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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사 최과장

김과장 조회수 : 2,056
작성일 : 2008-09-17 13:37:41
혼자 끄적거리다가 자게에 한번 물어보고 싶어져서 올려봐요. 이사람... 심리는 뭘까요?
사람은 각자 사는 모양이 다르죠, 물론 저도 압니다. 오늘 점심을 먹는데, 최과장이 또 거스름돈을 안주네요. ^^; 회덮밥이 6천원인데, 점심시간에는 10%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600원이 남잖아요. 한 사람더 있었으니까... 1200원이죠. 물론, 내가 그보다 월급을 훨씬 많이 받는다면 모를까, 서로 사정 뻔히 아는 사람이 왜 그럴까요?

저희는... 언젠가부터, 직급 가장 낮은 사람이 돈을 걷어내고 있거든요. 며칠전에는 자기가 5천원 밖에 없다며 나보고 1천원을 더 내라구 그러는거에요. 주나 안주나 지켜보는데, 오늘도 안주더라구요.

우리회사 최과장 참 특이한 캐릭터죠. 절대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말하자면... 착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랑 꽤 친하다고... 나는 생각하죠. 회사가 어려울 때, 비슷한 보직을 맡아서, 회사를 위한 고민도 많이 하고 그랬죠. 교회를 다니는데, 십일조는 꽤나 성실히 하는 것 같아요.  나랑 동갑이긴 한데, 학교를 일찍가서 나보다 학년은 빠르죠. 하지만, 입사는 내가 무지 빨라서, 나보다 한 3,4년은 늦어요. (최과장은 남자, 전 여자)
최과장은 중국어를 잘하고, 남자치고는 언어 감각도 꽤 있어서, 말도 잘 알아듣죠. 영어도.. 말은 잘 못하지만, 꽤 알아들어요. 자기 주관도 확실하고, 일도 잘하고, 잘 둘러치기도 해서 어쩔때 보면 천재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할때도 있죠.  

나보다 조금 늦은 딸램이 있는데.... 울 딸은 21개월 그 집딸은, 14개월.. 어느 날인가, 일산 뭐시기 아울렛에 가서 딸램 옷을 15만원어치던가? 샀다더라구요. 성장 사진은 220만원 가까이 주고 패키지로 했다하고, 참 돈 없다 없다 하면서.. 희한하다 했지요. 용돈은 일주일에 2만원이라지요. 그렇다고, 와이프한테 꽉 쥐어사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최과장 양복은 딱 한벌이에요. 아니, 아마 겨울 양복은 따로 있을 꺼에요. 가끔 뭐 먹다 흘리면, 다음 날은 양복을 못입고 오죠. 그렇다고 지저분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셔츠는 자주 갈아 입는 것 같아요. 이쯤되면, 자기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근데, 또 딱히 그렇지도 않아요.

노트북이며, 무선 핸즈프리 등등, 갖고 싶은 거 사는 것에는 그리 아끼지도 않아요. 사실, 저는 그런 돈은 너무 아깝거든요. 최과장이 울 딸 돌잔치에 왔는데, 어, 정리하다보니 그 사람 이름이 없는거에요. 아무 선물도 안했었는데 말이죠. 전 예전에, 최과장 동생 결혼식까지 성의 표시를 한적이 있어요.
이후 내 동생도 결혼을 했지만.. 난 기대하지 않았죠. 그사람 캐릭터를 아니까. 하지만, 내 딸 돌잔치인데... 같이 7,8년을 근무한 사람이 첫 딸을 낳았는데... 나는 설마... 했기 때문에, 그에게 물어봤죠. 혹시 봉투에 이름 안적어 냈냐구? 아니었어요, 그것은 내 중학교 친구들이 낸 봉투였죠. 그는 한 열흘 이후에 울 딸램 옷 한벌을 들고 나타났어요. 옷은.. 지금에서 말이지만... 맘에 안들어요. ^^; 참 희한도 하지요.

그사람 아기 돌잔치가 다가 왔을때, 울 남편과 나는 웃으며 얘기했죠. 우리도 그냥 가볼까? 하하,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살고 싶진 않아서... 밥값과 조금 더 넣어서 냈죠. 돌잔치는... 부페긴 한데, 너무 돈을 아낀 티가 팍팍 나더라구요.
근데, 돌잔치를 하는 사람이... 전에 자기 결혼할때 x상무가 돈을 진짜 쪼끔냈더라.. 자기 진짜 깜짝 놀랐다 하면서.. 큰소리로 떠들더라구요. ^^; 헥~

점심은 거의 매일 같이 먹는데, 그는 왜 내 잔돈을 안주는 걸까요? 나의 잔돈은... 우리의 울산아들 생일 선물을 사주려고, 내 모니터 옆 월드비젼 빵통에서 항상 차곡 차곡 모아지고 있는데 말이죠...

최과장이 언젠가, 잔돈 모아서 집샀다는 얘기를 했었죠, 지나가는 말로 웃으면서... 집을 한채 더사려고 그러나? 아까운 생각도 들고, 좀 웃기기도 해요. 먹고 떨어져라... 생각도 들고...

어쩌면 지금, 와이프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는 줄도 모르겠어요.

"아싸~ 오늘 점심은 6000원-600원(자기할인분)-1200원(직원할인분)=4200원에 해결" 하고 행복해 하면서 말이지요.
IP : 211.205.xxx.25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17 1:44 PM (219.240.xxx.111)

    저도 비슷한 경우를 자주 겪는지라 그 느낌 알고 있지요 내가 왜이리 집착하나 싶다가도 어느날은 정말 기분이 나뻐져서 정말 받고 싶은 감정까지 가지요...
    신가하게도 자기가 얼마 덜내는 것은 기억 못해도 더내는건 악착같이 받아내는 것이 그런사람들의 특징이에요 에휴

  • 2. 달라고 해요
    '08.9.17 1:58 PM (59.5.xxx.126)

    시조카님이 심부름 다녀오시면 항상 잔돈을 안줍니다. 달라고 하면 몰랐다는듯이 주고요.
    저희 직원도 그래요.
    포스트잇에 금액 적어놨다가 달라고 하고 아니면 다음날 점심값에서 빼고 줘요.
    훈련 시키는 중이라 생각해요

  • 3. .
    '08.9.17 2:04 PM (119.201.xxx.124)

    자기돈은 그리 아끼면서 다른사람의 돈은 아무렇지않게 받을려고 하는습성. 별로 안좋아보이던걸요~
    오고가는정이라고, 가긴갔는데 돌아오지않으면 기분 정말 나쁠듯해요.

  • 4. 호안석
    '08.9.17 2:04 PM (122.42.xxx.133)

    살다보니까 꼭 그런 (약은) 사람이 있더라구요.. 인간이 원래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자기 방어를 좀 하시던지 하셔야 겠네요.. 잔돈을 가지고 다니시던가... 아니면 잔돈 달라고 하세요... 아니면...

  • 5. ..
    '08.9.17 2:09 PM (219.240.xxx.111)

    위에도 썼지만.. 저두 윗님처럼 만원짜리 쭉 바꾸어서 천원짜리 가지고 다닙니다 이제..
    그런데 한달이면 내내 자기 카드로 내고 저한테는 돈만 받아가지요
    뭐라 딱히 말하긴 그렇치만...한달 내내 당해보면..기분이 묘해요 ;;

  • 6. 내 것만
    '08.9.17 2:10 PM (147.6.xxx.176)

    아까운 사람이죠.
    부분적으로 인색한 습성이 있는건데 제가 아주 싫어하는 타입이네요.
    내꺼 아까우면 남의것도 아까운걸 알아야 하는데 그거 모르는 사람 정말 싫어요.

  • 7. ...
    '08.9.17 2:26 PM (99.7.xxx.39)

    내것만 아끼는 사람 울 교회에도 있어요.
    울교회는 개척교회라서 목사님부부, 부목사님부부, 저희 그리고 한가정 밖에 없는데
    한사람당 $20씩 내고 한끼씩 식사 준비를 해가기로 했는데
    (식사준비는 목사님이 운영하는 중고생 아이들 7명 식사까지 하니 꽤 돈이 들더군요)
    그런데 사모님은 학원아이들에게 걷은 돈으로 시장을 봤다고하더니
    기도원비의 모자라는 돈은 헌금으로 낸다고 하는 소리에 두가정이 뜨아 했습니다.

  • 8. 청사포
    '08.9.17 2:36 PM (125.129.xxx.20)

    저는 그런 사람과 밥 같이 안먹습니다......사소한 잔돈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나중에 큰 사고 칩니다.

  • 9. 제 친구
    '08.9.17 2:52 PM (118.37.xxx.93)

    중에 더 심한 사람잇습니다.
    그 친구 어려운 시절 보낼때 저랑 다른 친구가 그 친구 뒷바라지 다했는데 유독 저랑 같이 도운 친구를 봉으로 알고 가혹하게 합니다.
    어려운 시기 다 지나고 이젠 자기도 살만해졋고 같이 도왓던 친구가 요즘 어려운데도 그래요 ㅠㅠ
    뭐 먹으러 가자..이러곤 시침 뚝 떼고 다른짓해서 노상 제가 내게되요.
    글고 자기가 간혹 살땐 자판기...얻어먹으면 비싼 카페, 2500짜리 잔치국수 사고(것도 어쩌다..일년이면 두번도 잇을 둥 말둥..) 근데 얻어 먹을땐 레스토랑만 찾아요.

    오래된 친구라 포기하고 그냥 지내는데 기분은 참 ..그래요 ㅠㅠ

  • 10. 언제나
    '08.9.17 3:00 PM (59.18.xxx.171)

    점심먹으러 갈때 천원짜리와 백원짜리를 지갑에 따로 준비해서 딱 맞게 주세요. 소심한 복수?라고나 할까요? 저같으면 대놓고 달라고 하겠는데 원글님은 그렇게 못하실것 같으니....

  • 11. 원글 김과장
    '08.9.17 3:05 PM (211.205.xxx.253)

    그러게요. 저는 부장님들이나 상무님들이나 같이 점심 먹으면 항상 잔돈을 잘 챙겨 드리거든요. 한번도 거절 안하시더라구요. 근데, 그래도 내가 3,4년이나 선밴데... 5400원 챙겨주는건 좀... 똑같은 인간 되는 것 같아.... 그렇지 않을까요? 근데... 그렇게 못된 인간은 아닌데.... 기도도 열심히 하던데.. (전 무교)

  • 12. 큰소리로..
    '08.9.17 3:34 PM (58.226.xxx.61)

    몇 번 이야기 하시지요.
    보아하니 울산 아들이라 하심은 후원하는 아이신가봐요.
    그럼 그 아이 생각하셔서라도 잔돈 달라고..
    웃으면서 울산아들 선물사줘야 한다고 저금통을 들이밀어 보세요.

    아마 주변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 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 13. ^0^
    '08.9.17 4:40 PM (211.255.xxx.38)

    똑같이 돌려주세요.
    내가 걷어서 내마 하고 최과장 잔돈 먹으시고 왜 안주냐고 물으시면 니가 그러기에 그런가보다 했다고 하시고요...
    전 예전에 모대리가 그래서 몇번 두고보다 잔돈 남은거로 커피사라 아이스크림사라 했더니 그만두더군요.

  • 14. 울신랑친구
    '08.9.17 6:27 PM (122.42.xxx.40)

    잘나갈때 친구들한테 그 흔한 막걸리한통 안사고 타지서 친구왔는데 자기가 밥사야하면 꼭 우리집 근처로 옵니다 우리집 근처오면 우리신랑이 밥은 무조건 삽니다 한10년하니 울신랑 바보도 아니고 쪼잔하다해도 할수 없고 요즘은 거의 만나지 않아요 차라린 다른친구들이랑 따로 만나지 ...
    다른친구들도 비슷한 분위기더라구요
    울신랑 어제 다른친구 만나서 거봉2박스 얻어왔더라구요 맛있게 먹고있어요

  • 15. ㅋㅋ
    '08.9.18 1:36 AM (121.116.xxx.252)

    참 재밌는 캐릭터시군요.
    위에 똑같이 돌려주라고 하셨는데
    그럴 경우에 최과장은 딱 밥값만 준비할 거 같은데요?ㅎㅎㅎ
    당당하게 달라고 하세요.
    한국에서만 통하는 문화?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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