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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으로 인한 착각 그리고 민주주의2.0

노무현으로 인한 착각 조회수 : 1,041
작성일 : 2008-09-19 00:04:18
노무현으로 인한 착각 그리고 민주주의2.0
September 18th, 2008 · 3 Comments · Thoughts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나는 잠깐동안 착각 속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가 탄핵의 소용돌이를 헤쳐나오면서, 경제가 나름대로 안정되어 가고, 비록 더뎠지만 조금씩 상식이 회복되어 간다는 사실을 느꼈을 때, 그때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이제 조금씩 살만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구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시작했구나, 이런 자부심을 가졌었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도 우리나라의 걸출한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 자랑을 했었고, 2차대전 이후 제3세계 국가 중에 한국만큼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나라가 어디있냐며 떠벌였었다. 그때 내 주위에 있던 여러 외국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노무현이 물러나고, 수구들이 다시 권력을 차지해버리자 나라는 6개월도 안되어서 휘청거렸다. 민주주의는 다시 70년대 독재의 시절로 후퇴해버렸고, 경제는 거덜나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성취했다는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너무나 뿌리가 약했다. 그 성취들은 수구신문들의 저주와 아파트 한채에 인생을 걸어버린 그 천한 이기심을 극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니,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던 것은 기적이었고, 참여정부 시절 2~3년은 우리 역사상 극히 예외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멀리 볼것도 없이 한 100여년의 역사만을 살펴봐도 어느 때도 민중이 이기고 권력을 쟁취한 적이 없었다.

민중들이 아주 짧은 순간 승리한 적은 있지만, 궁극적으로 권력을 틀어쥔 적이 없었다. 동학혁명 때도 1년도 안되어 일본군에게 수십만 명의 농민들이 사살당하고, 전봉준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었다. 일제 치하 36년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독립운동은 중국과 만주 정도에서 명맥을 잇는 수준 아니었던가.

해방 이후 미국에 달라 붙은 이승만 정권의 무능과 부패가 판을 쳤고, 김구는 암살당했다. 419혁명은 516 군부 쿠데타로 성공하지 못했고, 이후 박정희 군사 독재 18년. 1980년 민주화의 봄은 전두환 일당의 군홧발에 짓밟혔다. 87년에 610항쟁으로 직선제를 쟁취하긴 했지만, 그 결과로 노태우와 김영삼이 연이어 대통령이 되었다.

결국 한차례 나라가 망하고서야 김대중이 정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그때도 박정희의 졸개였던 김종필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외환 위기로 나라를 거덜낸 수구정당을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여전히 친일과 독재 부역으로 부를 쌓았던 수구 언론들이 위세를 떨쳤고, 나라를 거덜낸 인간들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다녔다.

이런 열악한 여건에서 노무현 정부의 탄생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그 기적도 오래 갈 수는 없었다. 수구들과 주류들은 노무현을 탄핵했고, 결국 노무현도 무너지는듯 했다. 그가 다시 돌아오고, 이해찬이 총리가 되고, 유시민이 장관을 하던 2년 남짓한 순간, 그 순간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최소한의 상식에 근거해 움직이던 순간이었다. 찬란한(?) 5천년 역사 중에 단 2년 정도 비주류가 정권을 잡아서 상식과 원칙을 외쳤다.

그 순간이 너무 감격스러웠는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착각 속에 빠졌었다. 나는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역사적 당위로 우리 앞에 나타났고, 권력을 잡았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이런 거지같이 초라하고 비루하고 비겁한 역사 속에서 “상식”과 “원칙”을 내세운 노무현은 비정상이었고, 왕따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나라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과분했다.

김영삼의 뒤를 이어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친일파가 여전히 판을 치고, 군부독재 세력이 여전히 득세하는 나라, 거짓말과 사기의 일인자들이 집권하는 나라, 중소기업들은 무너져 내리고, 비정규직은 거리로 내몰리는 나라, 종부세 대상자들이 서민이라고 우기는 나라, 역사적으로 볼때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나라다.

내가 노무현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이런 파렴치하고 비겁한 역사 속에서 단 한 순간 “상식”을 부여잡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초지일관 초심을 잃지 않는 단심을 가졌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자기의 “이익”보다는 “대의명분”을 위해 싸웠던 그리고 이겼던 유일한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 노무현이 다시 민주주의 2.0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대통령에서 물러나서도 여전히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기에 우리는 그래도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1.0도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한 이 나라에 민주주의 2.0은 너무 과분한 이름이자 목표인지 모른다. 그러나, 인터넷은 우리들의 유일한 무기이자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이며, 우리가 저들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우리는 인터넷 상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수준 높은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수준의 논의가 민주주의 0.1의 현실에 어떻게 이어지게 하느냐는 점이다.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정당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당원들이 주인이되고, 결정권을 갖는 그런 인터넷 기반의 정당을 만들어서 실제로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 기술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지만, 과연 누가 그것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노무현, 아니 그가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노선을 계승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민주주의 2.0이 성숙한 논의를 토대로 제대로된 정당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노무현,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축복이다.

원문 http://www.soyoyoo.com/archives/405
IP : 58.75.xxx.7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꼬
    '08.9.19 12:06 AM (218.237.xxx.176)

    민주주의 2.0 핸드폰 인증이 안되네요. 인기가 짱인가봐요

  • 2. 독도가평화의섬
    '08.9.19 12:08 AM (122.47.xxx.112)

    꼭 이러고 싶을까? ㅎㅎㅎㅎ

  • 3. 저도.
    '08.9.19 12:11 AM (125.137.xxx.245)

    회원가입은 됐는데 로그인이 안돼요..안타까버라~
    근데 독도 쟤는 또 뭐래요?

  • 4. 아리랑너구리
    '08.9.19 12:12 AM (58.225.xxx.207)

    드디어 봉화교주 개굴교전도사들 세상밖으로 본모습 까발리네
    개구리 광신도들
    너희들 참교육시키고싶은생각없어


    개구리 어디로 튀는지 궁금하지만 제발 명동길 또는 서울역 지하철에서 전도하지마라
    너희들 막장인생 서민들 선동하여 모금하지말고

  • 5. 쥐보단 개구리.
    '08.9.19 12:14 AM (125.137.xxx.245)

    그쵸? 남대문 불탔을때 국민들 모금하자던 넘은 누구더라?

  • 6. 세우실
    '08.9.19 12:22 AM (211.209.xxx.113)

    개념글 공지로!

  • 7.
    '08.9.19 12:23 AM (125.186.xxx.143)

    저럴려구 82에 친히 가입하셨을까요? 정말 궁금하네요....살림에 관심이 많은거 같지도 않고.. 보통 사람같으면, 반겨주는사람 많은곳에서 놀텐데

  • 8. ^^
    '08.9.19 12:29 AM (122.36.xxx.221)

    오랜만에 82 들렀더니 알바도 싸악 물갈이했네요.
    그런데 앞뒤 없이 반말짓거리하는 막되먹은 족속꺼정..
    미운 정도 정이라고, 같이 놀던 예전 알바들이 잠시 잠깐 그리워집니다^^

  • 9.
    '08.9.19 12:51 AM (121.151.xxx.149)

    저도 가입할려고햇는데 잘안되네요
    너무 넘치나봅니다
    지금해보고 안되면 내일또해야겠네요
    노무현때 노상 욕한던 저로서는 더 미안스럽네요

  • 10. ^^ ~
    '08.9.19 1:31 AM (203.142.xxx.30)

    저도 가입이 잘 안되나요..
    맘은 저만치 가있는데 가입이 안되니까 속상하네요..
    시간날때마다 들어가야겠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계속 할렵니다.
    거기 글올리신분들이 부러워요...

  • 11. 참이상타
    '08.9.19 1:54 AM (218.158.xxx.100)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러난지 불과 몇달안된 사람을 이렇게 그리워하고 찬양하면서
    그당시엔 그렇게들 욕을 했을까요~~
    당시엔 미처 깨닫지 못했다구요?
    아마 이명박이가 지금 이런꼴 보이지않고 자~알 해주었다면
    여전히 노무현은 우리에게 불행이었을텐데요
    이래서 우리국민을 냄비근성이라고 하나봅니다

  • 12. 저는
    '08.9.19 3:28 AM (67.127.xxx.90)

    노대통령의 "우리나라가 진보 진영만 사는 나라인가?" 라는 글을 읽고 놀랐습니다
    자기 지지기반인 진보도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면 용납하지 않았다는게 놀랍지 않습니까?
    이제까지도 그런 대통령은 없었고 지금의 이대통령도 그런데, 노통만은 아니었습니다

    한나라당이 인터넷상에 알바를 풀어놓으면 자기들이 장악하는 줄 아는게 참 웃기지도 않습니다
    노대통령이 인터넷상에서 승리한건 진실이 그대로 알려지는 것 때문이거든요

    참 이상타고 생각하는 윗분... 유튜브에서든 어디서든 노대통령의 연설들을 좀 찿아보세요
    그리고 진정 나라와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노대통령에게서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고 장담합니다
    이런사람이 많아진겁니다....말하자면....
    국민들은 자신들이 직접 참여한 촛불집회를 왜곡해서 보도하는 조중동을 불신하게되고,
    그렇다면 그동안도 조중동의 보도가 바르지 않았겠구나? 의심하게 되고,
    유튜브등을 통해 왜곡되지 않은 노대통령을 만나고 그의 진정성을 새삼 알게되었다는거지요
    '그동안 몰라줬었구나'하며 노통을 다시 보게된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제 국민들이 민주주의 공부를 더 하게됬으니 조중동이 쓰는 소설에 넘어가지는 않으리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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