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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 살가운 집이 부러워요

내복이다 조회수 : 1,579
작성일 : 2008-09-11 12:07:47
추석에 시가에 가지 않게 되었어요. 조금 미뤄서 가는 걸로 남편이 얘기해두었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남편 복은 좀 있는 것 같아요. ㅎㅎ
시부모님들도 좋으신 분들이세요. 안 맞는 부분도 조금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분들이구요.
아무리 화가 나도 저한테 막말은 안하시구요. 이게 어딥니까.

추석에 시가에 안 가니 갈 곳이 없네요.
친정은 결혼 후 한번도 안 갔거든요. 임신 중인데도 안 갔어요.
임신하니까 더 친정엄마가 싫어졌어요. 이렇게 귀한 아이인데 왜 나에게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욕하고, 때리고, 발가벗겨 내쫓고, 칼로 협박하고, 같이 죽자하고 하여튼 20년 넘게 내내 그랬어요.
결혼하기 직전쯤 되니까 위의 사항에 대해서 저에게 사과하셨었어요. 하지만 저는 받아주지 않았구요.

지금은 금전적으로만 자식 노릇할 뿐 마음기댈 친정은 없다 생각합니다.
친정엄마도 더 뭐라고는 못합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정말 반성하시는 것 같기는 해요.
제 눈치도 좀 보셨었죠. 그래서 결혼 이후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연락 종종 했는데...
집안 대소사 하나를 계기로 또 저한테 함부로 구시더라구요.
그래서 서로 충돌이 생기고 다시 전화 연락도 없는 소원한 상태입니다.
아예 연을 끊기는 힘들어요. 돈줄이 마땅치 않거든요. 제가 돈을 안 드리면 생활이 어렵습니다.

지금은 추석때 갈 곳 없을 때 생각나고, 다른 분들 친정엄마 얘기 들으면 부러운 정도이지...
내 복이 이거밖에 안된다. 그러고 그냥 친정에 대한 마음은 접고 살았거든요.
때되면 돈이나 부치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면 그래도 외할머니인데... 명절 부근의 왕래는 해야하나 싶기도 해요.
그러나 또 저번처럼 제가 좀 낮추고 들어가면 다시 저한테 함부로 대하실지도 모르겠는데...
두 번은 못 참을 것 같구요. 쌍욕듣고 소리소리 지르는거 받아주기에는 제가 사람이 덜 되었는지... 싫어요.

제가 그냥 아이봐서 참아야 할지,
아니면 아이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으니 그냥 지금처럼 가야할지...
고민되는 날입니다. 그래도 아이는 외손주가 되는데.. 저에게 했던 것과는 좀 다를까요?

다른 분들은 저보다 더 심하신 경우인데도 참고 왕래하시던데...
평생 듣고 산 소리라서 그런지 독한 년이다, X같은 년이다 그 쨍쨍하는 소리가 귓전에 자꾸 맴도네요.
IP : 116.122.xxx.24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째요
    '08.9.11 12:16 PM (211.212.xxx.237)

    저도 살가운 친정이 부러워요.
    우리엄마는 내가 엄마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을때부터...(대략 초등학교때?) 지금까지 (제가 낼모레 40입니다) 아빠욕입니다.

    니들때문에 참고 살았다... 나한테 이것밖에 못하냐... 불쌍하지도 않냐....

    어릴땐 그런 엄마가 너무 불쌍했었는데.... 커보니 우리 엄마,아빠밑에서 자란 3남매가 너무 불쌍하더라구요... 부모의 따뜻한 품... 느껴본지 너무오래되었어요...
    제 아이앞에서도 아빠욕하느라 울고불고 소리지르고.....

    저희아이가 심심해서 엄마얘기 듣고 있는 저에게 와서 징징대면....
    애한테도 막 소리지르고....엄마랑 할머니랑 얘기좀 하자면서....

    저는 할머니가 된다고 뭐... 그리 달라질까 싶습니다. (저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나이들어 오손도손 얘기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너무 부럽고...
    그런모습보면 눈물납니다.

  • 2. 그래도
    '08.9.11 12:16 PM (123.212.xxx.112)

    명절인데 한번 찾아가보는게 좋을것 같아요...아이도 태어난다는데요...
    어머님 성격이 원래 욱하시고 그런가봐요...아마도 맘은 안그러신데 자신을 주체못해서 그러실거예요 그렇게하시곤 항상 후회하고 계실거예요..
    평생 그렇게 사셨는데 고치시기 어렵지 않을까요?저희동네 앞집 아줌마네..항상 그아줌마 소리지르는거와 욕때문에 시끄럽답니다. 아저씨도 욕으론 한몫하시지요...^^
    자식들 원래 그려려니 하고 살더라구요..... 님께서 이해하시고 명절이나 생신정도는 찾아뵈는게 좋을것같아요....아주 나중에 어쩜 후회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 3. 그래도..
    '08.9.11 12:26 PM (121.127.xxx.5)

    안버리고 길러줬잖아요.. 뱃속에서 안 죽여버리고 낳아줬잖아요.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도 어릴때 참 많이 맞고 컸어요. 초등학교에 가기도 전부터 낫들고 풀 베러 다니고 초등학교때부터 빨래 이고 냇가에 얼음깨고 빨래했어요.(요즘 말하면 사람들이 안 믿어요) 동생이 잘못해도 다 같이 맞고 그렇다고 동생이 사고 못 치게 야단치면 동생 울린다고 또 맞고..

    저도 참 가출도 생각많이 하고 자살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차라리 고아원애들이 우리보다 낫구나 생각까지 들었다죠.

    그런데 제가 엄마가 되어보니 임신 10달도 장난이 아니고 애기 낳는 것도 장난이 아니고 없는 형편에 애 먹이고 가르치는 것도 장난이 아니네요.

    물론 엄마가 되어서 아이를 감싸고 사랑만 줬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엄마 자신의 상처나 어려움이 커서 그럴 수 없었나 봐요. 저희집도 제가 자랄땐 무지무지 가난했거든요.

    저도 섭하고 속상했던건 안 잊혀지지만 그래도 나 안 지워버리고 낳아서 안 내다버리고 길러준 거.. 그것만으로도 하늘같은 은혜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지워버리는 사람도 많고 낳아서 버리는 사람도 많고 애 버리고 가 버리는 사람도 너무 많아 보여요...

  • 4.
    '08.9.11 1:05 PM (119.64.xxx.39)

    뱃속에서 안죽여버리고 낳아준게 고마운건 아니죠.
    옛날엔 뱃속에서 죽여버리는게 낳는것보다 어려웠어요. 이래저래 차일피일 미루다가 할 수 없이 낳은거죠. 낳고나선 남의 이목이 있으니까, 또 그럭저럭 밥만 먹여서 키운거구요.
    양육을 해야하는데, 사육했던거구요. 그러다가 그런 하찮은딸덕에 먹고 사니까, 그런 자신이 짜증나는것이구요.

  • 5. ..
    '08.9.11 1:41 PM (121.127.xxx.5)

    옛날엔 못지우니까 낳았다구요? 원글님 저보다 나이 많으시진 않아보입니다 (저 30대 후반입니다) 그때는 오히려 대놓고 지우더군요. 성감별해서 아들 아니라고 지우기...

    그리고 그때 애들 버리는 거 정말 많았어요. 특히 딸은 말이죠. 형편어렵다고 애 손잡고 버스타고 가다가 애 잠들면 어른만 슬쩍 내려서 가 버리는 씩으로 버렸죠. 지금 친부모찾아오는 해외입양아들 보면 그시절에 입양된 사람이 참 많더군요. 자기 이름 기억하고 자신이 살던 집 기억하는 애들..

    그럭저럭 밥만 먹여서 키우기도 힘든 사람 많습니다. 그 엄마 형편이 어땠는지 보셨나요? 그 성격이 잘 됐다는 거 아닙니다. 어쩌면 본인도 어쩔 수 없는 병일수도 있습니다. 조울증, 우울증 같은 것요. 물론 인간같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만 원글님이 그렇게 미운 엄마라도 생활비는 대 주면서 돌봐야 한다고 바르게 자란거 보면 그 엄마가 인간같지 않은 사람은 아닌듯 싶네요.

  • 6. 부딪쳐 본다
    '08.9.11 2:13 PM (61.66.xxx.98)

    한번 가보세요.
    그랬는데 원글님 걱정하시는 대로 행동하시면
    발길 끊으시고...
    자식에게는 험하게 해도 또 손주에게는 잘하는 노인이 계시더군요.
    그런 경우라면 가끔 보여드릴 수도 있죠.

    아이들 조부모가 자기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다 알아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못되게(?)하면
    차라리 안보느니만 못해요.
    안보면 환상이나 있지만,
    안좋은 기억이 있으면 상처와 저주만 남지요.

    갓난애기 일때는 아이가 나중에 기억 못하니까
    한 번 데리고 가보세요.그리고 난 후에 결정.

  • 7. 에고
    '08.9.11 2:19 PM (61.75.xxx.12)

    학교댕길때 보면 딸 여럿 있는 집에 친구들중에 거의 아버지가 딸자식 자식취급도 안하고 용돈도 제대로 안 주고 아들만 위하고그래서 자기들이 알바하고 공부도 알아서하고 시집도 자기 힘으로 가고 그래도, 엄마는 딸 챙기고 아끼고 그러던데 엄마가 딸래미 그런 취급하면 정말 맘고생 심하셨겠어요..근데 그게 딸래미 다 커서도 그러면 저라면 안 볼 거 같네요....우짜든동 님아 힘내세요..

  • 8. 딱제애기네요
    '08.9.11 2:42 PM (123.212.xxx.223)

    저도 그렇답니다. 옆에사시면 같이 차라도 한잔하고싶네요~~지금은 생신때랑 여름휴가때랑은 만났는데 이젠그것도 안할려구요~~그냥 돈만 가끔부칠려고합니다.~솔직히 안버리고키웠다고 고마워하라고하는데 사실 아동학대및 노동력착취라는생각이 떠나질않아요!!국민학교3학년때부터 과일장사,채소장사다시켰고 중고등학교때는 공부도못하게하면서 저희집식당설거지밤열시까지 시키고~~이런거생각하면 자다가도홧병나요~공부해야해서 설거지못한다고하면 정말 쌍욕에 머리끄댕이질~~
    저도 엄마하고 살갑게지내시는분보면 눈물이 왈칵 솟네요~~애낳아보니 더더욱 친정엄마가 넌덜머리가 난다고할까요!!! 이렇게 예쁜애를 어쩜그리도 함부로 학대를했는지~~그리고 손주고기음식뺏어서 당신아들주는분입니다. 친정엄마라고해서 다용서되는건 아닌거 같아요~~

  • 9. 저 경우는
    '08.9.11 5:05 PM (211.40.xxx.42)

    저도 윗분들이란 비슷해요
    그런데 손주한테는 안그래요
    요상하죠
    제 아이들한테는 엄마를 엄청 잘 보살펴 준것 처럼 말하는데 우습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10. 시대가..
    '08.9.11 9:48 PM (121.129.xxx.47)

    달라졌어요..
    그때는 많이들 그랬어요..죄책감도 안 느끼고..무지했다고나 할까요..또 가난하기도..
    지금은 드라마에.. 주변 사는 모습에.. 암튼 많이보고 듣잖아요..
    지금은 진심으로 미안해 하실거예요..죄책감도 있으실거고..

    깊게 생각해보시면.. 님부모님도 측은하세요..
    물론 원글님은 더 측은하지요..
    하지만 살날이 많잖아요..내부모님 용서해 드리고..마음의 짐을 내려놓으시기 바래요..

  • 11. 어머니의
    '08.9.12 1:16 AM (125.178.xxx.15)

    결혼 생활이 극에 달했나봐요 우울증 이런게 엄청 심하셨던거 같아요
    그런 분들은 조금만 격해져도 그렇답니다
    저도 그까지는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남편이나 시댁으로 인하면
    막 솟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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