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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조선)정청래입니다....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다녀왔습니다 ,,,펌>>

홍이 조회수 : 565
작성일 : 2008-09-11 17:38:20


안녕하세요. 정청래입니다. 조계사에서 벌어진 촛불에 대한 테러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말만 듣고 있어도 소름이 쫘악~ 끼칩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어찌 이런 일이 발생 할 수 있는지 모든 것이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제 지리산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계신 문규현신부님과 수경스님께 다녀왔습니다. 문신부님께서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이거라도 한다.” 저는 신부님께서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짐작이갑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이 시국에 성직자로서 온 몸을 던져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사명감이 묻어났습니다.

세상을 구하고자 생명을 걸고 이 산하를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한 우리 사회는 세상과 시대정신을 가로막고 생명에 대한 테러를 가하는 사람과 세력이 있습니다. 어제는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우울함이 어깨를 짓눌렀습니다.

어제 오후 7시에 서울대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몇몇 분들이 테러를 당한 자식을 둔 가족들의 심정이 어떻겠냐며 위로라도 해드리자 했습니다. 처음엔 조금 망설였지만 그것이 조그만 위로라도 된다면 가야했습니다.

중환자 보호자 대기실에는 젠틀맨님을 건강을 걱정하는 촛불들과 형님이 계셨고 7시쯤에 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어머님은 병상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는 아들의 눈을 보며 연신 조곤조곤 말씀을 하셨습니다. 매국노 저격수님은 젠틀맨님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어머님 옆에서 젠틀맨님의 맑은 눈만 쳐다보았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멀쩡한 생떼 같은 아들이 산소 호흡기를 쓰고 누워 있는 자식을 보고 있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형님은 이마에 꽂힌 칼을 본 후유증으로 동생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더군요.

무슨 말을 할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젠틀맨님의 손을 잡고 “힘내십시오. 미력하나마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그냥 그 말을 했습니다. 같이 면회를 갔던 사람들의 눈가엔 모두다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면회실을 나왔습니다.

면회 후 형님과 어머님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은 아들의 건강만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아들이 원하는 것만 하시면 됩니다. 아들의 마음과 대화하면서 기도하시면 어머님과 아들의 소원대로 다 잘 되지 않겠습니까? 궂은 일은 형에게 맡기시고 어머님은 아들의 건강만 생각하십시오. 제가 혹 도움이 된다면 형님하고 상의를 하고 돕겠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어머님은 강하고 위대했습니다. 제가 위로를 드리며 했던 말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당연하지요. 우리 아들 건강이 최고지요. 그리고 저는 이미 아들 뜻대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고 어제 조계사에 가서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경찰들 얘기 안 들을 거예요. 우선 우리 아들 살리는 것이 첫째지요.”

형님은 보호자 대기실에서도 계속 우시기만 했습니다. 밖에 나와서 담배 한 대를 물고 저랑 잠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님 위로해 드리고 가족들 중심에 형님이 서셔야 합니다. 동생 뜻이 무엇인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잘 압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또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님도 형님도 참 소박하시고 건강한 대한민국 국민들이었습니다. 저는 새삼 우리의 어머니는 참으로 강하고 지혜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들이 무엇을 위해 애를 썼는지 하루 만에 모든 것을 알아버리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님께서 그러시더군요. “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이 이렇게 되었는데 내 아들은 내가 살리겠다. 아들의 뜻을 따르겠다. 그것만 생각하겠다.”

<신이 모든 것을 관여하기 어려워 이 땅에 어머니를 대신 보냈다.> 저는 오늘 그 어머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하심을 새삼스레 보고 왔습니다. 이 땅의 어머니들이 옳은 일을 하다 고초를 당하는 자식을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는 그런 세상이 하루 빨리 종식되어야 함도 새삼 느긴 하루였습니다.



젠틀맨님!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일어나세요.
251556정청래님의 다른글보기  
IP : 219.255.xxx.5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스한 빛
    '08.9.11 5:46 PM (124.50.xxx.3)

    어휴, 참. 한숨만 나옵니다.
    빨리 쾌차하셔야지요.
    이 사건 어제 뉴스에선 나오지도 안던데요. 슬퍼요.
    이렇게 힘들고 억울해도 ... 진실은 승리하겠죠...

  • 2. ...
    '08.9.11 5:51 PM (125.132.xxx.27)

    이런 만행을 저지른 뉴라이트에게도 낳아주신 어머니는 계시겠지요. 그어머니들은 자식들이 바깥에서 이런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고 나라를 팔아먹구 매국 행위를 하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이따의 어머니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 딸들 강하구 사리 분별 있게 키워야 해요. 그래야 저들 검은 무리를 이겨내고 물리치지요.

  • 3. 3babymam
    '08.9.11 6:04 PM (221.147.xxx.198)

    젠틀맨님을 위해 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촛불을 위해 기도 했습니다..

    전 항상 저희가족,
    그리고 저를 위해 기도 했지만
    5월 그리고 6월 어느 순간 부터는 인지
    눈물 흘리면 촛불을 위해 기도 하게 되었네요...

  • 4. 에고
    '08.9.11 6:13 PM (121.151.xxx.149)

    그칼을 뽑을수없다니 더 답답합니다
    어머니는위대하다 그래요 엄마들은 위대하죠
    우리가할수잇는일이 뭔지 그게 뭔지요

  • 5. ..
    '08.9.11 6:28 PM (211.111.xxx.8)

    정말 눈물이 나네요...

    지금 촛불들러 나갑니다...

  • 6. 에효
    '08.9.11 7:18 PM (121.88.xxx.149)

    아직도 칼을 빼지 못하고 있나요?
    그 칼 꽂은 노ㅁ, 자기도 꽂혀 봤음 합니다.

  • 7. ㅠㅜㅜ
    '08.9.11 7:51 PM (141.223.xxx.82)

    글 읽는 내내...눈물만 나네요...
    아아..정말...

  • 8. 호안석
    '08.9.11 10:33 PM (122.42.xxx.133)

    젠틀맨님!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일어나세요.

    너무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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