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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을 가르치며

리치코바 조회수 : 1,052
작성일 : 2008-09-16 16:34:12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듯 하다.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보이는 사람들의 반응은 "아 지겨운 수학"이라는 것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를 바로잡는다며 내놓은 것이 수리 나형에도 미적분과 통계를 넣는다는 것이다.

미적분과 통계가 인문계에서도 쓸모있으니 잘했다는 사람들과 어려운 것을 넣었으니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며 잘못했다는 사람들이 맞서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느 한 쪽을 옳다고 말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중등교육이 대학입시에 파묻히다보니 생겨난 풍경을 적어본다.

대학 수학 능력 시험에 나오는 것만이 고등학교 학생이 공부해야 할 것은 아닐진데 오늘의 인문 고등학교에선 그렇게 되어버렸다. 1학년 아이들이 계열을 고르고 나서부터는 사회나 과학 어느 한 분야는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3학년 교실에선 아예 선생님들 조차 수업을 하지 않는 일도 많다. 자연계열에는 사회, 국사, 지리와 같은 과목이 인문계열에도 생물이 버젓이 정규수업으로 들어 있는데도 말이다. 제2외국어 수업은 아예 자율학습시간으로 학생이나 선생님들도 생각하고 있다. 나아가 자연계열 학생들도 수학 심화 선택인 미분과 적분을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미적 수업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온 나라가 이렇다보니 학교를 다니다보면 버려지는 시간이 너무나 많다.

나도 미적분 수업을 하고 있지만 수능에 목매는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못해서 선택한 아이들만 데리고 수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아이들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모두 대학입시에 넣어야한다고 그렇지 않을 바엔 아예 교육과정에서 빼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적분이나 통계가 여러 곳에서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런데 모든 학생에게 다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하다. 수학 선생의 자리에서 보면 미적분도 배우지 않고 대학을 가는 것이 우습게 보일지라도 대학에 가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것이 미적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껏해야 다항함수의 미분과 적분을 다루어 보는 것은 말이다. 입시를 위한 공부는 기계적인 문제풀이로 가기 쉬우므로 오히려 수학의 바른 원리를 멀리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대학갈 때는 자연계열도 국사와 윤리 나아가 공업이나 제2외국어까지도 시험을 보았었다. 게다가 체력장까지도 있었다. 그 때가 오늘날보다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잘못 평가 했다는 증거는 없다. 오늘 우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 과목에서 무엇이 있어야하고 없어야하는 지를 깊이 생각하고 다시 정해야하는 시점이 된 듯하다.

수학이 어려워서  사교육을 불러오는 주범이라는 데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하련다.



이 글은 미적분 수업을 앞둔 인문계 고등학생들을 애도하며 에 엮인 글입니다.

글쓴이: 사는이야기
출처: 오마이블로그
IP : 203.142.xxx.17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학에선
    '08.9.16 4:55 PM (125.142.xxx.128)

    인문계 학생이 자연계열 학과에 입학을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더라구요.
    1학년부터 미적분학을 전공필수로 듣게 되는데 인문계열학생은 전혀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현실적으로 인문계열학생이 대학에 와서 아무런 지식이 없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미적분학을 공부하기란 힘듭니다.
    대학에선 그런 학생을 따로 교육을 시켜보려고 프로그램을 짜보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뭐...
    가장 좋은 방법은 인문계열은 인문계열로 자연계열은 자연계열로만 대학 진학을 한다면 필요하지 않은 교과를 공부할 필요가 없지요.^^

  • 2. ..
    '08.9.16 5:25 PM (59.5.xxx.176)

    그러게 말입니다.. 문이과 교차지원을 금지시켜버리면 문과학생들이 미적분을 해야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이번 교과개편에 문과에 미적들어가면 따라가는 단원이 몇개가 늘어납니다. 함수의 극한 연속성..그리고 통계부분...
    단원이 그렇게 많이 늘어나면 오히려 수학을 포ㅅ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지 싶습니다..
    그나마 지금도 어렵다고 난리 부르스인데 말입니다..
    서울 하위권대학 몇개와 지방쪽대학의 문이과 교차지원을 없애고 문과학생들에게는 수학의 피로도를 덜어주는게 더 낫다고 봅니다만...

  • 3. ...
    '08.9.16 5:51 PM (121.127.xxx.5)

    저희때는 계열교차가 안 되었었죠. 그 뿐만 아니라 아예 대학에 지원해서 해당 대학에서 시험치는 시스템...

    저는 인문계를 졸업하고 경영학과로 갔었는데 무지 고생했었습니다. 경제학원론이며 경영수학 하는데 딱 돌아버리겠더군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1년에 한번에 칠게 아니라 몇차로 나누어서 치고 각 학교나 학과 특색에 맞게 과목, 점수 등이 정해져 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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