 FTA 체결은 안 했어야지요...권영길 찍을라다 놈현 찍었는데 후회막급입니다.
민주주의 2.0에도 한미 FTA 관련 글 올리면 지운다면서요..3. ㅎㅎㅎ
'08.9.20 2:00 PM (58.226.xxx.207)노무현이/그런말 못들었는데요. FTA에 대한 글이 추천글로 올라와 있어요.
4. 노통
'08.9.20 2:01 PM (125.176.xxx.130)'내가 정권 재출을 위해 노력해야할 이유는 없다'
'한나라당이 정권 잡아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
집권기간에 이런 말들을 하셨었죠. 물론 막판엔 한나라당은 무책임한 정당이라고 하긴 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해 애쓴 면은 인정하지만....
늑대를 불러들인 책임에 대해서는 피할 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지지자들에 안긴 배신감...5. 리치코바
'08.9.20 2:34 PM (203.142.xxx.171)노사모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지만, 똥파리들이 들끓어 결국 진보개혁세력을 사분오열시켜 오늘날 이명박 정권이 만들어진데 일조를 한 부분이 있음. 하여, 다음부터는 인터넷조직을 만들 때, 똥파리들이 단 한마리도 용인하지 않아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음! 가장 좋은 예: 똥파리들이 열린우리당을 망하게 하는데 1등공신 이었음!
6. 파란노트
'08.9.20 2:37 PM (96.250.xxx.75)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에서
왜 악어의 눈물이 떠올려질까요?
최소한 본인이 그럴 의도가 없었다할 지라도,
대통령은 그 말이 아니라 정책에 의해서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4대 개혁입법의 좌초
한미 FTA 체결
비정규직의 확산
부동산 거품 확대 등등....
정권이 보수언론과의 말싸움을 즐길 동안
내팽개쳐진 민중들은 실천적인 해결을 요구했고,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 이렇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주의 2.0의 개설에 집중하는 건,
여전히 조중동과의 말싸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건 아닌지.
그런데,
조중동의 영향력을 조금씩 약화시키고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민중이란 걸 아시는지 모르겠군요.7. 정책과인물
'08.9.20 2:57 PM (121.161.xxx.95)평가의 기준이 다양하면 평가 결과도 다양하지요.
전 만족합니다. 유저로서는 복에 겨운 대통령이었고 제 인생을 풍부하게 해줬다고 봅니다.
제 기준엔 그는 불편한 사람입니다.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요.
또한 저것들은 왜 그냥 놔두냐는 깃발과 전투모드의 사람들에게도 불편했을겁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정체성과 지도자의 세계관과 그를 반영한 법과 제도...그는 보통 이상을
해냈다고 보여집니다.
민주적인 사람들이 절대 부족한 사회에서 정치권력의 민주주의 내용을 그만큼 이루기가 쉽지않죠.
적어도 노무현은 국민편입니다. 우리편은 아닐지라도...
그래서 진겁니다.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승리죠.8. 파란노트
'08.9.20 3:21 PM (96.250.xxx.75)정책과 인물님의 글은 참 저를 불편하게 하는군요.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 '민주적인 사람들이 절대 부족한 사회' 등등의 언급.
물론 보수 수구꼴통들을 언급하셨다고 넓게 이해하려 해도,
'또한 저것들은.....깃발과 전투모드의 사람들'이라는 표현에선 심히 불편해지는 군요.
노무현 정권 초기의 지지율과 탄핵반대 촛불. 그리고 열우당의 압승!
이 모든게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움직이었을까요?
그 힘을 얻고서도 이룬게 없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마지막 두 행은 저를 너무나도, 너무나도 불편하게 하는군요.
선문답 같은 님의 글에 제가 감히 해석을 해 본다면,
'노무현은 옳았는데도 수구꼴통과 좌익세들때문에 좌절했다' 정돈가요?
근데 왜 노무현은 그 중간세력들의 지지마저 놓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9. 노트님
'08.9.20 3:46 PM (121.161.xxx.95)제 기준이라고 제시된 측면에선 그렇다는거죠.
기준을 반한나라당이라 그랬으면 또 다른 이야기가 성립하겠지요.
(물론 그런건 더 애매할거고요)
님 기준이 뭔진 애매해도 수긍이 됩니다.
탄핵반대나 열우당 압승을 보는 관점이 또 다를수도 있고요.
정치가 지지자의 관점이냐 정당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관점이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또 어떤 면에선 무능의 딱지를 붙일 수도 있겠지요.
탄핵 반대의 반사이익을 모두 팽개친 열우당은 배신의 딱지를 받을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민주당이 개과천선하리라 생각안합니다.
시민사회의 진전을 받아먹을 수 없는 그런 처신들은 비판으론 부족할수도 있지요.
저같은 소시민은 너무 혼란스럽네요. 님이 불편하다니 저도 불편합니다. 음청...
국민들이 강요당하는 기존 정치카르텔이 너무 싫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요 ^^10. 파란노트
'08.9.20 5:01 PM (96.250.xxx.75)<노트님>이야말로 대단한 정치꾼(?)이십니다.
논점 자체를 흐려버리시는 탁월한 능력이 있으시군요. ;;;;;;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제기임을 분명히 알고 계시면서도
민주당의 문제로 모아가시구;;;;
(스스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보셨으면서두)
그러면서 갑자기 소시민 운운하시면서 혼란스럽다?
본글에선 분명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보이셨는데????
그리고 국민들이 강요당하는 기존 정치카르텔이라는 건 또 뭡니까?
돌려말하기 혹은 제가 언급했듯 선문답에 심취하신 분 모양인데......
이 부분에 정확한 언급을 듣지 못한 이상
님의 마지막 인사가 오히려 비꼬는 걸로 들리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11. phua
'08.9.20 8:38 PM (218.52.xxx.102)감히 낄 수없는 고수님들의 토론장같은 댓글에서 제가
쓸 수 있는 말은 " 노무현,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축복이다" 밖에
없는 것 같네요,12. ..........
'08.9.20 10:47 PM (211.112.xxx.30)맞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에게 축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시절이 꿈만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꿈과 희망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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